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쉬이이이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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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븐이 열리자 이글거리는 열기가 폭발하듯이 빠져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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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를 뒤에서 밀어내며 파퍼스가 지져지는 소리가 둥지 주변으로 확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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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자자자자자작, 끼이이이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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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레이에 고인 베이컨 기름에 붉은 마녀의 손가락을 감싼 베이컨이 빠르게 보글거리며 지져지듯이 지글지글 튀겨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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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약한 진동에 기름이 찰랑거릴 때마다 자극이라도 된 듯 기름은 더욱 강렬하게 끓어오르며 파퍼스를 감싼 베이컨을 튀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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뜨거운 열기에 짙은 갈색빛을 띠며 오그라든 베이컨의 압력에 미처 못이긴 붉은 마녀의 손가락 틈새로 크림치즈가 터져 나오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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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오븐의 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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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컨 기름은 순수히 그 광경을 지켜봤을 리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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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 마녀의 손가락과 베이컨의 틈새로 빠져나온 크림치즈는 그 순간 수분을 잃기 시작하며 사방에서 가해지는 열기에 구워진 것이 분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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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림치즈는 연한 갈색으로 그을려 자신을 억제하던 파퍼스에 둘러싸인 베이컨에 그대로 눌어붙어 베이컨에 자극돼 녹아내린 지방을 뱉어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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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것은 눌어붙어있고, 어떤 것은 그대로 흘러내려 치즈 누룽지를 형성한 그 모습은 오븐을 연 장본인조차 침을 삼킬 모습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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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차, 이러다가 다 타버리겠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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멍하니 그 모습을 보다 정신을 차린 카렘은 얼른 파퍼스가 담긴 트레이를 통으로 빼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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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행히 카렘의 걱정은 걱정으로 끝날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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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퍼스를 감싼 베이컨의 색은 오븐 속의 미약한 어둠 때문이었는지 우중충한 온실의 빛 아래에선 짙은 갈색이 아닌 밝은 갈색으로 베이컨 기름에 잠겨 튀겨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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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보다 많은 파퍼스에서 크림치즈가 흘러나왔는지 카렘은 조금 걱정이 되기도 했지만, 베이컨 기름 덕분에 누룽지가 훌륭하게 형성되었는지 트레이에 눌어붙지는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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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 알리시아님. 오븐에서 갓 나온 트레이입니다. 너무 가까이 다가가시면 위험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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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 하지만 코르부스! 저 빛깔! 저 냄새! 저걸 보고 맡고도 참으라는 건 너무하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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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고 하니 카렘 씨. 공녀님이 더 날뛰기 전에 얼른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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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말에 카렘은 대답할 새도 없이 집게로 미리 준비되어있던 나무 그릇에 파퍼스를 재빠르게 옮겨 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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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앗뜨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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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엇 카렘? 조심하지 그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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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리시아의 타박에 베이컨 기름이 튀어 흠칫한 카렘은 뺨의 근육이 씰룩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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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누구 때문에 이렇게 빨리 움직이고 있는 건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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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지만 카렘은 반박하기보다는 베이컨 기름이 더 튀기 전에 파퍼스를 모두 나무 접시에 옮겨 쌓는 것을 선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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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음, 솔직히 풋풋한 냄새 때문에 불마손은 조금 꺼려졌지만, 이렇게 조리되니 또 독특한 향취가 느껴지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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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풋풋한 향취? 고, 불마손에서 그런 냄새가 난다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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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래도 전 몬스터인지라 여타 다른 분들보다 여기 감각이 상당히 민감해서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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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말하며 코르부스는 손톱으로 부리의 뿌리 쪽에 뚫린 두 콧구멍을 두드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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풋내라니, 카렘은 잠깐 뭔가 싶었지만 이내 무엇인지 파악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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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운맛과 향을 줄인 오이고추의 풋내라면 확실히 사람들의 취향을 타긴 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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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이는 참고 먹는 사람이 오이고추의 냄새는 못 먹는 일은 종종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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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보다 최소 감각이 수십, 수백 배는 예민할 몬스터가 이를 못 참는 것은 딱히 이상할 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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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까마귀도 편식을 하나? 아니지, 몬스터라서 좀 다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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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렘은 코르부스의 종에 관한 고찰을 심사숙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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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르부스가 미리 준비한 테이블에 접시에 피라미드 모양으로 쌓인 파퍼스 그릇이 놓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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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리시아님. 여기 포크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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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으음! 못 참겠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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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리시아는 테이블에 놓인 포크를 집어 먹이를 노리는 부엉이처럼 소리 없이 빠르게 피라미드의 최정상을 쿡 찔러 입으로 가져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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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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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입은 파퍼스를 감싼 베이컨으로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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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안으로 들어가기 무섭게 베이컨은 조각과 가루로 산이 부서지는 날카로운 식감과 고소함을 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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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뒤엔 베이컨에 둘러싸여 있던 붉은 마녀의 손가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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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작하고 씹히는 알리시아는 아차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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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혹적인 냄새에 무심코 손이 먼저 움직였지만, 지금 입안에 들어간 물건은 무려 붉은 마녀의 손가락을 통으로 사용한 물건인데 별로 많이 안맵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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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히려 특유의 맛과 풋내가 사라지자 달콤한 양파와 마늘, 견과류에 향긋한 장작불을 뒤섞은 듯한 오묘하고 매혹적인 풍미가 알리시아의 입안에 퍼져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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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겉을 감싼 두 외피가 찢어지며 크림치즈가 압력에서 해방돼 폭발적으로 흘러나와 알리시아의 입안을 점령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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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컨 기름과 유제품 특유의 느끼함은 붉은 마녀의 손가락에 남은 미약한 매콤함에 가려진 지 오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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씹히면 씹힐수록 베이컨 조각은 맛을 뿜어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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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 음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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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음, 과연 냄새만큼 맛은 또 어떠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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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리시아님의 반응이 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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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공녀님은 일반 쿠키를 먹을 때도 저런 반응을 하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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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르부스는 날카로운 발톱이 아니라 포크로 파퍼스를 찍어 이리저리 돌려보다가 부리 속으로 집어넣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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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사람이 음식물을 씹는 것처럼 부리를 열었다 닫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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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는 까마귀인데 통으로 삼키는 게 아니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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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체 두개골 구조가 어떻게 되어있는지 심히 호기심이 드는 모습이었지만 카렘이 그러거나 말거나 코르부스는 진지하게 파퍼스를 음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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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 정말로 풋내가 사라졌군요. 대신이라고 할까, 이 독특한 향미가 신경 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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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름 괜찮지 않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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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르부스는 연신 부리를 움직이며 머리를 끄덕이는 것으로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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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림치즈? 라는 것에 견과류는 분명 들어가지 않았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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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그런데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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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호두나 잣의 풍미가 나서 말입니다. 그리고 이 독특한 맛은 대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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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카렘은 조금 불안한 마음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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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도 미각과 경험, 유전자등 다양한 이유로 편식을 하거나 할 수 밖에 없는데, 하물며 대놓고 몬스터라고 하는 코르부스의 입맛은 카렘은 도저히 짐작할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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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다행히 코르부스가 속한 종은 미각 자체는 사람과 같은 모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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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새 코르부스는 포크는 저리 치우고 발톱으로 하나씩 파퍼스를 집어 부리 안으로 밀어넣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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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리시아보다는 못한 속도지만 상당한 속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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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나저나 견과류라니, 설마 상한 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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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카렘은 파퍼스를 먹고 나서야 이해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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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컨의 바삭함과 크림치즈의 묵직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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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는 별개로 붉은 마녀의 손가락이 아작아작 씹힐 때마다 구운 토마토와 마늘, 양파, 각종 견과류의 맛과 향을 진하게 느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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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기에 오븐에 섞인 진한 숯 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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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렘은 전생에서 이 매혹적 풍미와 향취를 알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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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메스코(Romesc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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껍질을 태워 벗긴 파프리카와 토마토를 베이스로 각종 견과류와 향신료를 첨가한 스페인의 대표적인 국민 소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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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마 카렘은 이런 곳에서 토마토의 흔적을 느낄 수 있으리라고는 짐작조차 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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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이번에야말로 붉은 마녀의 손가락은 고추와 완전히 다른 식물이라고 확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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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봤자 수렴진화한 것이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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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운맛은 모르겠지만, 뜨끈한 기운이 머리부터 부리 끝까지 번지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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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종 불마손이라고 해도 결국 불마손이니까요. 그래도 속과 씨앗을 발라내서 덜 매운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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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그게 그래서였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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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추에서 가장 매운 부분은 속의 심지와 씨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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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에 수렴진화한 듯한 붉은 마녀의 손가락도 마찬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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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망 비슷하게 변이한 변종이 일반적인 불마손과 공유하는 특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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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코르부스는 몬스터라고 해도 보이는 데로 조류인지 매워하진 않았다. 파퍼스가 상당히 마음에 들었는지 한 날개의 발톱마다 하나씩 파퍼스를 연달아 꽂아 넣고는 한 번에 털어먹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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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르부스! 혼자서 너무 많이 집어먹는 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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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 알리시아 공녀님. 이 견과류나 마늘도 양파도 아닌 중독성있는 감칠맛이 느껴지십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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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간 신 것 같으면서도 달콤한 감칠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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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 바로 그 감칠맛입니다. 카렘 씨가 발라내신 변종의 씨앗들이면 어떻게 이 맛만을 따로 키워낼 수 있을 것 같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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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렘은 그 말에 파퍼스를 집어먹다 말고 고개를 기울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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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종개량을 말씀하십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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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 전문적인 단어는 몇몇 학자들밖에 모르는데, 아십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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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나가다가 들은 게 전부라, 대략적인 것만 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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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렘은 고개를 흔들며 손을 내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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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숙한 뜻과 무심코 뒤에 나온 단어에 흠칫하긴 했지만, 말 그대로 그것이 전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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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평범한 몬스터는 아니라고는 했지만 설마 몬스터의 입으로 그런 구체적인 단어를 들을 줄은 상상도 못 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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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렘 씨가 사용한 붉은 마녀의 손가락은 하나같이 변종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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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적인 것과 비교해 길이가 짧고 뚱뚱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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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식은 부모를 닮기 마련이니, 손질을 마치고 남은 씨앗들만 기르면 매운맛을 덜고 그 독특한 맛만 붉은 마녀의 손가락에 남길 수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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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리시아는 얼마 남지 않은 파퍼스를 베어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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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르부스. 그거 듣기만 해도 엄청 시간이 오래 걸릴 것 같다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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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 농사는 원래 시간이 오래 걸리는 법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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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르부스는 부리를 딸깍거리고는 발톱으로 긁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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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 저에겐 남는 것이 시간이니 별문제는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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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 알리시아가 뭐 도와줄 게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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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 씨앗을 같이 심어보겠습니까? 열매가 열리면 같이 먹어보도록 하는 게 어떠실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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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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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렘은 거기서 슬쩍 손을 들고 끼어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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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매가 나오면 저도 조금 얻을 수 있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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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입니다. 역시 요리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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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약간 중독적인 신맛과 감칠맛이 아무래도 신경 쓰여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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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야 토마토였으니 당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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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룸, 붉은 마녀의 손가락, 이번엔 토마토의 흔적이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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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렘은 뭔가 인피니티 스톤을 모으는 타노스의 기분을 알 것만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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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리와 머리를 연신 움직이며 파퍼스를 먹던 코르부스는 발톱을 튕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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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마실 것을 준비한다 생각했는데. 까맣게 잊어버리고 있었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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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이라도 준비-하시기엔 시간이 애매한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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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실히 그렇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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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덧 시간이 지났는지 온실 유리 너머로 보이는 우중충한 하늘은 주홍빛으로 물들어가며 구름 너머로 어렴풋이 보이는 태양은 기울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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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 좀 있으면 저녁 식사가 시작될 시간이긴 하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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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군요. 카렘 씨. 공녀님을 대회관에 모셔다드리는 것을 부탁드려도 되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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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 확실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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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렘은 해가 지기 전까지만 탑으로 돌아가면 됐지만, 알리시아는 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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펠윈터 가문은 특별한 이유가 없으면 저녁 연회엔 꼭 참석해야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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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 알리시아님. 바로 가실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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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 좋다. 저녁도 먹어야 하니 여기까지만 먹어야겠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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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혼자서 반은 해치우셨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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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간식이니까 괜찮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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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고 그러십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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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적의 논리 방어에 카렘은 할 말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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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 알리시아님. 바로 돌아가시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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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 코르부스, 알리시아는 이만 가보겠다. 카렘은 날 따라오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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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혼이 내려앉기 시작한 대회관에 사람들은 속속히 모여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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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둘, 혹은 그 이상으로 자리에 앉은 이들은 저녁 식사가 나오기 전 테이블에 놓인 과일, 간식 따위를 집어 먹으며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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왁자지껄한 분위기에 갑자기 문이 열리고 알리시아와 카렘이 들어와 눈길을 끈 것도 잠시, 사람들의 관심은 도로 흩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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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공자님이라면 모를까, 알리시아여서 더욱 그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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윈터홈의 가장 자유로운 영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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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구한 윈터홈의 이곳저곳을 쏘다니는 그녀의 곁엔 종종 누군가가 붙잡혀 있는 일은 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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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 내 사람들에겐 하나의 일상과도 같은 광경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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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저 이번에 희생된 사람은 최고 마법 고문네 요리사라고 생각만 하고 있을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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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회관의 빈 상석들을 둘러본 알리시아는 허리춤에 손을 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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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 오늘은 알리시아가 제일 빨리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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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 저도 이만 가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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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에 또 보자꾸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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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렘은 왠지 모르게 급격히 피곤함이 몰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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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상석으로 뛰어가는 알리시아를 배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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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도 아직 충분히 어린 나이였지만, 더욱 어린 나이인 알리시아의 활발함과 생명력에 전율하던 카렘은 시야의 한 구석에서 누군가 손짓하는 것을 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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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곤함에 시야가 흐릿했지만, 손짓을 초점 중앙에 가져다 대자 누군지는 금방 알아차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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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자에 앉아 메리가 깐 과일을 조금씩 받아먹는 캐서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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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용주의 손짓에 따라 카렘은 터벅터벅 그녀의 곁으로 다가가 빈자리에 앉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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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했던 것보다는 빨리 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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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펠윈터 가문의 공녀님이 함께 있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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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 펠윈터 가문의 사람이 저녁 식사에 빠질 수는 없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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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서린의 말대로 대회관의 상석으로 달려나간 알리시아가 자신의 자리에 올라가 앉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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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온실 탐방은 즐거웠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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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름대로요. 붉은 마녀의 손가락에서 새로운 가능성을 봤다-아, 코르부스 씨가 '그거'란거 알고 계셨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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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거? 아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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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서린은 뭔 말인지 이해했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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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는 슬쩍 허공에 손가락을 움직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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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렘도 이젠 익숙해진 소음 차단의 마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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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 권력자가 은연중에 광폭하거나 위험하고 아름다운 몬스터나 맹수를 관상용으로 들이는 일은 종종 있는 일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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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원이라던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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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 그런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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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몬스터가 온실 관리인으로 있는 것도 말입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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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 저런 느낌이나 괜찮지 않겠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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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실히 스스로 몬스터라고 밝힌 코르부스는 몬스터라고 하기엔....뭔가 이질적이라고 카렘은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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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라리 뭔가 저주를 받아 외형이 뒤틀린 게 조금 더 개연성이 있다고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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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도 그런 것이 몬스터가 코드가 이상한 농담을 즐기고, 농사를 즐겨한다는 점에서 그동안 카렘이 봤던 몬스터와는 결이 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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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는 사이 준비가 다 끝났는지 시종, 시녀들이 양손 가득 요리를 내오기 시작했다. 파퍼스로 배를 채웠는데도 위장을 울리는 다채로운 냄새에 카렘은 입맛을 다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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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새 상석엔 펠윈터 가문의 사람들이 앉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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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프레드가 자리에 앉기 무섭게 사람들은 곧바로 식사를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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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모레에 혹시 일이 있거든 미리 취소해라. 나갈 일이 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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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서린은 한창 크고 먹음직스러운 스테이크를 통으로 접시에 덜던 카렘에게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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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 외출입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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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 저번에 탑에 배속된 장원을 확인하러 갈 거다. 가는데 마차로 반나절은 걸리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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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는 동안 먹을 점심과 간식을 준비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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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그걸 원했다는 듯 눈을 깜빡인 캐서린은 그 말을 끝으로 식사에 집중하려는지 메리가 내미는 아스파라거스를 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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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렘도 곧바로 주의를 접시 위의 족히 400g은 나갈 것 같은 큼지막한 립아이 스테이크로 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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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첨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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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립아이(꽃등심) 스테이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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챗GPT가 그려준 그림입니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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