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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식을 준비할 때 발생하는 파동은 숨길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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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인들은 결코 알 수 없지만, 당시 유나라에 있던 수도자는 모두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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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건 합동 추격대의 대원들도 마찬가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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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은 서둘러서 파동의 진원지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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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지목이 의식을 준비하고 있는 게 분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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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시작되면 도중에는 개입할 방법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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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침내 의식 장소에 도착한 대원들은 목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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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풍처럼 휘몰아치는, 막대한 천지영기의 와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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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식의 규모는 명백하게 상식을 벗어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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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대한 회오리가 산을 통째로 삼킨 상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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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내, 바람이 모여 구체 형태의 결계가 완성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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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식 장소가 외부 세계와 완전히 격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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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지영기의 밀도가 너무 높아서 영안술을 사용하지 않아도 눈에 보일 지경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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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흑 같은 결계 안에서 번개가 번쩍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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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의 시련, 천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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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여파 때문에 접근하는 것조차 불가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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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된 이상 의식 직후를 노려야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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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원들은 너도나도 피리를 꺼내 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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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면조가 연신 날아다니며 소식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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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추격대에게, 저 멀리 있는 원영기 수사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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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시 후, 인근에 있던 지원군이 대부분 합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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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식간에 불어난 합동 추격대는 마른침을 삼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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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식을 마친 위지목이 도망치지 못하도록 묶어 두는 게 그들의 임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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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영기 수사의 지원이 올 때까지만 버티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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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행히도 의식이 막 끝났을 때가 위지목이 가장 취약해지는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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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겁을 버티느라 체력과 정신력을 소모했고, 아직 새로운 힘에는 익숙해지지 않은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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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지목을 사냥하려면 그 틈을 노려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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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장한 채 대기하던 추격대가 눈을 의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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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저히 믿기 힘든 일이 벌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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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부신 섬광과 함께 천지가 요동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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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식 장소를 격리하고 있던 구형 결계의 부피가 한순간에 두 배 이상 팽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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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상하기 힘든 거력이 내부에서부터 결계를 찢어발기려 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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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모인 전원이 협력해도 불가능할 위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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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연 엄청난 양의 천지영기가 몰려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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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곧장 결계를 수복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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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부 압력을 못 이겨, 금방이라도 터질 것만 같았던 결계가 서서히 수축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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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동 추격대는 그 모습을 넋 놓고 바라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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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변 영기를 모조리 빨아들인 결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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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이 멀 것만 같은 강맹한 천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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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날처럼 사방을 난자하는 폭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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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평생에 아로새겨질 광경을 목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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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납게 울부짖던 폭풍이 잠잠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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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겁이 그치고, 결계마저 녹아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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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대의 모든 천지영기가 한 점으로 압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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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구름 사이로 한 줄기 서광이 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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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 속에는 어린 소녀와 반투명한 아기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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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 모습을 한 영체가 바로 원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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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균을 한참 웃도는 초우량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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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는 신기하다는 표정으로 사방을 둘러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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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다음으로 자기 손바닥을, 발바닥을, 마지막으로 아래에 있는 소녀의 육신을 바라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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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영은 소녀의 정수리를 조심스레 쓰다듬다가 그 안으로 쏙 들어가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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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녀, 류서란이 감고 있던 눈을 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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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대륙에 새로운 원영기 수사가 등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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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의 나이 삼십오 세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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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동 추격대 전원이 비슷한 생각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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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배자 위지목은 어디로 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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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대체 결계 안에서 어떤 일이 있었던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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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저 사람, 류서란이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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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여기 있는 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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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대륙 수도자들 중 저토록 어린 외모를 가진 건 오직 류서란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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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 스물에 금단을 형성했다는, 최연소 결단기 수사에 대한 소문은 모르는 사람이 더 드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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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록 서란을 직접 본 적이 없다고 해도, 누구나 쉽게 유추할 수 있는 문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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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원들은 서란의 다음 행보를 기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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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연소 결단기에 이어서 최연소 원영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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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주만 한 금단과 어린애 머리통만 한 원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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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야말로 화신기에 걸맞은 재목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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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금 막 천겁을 이겨낸 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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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이 내린 천재는 과연 어떤 반응을 보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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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격에 겨워 환호할 것인가, 눈물을 보일 것인가, 그것도 아니면 오연한 태도로 스스로의 비범함을 드러낼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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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가 숨죽인 가운데, 서란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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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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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선계 고금 제일의 천재, 류서란이 원영 형성 이후에 가장 먼저 내뱉은 기념비적인 한 마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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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란은 황급히 산사태 토사를 치우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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냅다 집어던진 금단 생존자가 떠오른 탓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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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행히도 금단 생존자는 무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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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처리는 금방 끝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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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많은 수도자들을 살해한 위지목은 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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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서란은 의식에 난입해서 악인을 처단, 이후 천겁을 견뎌내고 원영기 수사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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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머지는 추격대원들이 알아서 처리해 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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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란과 금단 생존자의 증언 기록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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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너진 산봉우리 파편 치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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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살난 인형 사 자매와 금강야차 조각 찾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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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대원들이 바쁘게 움직이는 동안, 서란과 금단 생존자는 짧았던 모험을 되돌아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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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은 좀 어떤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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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단 생존자가 대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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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군데군데 구멍이 뚫려 있기는 한데... 그래도 많이 좋아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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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단 생존자는 기억 일부를 잃어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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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지목이 그의 상반신을 날려버린 탓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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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증상이 경미해서 곧 회복할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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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란이 다른 질문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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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없어진 몸은 어쩌실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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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토인형 안에 든 금단 생존자가 대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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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쎄요, 잘 모르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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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형술은 어떠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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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것도 괜찮을 것 같네요. 문제는 비용이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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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단 생존자가 살짝 침울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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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아둔 재산이 얼마 안 되는 모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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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금방 기운을 차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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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튼, 이렇게 큰 도움을 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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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야 할 일을 했을 뿐인 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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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 수사님 덕분에 저도 그렇고, 많은 수도자들이 목숨을 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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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란은 보람을 느끼며 금단 생존자와 헤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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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 임시 주둔지를 떠나려던 찰나, 대원 한 명이 말을 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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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 수사님, 현상금은 어디로 보내드리면 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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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란이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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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상금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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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 위지목에게 걸린 현상금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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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란은 잠깐 동안 고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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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다 문득 뒤를 돌아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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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단 생존자가 쉬고 있는 막사가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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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란이 대원에게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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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상금은 피해자 구제에 사용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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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액수가 꽤 되는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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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괜찮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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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 큰 기부 이후, 서란은 임시 주둔지를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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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연화에는 인형 파편이 가득 실려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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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분에 비행 속도가 좀 느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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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릿느릿 날던 서란이 막 양나라 국경에 도착했을 무렵, 발 없는 말이 서대륙을 휩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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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인은 합동 추격대가 해산된 뒤, 소속 수도문파로 돌아간 대원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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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은 자기가 두 눈으로 목격한 놀라운 일화를 하나도 빠짐없이 보고서에 적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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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에 제출했는지는 볼 것도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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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동 추격대 구성원들은 전원이 결단기 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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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대 다수가 문파 수뇌부의 일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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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서를 읽은 수뇌부들의 반응은 한결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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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 서른다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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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이게 말이 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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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될 건 또 뭡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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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결이 도대체 뭐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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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단이 주먹만 하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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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원영이 이렇게 크면 두개골 안에 다 들어가긴 하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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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부럽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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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단기에서 원영기까지 십오 년이면... 아무리 늦어도 팔십 년 안에는 화신기에 도달하겠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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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것보다 위지목을 혼자서 죽였다는 게 더 놀랍군요. 이 자에게 죽은 결단기 수사가 몇 명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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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계 때문에 과정을 지켜보지 못해서 아쉽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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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형 복구 도중에 인형 파편이 나온 걸 보면 인형술사가 확실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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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형술 같은 비주류 법술로 어떻게 이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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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쪽 문파, 이름이 분명 오죽문이었나요? 거기는 화수 법술과 연단술로 유명한 곳 아니었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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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습니다, 그리고 류 수사는 토속성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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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기억납니다. 토목 공사를 한다고 여기저기 돌아다니지 않았던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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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사슴뿔 달린 여자애랑 같이 다니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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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 우리 문파 인공호도 류 수사 작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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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고 보니 뿔 달린 일행도 만만치 않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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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죽문과 원한이 없는 게 참 다행이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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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그런데 진짜 어떻게 이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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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 인형술이 강한 거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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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건 진짜 아닌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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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륙이 술렁이는 동안, 서란은 오죽문에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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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죽문은 문파 비승에 한 걸음 가까워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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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뇌부는 환한 미소로 서란을 반겨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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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영 의식 비용을 아낀 문파 재정 담당자들도 행복하긴 마찬가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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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란은 돌아오자마자 간단한 예식에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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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영기 수사라면 누구나 거치는 의식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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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 알고 지내던 지인들이 감사 인사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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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 수사님. 문파를 위해서 노력해 주신 점,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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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란이 정해진 말로 보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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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닙니다. 저를 위해 희생해 주신 점,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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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에도 비슷한 말을 몇 차례 더 주고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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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도 수행에 정진하겠다는 서란의 선언을 끝으로 모든 절차가 끝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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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란과 지인들은 편하게 앉아서 대화를 나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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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란과 이아금을 오죽문으로 데려온 왕 수사가 공손하게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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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 수사님, 원영 응집을 축하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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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란이 손사래를 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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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왕 수사님. 그냥 평소처럼 말씀해 주세요. 이제는 공적인 자리도 아닌 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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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적인 자리라면 나이가 많아도 보다 경지가 높은 수도자에게 공대를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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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사적인 자리라면 크게 상관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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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사자들끼리 알아서 하라는 식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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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 수사가 살짝 웃으며 그렇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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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 알겠네. 아무튼 축하한다는 말은 진심이라네. 아, 고맙다는 말도 해야겠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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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란이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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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맙다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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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열심히 해줘서 고맙다는 뜻이라네. 음, 그렇지. 늙은이는 이만 가지. 젊은 사람들끼리 어울리는 게 더 즐겁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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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 수사는 다른 이들에게도 인사를 하더니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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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아직도 인재 영입에 힘쓰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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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나라를 합병한 이후 더 바빠졌다고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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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체 단련 전문가 마 수사도 인사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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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나도 이만. 다시 한 번 축하하네, 류 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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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사람들도 하나둘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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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까지 남아있던 이아금이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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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니, 일정 있어? 없으면 밥이라도 같이 먹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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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란이 미안한 표정을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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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일정 있는데... 밥은 내일 먹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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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아금이 대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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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 근데 무슨 일정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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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란이 대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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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원영기 공법 배우러 가야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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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일정은 수선계 일타강사 여무진 선생님과 함께하는 즐거운 공부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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