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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12-14 21:31:57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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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aw Blame History

합동 추격대는 유나라 영토 진입에 앞서, 오죽문과 금작파에게 협조를 요청했었다.

당연한 외교적 절차였다.

아무리 수배자를 쫓는 일이라고 해도, 준군사 조직을 함부로 나라에 들일 수는 없는 일이니까.

공동 수뇌부는 이걸 계기로 정보를 공유받았다.

위지목은 서대륙 전역을 돌아다니면서 셀 수 없이 많은 결단기 수사를 죽였다.

미쳐도 아주 단단히 미친 게 분명했다.

공동 수뇌부는 감탄을 금치 못했다.

감탄만 한 이유는 간단했다.

오죽문과 금작파의 피해는 전무했기 때문이었다.

위지목은 유나라 인근에서는 사냥을 하지 않았다.

애초에 그는 절제 없는 쾌락 살인마가 아니었다.

원영 의식이라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제단이 위치한 은신처를 철저하게 숨겨야만 했다.

이런 상황에서 은신처 가까이에 자리한, 그것도 서대륙에서 손꼽히는 거대문파 두 곳의 이목을 동시에 끄는 건 정말로 어리석은 짓이었다.

두 문파에게 이 사건은 반쯤 남의 일이었다.

그래도 미친놈 죽여준다는데 막을 이유는 없었다.

공동 수뇌부는 합동 추격대의 출입을 허가했다.

겸사겸사 여행 경보도 발령했다.

유나라 입국은 전면 금지됐고, 현재 체류 중인 수도자들에게도 즉각적인 대피를 권고했다.

수뇌부는 자신들의 일처리에 감탄하며 해산했다.

그리고 정확히 일각(15분) 뒤에 다시 모였다.

출입국자 명부에 대문짝만하게 기록된, ‘류서란, 유나라행’ 한 줄 때문이었다.

이제는 남 일이 아니었다.

당장 타격대를 보내야 한다느니, 그럴 게 아니라 원영기급 전력을 투입하라느니 소란스러웠다.

다행히 오죽문-금작파 합동, 원영기 4인 파티가 결성되기 직전에 사건이 해결됐다.

서란이 스스로 위험을 제거하고 돌아온 것이었다.

참고로 서란에게 이 일화를 들려주고 있는 여무진도 오죽문-금작파 드림팀에 합류할 예정이었다.

여무진이 웃으며 말했다.

“그런 일이 있었다네. 아무튼, 무사히 돌아와서 다행이군. 천겁은 어땠나? 버틸만 했나?”

서란은 결계 안에서 했던 고생을 떠올렸다.

위지목을 죽인 뒤, 서란은 무시무시하게 강해진 천겁을 결계로 막으면서 원영을 응집해야만 했다.

하나만 해도 어려운 일이었다.

여무진이 시킨 분신술 수련이 아니었다면 이도 저도 못하다가 죽었을 게 분명했다.

서란이 대답했다.

“아, 천겁... 그거 너무 힘들던데요...”

“자네가 겪은 건 굉장히 특이한 경우라네. 보통은 그렇게까지 힘들지는 않아. 그러면 한담은 그만하고 수업을 시작하지.”

서란이 자세를 고쳐 앉았다.

여무진의 수업이 시작됐다.

원영기 수사의 특징은 크게 세 가지.

원영응집, 백화요란, 그리고 오채지심이었다.

여무진이 말했다.

“일단 백화요란부터 설명하지. 온갖 꽃이 피어난다는 표현, 여기서 꽃이란 감각을 의미하지. 쉽게 말하면 육감을 개화한다고 할 수 있겠군.”

원영기란 영혼의 초월.

한계를 벗은 영혼은 육신에 의존하지 않는 별도의 감각 기관을 손에 넣는다.

흔히 영감, 혹은 육감이라고 부르는 그것이다.

여무진의 설명이 계속됐다.

“자, 우선 눈을 감고 정신을 집중하지. 나중에 익숙해진 다음에는 눈을 떠도 상관은 없어. 아무튼, 머리를 감싸는 보이지 않는 구체를 상상해 보게. 이제부터 그게 자네의 의식이라네.”

서란은 시키는 대로 했다.

“이제 그 구체, 의식의 반지름을 서서히 키우는 거야. 자네는 아직 익숙하지 않으니까, 크기는 나한테 닿을 정도면 충분하겠군.”

서란의 상상 속 구체가 점점 커지기 시작했다.

어깨를 지나서 허리, 앞에 놓인 책상과 서적들.

마침내 구체의 표면이 여무진에게 닿았을 때, 갑자기 팽창한 무언가가 서란의 의식을 밀어냈다.

서란은 깜짝 놀라서 눈을 떴다.

여무진이 말했다.

“자네 의식이 뭔가에 부딪쳤지? 그게 내 의식 범위라네. 새로운 감각이 어떤 느낌인지 대충 알겠나?”

서란이 얼떨떨하게 대답했다.

“네, 뭔가 신기하네요. 보는 것도 아니고, 만지는 것도 아닌데. 오감이랑은 전혀 다르더라고요.”

“그 감각 범위, 즉 의식을 보다 넓게, 보다 오래 유지하는 게 관건이라네. 당연히 하루 종일 할 수 있으면 가장 좋겠지? 평소에도 꾸준히 연습하게나.”

“예!”

여무진은 다음 단계로 넘어갔다.

“이번에는 원영에 대한 내용이라네. 이 얘기를 하려면 의식부터 다룰 필요가 있었거든. 그래서 순서를 약간 바꿨지. 의식으로 상단전을 감싸고, 두개골 안쪽에 감각을 집중하게나. 들여다보는 느낌으로.”

서란은 이번에도 시키는 대로 했다.

그러자 머릿속을 물리적으로 들여다볼 수 있었다.

서란을 꼭 닮은 아기 영체, 원영도 보였다.

여무진이 질문했다.

“원영이 보이겠지? 어떤 상태인지 설명해 보게.”

서란이 대답했다.

“어, 뭔가 인상을 쓰고 있네요. 비좁은지 몸을 잔뜩 웅크린 상태예요. 불편한가 봐요.”

여무진이 난처한 얼굴로 말했다.

“자네 원영이 워낙 커서 그런 모양이군. 그건 나도 어떻게 해 줄 수 없겠어. 사실 영체니까 좁아도 문제가 될 건 없을 거라네.”

그러더니 그냥 설명을 이어갔다.

영혼의 가장 큰 특징은 비물질성이다.

그렇기에 육체의 물질성에 의존하는 것이다.

영혼은 육신 없이 홀로 온전할 수 없었다.

서란이 만난 금단 생존자가 적절한 예시였다.

영혼은 육신을 떠나면 필연적으로 손상된다.

그나마 금단에 의지했으니 망정이지, 아니었다면 자아를 잃은 채 떠돌다 소멸했을 게 분명했다.

원귀들이 하나같이 생자의 몸을 탐내는 이유였다.

하지만 수도자의 영체, 즉 원영은 다르다.

원영은 물질성과 비물질성을 동시에 갖는다.

덕분에 육신 없이 홀로 온전히 존재할 수 있었다.

즉, 부작용 없는 유체 이탈이 가능했다.

여무진이 당부했다.

“류 수사, 명심하게나. 만약 죽을 위기에 처했다면, 몸을 버리고 원영만이라도 얼른 도망쳐야 하네. 여유가 된다면 금단도 챙기게나, 잃어버리면 수행이 크게 퇴보하니까.”

서란이 대답했다.

“예, 알겠습니다.”

위험하면 몸을 버리고 원영만 도망칠 것.

만약 여유가 된다면 금단까지 챙길 것.

꼭 비상 탈출 장치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거듭 강조한 여무진이 수업을 계속했다.

원영기 수사의 세 번째 특징, 오채지심.

여기서 오채란 다섯 가지 색을 의미한다.

그리고 각각의 색은 오행영근과 대응된다.

적색, 화영근.

흑색, 수영근.

청색, 목영근.

백색, 금영근.

황색, 토영근.

여무진은 자기 가슴을 가리키며 말했다.

“영근은 심장 부근, 즉 중단전에 위치해 있지. 자네가 한 번 나를 진맥해 보겠나? 내 영근이 어떤지.”

서란이 여무진의 손목을 진맥했다.

그리고 깜짝 놀라서 말했다.

“아니, 삼영근?!”

여무진의 중단전에는 적색, 흑색, 황색의 세 가지 영근이 존재했다.

그는 화수토 삼영근자였다.

여무진이 재차 말했다.

“이번에는 영안을 뜨고 내 법력을 잘 관찰해 보게.”

서란은 영안술을 사용했다.

“붉은색, 정화법력이네요.”

“더 자세히 보게나.”

서란은 눈을 크게 뜨고 다시 살펴봤다.

“아니, 색이 좀 이상하네요. 적색이 가장 많고, 흑색과 황색이 약간 섞여 있는 것 같아요. 정수법력, 그리고 정토법력이네요. 어떻게 이게 가능하죠? 정순한 법력은 한 종류만 가질 수 있지 않나요?”

여무진이 대답했다.

“그게 바로 오채지심이라는 표현에 담긴 의미라네. 중단전에 존재하는 오행영근, 그리고 다섯 가지 정순한 법력.”

서란이 질문했다.

“그치만, 저는 토영근만 가지고 있는데요?”

“나도 원래는 화영근뿐이었지. 수영근과 토영근은 원영기 수사가 된 뒤에 얻었다네.”

“영근은 어떻게 하면 얻을 수 있나요?”

여무진이 대답했다.

“가장 손쉬운 방법은 오행선과를 먹는 거라네. 화선과를 먹으면 화영근이 생기는 식이지. 다만 오행선과가 원체 귀해야지.”

“다른 방법은 뭔가요?”

“또 다른 방법은 특정 영기가 풍부한 비경에서 오랫동안 수행을 하는 것이라네. 예를 들면 화산 분화구에 몸을 푹 담그는 식이지. 주변에 만연한 화영기를 응집하면 강제로 화영근을 만들 수 있지. 물론 이것도 어렵기는 마찬가지야.”

“오행영근만 모은다고 끝이 아니겠죠?”

“당연한 소리를 하는군. 다섯 가지 정순법력이 완벽하게 조화를 이뤄야만 화신기에 도달할 수 있다네. 게다가 영근이 하나씩 늘어날 때마다 영기 감응력이 점점 둔해져서 갈수록 힘들지.”

서란이 질색을 했다.

“듣기만 해도 어려워 보이네요.”

“쉬웠으면 1250년씩이나 걸렸겠나? 다들 화신기 수사가 되어서 비승했겠지.”

“머리가 복잡하네요.”

여무진이 박수를 한 번 치더니 말했다.

“자, 내가 정리해 주지. 하나, 새로 얻은 육감을 단련한다. 둘, 위험하면 원영으로 도망친다. 셋, 부족한 영근을 보충해서 다섯 가지 정순법력을 조화시킨다.”

서란이 질문했다.

“그러면 원영기 공법은 속성별로 다섯 개나 필요하겠네요?”

“자네 말이 맞아. 물론 걱정할 필요는 없다네. 화속성, 수속성 공법은 오죽문에도 좋은 게 있으니까. 그야말로 서대륙 최고의 공법이라고 할 수 있지. 나중에 화수 영근을 얻으면 가르쳐주지.”

“그러면 오늘은 토속성 공법을 배우나요?”

여무진이 고개를 저었다.

“아니, 내가 익힌 토속성 공법은 추천하지 않아. 자네는 내일 당장 금작파 본산으로 가서 토속성 공법과 금속성 공법을 배우게나. 목속성은... 뭐 이제부터 알아봐야겠지. 아무튼 문파에서 사력을 다해 최고급으로 구해주지.”

“아, 정말 감사합니다.”

“뭘 감사까지, 자네가 잘돼야 우리도 덕을 보지. 도움이 될 만한 책을 몇 권 챙겨 주지.”

서란은 책을 한 보따리나 받았다.

그런데 맨 위에 작은 목함이 놓여 있었다.

딱 봐도 비싸 보였다.

서란이 물었다.

“여 수사님, 이 목함은 뭔가요?”

여무진이 장난스럽게 웃었다.

“원영기가 된 기념으로 자네한테 주는 깜짝 선물이라네. 나중에 집에 가서 혼자 열어 보게.”

서란은 감사 인사를 하고 귀가했다.

그리고 방 안에서 혼자 목함을 열어 봤다.

편지 한 장과 이상한 흰색 열매가 들어 있었다.

서란은 편지부터 읽기 시작했다.

‘류 수사, 그 금선과는 깜짝 선물이라네.

깜짝 놀란 서란이 외쳤다.

“뭐라고!”

정말 서프라이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