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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대체 뭔 상황인지 디에타가 이해하지 못하고 있을 무렵이다. 파시온이 디에타의 귀에 작게 속삭였다. 기사의 눈에는 보이는 게 있었으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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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세 사람, 손가락이 부러져 있습니다. 무릎하고 발목도 부러트렸군요. 한쪽 다리로 절뚝이며 걸을 수 있을 정도로만 정확하게 박살 내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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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시온이 놀란 듯한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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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두 번 해본 솜씨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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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에타는 마른침을 삼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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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시온과의 내기에서 분명 나흘에 걸긴 했지만, 그마저도 상당히 희망적인 관측이었다. 저 세 수배범은 현상금 사냥꾼들도 애먹는 뒷골목의 출신들이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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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그걸 고작 하룻밤 만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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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기질 않는 성과였다. 소년이 성공적으로 의뢰를 달성했음을 인정하고, 보수를 지급해야 한다는 사실은 알고 있었지만 디에타는 곧장 입을 열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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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그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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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가 아직 충격에서 빠져나오지 못한 가운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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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들 한번 확인해 주실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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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진이 집무실의 책상에 가죽 주머니를 올려놨다. 디에타 곁에 서 있던 파시온이 주머니 내부에 위험한 것이 없음을 확인하고선, 책상에 내용물을 엎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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쏟아진 것은 금화와 조작된 장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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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각종 값비싼 장신구와 금괴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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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수배범이 디에타 상단에 장난질을 쳐 벌어들인 돈과 물건들. 그리고 그것들을 팔아서 현물화한 것들을 나진은 모조리 찾아서 들고 온 것이다. 그 사실을 이해한 순간 디에타는 헛웃음을 터뜨리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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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걸 다 어떻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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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물음에 제가 이쪽으론 좀 도가 텄습니다, 하고 답하려던 나진은 이내 입을 다물었다. 제 전직이 뭐였는지 굳이 설명할 필요는 없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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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을 열게 만드는 방법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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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가락 좀 꺾다 보면 다 불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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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으로 나진은 그리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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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물어보고 싶네. 정말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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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진의 귓가에 멀린은 어이없다는 듯한 목소리가 메아리쳤다. 가까운 곳에서 나진의 일처리를 보았음에도, 멀린은 그 일련의 과정을 받아들이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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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가락을 꺾어가며 고문해 얻은 정보의 파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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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파편을 들고 잠시 고민하던 나진은 곧장 그들이 숨겨놨던 금고 위치를 찾아냈다. 도대체 어떻게 하면 그 파편에서 그런 결론이 나오는지 멀린으로선 이해할 수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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곁에서 보고 있자니 나진이 마술이라도 부리는 기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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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멀린의 목소리와, 디에타의 어이없는 눈빛에 나진은 그저 웃을 뿐이었다. 저 두 사람은 모르겠지만 나진은 본래 처형인인 동시에 조직의 수금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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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겨두는 데야 뻔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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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놈들이 돈을 숨겨두는 방식이야 뻔했고, 조금의 정보만 있어도 금고를 찾는 건 어렵지 않았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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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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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묵하던 디에타의 입가에 미소가 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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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의 입꼬리가 올라갔다. 가늘게 뜬 눈동자가 반짝였다. 어제 보았던 것보다 더 짙어진 샛노란 눈동자에 나진이 움찔, 제 어깨를 떨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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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상 이상인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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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에타가 환히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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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는 집무실 한구석에 쌓여있는 종이를 한 장 꺼내 들고, 깃펜으로 쓱쓱 글자를 적어 내려갔다. 그리곤 상단주로서의 인장을 찍은 뒤 나진에게 넘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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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뢰 보수입니다. 1층의 거래 창구에 보여주면 바로 환전해 줄 거예요. 저희 상단은 은행도 겸하고 있으니 금고지기들에게 맡겨서 보관해 둬도 좋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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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들려주신 보수금보다 0이 하나 더 많은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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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 처리가 너무 만족스러워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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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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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에타가 자리에서 일어섰다. 손에 끼고 있던 새하얀 장갑을 벗은 그녀가 나진에게 손을 내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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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우리 자주 볼 것 같은데, 통성명이나 할까요? 어제 이름을 못 물어봤던 것 같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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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말씀 드렸듯이 제 이름은 디에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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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이름은 뭔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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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력적인 미소와 함께 소녀는 그리 질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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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나진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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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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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이 집무실을 나가고 잠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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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에타는 허공에 내밀고 있는 제 손을 멍하니 바라봤다. 장갑을 벗어 드러난 새하얗고 가느다란 손가락. 장갑을 벗고 손가락을 드러낸다는 건 그녀 나름의 신호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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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마음에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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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우리 자주 좀 보자··· 같은 느낌의 신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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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름대로 제 외모에 자신이 있는 디에타였다. 가문에서 가출하기 전에는 몇번이고 혼담이 오가며, 한철 장사로 팔려나갈 뻔했던 자신이 아니던가. 외모 만큼은 아르베니아 가문의 여식 중에서 가장 빼어났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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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자신이 최대한 예쁘게 웃으며, 장갑을 벗어 건네는 악수. 남자라면 그래도 나름 호감을 느낄만한 장면이 아니었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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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명 그럴 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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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이 뻗은 손을 소년은 붙잡지 않았다. 제가 아직 댈만한 이름이 없어서, 라는 말을 남긴 채 유유히 집무실을 빠져나갈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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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백하지도 않았는데 차인 기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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뭔가 몹시 미묘한 기분을 느끼며 디에타가 허공을 몇 번 움켜쥐었다. 기분이 나쁠 만도 하지만 디에타는 오히려 미소 지었다. 하기야, 이렇게 쉽게 손에 잡히면 재미가 없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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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단했죠? 아까 그 소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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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자리에 앉아 장갑을 낀 디에타가 말했다. 그녀의 곁에 서 있던 파시온은 고개를 끄덕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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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실히 상상 이상이로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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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봐도 그래요. 정체가 뭘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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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도시에서 숱한 모험가와 용병들을 봐온 디에타다. 그렇기에 그녀는 안다. 전문 현상금 사냥꾼도 저 소년처럼 이렇게까지 깔끔하고 빠르게 일 처리를 하진 못한다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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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체 저 소년의 정체가 뭘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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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 모를 소년과 나눴던 대화를 곱씹으며 디에타가 턱을 괸 채 고민했다. 아무런 뒷배경이 없다기엔 소년이 보여준 솜씨가 심상치 않았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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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 현상금 사냥꾼보다 깔끔한 솜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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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 이런 쪽 일을 했던 사람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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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가 알기로 이 분야에서 이렇게까지 뛰어난 실력을 보여주는 이들은 레인저(Ranger) 말곤 없었다. 암행과 암습, 추격에 최적화된 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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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 정말 레인저 출신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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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레인저라기엔 소년의 나이는 어려 보였다. 만약 레인저였다면 최연소 레인저였을 텐데, 그런 소문은 들어본 적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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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레인저 훈련병 출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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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 훈련병이 이렇게까지 뛰어나진 않을 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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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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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순간 디에타의 머릿속에 휙 스치고 지나가는 정보가 하나 있었다. 레인저들 중 당연 으뜸으로 치는 ‘테첼 산맥’의 레인저들. 최정예들만 모인다는 그곳은 후보생들부터가 차원이 다르다는 소문이 돌곤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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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어렸을 때부터 사람을 죽이는 방법과, 함정을 파는 것, 매복과 추격과 고문을 배우는 후보생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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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완성된 후보생들은 세상 물정 모른 채 한평생 국경선에 인접한 테첼 산맥에서 적들을 요격한다. 그들 중 극히 소수만이 그 지옥과도 같은 곳을 졸업해 ‘테첼 산맥의 레인저’라 불림을 디에타는 알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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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를 수가 있을까. 이 도시에서 가장 유명한 용병 중 하나가, 바로 그 테첼 산맥의 레인저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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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 아까 그 소년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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억측에 불과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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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그 순간 디에타의 머릿속에 스쳐지나가는 것은 소년과 나눈 대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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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 뭐 산속 깊은 곳에서 수행하시다 오셨나요? 이건 상식에 가까운 부분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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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식이 없어 보이는 소년에게 던졌던 질문. 지나가듯이 던진 질문에 소년은 ‘비슷합니다’ 라고 답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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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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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에타가 숨을 헛삼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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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가 챱, 하고 테이블을 손바닥으로 두들기며 고개를 돌렸다. 제 옆에 서 있는 파시온을 바라보며 그녀가 호들갑을 떨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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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말했잖아요, 이거 남는 장사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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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 한 끼에 테첼 산맥의 레인저 후보생(추정)과 연결점을 만들었다. 투자의 귀재라 불려도 될만한 상황. 이번만큼은 파시온도 부정하진 못했다. 수준 높은 기사인 그가 보기에도 소년은 비범했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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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에타가 환히 웃으며 머릿속으로 주판을 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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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아, 냄새가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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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화 냄새가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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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화를 삼키는 뱀이 금화의 향기를 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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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에겐 나쁘지 않은 인상을 남겼으며 일단 관계를 텄다. 이제 조금씩 소년을 자신 쪽으로 끌어들이면 될 문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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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지않아 대성할 인재에게 투자하는 것만큼 효율 좋은 장사가 또 없음을 디에타는 알고 있다. 뛰어난 인재와의 연결점은 그것만으로도 상회의 입지를 드높여 주는 법이었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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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네요. 아주 좋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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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도시에 정착할 소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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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소년이 금화 몇닢의 가치를 가지고 있을지, 앞으로 얼마나 더 그 가치가 오를지 아직은 알 수 없었다. 알 수 없으니 차차 알아봐야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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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에게 어떤 제안을 건네고, 또 어떤 의뢰를 해야 호감을 살 수 있을지 고뇌하는 디에타의 눈동자는 평소보다도 더 샛노랗게 빛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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쿨럭. 짧은 기침 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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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디에타의 집중을 깨는 이가 있었다. 디에타는 시선을 늘어트려 제 앞에 결박된 세 수배범을 바라봤다. 그들을 바라본 순간 디에타의 눈동자는 한순간에 싸늘하게 식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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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들은 아무런 가치가 없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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쥐어 짜내봐야 금화 한 닢은 뱉을까 말까 한 무가치한 쓰레기들. 저런 쓰레기들에게 디에타는 관심이 없었다. 그녀는 싸늘한 목소리로 비서에게 명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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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끌고 나가서 처리해. 돈 될 부분은 팔아치우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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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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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갑이 한순간에 두둑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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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장 머무를 여관을 잡은 나진은 월세를 일시불에 결제했다. 생각보다 돈을 많이 벌었기에 월세와 식비를 한 번에 지불했는데도 아직도 돈은 한참 남아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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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앞으로 머무를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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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빛이 들어오는 창문과 푹신한 침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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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물며 일 층에 내려가면 식사도 할 수 있다고 하니 더할 나위 없는 조건이었다. 이 도시에선 제법 흔한 여관이라곤 하나, 나진에겐 흔치 않은 것이었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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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분간 밥 굶고 바닥에서 잘 일은 없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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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됐네. 이걸로 기본은 갖춘 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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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진이 고개를 끄덕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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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 자금을 마련하는 데 성공했다. 머무를 거처도 마련했고, 식사도 해결됐으며 명패를 만드는 것도 성공했다. 나진은 품 안에서 명패를 꺼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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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은 금속 조각에 불과한 명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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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번의 의뢰 완수와, 길드에서 신뢰성을 검증받고 나면 그제야 신분증으로서 효력을 가진다고 명패를 발급해 준 직원은 설명했다. 이 명패는 당신이 도시의 일원이 됐다는 증거일 뿐, 당신의 신분을 증명하진 않는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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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 이제부터 증명해 나가야 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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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실히 제게 최적의 무대긴 한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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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진이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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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부터 시작할 수 있고, 실력을 키우기에도 적합한 도시네요. 실적만 있다면 얼마든지 저를 증명할 수단을 만들 수 있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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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진은 명패를 제 손안에서 굴렸다. 아직은 금속 조각에 불과하지만, 실적을 쌓고 실력을 키운다면 이건 자신의 존재를 증명해 주는 신분증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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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거 말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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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린이 히죽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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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까 등급 설명 들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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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黑)색부터 시작해 백(白)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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색이 밝아질수록 등급은 높아지며, 더 상위의 의뢰와 상위의 시설을 사용할 수 있게 된다. 실력만 있다면 누구든지 위로 올라갈 수 있는 단순명료한 규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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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가 걷는 길은 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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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린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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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는 네가 걷는 곳마다 기록을 남겨야 하며, 네가 발을 디디는 곳의 가장 높은 곳에 올라야만 해. 그게 왕의 길이고, 영웅의 길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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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서가 그러했듯이 너 또한 그리 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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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누구도 범접할 수 없는 기록을 세우며 위로 올라가라. 멀린은 그렇게 말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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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표로 해야 할 게 어디인진 말 안 해도 알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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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진은 고개를 끄덕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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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연히 백색 등급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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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색 등급. 백각(白角).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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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높은 등급이자 이 도시의 정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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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이 도시에서 백색 등급을 지닌 이는 딱 다섯 명 뿐이었다. 그 다섯 명 중 둘은 검사였고, 그들의 경지가 무엇인지 나진은 길드의 게시판에서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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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드 시커(Sword Seek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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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이 가장 먼저 목표로 삼아야 할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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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짧게 2년으로 잡아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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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그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나진은 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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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것은 아서가 엑스퍼트에서 시커에 오르기까지 걸린 시간이다. 그게 얼마나 말도 안 되는 기간인지 나진은 이 도시에 오고 나서 알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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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퍼트에서 시커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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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능있는 엑스퍼트가 제대로 지원을 받는다면 시커에 이르기까지 통상적으로 15년 정도의 기간을 소모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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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재라 불리는 이들이 지원을 받는다면 10년의 세월이 소모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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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세출의 천재라 불리는, 검의 교단의 주인인 검성 카론이 엑스퍼트에서 소드 시커에 오르기까지는 7년의 세월이 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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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정보를 알기에, 멀린이 내건 2년이란 기간이 얼마나 말이 안 되는 요구인지 나진은 알았다. 알고 있음에도 나진은 도리어 미소 지었다. 웃음과 함께 나진은 입을 열어 제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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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은 무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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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진이 입꼬리를 틀어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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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이면 충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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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을 갈아치우고, 최연소란 최연소는 모조리 갱신하며 가장 높은 곳을 향한다. 그리고 나진이 갈아치워야 할 기록에는 당연히 아서 역시 포함돼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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쫓아가는 게 아니라 추월할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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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뭐라 한들 소년의 목표는 아서왕보다 높은 곳에 오르는 것이었으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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