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Add 3 AI agents (writing, revision, story-continuity specialists) - Add 4 slash commands (rovel.create, write, complete, seed) - Add novel creation/writing rules - Add Novelpia reference data (115 works, 3328 chapters) - Add CLAUDE.md and README.md 🤖 Generated with [Claude Code](https://claude.com/claude-code) Co-Authored-By: Claude Opus 4.5 <noreply@anthropic.com>
441 lines
15 KiB
Markdown
441 lines
15 KiB
Markdown
|
||
2차는 어디로 갔나 싶었는데 아담하니 작은 포차였다.
|
||
|
||
사람도 거의 없고, 분위기도 잔잔하니 나쁘지 않았으나.
|
||
|
||
영문과 학생들이 들어가 있는 것만으로도 이미 호들갑스럽게 떠들고 있는 게 밖에서도 들려왔다.
|
||
|
||
‘들어가기 싫어.’
|
||
|
||
솔직히 안에 들어가서 무슨 소리랑 시선을 받을지 뻔하지 않은가.
|
||
|
||
셋이서 하는 게 흔하지 않고, 내가 유아린이랑 평소에 친하게 지내는 건 다들 알고 있으니까.
|
||
|
||
나랑 유아린 그리고 남은 하나가 누구냐고 신명 나게 추리하고 있겠지.
|
||
|
||
‘서예린이 안 와서 다행이네.’
|
||
|
||
걔가 와서 손 접었으면 그대로 특정되는 거 아닌가.
|
||
|
||
앞장서서 들어가는 주희 선배의 뒤를 따라 최이서가 들어가고.
|
||
|
||
“뭐해, 들어가.”
|
||
|
||
내가 앞에서 머뭇거리고 있자니, 유아린이 등을 떠밀면서 억지로 안으로 들어가게 만든다.
|
||
|
||
“넌 괜찮아? 애들이 우리 가지고 씹고 뜯고 맛보고 즐기고 있을 텐데?”
|
||
|
||
나 말고 유아린을 가지고도 얘기하고 있을 게 뻔한데 굳이 저길 들어가야 하나 싶어 묻자.
|
||
|
||
녀석은 히죽 웃으면서 대꾸한다.
|
||
|
||
“잘됐지. 괜히 너한테 찝적거리는 애들한테 확인사살 하는 거니까. 쓰리썸 하는 애한테 누가 들이대겠니.”
|
||
|
||
“그건 그런데…… 나 같은 애한테 들이대는 애가 있을까?”
|
||
|
||
“세 사람한테 사귀자고 고백한 새끼가 뭐라는 거임.”
|
||
|
||
“…….”
|
||
|
||
그건 또 그렇네.
|
||
|
||
“나 의외로 괜찮-.”
|
||
|
||
“아, 닥치고 들어가라고. 대학에서 보는 놈들이 뭐가 문제야. 어차피 졸업하면 다 헤어질 것들이야.”
|
||
|
||
얘가 왜 이렇게 대담해졌지.
|
||
|
||
“너 도대체 무슨 성장을 한 거냐.”
|
||
|
||
옛날에 표진호 때문에 끙끙 앓으면서 힘들어하던 유아린이랑 동일인물이 맞나.
|
||
|
||
정찬우 피해 다니면서 어색한 사이라 불편하다고 궁시렁거리던 여자가 맞나.
|
||
|
||
남들 눈치 조금도 보지 않는 호탕한 포부에 놀라고 있자니, 녀석이 찡긋 윙크해 온다.
|
||
|
||
“재벌 집 사모님 되는데 이 정도 깡은 있어야지.”
|
||
|
||
“난 이름만 재벌인데.”
|
||
|
||
“어쩌라고. 나도 네가 돈을 왕창 벌어올 거란 기대는 없어. 그냥 해본 말이야.”
|
||
|
||
“…….”
|
||
|
||
“정 안 되면 내가 인방이라도 하지 뭐. 지난번 쇼츠 때문에 아직도 연락 와. 인방 말고 방송사에서도 관심 보이더라.”
|
||
|
||
“아, 그건.”
|
||
|
||
묘했다.
|
||
|
||
서예린이야 본인이 이미 그쪽으로 진로를 확실히 정했으니까 그렇다고 치는데.
|
||
|
||
막상 유아린이 모르는 애들 앞에서 애교 부리고, 아양 부릴 생각하니까 속이 언짢다.
|
||
|
||
특히나 내가 인터넷 방송 관련으로 지난번에 조폭들이랑 같이 있으면서 여러 심연을 들여다봤기 때문일까.
|
||
|
||
성희롱이나 선 넘는 발언을 심심치 않게 하는 시청자들에게 유아린이 돌려질 걸 생각하니 기분이 더러워진다.
|
||
|
||
“그, 방송 쪽은 별로 좋지 않을 것 같은데.”
|
||
|
||
나름 이런 감정을 티 내지 않고 유아린에게 슬쩍 말해봤으나.
|
||
|
||
“흐.”
|
||
|
||
녀석의 입꼬리가 늘어지며 미소를 짓는다.
|
||
|
||
“짜식, 독점욕을 부릴 거면 셋한테 고백하지 말고 나한테만 고백했어야지.”
|
||
|
||
“크흠.”
|
||
|
||
“아오, 이기적인 새끼. 하여간 지는 공유되면서 나는 공유되지 말라는 거 보면 애새끼야 애새끼.”
|
||
|
||
말은 그러면서도 술집으로 들어가라고 미는 손길에는 애정이, 목소리는 살짝 올라간 걸 보면 기분 자체는 좋아 보였다.
|
||
|
||
“그럼 다른 걸로 일을 좀 찾아봐야겠네.”
|
||
|
||
“아직 우리 2학년이잖아.”
|
||
|
||
“2학년부터 준비하는 애들도 많더라.”
|
||
|
||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며 안으로 들어가자 영문과 애들이 길게 테이블을 이어서 얘기하고 있는 게 보였다.
|
||
|
||
“아니, 진짜로 쓰리썸을 했다고? 아린이가 접은 거 보고 그냥 구라 치는 거 아냐?”
|
||
|
||
“근데 그렇다기엔 아린이가 김우진이랑 친하게 지내긴 하잖아.”
|
||
|
||
“와, 충격이네 진짜. 왜 다들 나 빼고 어른이 되냐.”
|
||
|
||
“이서는 뭐야? 이서랑 썸 타는 거 아니었어? 나 그렇게 알고 있었는데.”
|
||
|
||
“그니까 데려간 거겠지. 무슨 말인지 설명 좀 해보라고.”
|
||
|
||
“셋이면 누구일까? 아린이 빼고 누구임? 아님 반대로 아린이가 그…… 누구지? 건공과 훈남이랑 했을 수도 있잖아.”
|
||
|
||
“찬우? 맞네. 남자 둘에 아린이 하-.”
|
||
|
||
“선 넘네.”
|
||
|
||
짜게 식은 눈으로 녀석들을 쳐다보고 있자, 내 시선을 느꼈는지 바로 입을 꾹 다문다.
|
||
|
||
“와, 왔어?”
|
||
|
||
“어서 와!”
|
||
|
||
애써 환영하는 분위기지만 대화가 뚝 끊겨 고요해진 술집.
|
||
|
||
‘잘 왔네.’
|
||
|
||
그걸 보고 주희 선배 말대로 오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
||
|
||
안 왔다가는 이거 소문이 어떤 식으로 부풀었을지 상상하기도 힘들었다.
|
||
|
||
설마 찬우를 끼고 셋이서 했을 거라고 생각했을 줄은 몰랐네.
|
||
|
||
2학년한테는 나름 이미지가 괜찮아졌다고 생각했는데 다시 조진 모양.
|
||
|
||
3학년들이야 뭐, 원래부터 나 싫어했으니까 이미 뒷담을 계속하는 중.
|
||
|
||
“어쩜 저렇게 뻔뻔하냐.”
|
||
|
||
“지가 뭐라고…… 에휴, 저런 애들이 게임이나 애니랑 현실 분간 못 한다니까?”
|
||
|
||
“그냥 애들이 놀아주는 거 아냐? 부모님한테 돈 빌리고 영끌해서 애들한테 명품 하나씩 쥐어주면서?”
|
||
|
||
“와, 나 그런 거 들은 적 있어. 여자 붙잡으려고 돈 펑펑 쓰면서 결국 사채까지 끌어다 쓰는 새끼들.”
|
||
|
||
“딱 일회용이지. 나중에 장기 팔릴 듯.”
|
||
|
||
와.
|
||
|
||
무슨 속사포 랩 하시는 줄 알았네.
|
||
|
||
디스가 그냥 숨 쉬듯 쏟아지는 걸 보면서 혀를 내두르고 있는데.
|
||
|
||
“저 씨발 년들이.”
|
||
|
||
방금 자리에 앉았던 유아린이 벌떡 일어난다.
|
||
|
||
당장이라도 달려들겠다는 유아린을 말린다.
|
||
|
||
“야, 야. 참아. 그냥 참아.”
|
||
|
||
내 말에 최이서와 주희 선배까지 놀란 표정으로 쳐다본다.
|
||
|
||
“네가 이럴 때 제일 잘 싸우잖아.”
|
||
|
||
“웬일이니 우진아.”
|
||
|
||
내게 붙잡힌 유아린도 입술을 꽉 깨물고 격하게 짜증 냈다.
|
||
|
||
“저 개소리를 그냥 들어줄 거야? 장난해 지금?”
|
||
|
||
“그럼 가서 네가 싸우면? 괜히 네 이미지만 안 좋아진다.”
|
||
|
||
“이미지가 뭔 상관이야. 솔직히…… 나 때문에 지금 네가 욕먹는 거잖아.”
|
||
|
||
그런 쪽으로 생각한 건가.
|
||
|
||
자신이 괜히 실수해서 그랬다고 생각하는 유아린의 손을 꽉 잡아주며 고개를 저었다.
|
||
|
||
“생각 있으니까 괜찮아.”
|
||
|
||
어차피 여기서 싸워봤자 아무 의미 없다.
|
||
|
||
내가 몇 번이나 이런 걸 해봐서 아는데.
|
||
|
||
앞에서 깽판 치듯 싸워봤자 결국에는 자기들 하고 싶은 말 다 하고, 깔 거 다 깐다.
|
||
|
||
내가 작년에 선배들이랑 싸우고 했는데 결국 나한테 돌아온 건, 1학년들의 혐오스러운 시선이지 않은가.
|
||
|
||
소문이란 그런 거다.
|
||
|
||
“네가 참는다니까 나도 가만히 있긴 하는데…….”
|
||
|
||
갸웃거리는 주희 선배.
|
||
|
||
주먹을 쥐었다 폈다 하시는 게 꽤나 위협적이다.
|
||
|
||
“…….”
|
||
|
||
최이서도 마음에 안 든다면서 선배들 쪽을 빤히 노려보는 와중.
|
||
|
||
“다 하는 법이 있어. 기다려 봐.”
|
||
|
||
나는 벌떡 일어나서 선배들 쪽으로 성큼성큼 걸어간다.
|
||
|
||
“왜.”
|
||
|
||
“뭘 야려.”
|
||
|
||
“아, 창남 냄새.”
|
||
|
||
남녀 할 것 없이 바로 나한테 욕을 박아대는 선배들. 원래부터 나를 싫어했으니, 지금이 기회라고 생각해서 쌍욕을 쏟아내는 건데.
|
||
|
||
“음. 아뇨, 아무것도 아닙니다.”
|
||
|
||
쭉 훑어본 후, 그대로 다시 자리로 돌아왔다.
|
||
|
||
막상 아무것도 안 하고 돌아가자 저쪽에선 더 열과 성을 다해서 욕을 쏟아냈고.
|
||
|
||
우리 쪽에선 당황한 표정으로 나를 맞이한다.
|
||
|
||
“테이블 엎는 줄 알았는데.”
|
||
|
||
“때리면 어쩌나 걱정했어.”
|
||
|
||
유아린과 최이서의 걱정에 나는 웃으면서 고개를 저었다.
|
||
|
||
“걱정 마라. 나도 이제 아내랑 애가 있는 사람이야.”
|
||
|
||
“저 새끼 죽여.”
|
||
|
||
“진짜 좋게 보는 게 5분을 안 가네.”
|
||
|
||
* * *
|
||
|
||
다음 날 오후.
|
||
|
||
대나무숲이 난리가 났다.
|
||
|
||
- 익명46: 세상 참 불합리하다. 어떤 쓰레기 같은 놈은 여자들 데리고 장난치면서 당당히 대학 생활하고 있네.
|
||
|
||
올라온 글은 의도가 너무 뻔했고.
|
||
|
||
익명46은 지난번 곱창집에서 나를 저격했던 영문과 선배의 번호라는 걸 나는 아직 기억하고 있었다.
|
||
|
||
장작이 들어오니 대나무숲은 당연하게도 활활 타오르기 시작했다.
|
||
|
||
↳ 익명83: ? 누구?
|
||
|
||
↳ 익명54: 팝콘 가져와야징.
|
||
|
||
↳ 익명276: 이번 년도 대나무숲 시즌 1호 저격.
|
||
|
||
↳ 익명46(작성자): ㅇㅁㄱㄱㅇㅈ
|
||
|
||
↳ 익명175: 영문과네. 영문과는 어떻게 잠잠한 날이 없냐.
|
||
|
||
↳ 익명88: 엄마, 저는 다음 생에 태어나도 절대 영문과는 안 가요.
|
||
|
||
↳ 익명69: 섹x?
|
||
|
||
↳ 익명31: 어제 술 마시고 쓰리썸 접어했는데 접은 새끼?
|
||
|
||
↳ 익명249: 쓰리썸? 씨이발 너네 왜 나 빼고 좋은 거 하냐.
|
||
|
||
↳ 익명361: 와, 대학 오면 ㅈㄴ문란해진다더니 진짜네.
|
||
|
||
↳ 익명46(작성자): 걔 맞음.
|
||
|
||
↳ 익명408: 근데 왜 나는…….
|
||
|
||
↳ 익명11: 이 정도면 영문과 새끼들은 그냥 학교 자퇴해라. 이젠 어지럽네.
|
||
|
||
↳ 익명243: 무슨 애니인가요? 제목 좀 알려주세요.
|
||
|
||
↳ 익명44: 싱글벙글 가현대 쓰리썸 괴담-
|
||
|
||
‘오랜만에 아주 열심히들 대나무숲에 글 쓰고 있네.’
|
||
|
||
확실히 글이 리젠 되는 속도도 빠르고, 관련해서 내용이 올라오는 것도 장난 아니다.
|
||
|
||
- 익명198: 와, 내가 사람 부러워해 본 적 없는데 이건 진짜 부럽다. ㅈㄴㅈㄴㅈㄴㅈㄴ부럽다아!
|
||
|
||
- 익명427: 저분 이름이 뭔가요? 저 가서 연애 좀 배우고 싶은데.
|
||
|
||
- 익명26: 그냥 씹 쓰레기네
|
||
|
||
- 익명7: 익명46 님. 실제 성함이 어떻게 되시죠?
|
||
|
||
↳ 익명31: 혹시 저 글 주인공?
|
||
|
||
- 익명243: 현실에 하렘은 없어서 애니로 왔다. 허나, 내가 착각하고 있었어. 이상향, 그곳은 존재했구나.
|
||
|
||
↳ 익명11: 애니 그만 보고 사람답게나 살아라 이 새끼야.
|
||
|
||
- 익명435: 진짜 모르겠어서 그런데 뭐가 문제임? 그냥 지들끼리 물빨한 거 아닌가? 남의 사생활에 뭐가 그리 관심들이 많음?
|
||
|
||
- 익명90: 섹x 하고 싶다아앗!
|
||
|
||
↳ 익명309: 쟤는 진짜 하고 있다.
|
||
|
||
- 익명402: 누군 남친 하나 만드는데 개지랄을 떨어도, 누군 남자 둘 끼고 섹x 하고 있네.
|
||
|
||
↳ 익명315: 저거 남자 아님?
|
||
|
||
↳ 익명402(작성자): 남자인지 여자인지 어케암.
|
||
|
||
- 익명69: 사실 확인 제대로 한 거 맞나요?
|
||
|
||
↳ 익명44: ?
|
||
|
||
↳ 익명198: ??
|
||
|
||
↳ 익명354: ???
|
||
|
||
↳ 익명90: ??????
|
||
|
||
↳ 익명11: 뭐야 시발. 섹x 안 붙이고 말할 수 있었음?
|
||
|
||
- 익명407: 익명 커뮤에서나 지랄발광하는 인생 족친 새끼들이 뭘 또 개소리를 싸놓고 있네. 저걸 믿냐? 병신들.
|
||
|
||
↳ 익명113: 또 이러네.
|
||
|
||
↳ 익명39: 먹이금지.
|
||
|
||
↳ 익명11: 그걸 익명 커뮤에서 말하고 있는 스스로를 좀 봐라. 지 얼굴에 침 뱉고 있네.
|
||
|
||
멍하니 핸드폰을 보면서 있자니, 유아린한테도 톡이 왔다.
|
||
|
||
- 유아린: 저거 보고 있지. 어떡할 거야. 싹 밀어?
|
||
|
||
- 김우진: 밀지 마. 계속 둬. 알아서 할게.
|
||
|
||
처음 저격한 익명46부터 시작해서 그쪽 애들이 계속해서 내 욕을 하면서 떡밥을 뿌려주고 있다.
|
||
|
||
이런저런 얘기가 오고 가는 걸 심드렁하니 보고 있자니.
|
||
|
||
“공부한다고 해서 데려왔는데 왜 안 하고 딴 짓 하냐.”
|
||
|
||
맞은편에 앉아서 공부에 열중하고 있는 최이서가 못마땅하다며 쳐다본다.
|
||
|
||
공부하겠다고 말해서 겨우 만나준 거다.
|
||
|
||
“이서야, 나 잠깐 폰 좀 주라.”
|
||
|
||
“핸드폰?”
|
||
|
||
솔직히 받는데 좀 고생할 거라고 생각했는데.
|
||
|
||
의외로 최이서는 별 신경 쓰지 않고 핸드폰을 건네준다.
|
||
|
||
“다 괜찮은데. 톡만 보지 마. 네 욕한 거 많으니까.”
|
||
|
||
“……대나무숲 앱 아직 안 지웠네?”
|
||
|
||
다시 깔아야 하나 했는데.
|
||
|
||
“음? 아, 깜빡했네.”
|
||
|
||
별다른 반응 없이 다시 공부에 집중한 최이서.
|
||
|
||
이미 영구정지는 풀어뒀고.
|
||
|
||
나는 그걸로 글을 하나 적는다.
|
||
|
||
- 익명287: ㅇㅁㄱㄱㅇㅈ 대기업 회장 아들이란 소문 있던데. 이거 저격 감당 가능?
|
||
|
||
당연하게도 반응은 폭발적.
|
||
|
||
↳ 익명11: ? 인실좆이네.
|
||
|
||
↳ 익명198: 와, 저거 어캄. 대나무숲은 글삭되나?
|
||
|
||
↳ 익명337: 애초에 쓰리썸이면 지들끼리 합의한 거 아닌가? 남이 왜 지랄임.
|
||
|
||
↳ 익명7: ????
|
||
|
||
↳ 익명161: 얼른 글삭 해라. 저거 캡쳐 뜨면 진짜 엿 된다.
|
||
|
||
↳ 익명245: ㅋㅋㅋㅋㅋㅋ 와, 개꿀잼이네 그냥.
|
||
|
||
↳ 익명417: 저격글 다 내렸네. 소름 돋게 빠르다.
|
||
|
||
실제로 내려간 저격글.
|
||
|
||
하지만 여기서 가만히 있을 수 있겠는가.
|
||
|
||
나는 다시 내 핸드폰으로 돌아와 1:1 문의로 연락을 남긴다.
|
||
|
||
- 관리자: 안녕하세요, 익명46님. 방금 전에 법무팀 팀장이라는 분이 연락 주셨는데요.
|
||
|
||
관리자 계정으로 말했으니 이게 그냥 넘길 사안이 아니라는 건 바로 알아챘겠고.
|
||
|
||
- 익명46: 네? 법무팀이요? 아니, 이렇게 빨리요?
|
||
|
||
- 관리자: 그래서 저도 좀 당황스럽긴 해요. 근데 저쪽에서 그냥 넘어갈 생각 없다고. 이거 무조건 재판으로 넘긴다고 하셔서.
|
||
|
||
- 익명46: 근데 제가 뭐 고소당할 말했나요? 어이없네.
|
||
|
||
- 관리자: 그건 저도 모르고요. 일단 저쪽에서 요구하시는게-
|
||
|
||
하나하나 정성스럽게 니 인생 엿 됐다고 알려준다.
|
||
|
||
웃기지 않은가.
|
||
|
||
익명 뒤에 숨어서, 하고 싶은 말 아무거나 막 싸질러 대는 놈들이.
|
||
|
||
아무렇지 않게 말이라는 칼을 휘두르는 망나니 같은 것들이.
|
||
|
||
현실로 나와야 한다는 말을 듣는 순간, 덜덜 떨기 시작한다.
|
||
|
||
‘익명은 자신을 숨기는 가면 같은 게 아니야.’
|
||
|
||
자신을 대변하는 또 하나의 얼굴이지.
|
||
|
||
결국 본인이기에, 책임 역시 짊어질 수밖에 없다.
|
||
|
||
‘제대로 알려줄 필요가 있어.’
|
||
|
||
정면에서 싸워봤자 그냥 해프닝으로 그치지만.
|
||
|
||
체급 차이를 알려주면, 더 이상 덤빌 생각을 하지 못하겠지.
|
||
|
||
물론, 문란한 아들을 둔 기업회장이라며 이런저런 말이 나올 수 있지만.
|
||
|
||
그건 유능한 아버지랑 형이 알아서 하지 않겠는가.
|
||
|
||
아빠 말대로.
|
||
|
||
나는 이기적이니까 말이다.
|
||
|
||
“진짜 공부 안 해?”
|
||
|
||
“하지. 자, 핸드폰. 배경화면 나로 바꿔뒀어.”
|
||
|
||
“……실수로 핸드폰 부술 것 같은데.”
|
||
|
||
입술을 삐죽 내민 채로 받아든 최이서.
|
||
|
||
배경화면을 힐끔 보곤 억지로 미소를 참은 그녀가 다시 공부를 이어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