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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동 추격대는 유나라 영토 진입에 앞서, 오죽문과 금작파에게 협조를 요청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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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연한 외교적 절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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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리 수배자를 쫓는 일이라고 해도, 준군사 조직을 함부로 나라에 들일 수는 없는 일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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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 수뇌부는 이걸 계기로 정보를 공유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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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지목은 서대륙 전역을 돌아다니면서 셀 수 없이 많은 결단기 수사를 죽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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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쳐도 아주 단단히 미친 게 분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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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 수뇌부는 감탄을 금치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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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탄만 한 이유는 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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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죽문과 금작파의 피해는 전무했기 때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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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지목은 유나라 인근에서는 사냥을 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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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초에 그는 절제 없는 쾌락 살인마가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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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영 의식이라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제단이 위치한 은신처를 철저하게 숨겨야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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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상황에서 은신처 가까이에 자리한, 그것도 서대륙에서 손꼽히는 거대문파 두 곳의 이목을 동시에 끄는 건 정말로 어리석은 짓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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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문파에게 이 사건은 반쯤 남의 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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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미친놈 죽여준다는데 막을 이유는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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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 수뇌부는 합동 추격대의 출입을 허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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겸사겸사 여행 경보도 발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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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나라 입국은 전면 금지됐고, 현재 체류 중인 수도자들에게도 즉각적인 대피를 권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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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뇌부는 자신들의 일처리에 감탄하며 해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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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정확히 일각(15분) 뒤에 다시 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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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입국자 명부에 대문짝만하게 기록된, ‘류서란, 유나라행’ 한 줄 때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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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남 일이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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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장 타격대를 보내야 한다느니, 그럴 게 아니라 원영기급 전력을 투입하라느니 소란스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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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행히 오죽문-금작파 합동, 원영기 4인 파티가 결성되기 직전에 사건이 해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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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란이 스스로 위험을 제거하고 돌아온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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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로 서란에게 이 일화를 들려주고 있는 여무진도 오죽문-금작파 드림팀에 합류할 예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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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무진이 웃으며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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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일이 있었다네. 아무튼, 무사히 돌아와서 다행이군. 천겁은 어땠나? 버틸만 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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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란은 결계 안에서 했던 고생을 떠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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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지목을 죽인 뒤, 서란은 무시무시하게 강해진 천겁을 결계로 막으면서 원영을 응집해야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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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만 해도 어려운 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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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무진이 시킨 분신술 수련이 아니었다면 이도 저도 못하다가 죽었을 게 분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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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란이 대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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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천겁... 그거 너무 힘들던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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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네가 겪은 건 굉장히 특이한 경우라네. 보통은 그렇게까지 힘들지는 않아. 그러면 한담은 그만하고 수업을 시작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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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란이 자세를 고쳐 앉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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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무진의 수업이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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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영기 수사의 특징은 크게 세 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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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영응집, 백화요란, 그리고 오채지심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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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무진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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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백화요란부터 설명하지. 온갖 꽃이 피어난다는 표현, 여기서 꽃이란 감각을 의미하지. 쉽게 말하면 육감을 개화한다고 할 수 있겠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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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영기란 영혼의 초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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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계를 벗은 영혼은 육신에 의존하지 않는 별도의 감각 기관을 손에 넣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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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 영감, 혹은 육감이라고 부르는 그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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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무진의 설명이 계속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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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우선 눈을 감고 정신을 집중하지. 나중에 익숙해진 다음에는 눈을 떠도 상관은 없어. 아무튼, 머리를 감싸는 보이지 않는 구체를 상상해 보게. 이제부터 그게 자네의 의식이라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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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란은 시키는 대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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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그 구체, 의식의 반지름을 서서히 키우는 거야. 자네는 아직 익숙하지 않으니까, 크기는 나한테 닿을 정도면 충분하겠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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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란의 상상 속 구체가 점점 커지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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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깨를 지나서 허리, 앞에 놓인 책상과 서적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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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침내 구체의 표면이 여무진에게 닿았을 때, 갑자기 팽창한 무언가가 서란의 의식을 밀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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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란은 깜짝 놀라서 눈을 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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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무진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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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네 의식이 뭔가에 부딪쳤지? 그게 내 의식 범위라네. 새로운 감각이 어떤 느낌인지 대충 알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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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란이 얼떨떨하게 대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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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뭔가 신기하네요. 보는 것도 아니고, 만지는 것도 아닌데. 오감이랑은 전혀 다르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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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감각 범위, 즉 의식을 보다 넓게, 보다 오래 유지하는 게 관건이라네. 당연히 하루 종일 할 수 있으면 가장 좋겠지? 평소에도 꾸준히 연습하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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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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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무진은 다음 단계로 넘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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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는 원영에 대한 내용이라네. 이 얘기를 하려면 의식부터 다룰 필요가 있었거든. 그래서 순서를 약간 바꿨지. 의식으로 상단전을 감싸고, 두개골 안쪽에 감각을 집중하게나. 들여다보는 느낌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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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란은 이번에도 시키는 대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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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자 머릿속을 물리적으로 들여다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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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란을 꼭 닮은 아기 영체, 원영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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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무진이 질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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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영이 보이겠지? 어떤 상태인지 설명해 보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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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란이 대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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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 뭔가 인상을 쓰고 있네요. 비좁은지 몸을 잔뜩 웅크린 상태예요. 불편한가 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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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무진이 난처한 얼굴로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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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네 원영이 워낙 커서 그런 모양이군. 그건 나도 어떻게 해 줄 수 없겠어. 사실 영체니까 좁아도 문제가 될 건 없을 거라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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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더니 그냥 설명을 이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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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혼의 가장 큰 특징은 비물질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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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기에 육체의 물질성에 의존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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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혼은 육신 없이 홀로 온전할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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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란이 만난 금단 생존자가 적절한 예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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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혼은 육신을 떠나면 필연적으로 손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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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나마 금단에 의지했으니 망정이지, 아니었다면 자아를 잃은 채 떠돌다 소멸했을 게 분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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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귀들이 하나같이 생자의 몸을 탐내는 이유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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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수도자의 영체, 즉 원영은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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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영은 물질성과 비물질성을 동시에 갖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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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분에 육신 없이 홀로 온전히 존재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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즉, 부작용 없는 유체 이탈이 가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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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무진이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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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 수사, 명심하게나. 만약 죽을 위기에 처했다면, 몸을 버리고 원영만이라도 얼른 도망쳐야 하네. 여유가 된다면 금단도 챙기게나, 잃어버리면 수행이 크게 퇴보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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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란이 대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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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 알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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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험하면 몸을 버리고 원영만 도망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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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여유가 된다면 금단까지 챙길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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꼭 비상 탈출 장치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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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듭 강조한 여무진이 수업을 계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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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영기 수사의 세 번째 특징, 오채지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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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오채란 다섯 가지 색을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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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각각의 색은 오행영근과 대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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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색, 화영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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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색, 수영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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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색, 목영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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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색, 금영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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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색, 토영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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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무진은 자기 가슴을 가리키며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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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근은 심장 부근, 즉 중단전에 위치해 있지. 자네가 한 번 나를 진맥해 보겠나? 내 영근이 어떤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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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란이 여무진의 손목을 진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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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깜짝 놀라서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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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삼영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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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무진의 중단전에는 적색, 흑색, 황색의 세 가지 영근이 존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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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화수토 삼영근자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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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무진이 재차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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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는 영안을 뜨고 내 법력을 잘 관찰해 보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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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란은 영안술을 사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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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색, 정화법력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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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자세히 보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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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란은 눈을 크게 뜨고 다시 살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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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색이 좀 이상하네요. 적색이 가장 많고, 흑색과 황색이 약간 섞여 있는 것 같아요. 정수법력, 그리고 정토법력이네요. 어떻게 이게 가능하죠? 정순한 법력은 한 종류만 가질 수 있지 않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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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무진이 대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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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게 바로 오채지심이라는 표현에 담긴 의미라네. 중단전에 존재하는 오행영근, 그리고 다섯 가지 정순한 법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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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란이 질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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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치만, 저는 토영근만 가지고 있는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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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원래는 화영근뿐이었지. 수영근과 토영근은 원영기 수사가 된 뒤에 얻었다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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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근은 어떻게 하면 얻을 수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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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무진이 대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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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손쉬운 방법은 오행선과를 먹는 거라네. 화선과를 먹으면 화영근이 생기는 식이지. 다만 오행선과가 원체 귀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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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방법은 뭔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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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른 방법은 특정 영기가 풍부한 비경에서 오랫동안 수행을 하는 것이라네. 예를 들면 화산 분화구에 몸을 푹 담그는 식이지. 주변에 만연한 화영기를 응집하면 강제로 화영근을 만들 수 있지. 물론 이것도 어렵기는 마찬가지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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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행영근만 모은다고 끝이 아니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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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연한 소리를 하는군. 다섯 가지 정순법력이 완벽하게 조화를 이뤄야만 화신기에 도달할 수 있다네. 게다가 영근이 하나씩 늘어날 때마다 영기 감응력이 점점 둔해져서 갈수록 힘들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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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란이 질색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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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듣기만 해도 어려워 보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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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쉬웠으면 1250년씩이나 걸렸겠나? 다들 화신기 수사가 되어서 비승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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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가 복잡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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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무진이 박수를 한 번 치더니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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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내가 정리해 주지. 하나, 새로 얻은 육감을 단련한다. 둘, 위험하면 원영으로 도망친다. 셋, 부족한 영근을 보충해서 다섯 가지 정순법력을 조화시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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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란이 질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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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 원영기 공법은 속성별로 다섯 개나 필요하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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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네 말이 맞아. 물론 걱정할 필요는 없다네. 화속성, 수속성 공법은 오죽문에도 좋은 게 있으니까. 그야말로 서대륙 최고의 공법이라고 할 수 있지. 나중에 화수 영근을 얻으면 가르쳐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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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 오늘은 토속성 공법을 배우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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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무진이 고개를 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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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내가 익힌 토속성 공법은 추천하지 않아. 자네는 내일 당장 금작파 본산으로 가서 토속성 공법과 금속성 공법을 배우게나. 목속성은... 뭐 이제부터 알아봐야겠지. 아무튼 문파에서 사력을 다해 최고급으로 구해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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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정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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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뭘 감사까지, 자네가 잘돼야 우리도 덕을 보지. 도움이 될 만한 책을 몇 권 챙겨 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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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란은 책을 한 보따리나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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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맨 위에 작은 목함이 놓여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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딱 봐도 비싸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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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란이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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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 수사님, 이 목함은 뭔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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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무진이 장난스럽게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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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영기가 된 기념으로 자네한테 주는 깜짝 선물이라네. 나중에 집에 가서 혼자 열어 보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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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란은 감사 인사를 하고 귀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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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방 안에서 혼자 목함을 열어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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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지 한 장과 이상한 흰색 열매가 들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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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란은 편지부터 읽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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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 수사, 그 금선과는 깜짝 선물이라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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깜짝 놀란 서란이 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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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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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서프라이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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