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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한의 [거짓말 탐지 기능]은 아이시스도 인정하는 능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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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청각은 심장 소리를 잡아내며, 촉각은 상대의 미세한 움직임을 잡아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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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각과 미각은 땀 냄새뿐만 아니라, 미세한 거짓의 냄새, 그러니까 호르몬의 변화마저 미세하게 캐치하는 것도 가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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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각은 사소한 근육의 이완과 동공의 수축, 그리고 몸의 잔잔한 떨림마저 감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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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으로 육감은 총체적인 판단력과 결정에 도움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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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듯 이한의 거짓말 탐지 능력은 모든 감각을 총동원해내는 ‘기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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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말로 하는 게 쉽지, 일상생활에서 사용하는 건 극도로 어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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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각 전부를 동원하여 정보를 읽어내는 행위이다 보니, 쌓이는 스트레스와 피로감이 상당하였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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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칫 남용하면 머리가 핑 하며 도는 경우도 있을 따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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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대한 힘은 그에 걸맞은 대가가 있다는 걸 증명하는 걸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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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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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번째 질문이다. 마탑에서 쫓겨난 마법사의 생사유무를 안다면 그들의 위치추적도 가능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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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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휘적, 하고 누렁이는 고개를 저으며 부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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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된다는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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찌릿.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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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순 약간의 땀 냄새와 비릿한 느낌이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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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 가능하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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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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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 질문이다. 그럼 그 위치추적은 지금도 가능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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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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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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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렁이가 묵비권을 행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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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거짓말을 표현하며 이한의 탐지 능력을 확인한 것일 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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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주문쟁이답게 영악한 짓을 저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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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는 반응해주지 않겠다는 각오마저 느껴지는 굳건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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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감한 상황임이 분명하지만 이한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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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 가능하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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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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놈이 묵묵부답하든 상관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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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체의 반응이란 건 단순히 아무런 반응도 하지 않는다고 해서 숨길 수 있는 게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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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사 답변이 없을지언정 체취의 미세한 변화와 심장의 박동, 그리고 근육의 잔잔한 떨림과 동공의 확장, 숨소리를 통해서 얼마든지 많은 정보를 취득하는 것이 가능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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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정보를 조합하여 확신으로 바꾸는 것은 육감이었고, 이 육감을 다른 이름으로 하면 ‘판단력’이라 이름붙이면 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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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 아니 어떻게 보면 그의 인생의 절반 이상은 주문쟁이와 연관되어 있었고, 그들과 싸우는 데 할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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싫은 만큼 잘 안다고 했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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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생의 연예인을 까는 안티는 자기가 싫은 연예인이나 유명인을 까기 위해 유명인 전문가가 되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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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이한은 마법사를 세상에서 가장 혐오하고 싫어하는 ‘안티 오브 안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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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법사의 인성을 판별하는 감별사이자 전문가로 불려도 무방한 그이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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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틀리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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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한은 자기 암시를 걸듯 자신이 얻은 정보와 판단력을 굳게 믿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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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도 흔들리지 않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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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이 세상 최고의 마법사 감별사다’, -란 확신과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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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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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탑은 위법 마법사와 여전히 연락하고 지내고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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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법 마법사들을 감시하고 추척, 혹은 연락하는 장치가 마탑에는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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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놈이 왕국으로 온 이유는 아이린 윈들러를 만나기 위해서만이 아닌, 위법 마법사를 만나기 위해서도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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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린 윈들러에게 불순한 의도가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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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국에 대한 테러를 감행하려고 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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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국과 마탑은 팬드래건을 공격하려는 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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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수한 물음표의 향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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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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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새 식은땀이 흐르며 머리도 약간 지끈거리는 이한이었지만, 그는 묻는 것을 멈추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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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기에 가까운 집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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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든 마법사를 찾아내고 말겠다는, 아니 ‘모든 걸’ 알고 말겠다는 집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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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 으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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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렁이, 휴이 드 베이런은 공포에 떨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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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대가 가진 가공할 만한 집념과 광기, 마법사에 대한 살의가 그를 공포에 젖도록 만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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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치 마법사의 근본마저 파멸시키겠다는 각오가 엿보였고, 휴이 드 베이런은 이러한 기세 앞에서 결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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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끄으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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털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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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로 눈이 뒤집히며 기절하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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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끼, 엄살은, 내가 더 죽겠구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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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에는 거품마저 문 것이 약간 과정스러운 혼절처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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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한은 두통 때문에 아픈 머리를 부여잡으며 미간을 찌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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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 머리 아파 죽겠는데, 얌전히 조사나 받는 놈이 왜 갑자기 눈이 뒤집히며 기절하는가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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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여튼 주문쟁이답게, 정신력이건 육체건 다 허약한 놈들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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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한은 그렇게 아이스커피를 비롯하여 밀크 티마저 몽땅 마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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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치도록 갈증이 치솟았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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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 카페 안에 있던 이들이 일순 조용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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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금 전만 해도 평범한 주부나 인부, 아르바이트 하는 아가씨로 보이는 이들이 전원 다 웃거나 대화하는 것을 멈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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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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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같아도 기절할 것 같군요. 아니 도리어 기절로 끝난 게 대단하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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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남자가 걸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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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곤에 찌든 것 같은 얼굴의 남성이었으나, 눈만큼은 고요하면서도 형형하게 빛나는 제법 거물 분위기가 나는 남성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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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한은 자신에게 도움을 준 그에게 담담히 감사를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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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마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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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닙니다, 도움이 되어 다행입니다, 이한 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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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드래건 길드 조합장 사이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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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이 카페의 손님과 직원까지 전부 고용해준 인물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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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값은 나중에 치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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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하, 정말 괜찮습니다. 아, 그리고 이제 슬슬 자리를 이동하시길 바라죠. 길드 소속 병사들이 다른 병사들이 이 카페로 들어오지 못하도록 유도하고 있지만, 언제까지 막을 수는 없을 테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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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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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한은 그 말을 끝으로 혼절한 마법사를 짊어진 채 유유히 카페를 빠져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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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할 것 없다는 여유로운 발걸음과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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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사라지는 그를 끝까지 바라보며 사이먼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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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이지, 무서운 양반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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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먼은 처음부터 끝까지 그가 마법사를 몰아붙이는 모습을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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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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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지독함을 넘은 무언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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흡사 뜨거운 불길을 보는 것 같았고, 마법사는 불길에 휩싸여 허우적대는 것처럼 보이기까지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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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사이먼이 그의 앞에서 저러한 심문을 받았다면 장담하건대 1초도 못 견디고 그대로 혼절하거나 오줌을 지렸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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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정도로 무서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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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라리 귀신이나 악령이 더 귀엽게 여겨질 따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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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우, 저 사람과는 정말 친하게 지내야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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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번 적이 되어봤기에 그 지독함을 알게 됐고, 알면 알수록 더욱 공포스러운 양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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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먼은 제 인생에서 최고로 무서운 양반이 누구냐고 묻는다면 저 사람을 꼽을 거라며 혀를 내둘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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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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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물우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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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를 나오며 이한은 가방에서 도시락을 꺼내 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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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녀님이 전해준 점심 식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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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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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시녀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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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안일은 못해도 음식 솜씨는 훌륭했고, 만족스럽기 그지없는 한 끼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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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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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성이 가득 담긴 식사를 섭취한 덕분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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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도한 감각 탐지로 인해 지친 심신이 약간은 회복되며 이한은 몸을 풀어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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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낌상 앞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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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나절, 아니면 최소 3시간만 쉬어주면 회복되겠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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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정도 회복시간까지 칼같이 염두하며 이한은 가볍게 쉴 수 있는 장소를 찾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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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로 갈까, 검둥이? 아니면 소심이 아지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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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자를 잘 둔 덕인지 잠시 휴식을 취할 곳은 제법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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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님 둘 다 얼굴이나 좀 보자고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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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도 숨겨야 하지만, 두 놈에게 물어볼 것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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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연 회귀 전이나 게임 스토리에서도 이런 일이 발생했는가 하는 의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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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의문을 해결해야 할 필요성이 있었고, 만약 원래는 일어나지 않던 일이었다면 과연 어디서부터 문제인지를 알아보아야 함이 타당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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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이한이 선택지를 고르려 할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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멈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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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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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연 새로운 선택지가 등장하며 그는 발걸음을 멈추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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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대기로 감쌌지만, 아무래도 눈에 띄는 물건(?)이 있기에 인적이 드문 길을 이용하는 이한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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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데 정확히 그의 맞은편에서 그를 바라보는 어느 사내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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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름 아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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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굴 자주 본다? 전혀 안 반가운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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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하동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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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크 드 듀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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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하게 기억력이 나쁜 이한이 한 번 듣고 정확하게 기억하는 이름을 가진 갈라하드의 기사가 그의 앞길을 가로막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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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치 그가 이곳으로 올 것을 알고 기다리고 있던 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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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 상대해줄 시간 없다. 나도 바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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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놈이 있건 말건 상관하지 않으며 거침없는 걸음걸이를 보이는 이한이었고, 그를 무시하며 지나치려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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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라하드의 안가(安家)’가 이 근처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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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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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식이 필요한 상태로 보이는군, 그렇다면 우리 쪽 안가가 적당할 것이다. 약수(藥水) 온천마저 있는 장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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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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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지 않게 수작질을 부리는 녀석이었고, 이한은 침음을 삼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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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그래도 간절한 휴식이 필요한 그였는데, 온천이 언급되니 크게 흔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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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고 제안한 건지 모르겠으나, 그의 취미 중 하나가 온천이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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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녀석은 추가타를 가하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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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가로 고품질의 우유와 아이스크림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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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나, 내 나이가 몇인데 그런 거에 넘어갈까. 어이가 없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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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한은 마지막 혜택을 자랑하는 것 같은 놈의 발언이 우스울 따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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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이 세상에서 고품질의 우유나 아이스크림의 가격이 천문학적이고, 천문학적인만큼 그 맛이 엄청나게 풍부하면서도 건강에도 좋다는 걸 알지만, 그렇다 한들 애도 아니고 저런 제안에 넘어갈 리가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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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놈도 언변이 수려한 놈은 아니다 싶으며 이한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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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해, 앞장서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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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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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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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결코 온천이니 고품질 아이스크림에 넘어간 게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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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저 어린 제자들에게 모양 빠지게 손을 벌리는 것보다, 돈 많은 부자를 털어먹는 게 양심에 덜 찔리기 때문일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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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 찔릴 건 어디에도 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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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이나 닦아라, 무뢰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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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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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 이런 건 못 본 척해줘야 하는 것이 강호의 도리이거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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