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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란은 낙찰가를 확인하고 경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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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 십, 백, 천, 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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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저히 현실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몇 번이나 자릿수를 확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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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그런다고 뭐가 바뀌는 건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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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족 태성기 공법은 여전히 정신 나간 가격을 자랑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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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사려고 마음 먹으면 살 수는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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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족 태성기 공법이 아무리 비싸다고 해도 선과보다 비싼 건 아니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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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승 직후, 토선과 두 개를 팔아서 마련한 자금은 아직도 잔뜩 남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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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그건 그거고, 이건 이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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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돈 주고는 이 정신 나간 가격에 절대 못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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억울해서 기절할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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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란은 미련 가득한 손짓으로 단말기를 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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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단말기를 서랍 속에 처박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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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보고 있다가는 심마에 걸릴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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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날 정오, 함께 점심을 먹던 금영영이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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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란, 왜 그렇게 죽상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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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족 태성기 공법이 필요한데 너무 비싸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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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 그러면 법관 고시 한번 응시해 봐. 따지고 보면 너도 용이잖아. 성실하기도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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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란이 의아한 얼굴로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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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관 고시? 갑자기 그건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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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영영이 여상한 목소리로 대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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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거 합격하면 용족 태성기 공법 주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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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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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란은 밥 먹다 말고 자기 방으로 달려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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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허겁지겁 서랍에서 단말기를 꺼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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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급한 나머지 가구를 부술 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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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란은 검색어를 입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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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 관, 고,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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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련 정보가 우수수 쏟아져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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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관고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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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식 명칭은 법원 공개채용시험 용족 전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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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원향의 사법 기관, 최고재판소가 직접 주관하는 대규모 법관 선발 시험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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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시 요건이니, 시험 절차니 꽤나 복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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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지금 궁금한 건 그런 게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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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란의 눈이 바쁘게 움직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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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침내 합격자 특전 및 혜택을 발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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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격자는 짧은 연수를 거쳐 법관으로 임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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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격자에게는 용족 태성기 공법, 수명경벽회공에 더해 다종다양한 수행 자원이 지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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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격자는 누적된 공헌도를 여타 공법이나 수행 자원과 교환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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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관 고시인지 뭔지에 합격하면 용족 태성기 공법을 준다는 금영영의 말은 사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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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란은 수명경벽회공에 대해서 검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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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행히 천라지망 백과사전에 등록되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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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 : 수명경벽회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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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류 : 용족 태성기 공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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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석 : 맑은 거울을 닦아 회색을 쪼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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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란은 문서를 정독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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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 심판관 선백파흑진군께서 몸소 창안하신 감각 강화형 공법이다. 용족 공법답게 용안의 권능을 대폭 강화하는 게 주된 효능이다. 법원 공개채용시험 용족 전형(일명 법관 고시) 합격자들에게만 특별 지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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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 심판관이라면 서란도 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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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승한 지 얼마 안 됐을 때 등백월에게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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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백파흑진군은 도원향 소속의 용족 지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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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란이 식당으로 돌아오자 금영영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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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 봐, 내 말이 맞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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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게... 수명경벽회공이라고, 평범한 것도 아니고 무려 지선이 직접 창안한 공법이라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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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공법 하나 배우려고 여의주 완성한 태성기 용족들이 법관 고시에 그렇게나 매달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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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로 자리에 앉은 서란이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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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너는 그런 정보를 어떻게 알고 있는 거야? 정작 태성기 수사인 나랑 담청 님은 몰랐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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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영영은 씨익 웃으며 대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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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있어, 그런 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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셀 수 없이 많은 배역을 완벽하게 수행하기 위한 자료 조사의 일환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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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심 식사를 마친 서란은 등백월을 찾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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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관 고시에 대해서 물어보기 위해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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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마침 인형 정비가 필요한 시기이기도 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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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란은 등백월의 오른팔을 분리하며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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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 수사, 혹시 법관 고시라고 아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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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관 고시요? 글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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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규모 법관 선발 시험이래요. 정식 명칭은 법원 공개채용시험 용족 전형이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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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백월은 남은 손으로 턱을 괴고 생각에 잠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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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인의 인적 사항 이외에는 모르는 게 없던 박식한 사람이 대답을 못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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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란 입장에서는 뭔가 신선하게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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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시 후, 등백월이 입을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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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리 생각해 봐도 모르겠네요. 혹시 어디서 주관하는 시험인지도 아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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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원향의 최고재판소가 주관한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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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재판소? 아, 설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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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란이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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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 뭔가 떠오르셨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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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재판소의 수장이 선백파흑진군이라는 분 아닌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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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란은 빠르게 기억을 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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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까 본 천라지망 백과사전에 따르면 최고재판소의 수장은 최고 심판관 선백파흑진군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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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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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란이 고개를 끄덕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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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 맞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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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그랬군요. 제가 봉인되어 있는 사이에 기관명이 변경된 모양입니다. 예전에는 분명 최고재판소가 아니라 최고심판소였습니다. 선백파흑진군께서 최고 심판관이라고 불리셨던 것도 그런 이유 때문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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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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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란은 정비하던 오른쪽 인형팔을 탁자 위에 조심조심 내려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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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소매에서 족자형 단말기를 꺼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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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색어를 입력하자 관련 정보가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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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란이 단말기를 들여다보며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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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 진짜네요. 최고재판소의 예전 이름이 최고심판소래요. 지나치게 권위적인 인상을 준다고 3만 년 전쯤에 지금처럼 바꿨대요. 법관 고시도 그때부터 시행됐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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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쩐지... 그나저나 기관명 이외에도 이것저것 많이 바뀌었나 보군요. 공개채용 같은 방식으로 구성원을 뽑는다니, 예전이었으면 상상도 못할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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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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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백월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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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심판소였던 시절에는 모든 심판관을 비밀리에 선발했거든요. 사실상 사법 기관이라기 보다는 정예토벌부대에 더 가까웠죠. 저번에 말씀 드렸었죠? 선계의 질서를 해치면 어떻게 되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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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독점법 때문에 쪼개진 단말기 회사나 위폐 생산하던 수도가문 말씀하시는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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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습니다. 다 지난 일이라서 얘기하는 거지만, 그때 진짜 분위기 살벌했었습니다. 선계 전역이 숨죽이고 경과를 지켜봤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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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란이 오른팔을 동체에 연결하며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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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정도였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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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 반독점법 사건이 특히 더 그랬죠. 까딱하면 선계 전역이 불바다가 될 수도 있는 아찔한 상황이었습니다. 다행히도 회사 지도부가 제때 항복을 선언했죠. 덕분에 천문학적인 벌금과 회사 분할 정도로 끝났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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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폐를 생산하던 수도가문은 어떻게 됐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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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백월이 오른팔을 이리저리 움직이며 대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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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몰살됐습니다. 선계 전역으로 도주한 수뇌부는 선백파흑진군의 법술 한 번에 일소됐고, 나머지 관련자들은 심판관 부대가 차례차례 주살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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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술 한 번으로 선계 전역에 흩어진 수뇌부를 공격했다고요? 상상이 잘 안 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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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괜히 지고의 경지라고 불리는 게 아닙니다. 뭐, 선백파흑진군께서 유달리 강하신 것도 사실이지만 말입니다. 아, 이제 좀 오른팔이 잘 움직이는군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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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란은 새로 얻은 정보를 머릿속에 잘 정리하며 등백월의 방을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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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란은 그 길로 담청을 찾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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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청은 저택 중정에서 잉어들과 헤엄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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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승할 때 용궁에 태워서 데리고 왔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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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못 밖으로 고개를 내민 담청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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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형 정비는 끝난 것이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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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 방금 막 끝났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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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 그러면 지금부터 함께 수영하지 않겠느냐? 내가 새로 개발한 수영법을 보여 주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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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란이 고개를 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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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청 님, 정말 안타깝지만 그럴 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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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그러느냐? 혹시 다시 어지러워진 것이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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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요, 저는 멀쩡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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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청이 의아한 얼굴로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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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 왜 같이 수영을 할 수 없다는 것이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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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청 님, 정말 실례되는 질문이지만 최근에 수행은 얼마나 하셨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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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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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란이 말을 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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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최근 법보 한증막에 들어간 건 언제였나요? 제가 반인반룡이 되기 이전 아니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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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그것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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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생각이 맞았나 보군요. 그때부터 벌써 보름 가까이 지났건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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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청이 허둥지둥 변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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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그게... 그, 그래! 아직 용족 태성기 공법을 못 구하지 않았느냐! 나는 훗날 더욱 힘차게 수행하기 위해 체력을 비축하고 있는 것이다! 마치 겨울잠을 자는 곰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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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그러셨군요. 용족 태성기 공법을 구하면 다시 열심히 수행하실 생각이셨던 거죠? 그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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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 내 말이 바로 그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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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란이 활짝 웃는 얼굴로 본론을 꺼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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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잘 됐네요, 지금이 바로 겨울잠에서 깨어나실 순간입니다. 내년부터 저랑 법관 고시 준비하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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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 법관 고시? 그게 무엇이더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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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원향 최고재판소에서 주관하는 법관 선발 시험입니다. 합격하기만 하면 용족 태성기 공법과 함께 다양한 수행 자원을 왕창 지급해 준대요. 담청 님도 같이 가실 거죠? 그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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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청이 떨리는 목소리로 되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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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 가다니? 어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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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연히 유학이죠. 제가 알아봤는데, 계2 구역 어딘가에 태성기 용족들이 모여서 법관 고시를 준비하는 섬이 존재하더라고요. 영백도라는 곳인데, 면학 분위기는 말할 것도 없고 강사들 실력도 출중하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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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 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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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청은 힘없이 연못 바닥으로 가라앉아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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