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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성금단 류서란이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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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수림 심층부에서 보낸 십 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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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관수련 끝에 도달한 원영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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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강좌 개설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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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소문은 삽시간에 대수림 전역으로 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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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수림 표층부에는 태본곡 말고도 수많은 중립도시들이 존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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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곳에도 이름은 다를지언정 배움의 거리와 유사한 역할을 하는 배움터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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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중년이 친구를 재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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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네 지금 뭐하고 있나! 어서 짐을 싸지 않고! 하루라도 빨리 태본곡으로 가야지! 신성금단 류서란이 십 년만에 돌아왔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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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가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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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강사 한 명 복귀한 걸 가지고 왜 그리 호들갑인가? 어차피 축기기를 대상으로 한 강의라며? 결단기 수사를 몇 명씩 배출한 건 대단한 일이지만 솔직히 연기기인 우리 입장에서는 남 일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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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년은 답답한 마음에 고래고래 소리를 질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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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는 연기기 수사를 위한 강좌도 개설할 예정이라네! 자네는 어찌 그리 세상사에 어두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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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는 읽던 책을 내팽개치며 일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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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장 출발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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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슷한 일이 대수림 전역에서 벌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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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지어 경지 고하에 관계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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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성금단 류서란이 연기기용 강의, 축기기용 강의, 결단기용 강의를 모조리 개설한 탓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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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본곡의 인구 밀도가 폭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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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란은 영석 때문에 강사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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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대륙의 인형술이 배우고 싶은데, 전송진을 밟고 날아온 터라 가진 게 없어서 돈벌이가 필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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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아르바이트하는 기분으로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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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건성건성 가르쳤다는 뜻은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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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란은 분명 강사로서 최선을 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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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단에 올랐을 때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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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투자 성공한 다음부터는 강의를 안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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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에 지금은 진심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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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야말로 진심 서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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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지별로 강의를 세 종류나 개설한 이유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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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석을 효율적으로 벌고 싶다면 축기기 대상 강의만 개설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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숫자가 많은 연기기는 영석이 없고, 영석이 많은 결단기는 숫자가 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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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점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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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기기를 대상으로 한 강의는 돈은 좀 안되지만, 인지도를 쌓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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숫자가 가장 많은 집단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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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입 강사들이 괜히 무료 강연을 하는 게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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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단기를 대상으로 한 강의는 서란이 최초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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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란이 유명 강사들의 선생이 되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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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이 가진 영향력이나 권위를 일부나마 흡수하는 게 결단기용 강좌의 목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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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새 찾아온 가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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넓은 공간에 연기기 수사들이 잔뜩 모여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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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강생이 너무 많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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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대로 가르칠 수나 있는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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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수강료 아깝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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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개를 아무리 돌려도 보이는 건 군중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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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저히 강의를 진행할 상황이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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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가 웅성웅성 불만을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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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서란이 등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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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섯 명씩 조를 짜주세요! 다섯 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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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사를 중앙에 두고 원형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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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격을 넓히세요! 양팔을 벌려도 닿지 않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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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쏟아져 나온 개미 떼 같은 서란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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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란의 분신들이 수강생들을 통제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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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도처럼 밀려온 분신의 물결에 다들 당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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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 뭐야! 무슨 일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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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았다, 분신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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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게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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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라거나 말거나 서란은 관심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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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섯 명씩 한 조를 이루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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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형으로! 간격은 넓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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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가 없는 사람은 손을 번쩍 드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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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수선하던 현장이 순식간에 정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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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기기 수사들은 아직도 어안이 벙벙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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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신술이라는 게 뭔지는 알지만, 한 사람이 이렇게 많은 분신을 다루는 모습은 난생처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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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바로 원영기 수사의 힘인가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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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란은 곧바로 수업을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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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부터 조별 수업을 시작하겠습니다! 우선은 음악에 맞춰 맨손 체조로 몸을 풀겠습니다! 분신의 시범을 보고 잘 따라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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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이 끝나기 무섭게 음악이 들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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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자리에 위치한 연기기 수사들은 목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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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란의 분신들이 일제히 나팔을 불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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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겨운 음악과 함께 서란이 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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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 둘! 하나 둘! 자, 따라 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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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리를 넓게 벌려 무게 중심을 낮추고, 두 팔은 물 흐르듯 원을 그리며 움직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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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죽문 비전 신체 단련의 대가, 마 수사에게 배운 몸풀기 체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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척 봐도 수준 높은 단련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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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강생들은 허둥지둥 체조를 흉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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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작이 꽤나 낯선 탓에 다들 자세가 틀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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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틀려도 괜찮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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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달된 조교들이 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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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기, 무릎을 안쪽으로 집어 넣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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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들어도 허리는 곧게! 부상 위험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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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선은 손끝을 바라봅니다! 고개 드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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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운데서 구령과 함께 시범을 보이는 분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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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세를 틀리면 즉각적으로 피드백을 주는 분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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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멀리서 열정적으로 음악을 연주하는 분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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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신은 점점 늘어나더니 수강생보다도 많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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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새 체조 시간이 끝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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딱 알맞게 데워진 수강생들의 육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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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격적인 무술 훈련의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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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강생 한 명마다 분신이 하나씩 붙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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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호화로운 일대일 수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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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업은 마무리 체조까지 하고서야 끝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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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란이 공지 사항을 전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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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은 명상 수업, 모레는 기구를 이용한 신체 단련 수업이 있습니다! 한 분도 빠지지 말고 반드시 참석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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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강료가 아깝지 않은 알찬 일정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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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기기용 강의 자료는 오죽문 비전 신체 단련법을 그대로 복사, 붙여넣기 해서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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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무단 배포는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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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란은 절대로 미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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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친 건 오죽문과 금작파의 공동 수뇌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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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란이 구상한 뱅크런 작전은 보고서의 형태로 전송진 너머 공동 수뇌부에게 전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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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약하면 선과를 가지고 있을 확률이 높은 십대문파의 창고를 털겠다는 내용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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굉장히 위험한 발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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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공동 수뇌부는 두렵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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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죽문은 서란의 결단 의식을 위해 문파 기둥뿌리를 뽑았다가 파산할 뻔한 전적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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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무 살짜리 최연소 결단기 수사 한번 만들어 보겠다고 절벽에서 줄 없이 뛰어내린 격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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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기도 이런 광기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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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금작파도 만만치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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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파비승의 냄새를 맡자마자 망설이지 않고 두 문파의 구성원을 혈연 관계로 엮어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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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감한 자가 미인을 얻는다지만 도가 지나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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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마디로 오죽문과 금작파, 두 문파의 수뇌부에게는 승부사 기질이 다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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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회가 눈앞에 다가왔다 싶으면 두려워하지 않고 판돈을 올인한다는 뜻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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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분에 서대륙 오대문파가 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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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 수뇌부는 서란의 보고서를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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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리 고민해 봐도 단기간에 선과를 손에 넣을 수 있는 유일한 기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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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이 바로 위험을 감수할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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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 수뇌부가 결정을 내리자 오죽문과 금작파의 역량이 총동원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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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문파의 모든 인재가 모여서 머리를 맞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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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의 임무는 단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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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상 최고의 강의를 만들어 내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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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전 유출 따위는 안중에도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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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차피 비승하면 그만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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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계에 갈 수만 있다면 하나도 아깝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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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오죽문과 금작파는 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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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문파의 빛나는 지성들이 모인 싱크 탱크는 지상 최고의 강의를 완성하고야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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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들이 만들고도 놀랄 정도로 걸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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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크 탱크의 결단기 수사들은 곧장 자료와 함께 동대륙으로 넘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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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이 굉장히 촉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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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까지는 보름도 채 남지 않은 상황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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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란은 첫 수업 전까지 세 종류의 강의를 완벽하게 습득할 필요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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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연히 손쉬운 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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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기기용 강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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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손 체조, 무술 훈련, 명상, 신체 단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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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기기용 강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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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중하 분반 체계, 결단 의식에 대한 지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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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단기용 강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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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겁 대응법, 분신술 및 정신분할 수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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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죽문과 금작파의 수천 년이 담긴 강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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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 원영기 수사만 백 명 이상, 그 아래 결단기부터는 감히 셀 수도 없는 수준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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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거대문파의 저력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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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 수뇌부의 진심이 서란에게 닿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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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크 탱크도 전력을 다해서 협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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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서란은 이번에도 기대에 보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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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의 시작 전날, 서란은 교육의 신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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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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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분 좋게 땀을 흘린 연기기 수사들이 야외 강연장을 떠나려는 순간, 누군가 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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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서란 강사님이 미쳤어요! 연기기용 단약, 오늘만 반값! 단약이 쌉니다, 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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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친 수강생들의 고개가 일제히 돌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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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약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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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 단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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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단약이라고 그런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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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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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르르 몰려든 수강생들이 판매원(금작파 결단기 수사, 첩보원)에게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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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약이라니, 제가 제대로 들은 겁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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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매원이 크게 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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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습니다, 단약! 다들 류서란 강사님의 생애에 대해서 들어 보셨죠? 스승님이 단약을 잔뜩 물려주신 덕분에 빠르게 경지를 올리셨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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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강생들이 일제히 웅성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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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아, 나 들어 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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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기억났어! 단 씨 성을 가진 강의 보조가 그런 말을 했던 것도 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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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 단원표! 분명 그런 이름이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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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매원이 수강생들을 진정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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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자! 다들 알고 계시니 제가 설명할 수고를 덜었습니다! 맞습니다, 류서란 강사님께서는 어릴 적부터 단약을 밥처럼 먹고, 탕약을 물처럼 마시며 수행을 하셨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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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분에 남들보다 훨씬 이른 나이에 결단기 수사가 되셨습니다! 하지만 이게 웬걸? 워낙 재능이 출중하셨던 탓에 단약을 다 복용하기도 전에 다음 경지에 도달하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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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다 보니, 어느새 원영기 수사가 되셨죠! 잔뜩 남은 단약을 어떻게 할까 고민하시던 차! 특별히 대수림의 산수 분들에게 단약을 구매할 기회를 베푸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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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로 오늘 하루는 연기기용 단약이 반값! 내일부터는 정상가에 판매되는 점 유의해 주세요! 만일 축기기용 단약이나 결단기용 단약을 구매하고 싶으신 분은 비밀리에 문의를 주시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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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본곡에 핵폭탄이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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