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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하여, 주서연 챌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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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그것이 시작된 건, 정말 대수롭지 않은 일이 계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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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헬스 유튜버, 박호승입니다. 우리 회원님이 한 영상을 보내주시며 저에게 의뢰를 주셨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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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듯한 외모의 사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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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100만 헬스 유튜버 박호승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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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외모도 잘 생기고, 몸도 좋으니 자연스럽게 여성 구독자들이 늘었고, 자연스레 몸도 좋으니 남성 구독자도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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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튼, 헬스 유튜버 중에선 굉장히 인지도가 있는 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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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그가, 한 구독자의 소개로 받은 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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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건 바로 최근 에서 나왔던 모 배우의 의자 들기 영상이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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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보니까, 최근 방영된 황금오리 새끼에서 주서연 배우님이 보여주신 의자 들기라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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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호승은 그걸 보자마자, 눈을 크게 뜨고 놀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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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이걸 어떻게 저렇게 들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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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생각이 들면서도, 아래 등 받침대를 바처럼 잡고 휙 들어 올린 걸 보니, 운동은 좀 한 사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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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여자 남자를 떠나서 이런 걸 하면 그냥 성별이 보이지 않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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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호승은 호오호오, 하면서 영상을 전부 보곤 그는 손사래를 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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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이거 안 되죠. 안 되죠. 이대로 하면 허리 다 나갑니다. 우선 사람이 있잖아요? 같은 무게여도 사람을 드는 것과 바벨이나 역기를 드는 건 전혀 다른 문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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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못하신다는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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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말을 하던 박호승에게, 그의 매니저가 그런 말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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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고생도 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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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평범한 여고생이 아니시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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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 못하신다는 거구나. 근육이 울겠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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괜히 옆에서 깐죽 거리는 그의 말에, 박호승은 생긋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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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짓거 한번 해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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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튼 그렇게 시작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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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성인 남성을 올리는 건 어렵다 싶어 여성 회원을 초빙하여 의자에 앉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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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세도 제대로 고정 시킨 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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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자는 참고로, 서연이 들었던 것과 같은 모델인 에이디즈의 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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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이 의자가 하중 분산이 잘 되어 있어요. 여기 보시면, 하단 부가 잡기가 좋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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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설명도 덧붙여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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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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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연이 든 것만큼은 못 해도, 박호승은 정말로 그렇게 들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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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영상의 조회수는 불과 3일 만에 300만 돌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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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려 하루에 백만씩 올라가는 기염을 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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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하여, 유명해질 대로 유명해진 이 영상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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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리 다쳐요. 이게 운동이라는 게 반드시 무거운 무게를 드는 게 아니라 정확한 자세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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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 박호승은 걍 하더만 겁나 빼네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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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얼굴도 박호승만 못하면 무게라도 더 쳐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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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앞으로 헬스 유튜버라고 하지마라 쯧쯧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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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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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필 이게 또 얼굴도 잘생기고, 몸도 좋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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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 말하면 운동하면 네놈을 죽이겠다, 그런 말이 나오는 박호승이 문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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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 있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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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생기면, 아무래도 뭔가 전문성이 떨어지고 얼굴로 성공한 느낌이 드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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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호승은 그런 이미지가 잡혀있던 유튜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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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 보니, '박호승이 했다'라는 말이 나름 운동에 진심인 헬스 유튜버들에겐 다르게 다가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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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그 새끼는 그걸 왜 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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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놈이 했는데, 내가 못 하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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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인식이 헬스 유튜버에 퍼져 나갔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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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가 시작되어 버린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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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자, 회원님 의자에 올라가실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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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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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데 또 막상 하니, 의외로 방송 적으로 나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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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자에는 여성 게스트가 앉았으니, 여성 게스트는 자신대로 가볍다는 어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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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기에 헬스 유튜버는 챌린지를 성공하면서, 조회수도 맛있게 먹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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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로 신인 헬스 유튜버들이 발굴된 덕에, 신인들은 꼭 한 번 거쳐 가야 하는 그런 챌린지가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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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고 합니다, 팀장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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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처구니가 없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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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디즈의 광고 기획실은 그걸로 아주 난리가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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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야, 위에 앉는 사람은 바뀌어도 전부 의자는 에이디즈 의자로 드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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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분에 서연이 들었던 의자는 본의 아니게 헬스장 의자가 되어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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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그냥 사무용 의자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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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희 의자가 하중 분산이 좋다고 하네요. 거기다 아주 튼튼해서 평가도 같이 오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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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건 확실히 좋은 일이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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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달 매출은 벌써 20퍼센트 올랐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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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퍼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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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현우는 기절하는 줄 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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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이 20퍼센트지, 떨어지는 건 쉬워도 오르는 건 곽현우도 꿈에나 보던 수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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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광고 모델을 바꾸면, 그렇게 오르는 경우도 있다는 말은 들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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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아직 광고도 안 나갔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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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들은 그냥 주서연과 계약만 했을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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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벌써 이 정도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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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대리, 주서연 배우님에게 깍듯하게 대하라고 다른 직원분들에게 전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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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그렇지 않아도 그렇게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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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말에 곽현우는 김 대리에게 빙긋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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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김 대리가 일을 잘해서 참 좋아, 대충 그런 미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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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로 광고도 찍고, 도 잘만 한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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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잘하면, 빼앗겼던 국내 의자 시장의 패권을 가져올 수 있을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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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현우는 그것이 단순히 막연한 상상이 아니라는 걸 느끼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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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서연, 그녀는 에이디즈에게 광고계의 여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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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조사한 바로는 에클라 에투알이 주서연을 거의 여신처럼 모신다는데, 그 이유를 알 것만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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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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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광고의 여신은 현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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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개선한다고 하지 않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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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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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에서 박정우와 만나 한창 놀림을 받는 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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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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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카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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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연은 오늘 정우와 약속을 잡은 상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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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연한 말이지만, 이번 예능이나 광고와 관련된 일은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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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말하자면 미리 스케줄을 잡기 위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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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연 나름의 영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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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스케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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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우는 그런 말을 하며 서연을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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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배우가 남 배우를 함부로 부르지 말라는 말은 이제 지쳐서 잘 하지도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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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충 선글라스랑 마스크만 쓰면 괜찮다고 생각하는 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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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기야 교복만 안 입어도 잘 모르긴 하겠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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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연은 디폴트 복장이 교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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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 보니 교복을 입지 않으면, 확실히 느낌이 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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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고생이라는 느낌은 확실히 교복을 입을 때 느껴졌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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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사복을 입으면 보다 여배우라는 느낌이 강조되는 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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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핏 보면 성인 여성처럼 보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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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건 왜 묻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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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연이 자신의 스케줄을 묻는 경우는 이번이 처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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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태 함께 출연한 방송은 어린 시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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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예능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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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는 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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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외로 둘은 같은 방송에서 자주 모습을 비추는 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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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그 방송들에는 의외로 서연이나 박정우의 의사는 크게 들어가 있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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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 애초에 아역이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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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 박정우가 우연히 끼게 된 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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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 정도나 자의로 참여한 편이긴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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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내년에 스케줄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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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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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 아직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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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우는 서연처럼 그렇게 스케줄을 빡빡하게 잡는 편이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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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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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연은 잠시 망설이다가 입을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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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방우 감독님 영화는 어떠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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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방우 감독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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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또 의외인 이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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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방우는 한 때는 흥행의 마술사, 그런 이명이 따라다니던 감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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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연달아 실패했고, 최근에는 일을 맡지 않은 상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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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에 영화를 하나 더 찍는다는 말은 있었지만, 그걸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이들은 단 하나도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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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죽하면 이제는 '조민태 감독의 아버지'로 불리는 경우가 더 많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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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한 감독인 아들을 뒀으니, 아버지로선 성공한 인생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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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감독으로선 퇴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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딱 그 말이 어울리는 감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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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그건 잘 모르겠군. 확실히 내년에 영화를 찍으신다는 말이 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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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우는 그렇게 말하다가, 문득 서연이 이런 말을 묻는 의도를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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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초에 멋대로 자신을 거기에 나가라고 하는 것은 아닐 테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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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마, 너 조방우 감독님 영화에 출연하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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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디션에는 나갈 생각이예요. 뽑힐지는 모르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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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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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걸 말려야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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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우는 진심으로 그렇게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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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방우 감독의 영화라면, 솔직히 박정우는 절대 추천해 주고 싶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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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물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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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타깝게도 박정우는 그 말에 어느 정도 공감하는 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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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에 보여주던 번뜩이든 센스는, 이제 녹슬고 낡고 퇴색된 것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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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고풍이라는 말도 어울리지 않을 만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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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마, 아역 시절 일 때문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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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연이 그런 것에 연연하리라곤 생각한 적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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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서연에게 조방우 감독은 분명 조금 특별한 인연인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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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우, 자신과 함께 을 찍을 수 있었던 건, 당시 조방우 감독이 서연이 오디션을 볼 수 있게 도와줬기 때문이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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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나만이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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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우, 조서희와 만난 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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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부 조방우 감독의 도움이 있었기 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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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새삼 그 사실을 깨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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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외로 조방우는 그들에게 특별한 인물이었던 건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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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서연이 나가면 분명 뽑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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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우는 이번에 서연이 주연을 맡은 의 대본을 전부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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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안에 떨던 민세희가 방송국에 제출하기 전, 미리 보여준 적이 있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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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건 분명 성공할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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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기에 주연이 서연이라면 백 퍼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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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우는 이것에 자신의 배우 인생을 배팅하라고 해도, 충분히 할 자신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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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정도로 의 성공은 확신한 상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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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기에 도 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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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 오디션 기간은 마인의 개봉 시점과 겹칠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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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초나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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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시점에 주서연의 이름값이 어느 정도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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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실한 건, 조방우 감독 영화의 오디션에는 변변치 않은 배우들만 꼬일 것이라는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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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 인맥도, 영화의 성공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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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게 불투명한 감독의 영화에 참여하려는 배우가 몇이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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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본이 정말 좋다면 모르겠지만…… 그렇다해도 경쟁은 그리 높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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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기에 주서연이 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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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 그대로 자연재해나 마찬가지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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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서연이 나간 시점에서, 오디션을 볼 필요가 있냐고 위쪽에서 말이 나올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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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해 볼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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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정우는 마냥 거절할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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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연이 드물게 자신에게 하는 부탁인 것도 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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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감이, 이번 영화에 묘한 신호를 보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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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보다, 너 이번 예능 이미지 개선한다며? 그럴 생각 없어 보이던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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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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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우의 긍정적인 대답에 안도하던 서연은, 이어진 그의 말에 한 대 맞은 기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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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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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금 오리새끼에서 보여줬을 지적인 자신의 모습은, 주서연 챌린지로 전부 사라지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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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선되기는 했어요. 적어도…… 지금은 고릴라는 아니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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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 아니, 의외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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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치기 공룡이 되어버렸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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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연은 차마 뒷말을 이어서 할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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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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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 파급력은 말 그대로 상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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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개선, 그것에 실패했다고 생각했지만, 적어도 서연의 주변 인물들에게 친숙한 이미지를 심어준 건 확실했던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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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급에 가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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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연아, 어제 황금 오리새끼 봤어. 아버님 너무 재미있으시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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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로 어머님이셔? 와, 우리 엄마랑 보는데 엄마가 굉장히 씁쓸해하시는 거 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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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아, 우리 엄마도 나 때문에 늙었다고 엄청나게 말하시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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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동생 너무 귀엽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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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충 그런 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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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 아빠가 재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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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가 너무 예쁘시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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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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묘하게 서연이 찬밥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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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예능의 주인공은 나 아니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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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엄마랑 아빠 이야기만 하는 건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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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연은 조금 섭섭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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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박치기 공룡은 귀엽잖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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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 멍청해 보이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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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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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서도 방송의 일로 대화가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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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로 지금은 잠시 카메라는 치운 상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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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튼 수아는 딸의 말에 부정할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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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딸, 솔직히 똑똑하지는 않잖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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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 말하면 또 상처받을 것 같아서 그냥 안아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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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연은 이제 엄마가 안아주는 게 딱히 할 말이 없을 때 하는 행동이라는 걸 깨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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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튼, 안겨질 때면 왜 모두가 엄마의 이야기를 하는지는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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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아무튼 대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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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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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무렵, 영빈이 문을 덜컹 열고 들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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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문을 열고 들어오자 마자, 어디서 가져왔는지 긴 막대 같은 것으로 사방을 쿡쿡 찔러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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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카메라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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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내가 그걸 어떻게 믿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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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빈은 억울하다는 어조로 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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촬영 내내 속고, 수영장에서도 속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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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서연 브이로그? 아니, 뭐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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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튼 팬 카페에 올릴 영상을 찍는다고 하더니, 팬 카페는 개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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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그냥 전 국민이 다 보는 공중파로 송출되더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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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사람들이 말이야. 아빠를 보면, 다들 아랫입술을 깨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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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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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면접이었는데 있잖아. 아빠가, 면접관으로 들어갔는데. 다들 허벅지를 꼬집고, 아랫입술을 깨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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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빈은 회한에 잠긴 얼굴로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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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서연 편이 방영된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얼마나 놀랐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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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게 방영되었을 때, 영빈의 기분은 정말 말로 형용할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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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 회사는 어떻게 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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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생각이 들었고, 실제로 방영 다음 날 회사에 가면 다들 참 기묘한 얼굴들로 영빈을 맞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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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 진짜 기만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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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랑 딸들이 어떻게 그럴 수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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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라리 가족 이야기를 꺼내며 부러워하는 사람들은 나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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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빈의 어깨도 자연스럽게 쭉쭉 펴졌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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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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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서 그……푸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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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주 팀장. 할 말이…… 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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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기나 상사들은 가히 웃음의 도가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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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빈이 업무로 질문 하나만 해도 아주 그냥 세상 그렇게 재밌는 게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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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영빈은 회사에서 거의 웃음 전도사가 되어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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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슬프게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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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기다 다음 주에는 아내의 수영복 모습이 만천하에 공개될 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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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이놈들을 그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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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아빠보다는 낫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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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연은 그렇게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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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록 박치기 공룡이 되었지만, 전 국민 웃음 벨이 된 영빈보다는 낫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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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그게 끝이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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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 여파로 소속사에도 불티나게 연락이 오고 있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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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은 광고주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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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야 '에이디즈'가 현재 얼마나 주가가 올랐는지 생각하면 당연한 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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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연아, 광고 들어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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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니저인 박은하가 활짝 웃으며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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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묘하게 시선이 이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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묘하게 서연의 눈치를 살피는 느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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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그런가 싶어 그녀를 빤히 바라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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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님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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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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묘하게 자신은 찬밥이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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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생각이 드는 서연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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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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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다시 이틀 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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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번에 예고편 나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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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 이민화 PD가 촬영장에서 그런 말을 꺼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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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본격적으로 방영 날짜가 가시권에 들어온 상황이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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