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Add 3 AI agents (writing, revision, story-continuity specialists) - Add 4 slash commands (rovel.create, write, complete, seed) - Add novel creation/writing rules - Add Novelpia reference data (115 works, 3328 chapters) - Add CLAUDE.md and README.md 🤖 Generated with [Claude Code](https://claude.com/claude-code) Co-Authored-By: Claude Opus 4.5 <noreply@anthropic.com>
509 lines
17 KiB
Markdown
509 lines
17 KiB
Markdown
|
|
"아니, 정녕 미친 거냐."
|
|
|
|
만신창이가 된 박정우는 카페에 앉아 한숨을 내쉬었다.
|
|
|
|
박정우를 납치한 서연은 그대로 정우를 밴에 태우고, 조금 먼 곳에 있는 카페까지 온 상태였다.
|
|
|
|
이게 또 준비는 철저히 해서, 박정우의 얼굴을 가릴 선글라스와 마스크를 구비.
|
|
|
|
물론 카페에는 사람이 없었기에 그것을 따로 사용할 일은 없었다.
|
|
|
|
'사람이 이렇게 납치당하는 거구나.'
|
|
|
|
박정우는 가끔 순식간에 밴으로 끌려가 사라지는, 흔히 말하는 납치 영상을 몇 번 본 적이 있었다.
|
|
|
|
아무리 그래도 저렇게 쉽게 되는 건가 싶었는데, 당해보고 나니 될 것 같았다.
|
|
|
|
"먼저 연락 안 받은 건 선배세요."
|
|
|
|
서연은 뚱한 목소리로 말했다.
|
|
|
|
머리를 포니테일로 높이 묶고, 선글라스를 쓴 서연은 평소와 인상이 달랐다.
|
|
|
|
좀 더 활달한 인상이라 해야 하나.
|
|
|
|
아무래도 눈이 안 보이니 특히 그런 건지도 모르겠다.
|
|
|
|
"연락? 설마 그거?"
|
|
|
|
애초에 정우와 서연은 그다지 연락하지 않았다.
|
|
|
|
아, 물론 아예 안 하는 것은 아니다.
|
|
|
|
말하자면 '제대로 된 연락'을 그다지 않는 것에 가까웠다.
|
|
|
|
서연이 박정우에게 하는 연락이라 해봐야.
|
|
|
|
며칠 전.
|
|
|
|
- 10시 칼바람 ㄱ?
|
|
|
|
삼일 전
|
|
|
|
- 10시
|
|
|
|
어제
|
|
|
|
- 칼바람 ㄱ
|
|
|
|
그리고 오늘.
|
|
|
|
- ㄱㄱ
|
|
|
|
처음에는 무슨 암호인가 싶었다.
|
|
|
|
물론 지금이야 잘 알고 있긴 했다.
|
|
|
|
저 칼바람 ㄱ? 소리를 너무 많이 봐서 모르려 해도 모를 수가 없었으니까.
|
|
|
|
애초에 박정우는 그런 부류의 PC 게임은 잘 하지도 않았다.
|
|
|
|
어쩌다 보니 서연 때문에 하게 되었을 뿐.
|
|
|
|
'저거 분명 나랑 계속하자는 거.'
|
|
|
|
박정우는 알고 있다.
|
|
|
|
서연이 자신을 저렇게 부르는 건, 주변에 있는 사람 중 자신보다 게임을 못하는 게 박정우 뿐이기 때문이다.
|
|
|
|
이지연은 애초에 서연보다 훨씬 잘했고, 조서희의 경우엔 살짝 간을 보았던 것 같지만.
|
|
|
|
「오호호홋!! 이번에 플래티넘을 찍었답니다. 대단하죠? 엄청나지 않나요~?」
|
|
|
|
나름 방송에 재미를 붙였는지, 쉬는 날이면 키는 횟수가 늘어난 조서희의 버츄얼 유튜버 방송.
|
|
|
|
박정우는 조서희가 하도 보라고 해서 보기 시작한 경우였다.
|
|
|
|
사실 박정우가 보는 건 딱히 중요한 건 아니고, 자신이 제대로 하는지 봐 달라는 것에 가까웠다
|
|
|
|
'고양이 귀는 왜 붙인 거야.'
|
|
|
|
버츄얼 유튜버 앨리스.
|
|
|
|
아마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에서 따온 거겠지.
|
|
|
|
고양이 귀야, 채셔 고양이에서 따온 걸 테고.
|
|
|
|
고양이 귀에 악영 영애 컨셉……, 웃긴 건 이게 또 어울린다는 건데.
|
|
|
|
아무튼, 조서희의 방송을 보면, 게임을 시작한 지는 얼마 안 됐는데 실력이 무섭게 늘고 있었다.
|
|
|
|
박정우도 게임에 대해 잘 아는 건 아니지만, 대충 시청자의 반응을 보면 알 수 있는 부분
|
|
|
|
뭣보다.
|
|
|
|
- 말도 안 돼
|
|
|
|
조서희에게 그런 슈퍼챗을 쏜 당사자가 바로 지금 박정우의 앞에 있는 주서연이었다.
|
|
|
|
이지연에게 주서연의 닉네임? 아이디? 를 전달받은 덕에 대충 알고 있는 편.
|
|
|
|
아무튼 서연은 순식간에 자신을 앞질러 버린 조서희에게 두려움(?)을 느끼고 있었다.
|
|
|
|
고로, 게임을 할 때면 대체로 박정우가 불려 나가게 되는 것이다.
|
|
|
|
본인보다 강한 자는 납득하지 못하는 걸까.
|
|
|
|
어쩐지 그런 생각이 들었다.
|
|
|
|
"매일 게임을 하자고 하는데, 당연히 무시하지."
|
|
|
|
그런 말에 서연의 시선이 가늘어졌다.
|
|
|
|
그 매서운 시선에 박정우는 움찔하며, 눈앞의 녹차를 마셨다.
|
|
|
|
'거 눈빛 한번 살벌하네.'
|
|
|
|
왜 악역만 하는지 알 것 같다니까.
|
|
|
|
생각해 보면, 서연과 함께 다니는 조서희나 이지연도 한 인상을 하는 편이었다.
|
|
|
|
한 번 셋이 함께 다니는 걸 본 적이 있는데, 주변의 학생들이 슬슬 피하는 게 눈에 보였다.
|
|
|
|
보통 배우라는 걸 알아보면 가까이 오지 않나?
|
|
|
|
분명 아는 눈치인데, 멀찍이 떨어져 핸드폰만 찰칵찰칵.
|
|
|
|
차마 말을 걸 용기를 지닌 자는 없었다.
|
|
|
|
물론 저런 서연의 시선은 그냥 뾰로통한 시선일 뿐이다.
|
|
|
|
이게 정말 얼마 전 쇼츠에 뜬 소녀와 동일 인물인 건지.
|
|
|
|
마법 소녀 쇼츠의 서연은 박정우도, 순간 눈을 비비며 서연이 맞나 확인했을 정도로 귀여웠다.
|
|
|
|
그에 대해 놀리고 싶지만, 놀리면 단순히 노려보는 걸로 끝나지 않겠지.
|
|
|
|
조서희가 매번 당하는 손가락 찌르기를 당할 게 분명했다.
|
|
|
|
심지어 자신은 남자라 좀 튼튼하다고 생각하는지, 팔꿈치로 치는 경우도 있었는데.
|
|
|
|
전에 별생각 없이 맞았을 때는 거의 실신할 뻔했다.
|
|
|
|
"게임도 사교 활동이거든요."
|
|
|
|
"협곡은 왜 안 해?"
|
|
|
|
"질렸어요."
|
|
|
|
질리긴 무슨.
|
|
|
|
그냥 티어 못 올려서 칼바람이나 하는 거겠지.
|
|
|
|
박정우는 그 말에 굳이 반박하진 않았다.
|
|
|
|
오늘 서연의 손에는 포크가 쥐어져 있었으니까.
|
|
|
|
"근데, 정말이거든요?"
|
|
|
|
"뭐가?"
|
|
|
|
"……영화 때문이었어요."
|
|
|
|
무슨 소리지.
|
|
|
|
칼바람과 대체 영화가 무슨 관련이 있단 말인가.
|
|
|
|
멀뚱멀뚱 서연을 보자, 서연이 포크를 쥔 손에 힘이 들어갔다.
|
|
|
|
설마 휘어지나?
|
|
|
|
궁금한 마음에 그걸 보고 있으니.
|
|
|
|
"그냥 다짜고짜 연락해서 전에 출연하기로 한 영화 정말 출연하는 거 맞는지, 계속 물어볼 수는 없잖아요."
|
|
|
|
"아, 그거."
|
|
|
|
분명 서연이 게임을 하자고 부르면 그런 걸 물었던 것 같기는 했다.
|
|
|
|
다만 게임에 집중하느라 그에 대한 질문에 깊이 생각하지 않았을 뿐.
|
|
|
|
'아니 정말로 사교 활동이었네.'
|
|
|
|
얘가 그런 섬세함이 있었을 줄이야.
|
|
|
|
박정우는 감탄한 얼굴로 서연을 보았다.
|
|
|
|
"조방우 감독님 영화 말하는 거지? 들은 바로는 재난 영화라고 들었어."
|
|
|
|
"맞아요."
|
|
|
|
그런 서연의 대답에 박정우는 조금 의아한 기분이 들었다.
|
|
|
|
자신이야 조방우 감독의 아들, 조민태에게 들은 거지만 서연이 그걸 어찌 아나 싶었으니까.
|
|
|
|
예전이야 로 인연이 있었지만, 지금 서연은 지금 딱히 조민태와 연락하지 않고 있었다.
|
|
|
|
"였죠."
|
|
|
|
"제목은 아직 안 정해졌다는데."
|
|
|
|
"……라고 제가 생각한 거예요. 그럴싸하지 않나요?"
|
|
|
|
"그럴 싸 하긴 하네."
|
|
|
|
그런 박정우의 반응에 서연은 슬그머니 시선을 피했다.
|
|
|
|
주로 뭔가를 잘못 했을 때 나오는 서연의 행동이다.
|
|
|
|
그 점이 조금 의아하긴 했지만.
|
|
|
|
'재해 영화라.'
|
|
|
|
박정우는 조방우 감독의 신작에 대해 생각했다.
|
|
|
|
물론 출연할 거냐, 출연하지 않을 거냐, 그렇게 묻는다면 당연히 출연할 거다.
|
|
|
|
그야, 서연과 약속했으니까.
|
|
|
|
계속 게임에서 그에 대해 떠보는 서연의 말에 깊이 생각하지 않은 건, 애초에 출연할 생각이라 별생각이 없었던 것도 있었다.
|
|
|
|
"그거 오디션이 올해 말이거든요. 정말 나오는 거 맞죠?"
|
|
|
|
"나간다니까. 애초에 나한테 대본도 안 왔어."
|
|
|
|
"아마, 갈 거로 생각해요."
|
|
|
|
묘하게 확신에 찬 말이었다.
|
|
|
|
하지만, 서연은 그런 박정우의 시선에 말을 줄였다.
|
|
|
|
방금 같은 실수를 또 할 생각은 없었으니까.
|
|
|
|
'본래 정우 선배는 서울 이스케이프의 출연을 거절했었지.'
|
|
|
|
물론 지금의 이야기는 아니다.
|
|
|
|
서연이 기억하는 '전생'.
|
|
|
|
그곳에서 박정우는, 분명 의 출연을 고사한다.
|
|
|
|
연달아 실패한 조방우 감독 영화의 주연으로 출연하려는 인물도 없었기에, 인맥의 힘을 빌리고자 한 것이다.
|
|
|
|
심지어 자신도 아닌, 아들의 인맥을 통해서.
|
|
|
|
그때 조방우 감독이 얼마나 비참한 기분이었을지는 말할 것도 없다.
|
|
|
|
'물론 투자를 받은 만큼, 후에 배우들이 들어오긴 했지만.'
|
|
|
|
흔히 '진짜'라고 부를만한 부류는 없었다.
|
|
|
|
조방우 감독은 그중에서 고르고 골라, 한 명을 주연으로 삼았고.
|
|
|
|
그게 패착이 되고 말았다.
|
|
|
|
'강대환이었던가, 그 배우.'
|
|
|
|
전생에 의 주연을 맡았던 인물.
|
|
|
|
연기력은 꽤 좋다는 평이 있었지만, 에선 영 미묘했다.
|
|
|
|
그뿐인가?
|
|
|
|
하필 스캔들까지 터져서, 에 온갖 안 좋은 인식을 씌워줬고.
|
|
|
|
그 결과는 대폭망.
|
|
|
|
마지막으로 투자까지 받은 영화였던 만큼, 조방우 감독의 커리어에 마침표를 찍은 영화가 되었다.
|
|
|
|
'그러고 보면, 정우 선배도 전생에는 이런저런 말이 많았는데.'
|
|
|
|
막 나쁜 이야기는 없었다.
|
|
|
|
예능에서 나온 배우들이 박정우에게 잘난 척한다고 매번 말하는 게 나왔기 때문.
|
|
|
|
실제로 가끔 기사나 뉴스에도 '오만한 박정우'에 대해 다루는 기사가 자주 나왔다.
|
|
|
|
하지만, 기이하게도 지금은 그런 게 없었다.
|
|
|
|
뭔가 차이가 있는 걸까?
|
|
|
|
'나 때문?'
|
|
|
|
하지만 그렇게 생각해도, 솔직히 이상한 기분이다.
|
|
|
|
자신이 뭘 했다고 박정우가 바뀐단 말인가.
|
|
|
|
뭐, 지금이야 칼바람 친구로 충분하긴 하지만.
|
|
|
|
"솔직히 문제는 내가 아니지."
|
|
|
|
그때 박정우가 입을 열었다.
|
|
|
|
아무래도 오늘 서연은 이번 영화에 박정우가 출연하는 게 맞는지 확답을 듣고 싶었던 모양이다.
|
|
|
|
물론 박정우는 무조건 나갈 생각이었다.
|
|
|
|
가끔 어처구니없는 일을 벌이는 녀석이지만, 그와 별개로 배우로서 꼭 함께 연기를 해보고 싶은 마음이 있었으니까.
|
|
|
|
어렸을 때 찍었던, 처럼.
|
|
|
|
에서 과거의 향수를 느낄 수 있나 싶었지만, 안타깝게도 박정우와 서연이 얽히는 장면은 그다지 없었다.
|
|
|
|
그러니, 이번 는 박정우에게 좋은 기회였다.
|
|
|
|
과거와는 다른, 발전된 자신을 서연에게 제대로 보여줄 기회.
|
|
|
|
하지만.
|
|
|
|
"너, 지금 출연이 예정된 것만 내가 알기로 2개잖아?"
|
|
|
|
과, .
|
|
|
|
어느 쪽도 쉽게 볼 수 없는 것들이다.
|
|
|
|
거기다 서연의 성격상 영화를 촬영하며, 드라마나 예능을 쉴 것 같지도 않았다.
|
|
|
|
아무리 서연이 튼튼해도 조금 걱정될 수밖에 없었다.
|
|
|
|
저렇게 열정적으로 일을 하다가 금방 번아웃이 오는 이들을, 박정우는 수없이 보았으니까.
|
|
|
|
"심지어 악역이 두 개지?"
|
|
|
|
"하나는 주인공인데요."
|
|
|
|
"어? 경성 아가씨 주인공이었어?"
|
|
|
|
"마인이 주인공이에요."
|
|
|
|
"그게?"
|
|
|
|
박정우는 를 떠올렸다.
|
|
|
|
기억으론 일본 배우를 두들겨 패던 것만 기억난다.
|
|
|
|
그리고 슈퍼카처럼 울부짖던 애랑.
|
|
|
|
아무튼 그때 도끼 들고 설치는 장면만 보자면 누가 봐도 빌런이었는데.
|
|
|
|
"애초에 주인공을 정하는 오디션이었거든요?"
|
|
|
|
그렇게 말한 서연은 박정우를 새치름하게 바라보며, 포크를 쥔 손으로 접시를 꾹 눌렀다.
|
|
|
|
자연스레 박정우의 시선은 포크로 향했다.
|
|
|
|
혹시, 접시를 포크로 꿰뚫나?
|
|
|
|
내심 흥미진진한 마음으로 그걸 보고 있자, 서연이 포크를 접시에서 뗐다.
|
|
|
|
"선배."
|
|
|
|
"응?"
|
|
|
|
"가끔 저를 굉장히 신기한 동물 보듯이 보거든요?"
|
|
|
|
"……크흠."
|
|
|
|
박정우는 말을 줄였다.
|
|
|
|
하지만 서연이 기행을 하면 할수록 어디까지 할 수 있는지 궁금해지는 부분도 있었다.
|
|
|
|
이전에 코코넛도 손가락으로 뚫었는데, 진심으로 하면 어디까지 뚫을 수 있을까……하는 게 최근 박정우가 서연에게 가진 궁금증이었다.
|
|
|
|
물론 그걸 물으면 정말로 자신의 몸에 구멍이 날까 봐 묻지 못할 뿐.
|
|
|
|
"으흠, 아무튼 악역이 둘인 줄 알았는데, 그래도 이미지가 겹치지는 않겠네."
|
|
|
|
"이미지 소비 때문이죠?"
|
|
|
|
"그렇지. 너무 많이 출연하면…… 그만큼 소비도 빨라지니까."
|
|
|
|
그래서 한 해에 찍는 작품을 조절하는 배우들도 많다.
|
|
|
|
물론, 인기 있을 때 전부 찍겠다는 각오로 몇 개나 찍는 배우도 있고.
|
|
|
|
'그건 주연일수록 더욱 빨라지지만.'
|
|
|
|
서연은 조금 애매모호하긴 했다.
|
|
|
|
가장 많이 한 게 악역이니까.
|
|
|
|
물론 악역도 은근 이미지 소비가 심한 면이 있다.
|
|
|
|
그걸 저렇게 상쇄한 게 솔직히, 박정우는 대단할 따름.
|
|
|
|
솔직히 차서아 정도면 앞으로의 몇 년간, 서연의 이미지를 결정할 만한 영화였으니까.
|
|
|
|
'그게 마법 소녀로…….'
|
|
|
|
솔직히 놀라울 따름.
|
|
|
|
오히려 어린 사람들에겐 서연은 차서아보다 마법 소녀의 그 배우로 이미지가 강하게 잡히고 있었다.
|
|
|
|
그만큼 쇼츠가 강렬했다는 거겠지.
|
|
|
|
연예인의 이미지란, 의외로 강렬한 한 장면에서 뒤바뀌기도 한다.
|
|
|
|
예전에 군부대를 다루는 예능에 출연한 한 여배우가 한 번의 애교로 크게 떴던 경우가 있었다.
|
|
|
|
한동안 애교의 대명사로 불렸을 정도로, 큰 임펙트를 주었던 장면.
|
|
|
|
서연의 마법소녀도, 어찌 보면 비슷했다.
|
|
|
|
만약 공중파에서 그랬다면 지금보다 배는 그 힘이 강했겠지.
|
|
|
|
"아무튼, 나가는 거 맞죠?"
|
|
|
|
"맞다니까."
|
|
|
|
"진작 그렇게 답하지."
|
|
|
|
"게임에 부르지 말고, 그런 건 그냥 평범하게 물어봐라."
|
|
|
|
그렇게 말하며 한숨을 쉰 박정우는, 안색을 진지하게 바꾸며 입을 열었다.
|
|
|
|
"그리고, 말하지만, 문제는 내가 아니야. 너지."
|
|
|
|
박정우는 진지한 어조로 이야기하며 서연을 바라보았다.
|
|
|
|
그는 진심이었다.
|
|
|
|
당장, 서연이 찍는 에 생긴 악재에 대해서도 전부 알고 있었으니까.
|
|
|
|
"주요 배우들이 빠졌다며? 그거, 스케줄 제대로 안 되면 크게 꼬일 수 있어."
|
|
|
|
"괜찮아요."
|
|
|
|
서연은 그렇게 답하며 잠시 핸드폰을 보았다.
|
|
|
|
마침 온 연락이, 정우가 말한 것과 관련된 거였으니까.
|
|
|
|
"그건, 오히려 잘 되어가고 있으니까요."
|
|
|
|
"……?"
|
|
|
|
의아한 얼굴로 자신을 보는 박정우에게 서연은 싱긋 웃었다.
|
|
|
|
물론 그 미소에, 박정우가 기겁한 건 또 다른 이야기였다.
|
|
|
|
***
|
|
|
|
"고토 이사무의 배역을 구하셨다고 하더라고요."
|
|
|
|
"음, 중요한 배역이라 아무 배우나 정하면 안 될 텐데."
|
|
|
|
의 제작진은 여러모로 표정이 어두웠다.
|
|
|
|
최근 여러 이슈로 출연을 약속했던 배우들이 빠져나간 탓이다.
|
|
|
|
계약서만 딱 썼다가, 위약금을 물고 파기한 상황이라 뭐라 할 수도 없었다.
|
|
|
|
이런 경우는 꽤 흔한 일이었으니까.
|
|
|
|
단지, 그 수가 조금 많을 뿐.
|
|
|
|
"듣기로는 이번에 신호철 감독님이 칼을 갈고 만드는 영화에 출연한다는 말이 있습니다."
|
|
|
|
"아, 그거요? 설마 거기에 출연하려고?"
|
|
|
|
"모르죠. 하지만 적어도 저희보다 돈은 훨씬 많을 테니까요."
|
|
|
|
이번 도 어찌어찌 투자자를 구하긴 했다.
|
|
|
|
백민 감독의 이름값을 이용해 받아낸 투자.
|
|
|
|
하지만 그리 큰 투자처는 아닌 터라, 사용할 수 있는 금액은 한정적.
|
|
|
|
'어쩐지 위약금을 흔쾌히 내더니만.'
|
|
|
|
'애초에 촬영 전이니 그리 높지도 않았으니.'
|
|
|
|
심지어 '고토 이사무'는 작중 메인 악역이라 할 수 있는 인물이다.
|
|
|
|
연기력이 받쳐줘야지 그 맛을 제대로 살릴 수 있었다.
|
|
|
|
본래 그 역할을 맡았을 강서혁 배우는 그에 딱 적합하다고 생각했기에, 타격이 배는 컸다.
|
|
|
|
"강서혁 배우를 대체할 배우가 있나요?"
|
|
|
|
"솔직히 잘 모르겠네요. 있기야 하지만, 대본을 받아줄지도 모르고."
|
|
|
|
"이게 또 백민 감독님 영화를 기피하는 원로 배우분들이 많으니까요."
|
|
|
|
백민 감독은 원로 배우들의 입장에선 그 색이 독특하고, 가치관이 맞지 않은 영화가 많았다.
|
|
|
|
당장 이번 도 동성애를 다루는 영화가 아닌가.
|
|
|
|
"서연 씨."
|
|
|
|
그때, 백민 감독이 안으로 들어오며 서연에게 인사를 건넸다.
|
|
|
|
오디션장에 나타난 서연의 모습에, 제작진들은 의아한 마음이 들었다.
|
|
|
|
'왜 주서연 배우가?'
|
|
|
|
'오늘은 고토 이사무 역의 배우를 보는 거 아니었어?'
|
|
|
|
솔직히 연기를 보고 자시고, 우선 뽑고 봐야 한다는 생각이었다.
|
|
|
|
그런데, 갑자기 주서연이 나타날 줄이야.
|
|
|
|
의아함이 담긴 시선이 서연에게 향했다.
|
|
|
|
"이제 곧 오신다고 했어요."
|
|
|
|
서연은 그렇게 말하며, 이곳에 모인 사람들을 향해 웃었다.
|
|
|
|
드디어, 이번 영화의 비밀 병기가 나타날 때였으니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