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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보다 매출이 소폭 상승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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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 그래도 효과가 있기는 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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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고 기획실팀장 곽현우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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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도 그럴 게, 의 협찬을 한 게 실수였나 잠시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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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날 시청률 6퍼센트인가 나왔다고 해서 진짜 식겁했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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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 그래도 다음날 반등했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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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고 기획실 직원들도 그런 대화를 나누며 들뜬 미소를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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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도 그럴 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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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에이디즈의 매출이 꽤 올랐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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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초에 최근 에이디즈의 매출은 상당히 오른 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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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유는 우습게도 '주서연 챌린지'로 인한 파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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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당한 숫자의 운동 유튜버들이 에이디즈 의자를 사용하는 모습이 나온 탓에, 관심을 가진 이용자들이 늘어난 모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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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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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자가 튼튼해서 좋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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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앉았을 때 느낌은 잘 모르겠는데, 허리를 잘 잡아준다는 느낌이 있어서 좋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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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식으로 리뷰 평도 잔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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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제품이 나가기도 전에 '의자가 견고하다'라는 프레임이 만들어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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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돈으로 만들 수 없는 아주 좋은 이미지 개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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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간 에이디즈의 내구성은 딱히 좋다는 말이 나온 적이 없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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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 정원, 정말 잘 될까요? 그래도 매출이 올랐으니 이 정도면 됐다 싶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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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고 기획실 김 대리의 말에 곽현우는 고개를 끄덕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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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욕심이라는 게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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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매출은 많이 올랐고, 거기에 하늘 정원으로 이미 조금 더 올라간 상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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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정도면 이미 올해 에이디즈의 목표를 달성하고도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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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찬은 몰라도, 주서연이라는 배우를 광고 모델로 정한 건 후회 없는 선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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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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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현우는 그리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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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도 그럴 게, 광고를 찍을 때 서연이 한 말이 있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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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고는 하늘 정원 4화가 방영된 시점이 좋을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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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연은, 찍은 광고를 바로 내보내려는 곽현우를 말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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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이유를 묻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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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본을 보니, 4화부터 좋아질 느낌이었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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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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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주에 2화가 방영되었으니, 다음 주 목요일을 기점으로 시작하자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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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은 바로는 은 총 20부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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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중 4화가 지난 시점이라면, 시작 점을 막 넘은 상태를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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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좀 애매한 감이 있기는 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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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연 말처럼 잘 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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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생각이 들면서도, 묘하게 서연의 말은 신뢰가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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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치, 그녀의 말처럼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게 만드는 마력이 있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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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것이 존재감이라는 거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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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참, 그 KMB에서 함께 방영하는 라이벌 드라마는 어제 3화 방영했잖아요. 어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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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그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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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현우의 말에 다른 직원들의 표정이 애매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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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의 입장에서는 월화 드라마인 의 성적이 최대한 안 좋기를 바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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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야 자신들이 협찬한 의 시청률이 크게 오를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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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청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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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대리는 담담하게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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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자신의 핸드폰을 펼쳐 곽현우에게 보여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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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또다시 시청률을 크게 갱신!! 시청률 15퍼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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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분기 KMB 드라마의 무서운 상승세. 그랜드 게임 올해 최고 시청률을 향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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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최고 시청률을 갱신한 를 이길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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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퍼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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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화 기준, 10퍼센트 시청률을 달성한 보다 무려 5퍼센트나 높은 수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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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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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은 씨 축하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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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됐네, 됐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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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합니다. 다들 많이 도와주신 덕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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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 촬영장 분위기는 굉장히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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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도 그럴 게, 무려 시청률이 15퍼센트가 나온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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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하늘 정원 2화 시청률 보고 놀랐는데, 이 정도면 문제없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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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쵸, 설마 거기서 더 오르진 않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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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재가 독특하니, 2화에 몰린 모양이에요. 궁금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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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대화들이 촬영장의 다른 배우들에게서 들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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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미은 살갑게 그런 이들과 대화하면서 속으로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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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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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본을 봤을 때 6화까지는 별다른 문제가 없을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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딱 하나 걸리는 점이라고 하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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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맨스가 너무 없는 느낌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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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부분을 감독에게 물어보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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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걱정마요. 그렇지 않아도 위에서 논의 중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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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의 중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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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의 중이라는 말에 자신도 모르게 되물었던 고미은은 황급히 입을 막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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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도 그럴 게 자칫, 촬영 감독을 향한 불만처럼 보일 수도 있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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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맨스를 극본에 넣을지 말지 고민 중인 모양입니다. 뭐, 당연히 넣어야죠. 아마추어도 아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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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업 드라마는 결국, 대중의 취향을 따라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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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성을 노렸다가 흥행하지 못하고 망한 작품이 얼마나 많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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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작가가 말썽인 모양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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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은 스타 작가라고 하지 않았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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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가 아니라, 백 PD님이 좋아하시지 않는 느낌이라네요. 그래서 다들 설득 중이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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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태수 PD님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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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 뭐, 근데 그분도 망설이는 느낌이에요. 아마 이 잘 되니 이쪽도 로맨스를 빼고 가보자, 그런 생각인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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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감독은 걱정하지 말라는 듯 고미은의 어깨를 두드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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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맨스가 잘못 넣으면 작품성을 망칠 수 있는 건 맞아서, 저도 그다지 좋아하지는 않는데, 이번 극본은 아주 좋아요. 크게 신경 쓸 필요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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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은 시원스레 웃으며 고미은의 어깨를 두드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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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로만 하면 된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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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치 그렇게 말하는 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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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님이 이렇게 말할 정도면 극본에는 큰 문제가 없는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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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자신의 승리는 확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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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이 이상한 드라마에 촬영한 주서연에게 지고 싶은 마음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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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최고의 히트작이었던 조차 꺾고, 올해를 자신의 것으로 만들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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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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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미은이 의욕을 불태우고 있을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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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가면 나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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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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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면 싱어에서 사용할 가면하고 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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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연은 한창 새로운 예능에 출연하기 위한 준비로 바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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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면 싱어는 얼굴에 가면을 쓰고 나와, 다른 이들과 경연을 벌이는 예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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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 보니 사전에 준비할 게 상당히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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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연을 결정한 지 거의 몇 주가 된 지금에서야 겨우 출연 날짜가 정해졌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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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찍는 와중에, 예능에 나가도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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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연은 그런 서연을 신기하다는 듯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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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히려 드라마 찍을 때 많이 나가야지. 대중에 어필이 많이 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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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건 그렇긴 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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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히려 PD 쪽에서 제안한 것이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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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연으로선 경험해 본 적 없는 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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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그녀는 드라마 촬영만으로 힘든 부분이 많았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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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작 본인도 방송은 꼬박꼬박 잘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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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서연도 그런 이지연의 생각을 뻔히 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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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지연도 예능만 찍지 않을 뿐, 정작 '라미엘'로서 방송은 굉장히 열심히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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쉬는 날이 오히려 적을 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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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기다 콘텐츠 구성도 매번 알찬 편이라, 대체 어떻게 매번 구성해 오는지 신기할 따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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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방, 합방만 자제해줬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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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마 그 말 만은 서연도 차마 슈퍼챗으로 보낼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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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말은 자칫 오해를 살 수도 있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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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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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 마법사까지는 그래도 이제 납득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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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연도 이번에 로 또 많이 도움을 받고 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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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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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한 명 더 라미엘과 함께 나오는 인물이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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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전에 마법사가 홍보하며 라미엘이 데뷔했던 것처럼, 이번에는 라미엘이 홍보하며 새로운 인물이 데뷔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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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셉은 대략, 고양이 귀를 단 악역 영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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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적 고양이 귀야, 라는 생각을 했지만 이게 또 연기가 아주 대단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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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외로 귀족 영애 컨셉을 잡은 버튜버는 많은 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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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단점은 그만큼 RP를 열심히 해줘야 한다는 거지만, 새로 데뷔한 고양이는 그걸 굉장히 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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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묘하게 들어본 목소리인 느낌이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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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체 누굴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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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연은 진심으로 궁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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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튼 마음에 들지 않았지만, 또 재미는 있어서 슈퍼챗을 20만 원 정도 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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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 저에게 이런 푼돈은 상관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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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는 느낌으로 슈퍼챗을 막아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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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연이 보낸 슈퍼챗이 처음이자 마지막이 된 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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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체 뭐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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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벌려고 하는 게 아니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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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체 누굴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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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연의 머릿속에 의문이 가득 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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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챗 말고 방송 수익만으로 만족한다는 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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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슈퍼챗은 소통과도 관련이 있어서 후에 다시 열기는 하려는 모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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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액수를 제한할 생각인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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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어볼 수도 없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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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연은 힐끔힐끔 지연을 보며 고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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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초에 물어봐도 대답해 줄 녀석도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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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모르쇠로 일관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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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연이랑 알고 지낸 지가 몇 년인데, 서연도 그 정도는 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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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데, 너 나갈 때 '잿빛 까마귀'랑 겹치는 거 아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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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럴 확률이 높긴 해. 아마 다음 주 방송부터일 것 같거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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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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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연의 말에 지연도 깜짝 놀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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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그렇다면, 의 마지막 가왕 전에서 서연이 만나게 될지도 모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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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 가왕에 오른 인물을 대략 여섯 번 방어하면 명예의 전당에 오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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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 가면을 벗을지, 계속 쓸지는 본인의 선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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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기상, 만약 서연이 에서 전부 이길 경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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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가왕전 상대가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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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명 잿빛 까마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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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연은 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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잿빛 까마귀가 누구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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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야 팬인데 모를 리가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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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태 계속 잿빛 까마귀를 응원해 온 만큼, 결승은 지연에게 상당히 갈등되는 매치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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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연을 응원해야 하나, 잿빛 까마귀를 응원해야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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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잿빛 까마귀를 응원하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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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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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명 삐질 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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잿빛 까마귀를 응원하면 서연 성격상 분명 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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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서희에게 하듯 이모티콘은 이상한 고양이 이모티콘만 보낼 테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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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나면 내내 흥흥거리고 있을 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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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가신 계집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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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데 곡은 정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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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곡? 아, 나희 언니가 도와줬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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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연이 첫 주에 부를 노래는 '여름 소녀'의 노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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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름 서연이 바치는 헌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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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 나희가 호연 엔터에 있는 건 올해뿐일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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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연히 여름 소녀에서도 나오게 될 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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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꼭 노바 엔터로 데려와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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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나희는 여러모로 뛰어난 인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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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돌로서, 그리고 배우로서도 이제 실력이 상당한 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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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연에 두기엔 너무 아까운 인재였기에, 서연은 차나희를 꼭 데려오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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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다음 곡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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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딱히 준비 안 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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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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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연이 당황한 것처럼 뭐? 라고 물어도 서연은 할 말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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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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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1라운드를 돌파할 수 있을 리가 없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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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노래 실력은 충분히 뛰어난 수준에 올라왔지만, 그렇다고 에서 경연에서 이기고 상위 라운드로 진출한 실력은 아니라는 느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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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래저래 삽입곡이 이슈가 되고 있기는 했지만, 그건 많은 전문가의 손길을 거친 거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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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기다 가면을 벗지 못해도 곤란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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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건, 그러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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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연은 드라마 홍보 차원에서 예능에 참여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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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 가면을 벗지 못해도 문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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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칫하면 타이밍을 놓칠 수도 있는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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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지어 가왕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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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건 생각도 안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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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초에 잿빛 까마귀는 서연이 보기에도 수준이 달랐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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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 한 곡이면 충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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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연은 그리 자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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딱 일주일 후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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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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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잿빛 까마귀, 가왕전을 또다시 승리로 장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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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 벌써 3번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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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거 잘하면 정말 오랜만에 명예의 전당의 주인이 새롭게 탄생하겠는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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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사회자와 패널들의 말을 뒤로하며, 잿빛 까마귀는 왕좌에 앉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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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그런 말은 관심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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잿빛 까마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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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하자면 여희는 지금 다른 생각에 빠져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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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주영빈과 만나고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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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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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 맥주 한 잔을 마시던 여희는 그대로 상을 다 엎으며 쓰러질 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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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만에 보자는 말에, 오늘은 공짜로 고기를 먹겠구나 싶어서 가자, 안경쟁이 놈이 그런 말을 꺼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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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자자자자. 잘 지냈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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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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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아마도는 또 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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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여희의 말에 그는 눈을 가늘게 뜨며 이쪽을 응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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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 봐도 참 재수 없는 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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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치 타인을 상품으로 보는 것 같은, 그런 일말의 감정도 담기지 않는 눈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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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는 그리 생각했지만, 지금은 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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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눈깔이 저럴 뿐이라는 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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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 일 때문에 고민이 있는 거겠지. 뭐, 그건 조금 후에 이야기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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녀석은 그리 말하며 비릿하게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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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그렇게 보일 뿐 기분이 좋아서 웃었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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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입장권을 주고 왔거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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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그러고 보면, 가 GH 그룹에서 협찬했었지. ……근데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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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 내가 출연하니까 우연을 가장한 재회를 꾸밀 생각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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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영빈 그 녀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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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이런 건 철저해서, 수아랑 이어진 후엔 그냥 수아를 데리고 지방에서 서울로 가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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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걸 또 쫓아온 자신도 대단하긴 한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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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간 제대로 연락 한 번 제대로 못 한 건 더 대단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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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 때문은 아니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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녀석은 그리 말하며, 그에 대해선 더 말하진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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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정도 말해주는 것도 특별 취급해 주는 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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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여희는 여태 그 이유를 고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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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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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지금에서야 겨우 그 이유를 알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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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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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빈에게 그놈이 표를 줄 이유는 하나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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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이 에 출연하는 경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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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영빈의 가족 중 그럴 만한 인물은 하나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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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서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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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가장 화제가 되는 배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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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의 삽입곡을 부른 인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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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여희의 예상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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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다음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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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그러니까 이름이…… 만랩 래빗!! 이야, 멋지네요!! 짧게 소개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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멋지다는 말에, 어깨를 으쓱이는 만랩 래빗을 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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잿빛 까마귀는 왕좌에서 그대로 미끄러질 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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