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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12-14 21:31:57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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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식을 준비할 때 발생하는 파동은 숨길 수 없다.

범인들은 결코 알 수 없지만, 당시 유나라에 있던 수도자는 모두 느꼈다.

그건 합동 추격대의 대원들도 마찬가지였다.

그들은 서둘러서 파동의 진원지로 향했다.

위지목이 의식을 준비하고 있는 게 분명했다.

일단 시작되면 도중에는 개입할 방법이 없었다.

마침내 의식 장소에 도착한 대원들은 목격했다.

광풍처럼 휘몰아치는, 막대한 천지영기의 와류.

의식의 규모는 명백하게 상식을 벗어나 있었다.

거대한 회오리가 산을 통째로 삼킨 상태였다.

이내, 바람이 모여 구체 형태의 결계가 완성됐다.

의식 장소가 외부 세계와 완전히 격리됐다.

천지영기의 밀도가 너무 높아서 영안술을 사용하지 않아도 눈에 보일 지경이었다.

칠흑 같은 결계 안에서 번개가 번쩍였다.

하늘의 시련, 천겁이었다.

그 여파 때문에 접근하는 것조차 불가능했다.

이렇게 된 이상 의식 직후를 노려야만 했다.

대원들은 너도나도 피리를 꺼내 불었다.

인면조가 연신 날아다니며 소식을 전했다.

다른 추격대에게, 저 멀리 있는 원영기 수사에게.

잠시 후, 인근에 있던 지원군이 대부분 합류했다.

순식간에 불어난 합동 추격대는 마른침을 삼켰다.

의식을 마친 위지목이 도망치지 못하도록 묶어 두는 게 그들의 임무였다.

원영기 수사의 지원이 올 때까지만 버티면 된다.

다행히도 의식이 막 끝났을 때가 위지목이 가장 취약해지는 순간이었다.

천겁을 버티느라 체력과 정신력을 소모했고, 아직 새로운 힘에는 익숙해지지 않은 상태다.

위지목을 사냥하려면 그 틈을 노려야 했다.

긴장한 채 대기하던 추격대가 눈을 의심했다.

도저히 믿기 힘든 일이 벌어졌다.

눈부신 섬광과 함께 천지가 요동쳤다.

의식 장소를 격리하고 있던 구형 결계의 부피가 한순간에 두 배 이상 팽창했다.

상상하기 힘든 거력이 내부에서부터 결계를 찢어발기려 하고 있었다.

여기 모인 전원이 협력해도 불가능할 위업이었다.

돌연 엄청난 양의 천지영기가 몰려들었다.

그리고 곧장 결계를 수복하기 시작했다.

내부 압력을 못 이겨, 금방이라도 터질 것만 같았던 결계가 서서히 수축되기 시작했다.

합동 추격대는 그 모습을 넋 놓고 바라봤다.

주변 영기를 모조리 빨아들인 결계.

눈이 멀 것만 같은 강맹한 천겁.

칼날처럼 사방을 난자하는 폭풍.

그리고 평생에 아로새겨질 광경을 목격했다.

사납게 울부짖던 폭풍이 잠잠해졌다.

천겁이 그치고, 결계마저 녹아내렸다.

일대의 모든 천지영기가 한 점으로 압축됐다.

먹구름 사이로 한 줄기 서광이 비쳤다.

빛 속에는 어린 소녀와 반투명한 아기가 있었다.

아기 모습을 한 영체가 바로 원영이었다.

평균을 한참 웃도는 초우량아였다.

아기는 신기하다는 표정으로 사방을 둘러봤다.

그다음으로 자기 손바닥을, 발바닥을, 마지막으로 아래에 있는 소녀의 육신을 바라봤다.

원영은 소녀의 정수리를 조심스레 쓰다듬다가 그 안으로 쏙 들어가 버렸다.

소녀, 류서란이 감고 있던 눈을 떴다.

서대륙에 새로운 원영기 수사가 등장했다.

그녀의 나이 삼십오 세였다.

합동 추격대 전원이 비슷한 생각을 했다.

수배자 위지목은 어디로 갔지?

도대체 결계 안에서 어떤 일이 있었던 거야?

그리고 저 사람, 류서란이잖아?

왜 여기 있는 거지?

서대륙 수도자들 중 저토록 어린 외모를 가진 건 오직 류서란뿐이었다.

나이 스물에 금단을 형성했다는, 최연소 결단기 수사에 대한 소문은 모르는 사람이 더 드물었다.

비록 서란을 직접 본 적이 없다고 해도, 누구나 쉽게 유추할 수 있는 문제였다.

대원들은 서란의 다음 행보를 기다렸다.

최연소 결단기에 이어서 최연소 원영기였다.

여의주만 한 금단과 어린애 머리통만 한 원영.

그야말로 화신기에 걸맞은 재목이었다.

방금 막 천겁을 이겨낸 참이다.

하늘이 내린 천재는 과연 어떤 반응을 보일까.

감격에 겨워 환호할 것인가, 눈물을 보일 것인가, 그것도 아니면 오연한 태도로 스스로의 비범함을 드러낼 것인가.

모두가 숨죽인 가운데, 서란이 말했다.

“아...!”

수선계 고금 제일의 천재, 류서란이 원영 형성 이후에 가장 먼저 내뱉은 기념비적인 한 마디였다.

서란은 황급히 산사태 토사를 치우기 시작했다.

냅다 집어던진 금단 생존자가 떠오른 탓이었다.

다행히도 금단 생존자는 무사했다.


뒤처리는 금방 끝났다.

수많은 수도자들을 살해한 위지목은 죽었다.

류서란은 의식에 난입해서 악인을 처단, 이후 천겁을 견뎌내고 원영기 수사가 됐다.

나머지는 추격대원들이 알아서 처리해 줬다.

서란과 금단 생존자의 증언 기록하기.

무너진 산봉우리 파편 치우기.

박살난 인형 사 자매와 금강야차 조각 찾기.

부대원들이 바쁘게 움직이는 동안, 서란과 금단 생존자는 짧았던 모험을 되돌아보고 있었다.

“기억은 좀 어떤가요?”

금단 생존자가 대답했다.

“아직 군데군데 구멍이 뚫려 있기는 한데... 그래도 많이 좋아진 것 같습니다.”

금단 생존자는 기억 일부를 잃어 버렸다.

위지목이 그의 상반신을 날려버린 탓이었다.

그래도 증상이 경미해서 곧 회복할 것 같았다.

서란이 다른 질문을 했다.

“없어진 몸은 어쩌실 거예요?”

점토인형 안에 든 금단 생존자가 대답했다.

“글쎄요, 잘 모르겠네요...”

“인형술은 어떠세요?”

“그것도 괜찮을 것 같네요. 문제는 비용이군요...”

금단 생존자가 살짝 침울해졌다.

모아둔 재산이 얼마 안 되는 모양이었다.

그래도 금방 기운을 차렸다.

“아무튼, 이렇게 큰 도움을 주셔서 감사합니다.”

“해야 할 일을 했을 뿐인 걸요.”

“류 수사님 덕분에 저도 그렇고, 많은 수도자들이 목숨을 건졌습니다.”

서란은 보람을 느끼며 금단 생존자와 헤어졌다.

막 임시 주둔지를 떠나려던 찰나, 대원 한 명이 말을 걸었다.

“류 수사님, 현상금은 어디로 보내드리면 될까요?”

서란이 물었다.

“현상금이요?”

“예, 위지목에게 걸린 현상금이요.”

서란은 잠깐 동안 고민했다.

그러다 문득 뒤를 돌아봤다.

금단 생존자가 쉬고 있는 막사가 보였다.

서란이 대원에게 말했다.

“현상금은 피해자 구제에 사용해 주세요.”

“액수가 꽤 되는데요?”

“괜찮습니다.”

통 큰 기부 이후, 서란은 임시 주둔지를 떠났다.

석연화에는 인형 파편이 가득 실려 있었다.

덕분에 비행 속도가 좀 느렸다.

느릿느릿 날던 서란이 막 양나라 국경에 도착했을 무렵, 발 없는 말이 서대륙을 휩쓸었다.

범인은 합동 추격대가 해산된 뒤, 소속 수도문파로 돌아간 대원들이었다.

그들은 자기가 두 눈으로 목격한 놀라운 일화를 하나도 빠짐없이 보고서에 적었다.

어디에 제출했는지는 볼 것도 없었다.

합동 추격대 구성원들은 전원이 결단기 수사.

절대 다수가 문파 수뇌부의 일원이었다.

보고서를 읽은 수뇌부들의 반응은 한결 같았다.

“와, 서른다섯...”

“아니, 이게 말이 되나...”

“안될 건 또 뭡니까?”

“비결이 도대체 뭐지?”

“금단이 주먹만 하다니...”

“그런데 원영이 이렇게 크면 두개골 안에 다 들어가긴 하나요?”

“정말 부럽군요.”

“결단기에서 원영기까지 십오 년이면... 아무리 늦어도 팔십 년 안에는 화신기에 도달하겠군요.”

“그것보다 위지목을 혼자서 죽였다는 게 더 놀랍군요. 이 자에게 죽은 결단기 수사가 몇 명인데...”

“결계 때문에 과정을 지켜보지 못해서 아쉽군요.”

“지형 복구 도중에 인형 파편이 나온 걸 보면 인형술사가 확실해 보입니다.”

“인형술 같은 비주류 법술로 어떻게 이겼지?”

“그쪽 문파, 이름이 분명 오죽문이었나요? 거기는 화수 법술과 연단술로 유명한 곳 아니었습니까?”

“맞습니다, 그리고 류 수사는 토속성이죠.”

“아, 기억납니다. 토목 공사를 한다고 여기저기 돌아다니지 않았던가요?”

“그 사슴뿔 달린 여자애랑 같이 다니던?”

“예, 우리 문파 인공호도 류 수사 작품입니다.”

“그러고 보니 뿔 달린 일행도 만만치 않았죠.”

“오죽문과 원한이 없는 게 참 다행이군요.”

“아니, 그런데 진짜 어떻게 이겼지?”

“혹시 인형술이 강한 거 아닐까요?”

“그건 진짜 아닌 것 같습니다.”


대륙이 술렁이는 동안, 서란은 오죽문에 돌아왔다.

오죽문은 문파 비승에 한 걸음 가까워졌다.

수뇌부는 환한 미소로 서란을 반겨줬다.

원영 의식 비용을 아낀 문파 재정 담당자들도 행복하긴 마찬가지였다.

서란은 돌아오자마자 간단한 예식에 참석했다.

원영기 수사라면 누구나 거치는 의식이었다.

평소 알고 지내던 지인들이 감사 인사를 했다.

“류 수사님. 문파를 위해서 노력해 주신 점,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서란이 정해진 말로 보답했다.

“아닙니다. 저를 위해 희생해 주신 점,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이후에도 비슷한 말을 몇 차례 더 주고 받았다.

앞으로도 수행에 정진하겠다는 서란의 선언을 끝으로 모든 절차가 끝났다.

서란과 지인들은 편하게 앉아서 대화를 나눴다.

서란과 이아금을 오죽문으로 데려온 왕 수사가 공손하게 말했다.

“류 수사님, 원영 응집을 축하드립니다.”

서란이 손사래를 쳤다.

“아니, 왕 수사님. 그냥 평소처럼 말씀해 주세요. 이제는 공적인 자리도 아닌 걸요.”

공적인 자리라면 나이가 많아도 보다 경지가 높은 수도자에게 공대를 해야 한다.

하지만 사적인 자리라면 크게 상관없었다.

당사자들끼리 알아서 하라는 식이었다.

왕 수사가 살짝 웃으며 그렇게 했다.

“그래, 알겠네. 아무튼 축하한다는 말은 진심이라네. 아, 고맙다는 말도 해야겠군.”

서란이 물었다.

“고맙다니요?”

“그냥, 열심히 해줘서 고맙다는 뜻이라네. 음, 그렇지. 늙은이는 이만 가지. 젊은 사람들끼리 어울리는 게 더 즐겁겠지.”

왕 수사는 다른 이들에게도 인사를 하더니 떠났다.

그는 아직도 인재 영입에 힘쓰고 있었다.

유나라를 합병한 이후 더 바빠졌다고 들었다.

신체 단련 전문가 마 수사도 인사를 했다.

“그럼 나도 이만. 다시 한 번 축하하네, 류 수사.”

다른 사람들도 하나둘 떠났다.

끝까지 남아있던 이아금이 물었다.

“언니, 일정 있어? 없으면 밥이라도 같이 먹자.”

서란이 미안한 표정을 지었다.

“나 일정 있는데... 밥은 내일 먹자.”

이아금이 대답했다.

“그래, 근데 무슨 일정이야?”

서란이 대답했다.

“나 원영기 공법 배우러 가야 해.”

다음 일정은 수선계 일타강사 여무진 선생님과 함께하는 즐거운 공부 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