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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 높이 솟아오른 사기의 근원을 향해 나아간 토벌대.
그리고 그들을 맞이한 것은 수많은 아쿠사레 버섯 골렘.
그리고 거대하고 흉측한 괴물.
아쿠사레 골렘과 괴물, 토벌대의 전투는 사방에서 토벌대를 포위하려는 적들과 이를 저지하고 반격하는 토벌대의 양상으로 바뀐 지 오래였다.
"제기랄! 어쩐지 그동안 일이 편안했더니만!"
토벌대의 일원으로 참가한 드워프 전사, 아인델프는 도끼를 휘두르며 소리쳤다.
"토벌 임무가 쉽게 끝날 리가 없지! 그런데 이 빌어먹을 골렘들은 뭐가 이렇게 맛있는 냄새를 풍기는 거야! 안 그래도 배고파 죽겠는데!"
"오, 우리 난쟁이 야만인이 배가 고픈가 보군. 차가운 맥주와 갓 구운 소시지를 곁들여 먹을 생각인가?"
누가 듣더라도 빈정거리는 어조.
아인델프는 발끈했지만 지금 상황이 상황이라 동료 엘프 예리카가 아니라 막 모습을 드러낸 버섯 골렘의 핵을 향해 도끼를 휘둘렀다.
그리고 소리쳤다.
"누가 저 촉새 같은 귀쟁이 여편네 주둥아리 좀 다물게 해!"
"그럴 틈이 없소! 모두 내 앞으로!"
파티의 리더이자 유일한 마법사인 주린이 소리쳤다.
흩어졌다가 뭉치기를 반복하던 아인델프와 예리카를 비롯한 파티원들은 반쯤 구르다시피 주린의 곁으로 굴러들어왔다.
그들만이 아니었다.
어떤 전사는 작은 요새의 문짝 같은 대방패를 앞세웠다.
한 마법사가 주문을 마치고 발을 구르자 큼지막한 흙벽이 솟아올랐다.
주문을 마친 주린 또한 롱소드를 집어넣고 지팡이를 앞으로 펼쳐 파도의 장벽을 일으켰다.
그리고 파도가 얼어붙기 무섭게 몸과 날개를 격렬하게 털기 무섭게 괴물의 몸에서 흩뿌리듯이 발사된 수백, 수천 개의 손톱이 전장을 뒤덮었다.
몇 번째인지 모를 광역 공격을 얼어붙은 파도의 뒤에서 피하며 아인델프가 투덜거렸다.
"제기랄, 우리 대마법사 대선배께서는 아침때처럼 방어 마법을 펼쳐주실 수는 없는 건가!?"
"야 이 욕심쟁이 털보 수염아! 저렇게 열심히 일하시는데 양심이 있으면 말하면 안 되지!"
단검에 묻은 고소한 기름을 빠르게 닦아내던 노움 도적, 클링크가 아인델프의 정강이를 걷어찼다.
클링크의 말은 정확했다.
토벌대장이자 대마법사인 캐서린은 토벌대의 모험가를 지휘하고, 전선의 불리한 곳에 지원 마법을 펼치면서 괴물이 직접 투척하는 거대한 아쿠사레 버섯 골렘을 손수 요격하고 있었다.
그녀의 곁에는 네크로맨서 나르케가 활약하고 있었다.
창백하게 빛나는 눈동자처럼 빛을 발하는 지팡이와 손을 휘두르는 나르케가 손을 움직이며 주문을 읊었다.
아무것도 아닌, 그저 손을 움직인 행위.
하지만 그 손가락이 가리킨 끝엔 토벌대가 사냥한 아쿠사레 버섯 골렘의 일부가 일어나 조금 전까지만 해도 동족이었던 이들을 공격했다.
"아, 이런."
"뭐, 뭔데. 요술쟁이. 불안하게."
"방패의 내구도가 한계에 다다랐소."
"뭐?"
클링크의 얼빠진 목소리가 끝나기 무섭게 한계에 다다른 얼음 파도가 무너져 내렸다.
다행인 것은 괴물의 광범위 공격이 끝났다는 것.
불행인 것은 대처할 틈도 없이 거대한 아쿠사레 버섯 골렘이 주먹을 휘두르고 있었다는 것.
아찔한 순간, 사제복 위로 체인메일을 걸친 여인이 튀어나가 철퇴로 주먹을 찔렀다.
웅덩이에 생긴 파동처럼 요동치던 주먹이 허공에 파편으로 흩날렸다.
산산조각이 나 그 충격으로 골렘이 뒤로 주춤거리기 무섭게 주린의 방패에 숨어있던 패거리는 재빠르게 골렘을 사냥했다.
"누구 저 괴물의 공격에 맞은 사람 없지? 있으면 빨리 말해. 정화해야 하니까."
"우리 요술쟁이 양반 덕분에 무사해."
"흠! 흠. 그래?"
다가오던 골렘을 철퇴질 한 번에 침묵시킨 여사제 뤼미에르는 포니테일로 묶은 긴 머리를 휘적거리며 주변을 둘러보다가 나르케를 보고 발끈.
하려고 했지만, 어느새 냄비를 꺼내든 아인델프를 보고 움찔거렸다.
냄비에 음푹 들어간 자국은 유난히 뤼미에르의 모습과 닮아 있었다.
"아인델프. 그건 왜?"
"아니, 댁이 또 시체귀쟁이한테 달려들면 이걸로-"
"나라고 맨날 이단 대가리를 깨부수는 건 아니야."
"그냥 저쪽에 있는 더 거대한 괴물이 더 꼬와서 그런 건 아니고?"
아인델프의 빈정에 뤼미에르는 입을 다물고 고개를 돌렸다.
무언의 긍정이었다.
괴물이 괴물이거니와, 나르케라는 이단은 수천 개의 손을 비늘처럼 지닌 눈앞의 혐오스러운 괴물에 비하면 용인할 수 있는 수준에 불과했으니까.
"어이! 떠버리들! 언제까지 담소를 나눌 거야!?"
버섯 골렘의 촉수를 회피하는 예리카의 무릎을 밟고 도약해 아쿠사레 버섯 골렘에 매달린 클링크가 소리쳤다.
"아직도 처리할 놈들이 넘쳐나는데!"
"뭐, 그래도 처음보다는 숫자가 줄어들었으니 좀 편해질까 싶구먼"
클링크를 떼어 놓으려 몸을 이리저리 돌리던 골렘을 롱소드로 마무리한 주린이 칼에 묻은 기름을 털어냈다.
그때, 골렘의 투석을 얼음창으로 받아친 캐서린은 그대로 부서져 흩어지던 창의 파편을 그러모아 통나무같은 얼음 기둥을 미사일처럼 발사했다.
쿠구구구궁-!!!
비상한 얼음 통나무는 그대로 괴물에게 작렬.
환공포증이 생길 것 같은 몸체를 지탱하는 앞다리를 부숴버리며 괴물의 몸체 하단에 틀어박혔다.
한 번에 다리를 3개나 잃어버린 거대한 괴물.
당연히 균형을 유지할 수 있을 리가 없었다.
괴물은 그대로 앞으로 엎어졌다.
히이야아아아아아아아아-!!!
마음을 얼어붙게 만드는 섬뜩한 비명.
괴물의 머리에 매달려 움직임에 따라 갈대처럼 흐느적거리던 인영의 구멍이란 구멍에서 창백한 빛이 뿜어져 나왔다.
하늘로 올라가던 사기가 그대로 지상에 깔리기 시작했다.
토벌대의 모두가 한눈에 볼 수 있는 광경.
캐서린을 포함한 경험 많은 이들은 드디어 괴물이 본격적으로 나서려 한다는 것을 눈치챘다.
모험가들이 긴장하는 가운데 주린과 패거리의 힐러.
뤼미에르는 반대로 소리쳤다.
"저거다!"
"뭐? 갑자기 뭔-"
"보면 모르겠어!? 척 봐도 저 대가리가 약점이잖아!"
황당해하는 아인델프에게 소리친 뤼미에르.
이내 방패와 메이스를 꼬나쥐고 괴물을 향해 혼자 돌격했다.
"허허, 이거 완전 개판이로군. 모두 뤼미에르를 따라가시오!"
"돌겠네. 드워프! 따라와!"
"옘병!"
파티원의 돌발행동에 모두가 당황하지 않았다.
그러면 그렇지라는 표정으로 욕을 한마디씩 내뱉은 이들은 뤼미에르가 분쇄기처럼 버섯 골렘을 갈아버리면서 만든 길을 따라 달렸다.
당연하게도 아쿠사레 버섯 골렘들은 가만히 있지 않았다.
전장에 울려 퍼진 비명, 그리고 사기.
그와 함께 아쿠사레 버섯 골렘은 더욱 빠르고 격렬하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이전보다 더더욱 가열찬 공격이 뤼미에르와 그 뒤를 따르는 패거리를 덮쳤다.
하지만.
"쟤들 왜 저러는 거야?"
"보면 모르겠냐? 약점 같은 거라도 발견했겠지!"
군중심리.
한 명이면 몰라도 다수가 갑자기 튀어나가기 시작하자 베테랑 모험가들은 경험으로 전장의 변화를 체감하고 패거리의 뒤를 따르기 시작했다.
이내 다른 모험가들에게도 그 분위기가 전달됐다.
전장의 상황은 방어, 유지에서 자연스럽게 공세로 전환.
"맙소사. 가까이서 보니 훨씬 더 끔찍한데."
"구더기와 슬라임의 뒤틀린 잡종 같은데."
예리카와 아인델프의 말에 패거리는 모두 동의했지만, 이내 날아오는 수많은 손으로 이루어진 날개를 피해 흩어졌다.
포식자를 마주한 쥐 무리, 혹은 빛을 받은 바퀴벌레처럼 흩어지는 꼴이었지만 이내 모험가 파티, 주린과 패거리들은 공격과 협동을 동시에 했다.
주린을 깔아뭉개려는 거구를 방패와 힘으로 밀어낸 뤼미에르.
뤼미에르를 발판으로 튀어 오른 예리카는 아인델프에게 던져져 올라온 클링크와 함께 괴물의 몸통을 내려오며 난도질했다.
보이지 않는 사각에서 뤼미에르를 노리는 수많은 괴물의 손길을 주린이 통째로 얼려버리자 아인델프가 박살내고 괴물의 몸통을 난도질.
이내 뤼미에르가 아인델프, 내려오는 예리카를 디딤돌삼아 올라 괴물의 머리를 향해 철퇴를 휘둘렀다.
"아, 이게 안 맞아! 이 흉물아! 순순히 저항하지 말고-"
"어이, 앞에 방패!"
본능적으로 위협을 느낀 괴물은 뤼미에르를 박치기로 밀어냈다.
추락한 뤼미에르를 향해 골렘들이 더욱 빨리 다가왔다.
하지만 토벌대엔 주린과 패거리들만 있는 것이 아니었다.
"만신전의 다른 자매가 저렇게 힘을 쓰고 있는데 가만히 있을 순 없습니다!"
"그 네크로맨서조차 사람을 위하고 있는데, 어서 움직이십시오! 정의를 부르짖는 티르의 검들이여!"
"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
이교도보다 이단이, 이단보다 더욱 큰 이단을.
다른 모험가들보다 앞서 도착한 각기 다른 신을 믿는 사제들이 토벌대의 네크로맨서를 용인할 만큼 끔찍하고 흉측한 괴물에 대항하는 뤼미에르에 고무되어 달려들었다.
문명을 위협하는 이단과 몬스터에 대한 순수한 증오와 분노.
이에 압박된 괴물이 몸체의 손톱, 아니 수많은 손을 가시처럼 발사.
이를 재빨리 파악한 캐서린은 틈을 놓치지 않았다.
"어딜 흉물이!"
쩌저저저적! 퍼어억!
캐서린의 손짓에 눈 깜짝할 사이에 얼음벽이 형성되었다.
괴물의 원거리 공격을 막은 얼음벽은 그대로 돌진, 괴물의 몸체를 강타했다.
대마법사가 만들어준 시간으로 주린과 패거리의 뒤를 따라온 모든 전투 사제들이 일제히 대포알처럼 괴물에게 달려들었다.
"맙소사, 저게 대체 뭐냐."
"이렇게까지 순수한 신앙심이라니. 눈물이 다 나올 것 같은데."
"저게?"
진짜로 감격스럽다며 눈물을 흘리는 뤼미에르에 아인델프가 무심코 반박했다.
그의 눈에는 그저 증오심에 눈이 뒤집혀 달려드는 인간 군집으로밖에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뤼미에르는 그의 반문에 답하지 않았다.
철컹! 파바바박!
"아니."
"음? 드워프. 광신도는 어디로 갔지?"
예리카의 물음에 아인델프는 그저 도끼로 한 방향을 가리켰다.
도끼 끝으로 시선을 돌린 예리카는 무심코 이마를 쳤다.
충만한 신앙심으로 가득한 동업자의 열정을 참지 못한 뤼미에르가 동업자들과 합류하기 위해 달려나가고 있었다.
"하아, 이놈의 패거리엔 어깨 위에 장식을 얹은 놈이 너무 많아."
"예리카. 제가 보조할테니 뤼미에르의 뒤를 부탁합니다."
쯧. 예리카는 가볍게 혀를 차고 사제와 모험가, 아쿠사레 버섯 골렘을 밟아가며 바람처럼 내달렸다.
하지만 예리카의 생각과는 달리 신앙심에 눈이 뒤집힌 전투 사제들은 매우 효과적으로 상대하고 있었다.
괴물은 몸에 달라붙는 날파리를 쫓듯이 위협적으로 날개와 다리를 휘두르고 몸을 굴렸다. 하지만 덩치가 큰 만큼 준비 동작이 또렷하게 보였다.
괴물의 공격에 물러나거나 회피했던 사제들은 다시금 공격을 이어나갔다.
예리카가 합류할 무렵엔 토벌대의 일부 모험가들도 전투 사제들과 차례대로 합류하고 있었다.
"광신자! 어이! 뤼미에르!"
"음, 예리카? 언제 따라온 거야?"
"멧돼지처럼 네가 튀어나가고 나서 따라왔다. 요술쟁이가 마법으로 보조해줄 테니 널 도우라고 하더군."
"그렇다면-"
그 순간.
뤼미에르와 예리카는 오싹함을 느꼈다.
그들만이 아닌, 토벌대의 모두가 그걸 느꼈다.
고오오오오오-!!!
"이건-"
"예리카! 밑에!"
그녀의 말에 예리카는 고개를 내렸고, 이내 화들짝 고개를 돌렸다.
안개처럼 바닥에 깔려있던 짙은 사기가 괴물의 머리 주변으로 빨려 들어가듯이 집중되고 있었다.
무엇을 준비하는지는 모르겠으나, 누가 보더라도 위협적인 모습.
뤼미에르와 예리카는 누가 먼저랄 것 없이 동시에 튀어나갔다.
전투 사제들 또한 아껴두었던 신성력을 휘두르며 달려들었지만, 괴물에 자극된 버섯 골렘들에 의해 대부분 가로막혔다.
모험가들 또한 마찬가지.
더욱 단단해지고, 빨라지고, 위협적으로 변한 버섯 골렘의 일격은 하나하나가 마력을 다루는 모험가조차 주춤거리게 했다.
하지만 뤼미에르는 왠지 모르게 넘쳐흐르는 힘과 함께 어느샌가 얼어붙은 철퇴로 단번에 버섯 골렘을 분쇄하며 울부짖었다.
그동안 마력과 신성력으로 강화했던 신체 능력과는 다르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얼어붙은 빙하처럼 차가운 분노.
그리고 뜨겁게 불타오르는 심장에서 느껴지는 힘.
그리고 낯선 신성력이 느껴지는 얼어붙은 철퇴.
그리고 깨달았다.
신께서 그녀를 지켜보고 계신다.
벅차오르는 힘과 감정을 이기지 못한 뤼미에르는 예리카가 이상한 눈으로 쳐다보는 것도 모른 채 울부짖었다.
"유스티티아이시여!!! "
'어 어어. 그거 나 아닌데.'
순간 따뜻한 목소리가 당황한 것처럼 뤼미에르의 귓가에 어렴풋이 속삭였다. 하지만 신이 그녀를 바라보고 있단 사실에 흥분한 뤼미에르는 듣지 못했다.
"야, 뤼미에르! 뤼미에르!"
"지켜봐 주십시오! 유스티티아님! 이 전투를 당신께 바칩니다아아아아!!!"
당황하는 예리카를 뒤로하고 뤼미에르는 잔상을 일으키며 튀어나갔다.
단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힘에 한 걸음 내디딜 때마다 균형은 뒤흔들렸지만, 뤼미에르는 그 힘과 의지를 통해 억지로 몸을 움직였다.
파티의 리더인 주린이 펼친 물대포가 뤼미에르의 길을 막는 버섯 골렘에게 작렬했고, 어느새 그녀의 괴성을 들은 모험가들이 합류하고 있었다.
당연히 이를 감지한 괴물은 사기를 집중시키던 머리를 그대로 틀어, 거대한 구체로 변한 사기를 뤼미에르와 모험가들에게 향했다.
"오, 이런."
"설마 브레스!?"
한 모험가가 소리쳤다.
눈이 뒤집혔던 뤼미에르도 그 순간 정신을 차릴 수 있었다.
브레스엔 그만한 위력이 있었다.
위협적으로 꿈틀거리던 사기의 구체는 돌연 균형을 잃고 흩어졌다.
그뿐만 아니라, 괴물은 고통스러운 듯이 몸을 뒤틀며 주둥이에서 진탕된 버섯 파편과 진액을 흘렸다.
비슷한 광경을 뤼미에르는 본 적 있었다.
그녀는 고개를 토벌대의 가장 뒤로 돌렸다.
창백한 빛을 발하는 지팡이에 몸을 지탱한 채 마찬가지로 눈에서 빚을 내는 네크로맨서 나르케가 속이 뒤집힌 것처럼 피를 흘리며 입을 중얼거렸다.
"뭐라는 거야? 닭 다리의 원수?"
당혹스러운 경험과 끊기듯이 보인 당혹스러운 말.
하지만 뤼미에르는 고개를 돌려 고통에 바닥을 구르는 괴물에 집중했다.
뭐가 됐든 괴물을 처리하는 것이 먼저였다.
치명상을 입은 몬스터와 짐승은 무척 위험했지만, 지금의 뤼미에르에겐 딱히 상관없는 일이었다.
지금의 뤼미에르는 바람에 흩날리는 솜털의 움직임까지 보고, 감지할 수 있었다.
뤼미에르는 온 힘을 집중해 대포알처럼 자기 자신을 쏘아 보냈다.
수백 개의 손을 뻗어오며 날개를 휘두르는 괴물의 일격을 가볍게 회피.
어느새 땅에서 솟아오른 빙벽과 왼손의 방패를 희생해 장대비처럼 쏘아진 괴물의 손톱과 손을 방어했다.
휘청이는 몸의 균형을 강제로 되찾고 괴물의 머리를 향해 질주.
괴물의 머리끝에 매달려 흔들리는, 눈과 입에서 빛을 내뿜는 흑마법사 같은 존재를 향해 철퇴를 휘둘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