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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Authored-By: Claude Opus 4.5 <noreply@anthropic.com>
2025-12-14 21:31:57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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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aw Blame History

이한의 [거짓말 탐지 기능]은 아이시스도 인정하는 능력이다.

그의 청각은 심장 소리를 잡아내며, 촉각은 상대의 미세한 움직임을 잡아낸다.

후각과 미각은 땀 냄새뿐만 아니라, 미세한 거짓의 냄새, 그러니까 호르몬의 변화마저 미세하게 캐치하는 것도 가능했다.

시각은 사소한 근육의 이완과 동공의 수축, 그리고 몸의 잔잔한 떨림마저 감지한다.

끝으로 육감은 총체적인 판단력과 결정에 도움을 준다.

이렇듯 이한의 거짓말 탐지 능력은 모든 감각을 총동원해내는 ‘기술’이었다.

하지만 말로 하는 게 쉽지, 일상생활에서 사용하는 건 극도로 어려웠다.

감각 전부를 동원하여 정보를 읽어내는 행위이다 보니, 쌓이는 스트레스와 피로감이 상당하였기에.

자칫 남용하면 머리가 핑 하며 도는 경우도 있을 따름이었다.

거대한 힘은 그에 걸맞은 대가가 있다는 걸 증명하는 걸지도?

하여….

“첫 번째 질문이다. 마탑에서 쫓겨난 마법사의 생사유무를 안다면 그들의 위치추적도 가능한가?”

“…….”

휘적, 하고 누렁이는 고개를 저으며 부정했다.

안 된다는 듯.

찌릿.

…일순 약간의 땀 냄새와 비릿한 느낌이 났다.

“그래, 가능하구나.”

“!??!”

“두 번째 질문이다. 그럼 그 위치추적은 지금도 가능한가?”

“…….”

“흠….”

누렁이가 묵비권을 행사한다.

처음 거짓말을 표현하며 이한의 탐지 능력을 확인한 것일 터.

역시 주문쟁이답게 영악한 짓을 저지른다.

더는 반응해주지 않겠다는 각오마저 느껴지는 굳건함.

난감한 상황임이 분명하지만 이한은,

“그래? 가능하구나.”

“!!!”

놈이 묵묵부답하든 상관이 없었다.

육체의 반응이란 건 단순히 아무런 반응도 하지 않는다고 해서 숨길 수 있는 게 아니었다.

설사 답변이 없을지언정 체취의 미세한 변화와 심장의 박동, 그리고 근육의 잔잔한 떨림과 동공의 확장, 숨소리를 통해서 얼마든지 많은 정보를 취득하는 것이 가능했으니까.

그 정보를 조합하여 확신으로 바꾸는 것은 육감이었고, 이 육감을 다른 이름으로 하면 ‘판단력’이라 이름붙이면 되리라.

3년, 아니 어떻게 보면 그의 인생의 절반 이상은 주문쟁이와 연관되어 있었고, 그들과 싸우는 데 할애했다.

싫은 만큼 잘 안다고 했던가?

전생의 연예인을 까는 안티는 자기가 싫은 연예인이나 유명인을 까기 위해 유명인 전문가가 되었다고 했다.

그리고 이한은 마법사를 세상에서 가장 혐오하고 싫어하는 ‘안티 오브 안티’다.

마법사의 인성을 판별하는 감별사이자 전문가로 불려도 무방한 그이기에.

-난 틀리지 않았다.

이한은 자기 암시를 걸듯 자신이 얻은 정보와 판단력을 굳게 믿었다.

조금도 흔들리지 않으며.

‘내가 이 세상 최고의 마법사 감별사다’, -란 확신과 함께.

그렇게.

“마탑은 위법 마법사와 여전히 연락하고 지내고 있는가?”

“위법 마법사들을 감시하고 추척, 혹은 연락하는 장치가 마탑에는 있는가?”

“네놈이 왕국으로 온 이유는 아이린 윈들러를 만나기 위해서만이 아닌, 위법 마법사를 만나기 위해서도 있는가?”

“아이린 윈들러에게 불순한 의도가 있나?”

“왕국에 대한 테러를 감행하려고 하는가?”

“제국과 마탑은 팬드래건을 공격하려는 건가?”

무수한 물음표의 향연.

주륵….

어느새 식은땀이 흐르며 머리도 약간 지끈거리는 이한이었지만, 그는 묻는 것을 멈추지 않았다.

광기에 가까운 집념.

어떻게든 마법사를 찾아내고 말겠다는, 아니 ‘모든 걸’ 알고 말겠다는 집념이었다.

“…으, 으으…!”

누렁이, 휴이 드 베이런은 공포에 떨었다.

상대가 가진 가공할 만한 집념과 광기, 마법사에 대한 살의가 그를 공포에 젖도록 만든 것이다.

마치 마법사의 근본마저 파멸시키겠다는 각오가 엿보였고, 휴이 드 베이런은 이러한 기세 앞에서 결국,

“끄으으….”

털썩…!

그대로 눈이 뒤집히며 기절하고 말았다.

“…새끼, 엄살은, 내가 더 죽겠구먼.”

입에는 거품마저 문 것이 약간 과정스러운 혼절처럼 보였다.

이한은 두통 때문에 아픈 머리를 부여잡으며 미간을 찌푸렸다.

누군 머리 아파 죽겠는데, 얌전히 조사나 받는 놈이 왜 갑자기 눈이 뒤집히며 기절하는가 싶었다.

하여튼 주문쟁이답게, 정신력이건 육체건 다 허약한 놈들다웠다.

이한은 그렇게 아이스커피를 비롯하여 밀크 티마저 몽땅 마셨다.

미치도록 갈증이 치솟았기에.

그때, 카페 안에 있던 이들이 일순 조용해졌다.

방금 전만 해도 평범한 주부나 인부, 아르바이트 하는 아가씨로 보이는 이들이 전원 다 웃거나 대화하는 것을 멈춘 것이다.

그리곤.

“……저 같아도 기절할 것 같군요. 아니 도리어 기절로 끝난 게 대단하다고 생각합니다.”

한 남자가 걸어왔다.

피곤에 찌든 것 같은 얼굴의 남성이었으나, 눈만큼은 고요하면서도 형형하게 빛나는 제법 거물 분위기가 나는 남성이었다.

이한은 자신에게 도움을 준 그에게 담담히 감사를 표했다.

“고마웠다.”

“아닙니다, 도움이 되어 다행입니다, 이한 경.”

팬드래건 길드 조합장 사이먼.

오늘 이 카페의 손님과 직원까지 전부 고용해준 인물이기도 했다.

“값은 나중에 치르지.”

“하하, 정말 괜찮습니다. 아, 그리고 이제 슬슬 자리를 이동하시길 바라죠. 길드 소속 병사들이 다른 병사들이 이 카페로 들어오지 못하도록 유도하고 있지만, 언제까지 막을 수는 없을 테니.”

“…그래.”

이한은 그 말을 끝으로 혼절한 마법사를 짊어진 채 유유히 카페를 빠져나갔다.

급할 것 없다는 여유로운 발걸음과 함께.

그리고 사라지는 그를 끝까지 바라보며 사이먼은.

“…정말이지, 무서운 양반이야.”

사이먼은 처음부터 끝까지 그가 마법사를 몰아붙이는 모습을 보았다.

지독하다?

아니, 지독함을 넘은 무언가다.

흡사 뜨거운 불길을 보는 것 같았고, 마법사는 불길에 휩싸여 허우적대는 것처럼 보이기까지 했다.

만약 사이먼이 그의 앞에서 저러한 심문을 받았다면 장담하건대 1초도 못 견디고 그대로 혼절하거나 오줌을 지렸으리라.

그 정도로 무서웠다.

차라리 귀신이나 악령이 더 귀엽게 여겨질 따름.

“후우, 저 사람과는 정말 친하게 지내야겠어.”

한번 적이 되어봤기에 그 지독함을 알게 됐고, 알면 알수록 더욱 공포스러운 양반.

사이먼은 제 인생에서 최고로 무서운 양반이 누구냐고 묻는다면 저 사람을 꼽을 거라며 혀를 내둘렀다.


우물우물.

카페를 나오며 이한은 가방에서 도시락을 꺼내 먹었다.

시녀님이 전해준 점심 식사였다.

“…맛있네.”

역시 시녀님이다.

집안일은 못해도 음식 솜씨는 훌륭했고, 만족스럽기 그지없는 한 끼였다.

후우!

정성이 가득 담긴 식사를 섭취한 덕분일까.

과도한 감각 탐지로 인해 지친 심신이 약간은 회복되며 이한은 몸을 풀어주었다.

느낌상 앞으로.

‘반나절, 아니면 최소 3시간만 쉬어주면 회복되겠네.

어느 정도 회복시간까지 칼같이 염두하며 이한은 가볍게 쉴 수 있는 장소를 찾기로 했다.

‘어디로 갈까, 검둥이? 아니면 소심이 아지트?

제자를 잘 둔 덕인지 잠시 휴식을 취할 곳은 제법 많았다.

‘아님 둘 다 얼굴이나 좀 보자고 할까?

몸도 숨겨야 하지만, 두 놈에게 물어볼 것도 있다.

과연 회귀 전이나 게임 스토리에서도 이런 일이 발생했는가 하는 의문….

그 의문을 해결해야 할 필요성이 있었고, 만약 원래는 일어나지 않던 일이었다면 과연 어디서부터 문제인지를 알아보아야 함이 타당하겠지.

그렇게 이한이 선택지를 고르려 할 때.

멈칫.

“…….”

…돌연 새로운 선택지가 등장하며 그는 발걸음을 멈추어야 했다.

포대기로 감쌌지만, 아무래도 눈에 띄는 물건(?)이 있기에 인적이 드문 길을 이용하는 이한이었다.

한데 정확히 그의 맞은편에서 그를 바라보는 어느 사내가 있었다.

다름 아닌.

“얼굴 자주 본다? 전혀 안 반가운데.”

“이하동문이다.”

라크 드 듀론.

이상하게 기억력이 나쁜 이한이 한 번 듣고 정확하게 기억하는 이름을 가진 갈라하드의 기사가 그의 앞길을 가로막고 있었다.

마치 그가 이곳으로 올 것을 알고 기다리고 있던 것처럼.

“…너 상대해줄 시간 없다. 나도 바빠.”

그러나 놈이 있건 말건 상관하지 않으며 거침없는 걸음걸이를 보이는 이한이었고, 그를 무시하며 지나치려 하자,

“‘갈라하드의 안가(安家)’가 이 근처에 있다.”

“…….”

“휴식이 필요한 상태로 보이는군, 그렇다면 우리 쪽 안가가 적당할 것이다. 약수(藥水) 온천마저 있는 장소니까.”

“크흠….”

답지 않게 수작질을 부리는 녀석이었고, 이한은 침음을 삼켰다.

안 그래도 간절한 휴식이 필요한 그였는데, 온천이 언급되니 크게 흔들린다.

알고 제안한 건지 모르겠으나, 그의 취미 중 하나가 온천이었으니까.

그리고 녀석은 추가타를 가하듯.

“추가로 고품질의 우유와 아이스크림도 있다.”

“참 나, 내 나이가 몇인데 그런 거에 넘어갈까. 어이가 없어서….”

이한은 마지막 혜택을 자랑하는 것 같은 놈의 발언이 우스울 따름이었다.

물론, 이 세상에서 고품질의 우유나 아이스크림의 가격이 천문학적이고, 천문학적인만큼 그 맛이 엄청나게 풍부하면서도 건강에도 좋다는 걸 알지만, 그렇다 한들 애도 아니고 저런 제안에 넘어갈 리가 있는가?

이놈도 언변이 수려한 놈은 아니다 싶으며 이한은….

“뭐해, 앞장서야지?”

“…….”

“왜?”

…그는 결코 온천이니 고품질 아이스크림에 넘어간 게 아니었다.

그저 어린 제자들에게 모양 빠지게 손을 벌리는 것보다, 돈 많은 부자를 털어먹는 게 양심에 덜 찔리기 때문일 뿐.

그러니 찔릴 건 어디에도 없-.

“침이나 닦아라, 무뢰배.”

“…….”

…거, 이런 건 못 본 척해줘야 하는 것이 강호의 도리이거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