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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12-14 21:31:57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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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촬영은 하코네에서 한다는 거죠?"

서연은 기분이 좋아 보였다.

난생처음 일본.

난생처음 해외!

그러니 어느 때보다 기분이 좋은 게 눈에 띄었다.

'그, 서연아. 해외라면 이미 갔는데.'

물론 박은하 매니저는 그런 서연의 기분에 초를 치고 싶지는 않았다.

하지만, 을 까먹은 걸까.

아니면 파푸아 뉴기니는 해외로 치지 않는 걸까.

아니면 여행이라는 점에서 처음인가 싶기는 했다.

촬영만이 아니라 노는 것을 겸하는 건 사실상 이번이 처음이었으니까.

"제작진 측에서 제공한 숙소에서 하루 머무는 모양이네요."

"아, 네. 촬영을 겸하는 것 같아요."

나루미 소라가 일정을 살피며 중얼거렸다.

그 말에 박은하 매니저가 조금 미묘한 얼굴로 대답했다.

서연은 눈치채지 못한 것 같았지만, 소라는 그것을 확실히 눈치챘다.

이러나저러나 아래에서 구르다 보면 눈치 보는 기술만 늘어나는 법이니까.

'뭔가 있구나!'

소라는 일본의 예능에 대해 아주 잘 안다!

그야 일본인이니까!

과거, 과격한 일본의 플롯을 한국에서 자주 사용했었지만, 최근에는 그런 일본 예능의 플롯을 별로 따르지 않는 편이다.

하지만, 일본은 과거의 예능을 거의 그대로 간직하고 있었다.

조금 과격한.

아니, 조금이 아닌가.

'심야 예능은 아닌 것 같으니 그 정도로 과격하진 않을 거야.'

심야 예능이라면 이게 과격하기도 하고, 수위도 상당히 센 것이다.

자칫 온천에서 찍는 것도 생각해 봐야 했다.

하지만 서연의 매니저의 반응을 보니, 설마 그 정도까지는 아닌 모양.

그런 소라의 예상처럼, 박은하 매니저는 지정된 여관에서 촬영이 있다는 걸 알았다.

"네? 몰래카메라요?"

「예! 어떻습니까!」

전화로 들려오는 의욕적인 목소리에 박은하는 잠시 고민했다.

사실 일본 예능에서 다루는 몰래카메라는 제법 규모도 있고, 한국 연예인들도 자주 당한 것이다.

서연과 같은 배우만이 아니라, 세계를 들썩이게 만든 아이돌도 거쳐 간 그런 예능.

준비를 따로 할 필요도 없다는 게 장점.

"본 방송 전에 잠깐 맛보기처럼 넣는 거죠?"

「아마 그때 특별 편성을 해서 들어가게 될 것 같습니다.」

그런 난조 카츠오 PD의 말에 박은하 매니저는 알겠다고 답했다.

첫 해외 촬영에서 괜히 거절하는 게 많으면 좋지 않은 부분도 있었으니까.

몰래카메라라 서연에게 말할 수 없다는 게 걸릴 뿐.

'공포 게임을 하던 것을 보면…….'

솔직히 걱정되는 부분이 있었다.

서연이 아니라 다른 복합적인 것들이.

"아, 대신 하나 당부드릴 게 있는데……."

정말 혹시 모르는 일이기에, 박은하는 한 가지를 난조 카츠오에게 신신당부했다.

그렇게 박은하 매니저의 말을 들은 난조 카츠오 PD는 조금 묘한 얼굴이 되었다.

"헛! 혹시 거절당했습니까?"

그런 난조 카츠오의 얼굴을 본 동료 직원이 말하자, 난조는 고개를 저었다.

물론 그런 건 아니다.

오히려 흔쾌히 허락해 준 편이었다.

다만.

"에에, 되도록 사람은 조심해서 쓰라던데요?"

"사람이요?"

"네, 자세한 말은 해주지 않았습니다만. 되도록 도구나 장치로 쓰라고……."

참 묘한 말 아닌가.

공포 몰래카메라인데 사람을 쓰지 말라니, 사실상 무리인 말이다.

"사람을 쓰려면 일정 거리를 두라고 하긴 했는데."

박은하가 비교적 애매모호하게 말한 것도 이유가 있었다.

괜히 손이 나간다고 하면, 서연에게 괜히 폭력적인 인상, 그런 선입견을 심어줄 수도 있었으니까.

그러니, 되도록 돌려 말할 수밖에 없었다.

"아, 혹시 이미지 관리 때문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아~. 그렇죠. 공포를 느껴본 적 없다고 했다고 했었나요?"

아, 그런 컨셉?

하고 난조 카츠오는 생각했다.

그런 묘한 4차원적인 컨셉을 잡는 연예인이 말 그대로 별처럼 많았으니까.

현실은 난조에게 '현실에서 공포를 느껴본 적이 없다'라고 단언했다.

처음에는 별생각이 없었던 난조였지만, 이게 매니저의 말까지 들으면 컨셉으로밖에 느껴지지 않는 것이다.

"흠, 하지만."

"이게 그러면 더 하고 싶단 말이죠~."

"그쵸?"

아무튼 그렇게 서연이 오게 될 하코네의 한 온천 여관에서는 여러 가지 준비가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다.

한국에서 온 배우를 제대로 놀라게 해주겠다는 일념으로.


"……."

서연은 말없이 주변을 두리번두리번거렸다.

공항에서부터 이동용 밴을 탄 지금까지 계속 저 상태.

아무튼 서연은 일본 여행을 진짜, 엄청나게 기대했던 것이다.

"그, 일본 예능은 처음인데 긴장되지 않나요?"

그런 서연의 모습에 소라는 슬쩍 물었다.

심지어 서연과 단둘이 오게 된 소라는 이 상황이 상당히 부담스러웠다.

솔직히, 다른 연예인도 있을 거라 생각했으니까.

설마 서연과의 매니저를 제외하면 단둘이서 가는 것인 줄 몰랐다.

물론 서연은 별생각이 없었다.

'앞으로 마인도 같이 찍을 건데, 이 기회에 친해져야지.'

그리고 주변에 일본말을 제일 잘하는 게 나루미 소라였을 뿐이다.

조서희도 잘했지만, 그녀는 정말 안타깝게도 일이 있어서 무리라고 했다.

그러니, 서연은 이번 기회에 나루미 소라와도 친해질 생각이었다.

'이러다 친구 백 명도 가능하지 않을까?'

그런 생각이 들 정도.

최근 서연은 자신감이 물에 오른 상황이었다.

나 완전 사회인 아닌가?

전생에도 못 했던, 사회에 완전 적응을 목전에 둔 상황.

그야말로 서연의 자신감은 유례없을 정도로 최고조에 달해있었다.

"괜찮아요. 저 예능, 여태 반응 다 좋았거든요."

자신감이 가득 찬 서연의 말에, 소라는 더욱 불안해졌다.

"그 일본 예능은 본 적 있나요?"

"네? 으음, 딱히……."

일본 애니메이션은 엄청나게 자주 봤다.

하지만 딱히 일본 영화나 드라마를 본 적은 없는 것 같다.

그러니 예능은 당연히 본 적이 없었고.

'일본어는 할 줄 아는 걸까?'

소라는 진지하게 궁금했다.

보아하니, 일본 여행에 상당히 기대한 것 같은데, 이유를 좀처럼 짐작하기 어려웠다.

딱히 일본의 영화나 드라마를 보는 것 같지도 않고, 아는 연예인도 없는 것 같은데.

'물어봐야 하나? 일본어 할 줄 아냐고?'

아니지, 애초에 잘했으면 자신을 데려오지 않았겠지.

그래도 혹시 모르니.

"……혹시, 일본에서 다른 사람을 지칭할 때 뭐라고 하는 줄 알아요?"

우선 기본적인 말을 물어보았다.

이거나 저거, 혹은 물건을 살 때 하는 말.

대체로 무난하게 대답하긴 했다.

묘하게 갸루 여고생 같은 말투였지만.

"키사마."

"아니, 아니거든요! 절대 그렇게 말하면 안 돼요!"

"그래요?"

애니메이션에선 다 이렇게 말하던데.

서연은 우선 고개를 끄덕였다.

아무튼 그렇게 소라와 대화를 마친 후.

서연은 움직이는 자동차의 창밖을 보며, 일본의 풍경을 보고 있었다.

'애니메이션에서 본 느낌이네.'

그런 감상을 가지며 오늘 촬영이 있을, 하코네의 한 온천 숙소에 도착했다.

거리가 거리이기도 했고, 이제 계절이 겨울인 터라 해가 빠르게 진 탓에 하늘은 이미 깜깜했다.

"어서 오십시오."

온천 숙소에 도착하자, 늙은 할머니가 서연과 일행을 반겼다.

무표정한, 묘하게 안색이 초췌한 할머니였다.

묘한 섬뜩함이 느껴지는 외모에, 소라는 소름이 오소소 돋는 게 느껴졌다.

'이거, 분, 분명히!'

몰래카메라가 아닐까?

오늘, 이 여관에서 촬영한다고 했으니, 사실상 확정이나 마찬가지였다.

뭣보다, 촬영한다고 말한 것치곤 다른 일본 스태프가 한 명도 보이지 않았다.

이 정도면 거의 확정이다.

근데 이걸 말해야 하나?

그런 마음을 담아 서연을 보자.

"오늘 저희 여기서 머물면 되는 거예요?"

"그렇습니다. 안쪽으로 모시겠습니다."

"네."

서연은 그냥 예의 바르게 답했다.

묘하게 섬뜩한 늙은 노인의 모습에도 일절 반응하지 않았다.

오히려 그녀의 매니저인 박은하나, 나루미 소라가 더 크게 반응했을 정도다.

"……묘하게 인상이 무섭지 않아요?"

"그런 말 하면 안 돼요. 저런 인상으로 살기가 얼마나 힘들겠어요."

아니, 그 말이 더 심하지 않나?

나루미 소라는 그런 생각이 들었지만, 서연은 정말 아무렇지도 않은 얼굴이었다.

다만, 그렇게 말하곤 뭔가 깨달았는지.

"그러고 보니 저분도 한국말 잘하시네요. 한국 관광객이 자주 오나 봐요."

서연은 도착한 여관을 입구에서 올려보았다.

3층짜리 건물이었다.

상당한 크기에, 나무로 지어져 묘하게 낡고 으스스한 느낌을 주었다.

정확히는 그런 느낌이 드는 것 같다.

할머니가 조금 기묘한 느낌이긴 했지만, 그건 아무래도 좋았다.

'음.'

뭔가 으스스하다는 느낌이 든다고 생각하니 그런 것 같기도 하고.

'일부러 이런 숙소를 잡았나?'

할머니까진 별생각이 없었다.

그냥 조금 안색이 안 좋으시네, 그 정도의 느낌.

근데 또 주변에서 저런 반응을 보이니, 서연 본인도 쉽게 동조되는 것이다.

서연이 가진 감정 전달력은, 그 반대의 경우도 쉽게 적용되었다.

'아니, 그래도 현실이라면 다르니까.'

게임에서야 자신이 어떻게 할 수 없으니, 그저 비명을 지를 뿐이었지만 현실은 다르다!

서연은 그런 자신감을 품은 채, 여관의 안으로 들어갔다.


"식사입니다."

낡은 외관과 다르게 내부는 썩 괜찮았다.

식사도 굉장히 좋았다.

카이세키 요리라고 하던가? 마치 코스요리처럼 나오는 음식에 서연은 대만족.

"주의 부탁드릴 게 몇 가지 있습니다만."

그렇게 맛있게 음식을 먹고 있을 때, 여관 주인인 할머니가 말했다.

"저녁 열 시 이후, 갑작스러운 정전이 발생해도 놀라지 않으시길 바랍니다."

"그리고, 복도 끝에 있는 객실에서 조금 시끄러운 소리가 나더라도, 복도에 나오시면 안 됩니다."

"만약 온천을 가고 싶으시면 아침에 이용해 주세요. 저녁 열 시 이후로는 되도록 이용하지 않아 주시길 바랍니다.."

"만약 복도에 나오시면 무조건 그 반대편 끝방으로 가주세요."

냠냠냠 음식을 먹으며 서연은 고개를 갸웃했다.

쉼 없이 말하는 여관 주인의 말이 잘 이해가 안 된 탓이다.

한국말을 한 줄 알지만, 이게 또 유창한 건 아니어서 묘하게 헷갈리는 부분이 있었다.

하지만, 어눌한 말투가 또 묘하게 섬뜩해서 박은하와 소라는 안색이 좋지 않았다.

'낡은 여관이라 문제가 많나 보네.'

서연은 그냥 그렇게 생각했다.

애초에 공포 게임을 많이 해보지도, 공포 영화를 즐겨 보지도 않는 서연은 저 말에서 느껴지는 진득한 공포의 향을 느끼지 못했다.

'근데 그럼 촬영은 언제 해? 내일 하나?'

그냥 그런 부분이 더 궁금했다.

하지만 스태프도 없는 것 같으니, 그냥 그런가 보다 생각했을 뿐.

"밤에는 움직이는 걸 조심해야겠어요. 보아하니 여관에 우리뿐인 것 같은데."

소라가 그런 여관 주인의 말에 겁에 질려 서연에게 말했다.

"네? 우리 말고도 여관에 사람 많은데요?"

서연은 잠시 주변을 둘러보며 말했다.

대충 느껴지는 기척이 상당히 많았다.

'닌자인가?'

그 위치가 상당히 모호해서 이상하긴 했지만.

물론 그런 서연의 반응에.

'뭐야, 그게 더 무서워.'

아니, 뭘 보고 있는 건데.

나루미 소라는 겁에 질릴 수밖에 없었다.

아무튼 그렇게, 식사를 다 마치고 내부의 샤워실에서 씻는 것도 끝냈을 무렵.

"서연아."

박은하는 서연을 불렀다.

한창 가져온 게임기로 게임을 하며 뒹굴뒹굴하던 서연은 박은하의 말에 고개를 들었다.

"온천 가볼래?"

"온천이요?"

그런 박은하의 말에, 서연은 고개를 갸웃했다.

"아까 가면 안 된다고 하지 않았어요?"

"아직 열 시 전이잖아."

"그건 그러네. 가요."

서연은 쿨하게 일어섰다.

아니, 이렇게 쉽게?

박은하는 그런 서연의 반응에 어색하게 웃으며 속으로 한숨을 쉬었다.

이게 다 방송을 위한 일이었다.

"소라 씨도 함께 가요."

박은하는 눈치를 줬다.

한창 얼굴에 팩을 하려던 소라는, 그런 그녀의 말에 울상이 되었다.

'올 것이 왔구나.'

하지만 이게 티가 나면 안 되겠지.

소라는 고개를 끄덕이며 얌전히 따라갈 수밖에 없었다.

"근데 온천은 어느 쪽이에요?"

"3층 중앙으로 나가면, 있다고 하던데?"

"온천이 3층에 있어요?"

"인조 온천이라 그런 게 아닐까?"

그런가? 서연은 별로 깊이 생각하지 않았다.

아무튼 그런 생각을 하며 복도에 나오자, 적어도 아직 불이 켜진 환한 복도가 눈에 들어왔다.

"별거 없네요."

그렇게 말하며, 복도의 중간을 걸어간 시점이었다.

모든 복도의 불이 꺼진 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