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Add 3 AI agents (writing, revision, story-continuity specialists) - Add 4 slash commands (rovel.create, write, complete, seed) - Add novel creation/writing rules - Add Novelpia reference data (115 works, 3328 chapters) - Add CLAUDE.md and README.md 🤖 Generated with [Claude Code](https://claude.com/claude-code) Co-Authored-By: Claude Opus 4.5 <noreply@anthropic.com>
509 lines
18 KiB
Markdown
509 lines
18 KiB
Markdown
|
||
대학 생활이라는 게 참 묘한 매력이 있었다.
|
||
|
||
바쁠 때는 진짜 잠드는 시간도 아낄 정도로 바쁜데, 한가할 때는 또 여유가 넘친다.
|
||
|
||
특히나 신학기.
|
||
|
||
1학년 때는 대학에 적응한답시고 이곳저곳 바쁘게 돌아다니면서, 정신이 없었는데.
|
||
|
||
이제 1년 지내서 2학년이 됐다고 학기 초에도 여유롭게 지내고 있다.
|
||
|
||
개강총회가 있긴 했으나 참석하지 않고 그냥 PC방에서 게임이나 하는 등.
|
||
|
||
내 나름대로 대학 생활의 여유를 만끽하고 있었는데.
|
||
|
||
개강을 하면 또 대학 근처에 이것저것 사람들이 많이 몰리지 않는가.
|
||
|
||
“와, 사람 진짜 많다.”
|
||
|
||
오늘 나랑 유아린은 그러한 인파에 휩쓸려 같이 헬스장에 왔다.
|
||
|
||
홈트만으로는 슬슬 한계를 느끼고 있었고, 나름 운동에 재미를 붙여가고 있으니 헬스장에 와도 될 것 같았고.
|
||
|
||
유아린도 다시 운동을 시작할 거라면서 나랑 같이 왔다.
|
||
|
||
원래는 최이서도 함께 오려고 했는데, 이제 곧 가는 MT 관련해서 교수님들이랑 1학년들과 같이 회의가 있다고 한다.
|
||
|
||
2학년이어도 임원이면 MT에 같이 끌려가야 한다는 게 참 그렇다.
|
||
|
||
“점심시간인데도 사람이 엄청 많네?”
|
||
|
||
학식도 거르고 운동하겠다고 왔는데 사람이 좀 과할 정도로 많았다.
|
||
|
||
게다가 몸을 봤을 때, 대부분이 며칠 안 다닌 걸로 보인다.
|
||
|
||
“이서한테 이럴 거라고 듣긴 했는데 막상 보니까 진짜 엄청 많네.”
|
||
|
||
러닝머신도 거의 꽉 차 있고, 운동기구들도 제대로 쓸 수 있을지 모르겠다.
|
||
|
||
비어있는 걸 쓴 다음에 다른 걸 하려면 기다려야 할 것 같은 느낌.
|
||
|
||
덤벨 쪽은 이미 사람들이 자리를 쫙 잡아서 빠진 이처럼 듬성듬성 덤벨이 놓여 있고.
|
||
|
||
바벨은 아예 건드릴 수도 없다.
|
||
|
||
저긴 웨이팅이 있으니까.
|
||
|
||
“여기가 이 근방에서 가장 큰 곳인데.”
|
||
|
||
아쉽긴 했으나 뭐 어쩌겠는가.
|
||
|
||
“일단 옷부터 갈아입자.”
|
||
|
||
운동복으로 갈아입는 것도 곤혹스러웠다. 비어 있는 라커 찾는 것도 힘들었으니까.
|
||
|
||
가져온 트레이닝복으로 갈아입은 후, 밖으로 나가 잠시 기다리자 유아린도 나왔다.
|
||
|
||
검은 크롭티에 루즈핏의 회색 바지.
|
||
|
||
딱 운동 잘하는 사람이 입는 느낌의 패션에 살짝 감탄이 나왔다.
|
||
|
||
게다가 크롭티 탓에 배꼽이 훤히 보였는데 최이서만큼은 아니지만 11자 복근이 희미하게 있었다.
|
||
|
||
“옛날에 태권도할 때는 선명했는데.”
|
||
|
||
투덜거리면서 자기 배를 손으로 쓰다듬는 유아린.
|
||
|
||
지나가던 사람들이 힐끔힐끔 유아린을 보곤 했으나, 녀석은 크게 신경 쓰지 않았다.
|
||
|
||
“최이서는 타이즈 같은 것도 자주 입던데.”
|
||
|
||
유아린도 비슷한 걸 입지 않을까 했는데 그건 아니었다.
|
||
|
||
“운동복은 재질 탓에 서면 바로 보이잖아. 너 생각해서 안 입었지.”
|
||
|
||
장난치는 것 좀 봐라.
|
||
|
||
“그것보다 나를 보고 최이서 떠올린 게 감상이야? 어쩜 이렇게 죽여 버리고 싶지?”
|
||
|
||
“조울증이니? 방금까지 웃다가 왜 화를 내냐.”
|
||
|
||
아까까지는 나 발기 안 시키려고 그랬다고 비웃었으면서 이제는 다른 여자 생각했다고 짜증 낸다.
|
||
|
||
어느 장단에 맞춰야 하냐고 대꾸하자 한 손을 허리에 얹고, 다른 손을 목뒤에 두며 나름의 포즈를 취하고는.
|
||
|
||
“어때? 예뻐?”
|
||
|
||
다시금 내게 요구해 오는 감상평.
|
||
|
||
유아린이 저렇게 입었는데 예쁘지 않을 수 있겠는가. 애초에 주변에서 지나가는 사람들이 다 유아린을 쳐다보면서 가는 것만으로도 본인은 답을 알고 있겠지.
|
||
|
||
“아, 못 참겠네.”
|
||
|
||
답을 내놓지 않은 대신, 결국 참지 못하고 나는 유아린에게 성큼성큼 다가간다.
|
||
|
||
갑자기 거리를 좁히니 당황한 녀석.
|
||
|
||
“어, 어? 여, 여기선 안 되는데?”
|
||
|
||
내가 손을 뻗자 눈을 질끈 감으면서도 피하진 않았는데.
|
||
|
||
“지건.”
|
||
|
||
나는 손가락으로 유아린의 배꼽을 폭 찔러본다.
|
||
|
||
처음 봤을 때부터 이거 해보고 싶었다.
|
||
|
||
“……뭐 하냐 이 새끼야.”
|
||
|
||
물론, 유아린의 반응은 날이 서 있었다.
|
||
|
||
갑자기 본인 배꼽을 찌르는데 누가 좋아하겠는가.
|
||
|
||
“아니, 버튼이 있으면 누르고 싶어지잖아? 약간 그런 의미였어.”
|
||
|
||
“그런 의미가 뭔데. 내 운동복에 대한 감상평은 지건이냐?”
|
||
|
||
솔직히 지건이긴 했는데.
|
||
|
||
다른 말을 하지 않으면 여기서 나를 운동기구로 사용할 수도 있다.
|
||
|
||
“진짜 솔직하게 말해?”
|
||
|
||
“어, 말해봐.”
|
||
|
||
“화 안 낼 거지?”
|
||
|
||
“지건 보다 화낼 건 없어, 우진아.”
|
||
|
||
진짜 화난 모양이네.
|
||
|
||
마음속에 떠오르는 말이 있긴 했는데 이거 말했다가는 고소당할 수도 있다.
|
||
|
||
하지만 말하지 않으면 내가 얻어맞고 유아린을 고소하게 될 수도 있으니까.
|
||
|
||
신사답게 짐을 짊어지자.
|
||
|
||
“지난번에 섹x 할 때 복근 한 번 핥아볼걸이라고 생각했어.”
|
||
|
||
“이거 진짜 또라이네?”
|
||
|
||
“그래서 말 안 한다고 했잖아! 네가 솔직하게 말하라며!”
|
||
|
||
“평범하게 예쁘다고 말하면 되는 거 아니냐?”
|
||
|
||
“씨.”
|
||
|
||
괜히 말했다 싶었는데 유아린이 방긋 웃으면서 팔짱을 껴왔다.
|
||
|
||
“맛있어 보였어? 좀 있다 핥게 해줘?”
|
||
|
||
기분이 나쁘지 않은 게 아니라, 오히려 좀 좋아 보이는 유아린.
|
||
|
||
이게 맞는 건가 싶었으나 뭐, 어쨌든 유아린이 넘어간다면 넘어가는 거겠지.
|
||
|
||
“유산소부터 하자. 어휴, 사람이 많아서 땀내가 그냥…….”
|
||
|
||
바로 유산소를 하러 온 우리.
|
||
|
||
자리가 많지는 않았으나, 같이 붙어 있는 러닝머신 두 개가 있었기에 그걸 이용한다.
|
||
|
||
태권도를 하던 애라서 그런지 뛰는 것도 보통이 아니다.
|
||
|
||
무슨 선수처럼 규칙적인 호흡과 더불어 빠른 달리기.
|
||
|
||
나는 속도를 10보다 높게 하는 사람은 처음 봤다.
|
||
|
||
아무래도 유아린이랑 같이 운동하면 오히려 방해만 할 것 같아서 따로 하려고 했는데.
|
||
|
||
“어, 우진이?”
|
||
|
||
뒤에서 들린 익숙한 목소리.
|
||
|
||
러닝머신을 멈추고 확인하자 거기에는 앳된 여자애와 팔짱을 끼고 있는 정찬우가 있었다.
|
||
|
||
“아, 맞다. 너도 여기서 운동했었지.”
|
||
|
||
아직 덜 친할 때, 최이서랑 같이 운동 왔다가 마주친 적이 있었다.
|
||
|
||
“야, 찬우 왔어. 인사 좀 해.”
|
||
|
||
“나 러닝 중이잖아.”
|
||
|
||
그만하고 인사 좀 하라니까 오히려 귀찮다면서 대충 손짓한다.
|
||
|
||
“찬우 여자친구분도 오셨어.”
|
||
|
||
굳이 말을 덧붙여주고서야 유아린이 러닝머신을 멈추고 이쪽으로 다가와 인사했다.
|
||
|
||
찬우 여차친구는 건공과 1학년으로 알고 있는데 딱 풋풋한 감성이 있었다.
|
||
|
||
나는 찬우를 남자친구로 둔 여자라면 어깨를 으쓱이거나 대놓고 자랑할 줄 알았다.
|
||
|
||
자신의 애인이 예쁘거나 능력이 좋으면 상대적으로 우월감을 느끼기 쉬우니까.
|
||
|
||
하지만.
|
||
|
||
“아, 안녕하세요. 건공과 1학년 허정아라고 합니다.”
|
||
|
||
의외로 찬우의 여자친구분은 썩 표정이 좋지도 않았고, 찬우랑 가까워 보이지도 않았다.
|
||
|
||
그러면서도 팔짱은 놓지 않고 있는 걸 보면 최소한의 관계 유지를 위한 거랄까.
|
||
|
||
“같이 운동할까? 운동 보조하면서 해도 좋을 것 같은데.”
|
||
|
||
찬우가 저렇게 보여도 헬스장에 꽤 오래 다니던 녀석이다.
|
||
|
||
그런 녀석이 보조해 준다니 나야 환영이지만.
|
||
|
||
“아니, 됐어. 너 여자친구분이랑 왔는데 방해하는 것 같아서 좀 그렇네.”
|
||
|
||
넌지시 거절하자 찬우는 머리를 긁적이며 갸웃거린다.
|
||
|
||
“그래? 뭐 방해될 게 있나? 우리는 우리끼리 알아서 노는 건데.”
|
||
|
||
여자친구 표정이 더 안 좋아진다.
|
||
|
||
“야, 가라고.”
|
||
|
||
보다 못한 유아린이 손짓하면서 정찬우를 쫓아낸다.
|
||
|
||
“여자친구분은 우리랑 초면인데 불편하실 수도 있지. 너는 애가 왜 그렇게 매너가 없냐.”
|
||
|
||
“……그런 거야?”
|
||
|
||
애매한 대답을 내놓은 채로 결국 가버린 찬우와 허정아.
|
||
|
||
그 뒷모습을 보며 유아린은 답답하다며 가슴을 두드린다.
|
||
|
||
“아오, 지 여자친구가 딱 봐도 불편해하고 있는데 그걸 못 알아봐?”
|
||
|
||
“찬우가 연애 쪽으론 눈치가 좀 없긴 해.”
|
||
|
||
“얼굴만 반반하면 뭐 하냐. 저거 등신 같아서는. 쟤는 얼굴 아니었으면 진즉에 차였을 게 딱 보인다.”
|
||
|
||
내가 느꼈던 어정쩡한 거리감을 유아린도 느꼈던 모양이다.
|
||
|
||
일종의 계륵 아닐까.
|
||
|
||
내가 사귀기에는 좀 그런데, 남한테 주기에는 아까운.
|
||
|
||
“나중에 찬우한테 솔루션 같은 거 해줘야겠다.”
|
||
|
||
찬우에게 연애에 대해서 특강을 해주자고 다짐했는데, 옆에 있던 유아린이 혐오스럽단 표정으로 쳐다보고 있다.
|
||
|
||
“네가? 니는 뭘 잘하시는데요?”
|
||
|
||
“…….”
|
||
|
||
“그만둬라. 남 여자친구랑 연애사정 신경 쓰지 말고, 나랑 운동이나 하자 저거 기구 빈다.”
|
||
|
||
가슴 운동하는 운동기구가 비어서 그쪽으로 간다.
|
||
|
||
유아린이 하는 걸 멀뚱히 보고 있자니, 장난치고 싶어졌지만 운동할 때는 다칠 수도 있으니까 일단 참는다.
|
||
|
||
‘그러고 보니까.’
|
||
|
||
헬스장에서 하는 야동을 지난번에 다운 받아뒀던 거 같은데.
|
||
|
||
별 의미 없이 멍하니 쓸데없는 생각을 하고 있자니 유아린이 빤히 이쪽을 쳐다보며 묻는다.
|
||
|
||
“어때? 좀 커진 것 같아?”
|
||
|
||
“뭐가?”
|
||
|
||
“가슴 운동했으니까 가슴을 말하는 거지.”
|
||
|
||
“……그게 그렇게 빨리 자라나?”
|
||
|
||
어처구니없다 싶으면서도 가슴을 빤히 쳐다보면서 침음성을 흘린다.
|
||
|
||
“흐으음, 똑같은데?”
|
||
|
||
“스포츠 브라 때문에 압박돼서 그런가?”
|
||
|
||
“근데 가슴이 커지려면 헬스장에 오는 게 아니라 의사 선생님한테 가야 하는 거 아냐?”
|
||
|
||
째릿하고 노려보는 유아린.
|
||
|
||
바로 눈을 깔면서 못 본 척한다.
|
||
|
||
지난번에 1아린 사건 이후로 은근히 가슴을 신경 쓰고 있는 모양인데.
|
||
|
||
여기서는 전 여친이 있던 내가, 연애의 테크닉이 가득 담긴 배려 넘치는 멘트를 해줘야겠다.
|
||
|
||
찬우가 와서 이런 걸 배워야 하는데.
|
||
|
||
“아린아, 가슴 크기보다는 감도가 중요한 거야.”
|
||
|
||
“…….”
|
||
|
||
“나는 톡 치면 흐느끼는 너의 허접스러운 가슴을 좋아한-.”
|
||
|
||
말은 이어지지 못했다.
|
||
|
||
바로 유아린이 주먹을 들고 때리려고 쫓아왔기 때문에 도망치느라 바빴으니까.
|
||
|
||
“에휴, 경쟁자들이 전부 가슴이 크니까 괜히 나도 초조했네.”
|
||
|
||
결국 헬스장 구석에서 두들겨 팬 다음에 투덜거리는 유아린.
|
||
|
||
“예린이는 어떻게 갑자기 그렇게 커졌냐? 분명 1학기 때는 그 정도는 아니었는데?”
|
||
|
||
“매일 야한 망상만 해대니까 그런 거 아냐?”
|
||
|
||
당장에 오늘도 섹x 하고 싶다고 대나무숲에 올리지 않았는가.
|
||
|
||
익명90한테 밀린다고 나한테 따로 투정 부리기까지 했다.
|
||
|
||
뭐, 이런저런 얘기를 해봤자 결국 아무 의미 없는 질투였기에.
|
||
|
||
우리는 다른 운동 몇 개 더 한 다음 트레이닝 룸으로 가서 스트레칭을 몸을 풀고 가기로 했다.
|
||
|
||
“여긴 한적하네.”
|
||
|
||
“보통 무게 치는 것만 집중하지 끝나고 몸 푸는 건 크게 신경 안 쓰니까.”
|
||
|
||
유아린은 그리 중얼거리며 매트를 깔고 자리를 잡는다.
|
||
|
||
아무도 없어서 우린 너튜브에서 나오는 몸 푸는 스트레칭을 같이했는데.
|
||
|
||
이것도 살짝 땀이 날 정도로 힘들긴 했다.
|
||
|
||
다 끝나고 슬슬 가는 건가 싶었는데.
|
||
|
||
자신의 가슴을 조물딱거리던 유아린은 진심으로 내게 물어온다.
|
||
|
||
“야, 진짜 좀 커진 것 같아.”
|
||
|
||
“개소리야, 그렇게 단기간에 안 커져.”
|
||
|
||
“아니, 진짜임. 만져 봐.”
|
||
|
||
성큼 앞으로 다가오며 가슴을 내미는 유아린.
|
||
|
||
얘가 남자 무서운 줄 모른다고 주의를 주면서도 손은 가슴으로 향하고 있었다.
|
||
|
||
“그치? 좀 커진 것 같지?”
|
||
|
||
“음? 그런가?”
|
||
|
||
“약간이지만 커졌- 움켜쥐지 마, 이 새끼야.”
|
||
|
||
“본능임.”
|
||
|
||
나도 모르게 움켜쥐어 버렸다.
|
||
|
||
“엉큼하긴.”
|
||
|
||
내 손을 치우며 그대로 몸을 틀어 나한테 기대오는 녀석.
|
||
|
||
서로가 땀을 흘린 상태였기에 찝찝할 수도 있었으나, 오히려 농밀하단 느낌이 들었다.
|
||
|
||
손이 자연스럽게 뒤에서 그녀를 껴안는 것처럼 되었으나, 내리 앉은 곳은 가슴 위였다.
|
||
|
||
“마사지 배웠어.”
|
||
|
||
옷 너머로 주물럭거리자 유아린의 다리 힘이 풀리는지 천천히 바닥에 앉게 되었고.
|
||
|
||
결국 내 가슴에 기댄 채로 앉아 있는 구도가 되었다.
|
||
|
||
“딱 봐도 야동에서 배웠겠네.”
|
||
|
||
“…….”
|
||
|
||
“말 못 하는 거 봐라. 하여간 찬우도 그렇고 너도 그렇고. 남자라는 놈들이 이상한 환상에 빠져- 흐읏?!”
|
||
|
||
유아린의 말은 이어지지 못했다.
|
||
|
||
듣기 싫었기에 아예 옷 안으로 손을 쑥 집어넣었으니까.
|
||
|
||
크롭티를 입고 있었기에 어렵지 않게 축축하게 젖은 스포츠 브라에 닿을 수 있었다.
|
||
|
||
“너, 여기서 하면-!”
|
||
|
||
말은 그렇게 하지만 꾹꾹 만져주면 잘 느낀다.
|
||
|
||
손으로 입가를 가린 채로, 몸을 비틀면서 애써 느끼지 않으려 노력한다.
|
||
|
||
“허접 유아린.”
|
||
|
||
“하, 지마앗!”
|
||
|
||
이미 나한테 뒤에서 완전히 잡혀 있는 상태였기에 도망치지도 못한다.
|
||
|
||
생선이라도 잡은 기분이었다.
|
||
|
||
품 안에서 팔딱거리는데 정작 밖으로 도망치지는 못하는.
|
||
|
||
“따암! 흘렸잖아아! 부끄럽다고!”
|
||
|
||
확실히 손이 축축해지긴 했다.
|
||
|
||
크롭티 내부가 찐득할 정도로 젖어있기도 했고 말이다.
|
||
|
||
나는 걱정 말라고 목덜미를 한 번 핥아줬는데 그 탓에 긴장하고 있던 몸에 힘이 풀렸는지 살짝 늘어졌다.
|
||
|
||
“히익?!”
|
||
|
||
“안 더러움. 마시따.”
|
||
|
||
“좆같네 진짜!”
|
||
|
||
최근 최이서도 그렇고 서예린도 그렇고.
|
||
|
||
화만 나게 하고 풀어주지를 않아서 가까스로 참고 있던 성욕이 터져 나온 걸까.
|
||
|
||
미약하게 저항하는 유아린을 놓아주지 않으려고 손에 살짝 힘을 주자.
|
||
|
||
녀석이 신음을 참지 못하고 허리가 꼿꼿하게 선다.
|
||
|
||
다리가 땅을 밀어내듯 방황하는 게 은근 꼴릿하다.
|
||
|
||
우웅!
|
||
|
||
“톡 왔나 봐.”
|
||
|
||
“아, 라앗!”
|
||
|
||
“확인해 봐.”
|
||
|
||
말은 또 잘 듣는 유아린.
|
||
|
||
내 어깨에 뒤통수를 기댄 채로 가쁘게 숨을 몰아쉬며 핸드폰을 꺼내 든다.
|
||
|
||
“후읏, 2, 2학년 단톡이네. 이번에 MT 갈 사람 말 좀 해달래.”
|
||
|
||
같이 헬스장 못 온 최이서가 애들한테 공지를 돌리는 중이었다.
|
||
|
||
- 서예린: 저랑 김우진이욧.
|
||
|
||
바로 답장이 온 서예린.
|
||
|
||
1학년 때 안 갔으니까 MT 같이 가자고 했던 서예린의 제안이 떠올랐다.
|
||
|
||
“얘, 얘가 왜 너까지 붙여서 말하냐?”
|
||
|
||
은근 마음에 안 들었는지 이쪽을 힐끔 노려보는 유아린.
|
||
|
||
뿐만 아니라 단톡방 분위기도 묘했다.
|
||
|
||
서예린이 굳이 콕 찝어서 나를 불렀다는 걸 민감하게 반응하는 사람들이 있는 모양.
|
||
|
||
“지난번에 같이 가자고 했거든.”
|
||
|
||
“후우, 나한테는 말도 안- 그, 그만 좀 주물러봐!”
|
||
|
||
내 손을 빼내려고 하는 유아린이었기에 나는 아예 스포츠 브라 안으로 손을 쑥 집어넣었다.
|
||
|
||
“너, 이 개샛-!”
|
||
|
||
핸드폰을 떨어트리고 몸을 이리저리 비틀면서 애써 도망치려는 유아린이 뭔가 귀엽게만 느껴져서.
|
||
|
||
더 품에 안으려고 하는 순간.
|
||
|
||
녀석이 떨어트린 핸드폰 화면 너머로, 보이는 이름 하나.
|
||
|
||
- 최이서: 이번에 교수님들도 많이 가시고, 3학년 선배들도 한두 분 가세요.
|
||
|
||
- 최이서: 신호창 선배랑 민주희 선배가 같이 가십니다. 참고하세요.
|
||
|
||
“…….”
|
||
|
||
빳빳하게 서 있던 고추가 다시 힘을 잃는다.
|
||
|
||
천천히 가슴에서 손을 빼자, 이렇게 쉽게 놓아줄 줄 몰랐는지 가쁜 숨을 흘리며 유아린이 멍하니 쳐다본다.
|
||
|
||
“뭐, 뭐야? 호텔 가려고?”
|
||
|
||
“아니, 집에 가야지.”
|
||
|
||
“……왜 흐름을 따라가기가 벅차냐? 이렇게 달아올랐는데 그냥 간다고?”
|
||
|
||
후우, 이것까진 안 하려고 했는데.
|
||
|
||
“아린아, 내가 아직 관계 정리되지 않았-!”
|
||
|
||
몸이 돌아간다.
|
||
|
||
지난번에 유아린한테 배웠던 와사바리를 그대로 당했고, 바닥에 쓰러진 내 위에 등을 보인 채로 올라탄 유아린이.
|
||
|
||
“그냥 죽어라.”
|
||
|
||
내 그곳을 움켜쥐고는 그대로 잡아당기기 시작했다.
|
||
|
||
“어어어억?! 아, 아파요! 아파요오오!”
|
||
|
||
“예린이랑 이서를 위해서라도 넌 여기서 불구가 되는 게 맞아아! 쓰레기 같은 자식아!”
|
||
|
||
“미안해! 진짜 미안해요! 아니 장난이었어! 나 진짜 뽑혀어얽!”
|
||
|
||
“뽑혀! 그냥 뽑혀! 이런 새끼를 어떻게 좋아하고 있지?!”
|
||
|
||
“쓰레기라 죄송합니다아악! 근데 진짜 그냥 농담이었어요오!”
|
||
|
||
“나 사랑하는 거 맞아?”
|
||
|
||
살짝 힘을 풀고 물어오는 유아린.
|
||
|
||
내 쪽을 보고 있는 녀석의 입꼬리가 올라간 걸 보니 은근 재밌던 모양.
|
||
|
||
“야, 야! 이거 재미로 할게- 끄어얽! 사, 사랑해요! 아린 님!”
|
||
|
||
“듣기 좋긴 한데, 그래도 넌 선을 너무 넘었어. 요즘 다들 너 좋다니까 막 기어오르지?!”
|
||
|
||
“끄르르으으윽! 미친년아아악!”
|
||
|
||
침을 흘리며 고통에 찬 비명을 쏟아내던 와중, 내 목소리를 들은 찬우가 안으로 들어온 덕분에 뽑히진 않을 수 있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