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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연은 어느 정도 예상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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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서연은 거짓말을 하는 성격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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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라리 말을 피하면 피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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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까, 서연이 말을 피했다는 건 사실이라는 뜻이나 마찬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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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말이 즉, 무슨 뜻이냐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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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거 정말 주서연이 보던 방송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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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와 이런걸 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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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업세에요? 모델이 장난 아닌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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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목소리 좋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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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RP에 진심이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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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미엘은 현재 자신의 방에 들어온 사람의 숫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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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800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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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히 경악할 만한 숫자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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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세, 그중에서도 한 손에 꼽는 이들이나 달성할 법한 숫자가 지금 라미엘에게 찍혀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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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이중 절반 이상은 호기심에 잠깐 들어온 이들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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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로 라미엘의 평균 시청자 숫자는 대략 500명 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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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하자면, 거의 열 배가 뛰었다는 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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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 오늘은, 사람이 좀 많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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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게 좀 많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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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니 좀 분탕 좀 쳐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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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 시청자들의 반응에, 안 그래도 지연의 매니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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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하자면 단순히 이 '라미엘'의 방송 매니저가 아닌 실제 매니저가 열심히 노력 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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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사람이 몰려들면 그만큼 분탕이 많을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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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지어 그것이 유명인이 관심을 가지던 것이라면, 더더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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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주서연 배우님이 방송을 보셨다고요. 어디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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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미엘은 한없이 상냥한 목소리였지만, 보이지 않는 곳에선 부득부득 이빨을 갈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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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튼, 이지연에게 버튜버 방송은 나름 힐링 방송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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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번에 황금 오리 새끼에서 방영함 ₩1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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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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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와 별개로 슈퍼챗도 엄청나게 터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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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것을 본 지연은 뜨거웠던 마음이 사르르 사라지긴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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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연이 쏘는 슈퍼챗이야 단순히 악질 분탕밖에 안 되지만, 다른 이들은 그렇지 않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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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니저가 적당히 잘 관리하고 있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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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리 그래도 돈 벌자고 하는 짓인데, 펑펑 터지는 슈퍼챗을 보면 지연도 기분이 나쁠 리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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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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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미엘은 다른 시청자들의 말처럼 최근 방영된 3화를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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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화의 내용은 크게 두 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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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는 인터넷 방송을 보는 것과, 헬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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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거, 안 보는 척 보려고 하다가 걸린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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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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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은 창으로 띄워 놨는데 그거 걸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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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슨 버튜버 방송을 EBS 방송처럼 보네 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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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인은 안걸릴 줄 알았나봄 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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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ㅋㅋㅋㅋㅋ저거도 컨셉이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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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컨셉이면 대놓고 봤지 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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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하자면, 서연은 그 우수한 연기력을 백분 활용하려 했던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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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없이 진지한 얼굴로, 모니터를 바라보며 필기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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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가끔 딸칵딸칵, 마우스를 누를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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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모습만 보자면, 마치 열심히 공부하며 인터넷 강의를 듣는 학생처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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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잡힌 모니터의 화면에 수상쩍은 캐릭터가 움직이고 있는 게 찍혔을 뿐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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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말 이 얼굴이 버튜버를 보는 얼굴로 보이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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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ㅇㅇ 보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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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존나 선명히 보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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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채팅을 올려보며 라미엘은 한숨을 쉬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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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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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 오늘도 예쁘시네용 ₩5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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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숙한 닉네임이 엄청난 금액의 슈퍼챗을 보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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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와 ㄷㄷ 오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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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쳤다 ㄹㅇ 큰손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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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겉보기엔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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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라미엘에게는 어차피 돌려줘야 할 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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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연히 서연에겐 그 사실을 말하진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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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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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저 라미엘은 으레 평소와 같은 인사를 한 후, 곁에 있는 매니저에게 눈짓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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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서연은 강퇴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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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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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연이 라미엘의 방송을 보던 것이 들킨 건 인터넷에서도 여러모로 말이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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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야 한없이 진지한 얼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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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하는 척 버튜버를 보고 있으면 말이 나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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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대놓고 나온 건 아니라서, 일반인들은 거의 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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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커뮤니티에 관심이 있다면, 짤처럼 돌아다니는 통에 모를 수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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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근데 주서연 정말 버튜버 보는 거임?? 완전 찐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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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씹덕 컨셉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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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씹덕 컨셉을 하면 애니나 게임을 하지 버튜버를 왜 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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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맞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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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좀 뇌절한 걸 수도 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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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서연은 찐이냐, 아니냐로 갑론을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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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지어 최근 계속 슈퍼챗을 쏘고 강퇴 당하는 인물이 주서연이 아니냐는 말도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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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에이, 그래도 그건 너무 멀리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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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 사람 쏘는 금액이 얼마인데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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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그건 단박에 부정당하긴 했지만, 주서연이라면 혹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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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는 가정도 분명히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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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연히 그것을 본 지연은 한동안 서연을 벤 목록에 올려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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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기다 주서연과 관련된 논란이라고 한다면 또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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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서 결국 주서연 몇키로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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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쉿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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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걸 묻는 건 섹시하지 않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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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논란이 된 건 수영장 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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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영장에서 물에 빠지는 서연의 모습이 상당한 무게를 느끼게 해주었기 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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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그것은 막연한 추측에 불과했다고 한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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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진 3편에선 보다 구체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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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편에서 화제가 된 건, 버츄얼 유튜버 방송뿐이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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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애초에 버츄얼 유튜버 관련은 방송이 끝난 후, 커뮤니티에서나 알음알음 퍼진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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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히려 대부분은 뒤에 나온 헬스장에 관심을 가지는 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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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말하자면, 그날 서연은 이미지 관리 차원에서, 최대한 여성적인 운동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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힙업을 위한 스쿼트라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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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게는 아주 가볍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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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연성을 기르는 맨몸 운동 위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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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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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연 씨? 많이 아파? 오늘은 무게 안 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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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서연 씨 무게 치는 게 낙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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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하는 거야? 판이 좀 빠졌는데, 내가 넣어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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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인 것을 모르는 부류는 그런 식으로 서연의 주변을 얼쩡거리며 계속 그런 말을 꺼내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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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 방송을 보는 시청자들의 입장에선 아리송할 수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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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거 진짜로 하는 말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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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 설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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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데 다들 방송인 거 모르는 눈치던데. 욕설은 다 묵음 처리되는 거 보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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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튼 그런 상황에서도 서연은 꿋꿋하게 자신의 운동을 관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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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거만 보자면 비교적 평범한 여배우들의 헬스장 일상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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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그다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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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주서연 배우님으로 '주서연 챌린지'를 도전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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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오! 그렇지 않아도 내가 말하려 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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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정 배우, 말 잘했네. 다 하고 나도 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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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인 것을 모르는 다른 헬스장 아저씨들과 달리, 정현우는 헬스장에 온 순간 단박에 눈치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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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여기서 황금오리 새끼를 찍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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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1화는 방영된 시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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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 모를 수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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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헬스장의 배치가 조금 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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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천장에 카메라로 보이는 것이 곳곳에 붙어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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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기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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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 낙수 효과라고 하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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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서연이 다니는 헬스장에 열심히 다닌 보람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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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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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걸로 눈에만 띄면, 케이블이 아니라 공중파 드라마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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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굴은 자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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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몸도 열심히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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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기에 연기도, 주서연에게 슬쩍슬쩍 물어 도움을 받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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괜히 연기로 유명해진게 아닌 듯, 서연은 연기에 대해 물어보면 정말 진지하게 조언해주는 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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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선의 처리나, 대사의 처리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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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보다 한참 어렸지만, 정현우는 여러모로 서연에게 많이 배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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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주서연 챌린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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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서연은 조금 당황한 얼굴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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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건 에이디즈 의자로 해야 하는데, 그런 게 헬스장에 있을 리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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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있어! 저번에 관장님이 사두셨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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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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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체 왜 헬스장에 에이디즈 의자를 사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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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생각이 들면서도, 저 정도 정성이면 한번 해주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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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차피 주서연 챌린지는 대부분 실패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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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벼운 여성들로 해도 실패하는 터라, 딱히 자신으로 실패해도 이상할 것도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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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그럼 여기 앉으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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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현우는 호흡을 크게 들이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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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의자에 앉은 서연을 한번 바라본 후, 하판의 봉을 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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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로 번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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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쩍……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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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동도 없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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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 배우, 힘 좀 써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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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썩, 들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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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의자가 들썩인 건 아니고, 정현우의 몸만 열심히 들썩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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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모습을 보다 못한 다른 헬스장 아저씨들이 나섰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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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 이거 안 된다, 안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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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연 씨는 이걸 어떻게 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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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연의 무게는 짐작하지 못한 채, 아저씨들이 허허 웃으며 물러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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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서연의 인바디를 알고 있는 관장님의 경우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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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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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저 아무 말 없이 입가가 부들거릴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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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치 이렇게 될 것을 예상했던 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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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현우 귀엽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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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서연이랑 같은 헬스장에 나온 남배우? 나 아는데, 그 사람 케이블 방송에서 나오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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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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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미엘과 마찬가지로, 이번 에서 수혜를 받은 두 번째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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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연의 의자를 못 드는 게 웃기더라, 얼굴도 잘생겼고 몸도 좋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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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략 그런 반응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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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그와 별개로 서연을 못 들었다는 것에 풍선 근육이라는 논란도 있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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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서연을 못 들었는데 왜 풍선 근육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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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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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도 못드는 자기보고 웃고 있는 서연이가 참 곱..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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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니 위에 몇 살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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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가 방영된 이후, 정현우에게 광고가 들어왔다는 소식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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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연히 정현우는 헬스장으로 찾아와 서연에게 큰절을 하며 감사를 표한 건 당연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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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라미엘과, 정현우는 큰 득을 보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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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를 입은 인물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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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주서연의 아버지인 주영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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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아같은 아내와 서연이나 수연이와 같은 딸... 죽여야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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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서연한테 끌려갔는데 어캐 살았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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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 레이윌 게임즈 다닙니다... 요즘 팀장님 볼 때마다 너무 웃기고 부러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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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상 커뮤니티의 슈퍼스타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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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레이윌 게임즈에서 무슨 일이 터지면, 가장 먼저 끌려 나와 얻어맞을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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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아는 내 어머니가 되어줄 여성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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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친새끼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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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아마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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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에 비해, 수아는 좋은 이미지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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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연이도 마찬가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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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이미지가 좋아진 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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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찰 예능을 찍은 당초의 목적이 달성되었는지는 아리송한 서연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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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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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주서연 편은 호평 속에 마무리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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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 전하영 PD의 경우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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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중에 또 출연해 주세요! 나중에 고정 자리도 마련해 둘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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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장이라도 땅에 머리를 박을 기세로 그리 말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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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럴 수밖에 없는 게, 주서연 편 2화의 시청률은 무려 14퍼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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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방송이 대세가 된 이후에는 쉽사리 볼 수 없었던 수치가 찍혀버린 탓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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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 서연을 찾는 건 만이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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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 주서연 배우랑 좀 친하지 않으세요? 저희 예능에도 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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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바 엔터에 누가 연락 좀 넣어봐요. 주서연 배우 예능감이 보통이 아니더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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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래부터 서연과 친했던 KMB를 비롯한 각종 방송국에서 연락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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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연에게 예능 한 번만 더 찍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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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서연은 예능을 찍는 걸 좋아하는 편이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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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안은 어렵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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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회가 된다면 찍겠지만, 당장은 스케줄이 너무 많이 밀린 상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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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기다 의 출연 이후로, 서연의 이미지는 대중에게 굉장히 친숙한 이미지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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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개선이라면 개선이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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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한 창 든 고릴라랑 싸우는 건 많이 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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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초에 인터넷에 퍼진 한철밈이었던 것도 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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를 통해 만들고자 했던 지적인 우등생은 실패했지만, 그와 별개로 '딸'이나 여동생 적인 이미지로 소비되는 상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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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만큼 친숙해졌다는 거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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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서아로 인해 생긴 살인마 이미지는 정말 많이 옅어진 것 같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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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건 다행이다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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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다 계속 악역만 맡게 되는 건 아닌가, 그런 생각이 들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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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대로 예능을 계속 찍으면 또 너무 가벼운 이미지가 될 것 같아 적당히 조절할 생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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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주서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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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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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굳이 꼭 낚시일 필요가 있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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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연은 진지하게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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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바로 이전에 약속을 잡아둔 이상수 배우와 만나는 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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를 촬영했을 때와같이 바다낚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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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로 멤버도 거의 비슷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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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D나 스태프가 없을 뿐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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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낚시 처음이고, 배도 거의 처음 타보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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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됐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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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연은 대수롭지 않게 대답한 후, 물건을 정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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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튼 오늘 이상수 배우님을 만나러 가는 길이니, 자신만 가기도 좀 그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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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야, 의 주인공은 자신이 아닌 이지연이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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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장 조서희도 개인적으로 어제 자신에게 연락했을 정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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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도 만나도 되겠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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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아무리 그래도 셋이서 가는 건 거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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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서희는 조금 아쉽다는 느낌이었지만, 그래도 어느 정도 납득한 모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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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신 이상수 배우님 꼭꼭꼭 부탁할게. 다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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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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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민 감독님은 설령 이상수 배우님이 출연하신다고 말하셔도, 연기를 한 번 보고 싶으신 모양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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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서희의 말에 서연은 눈을 찌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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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연기를 보지 않고 배우의 이름값만으로 캐스팅하는 건 좋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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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건 알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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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수 배우님이 받아들이실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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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초에 이상수 배우님은 연기에 굉장히 회의적인 상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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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앞으로 몇 년 후, 자연스럽게 은퇴를 결정하게 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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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수 배우님의 마지막 작품은, 사람들이 기억도 못 하는 어떤 헐리우드 영화가 마지막이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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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연은 그것을 바라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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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서연 양, 언제나 건강해 보이는구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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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약속 장소에서, 이상수 배우는 허헛! 하고 웃으며 둘을 맞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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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연과 함께 온 지연이가 조금 어색했던 모양이었지만, 이상수 배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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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언제나 그와 붙어 다니는 송광민 배우도 웃으며 맞이해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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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튼 낚시 초보가 늘어나는 건 그들에게 반가운 일이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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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물며 그것이 자신의 딸뻘인 여자애라면 더더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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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님, 여기요. 이거 찾으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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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고, 고맙네. 지연 양은 아주 똑 부러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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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배에 올라타고 시작된 낚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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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에는 지연을 어색해하던 둘도 금방 얼굴이 풀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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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에 왜 따라오느니 하던 지연이, 아주 살갑게 둘을 대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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낚시의 롤을 휙휙 감으며 그것을 바라보던 서연은 신기할 따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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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생활은 진심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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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 인터넷 방송도 잘하는 거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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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튼, 지연은 낚시는 잘 못해도 다른 부분에서 서포트를 열심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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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담도 좋았고, 이상수 배우가 뭔가를 찾는다 싶으면 귀신같이 가져다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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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 지연 양 같은 딸이 있으면 좋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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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네요, 아주 똑 부러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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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런두런 그런 대화를 나누는 두 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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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만히 그것을 듣고 있던 서연의 눈이 가늘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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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태 자주 낚시를 함께 다녔지만, 서연에게는 딱히 서연과 같은 딸이 있으면 좋겠다는 말을 한 적은 없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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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그런 서연의 생각을 알 리 없는 두 배우는 바다를 보며 허허 웃고는 말을 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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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서연 양을 보고 있으면, 강아지도 하나 키우면 좋을 것 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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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무슨 느낌인지 알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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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서연이 엿듣고 있다는 걸 모르는 둘의 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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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지연이는 딸이고, 나는 왜 강아지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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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연은 괜히 심통이 나는 기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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