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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마야. 뭘 그렇게 골똘히 생각하고 있는 거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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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뇨. 나갈때 출입구 위치가 변하는건 아닌가 싶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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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말을 들은 아이오나가 수염이 떨리도록 너털웃음을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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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하하! 그랬다간 이 창고를 정리하는 이들과 내 지식주머니를 지탱하는 노구의 허리가 진작에 부러졌겠지. 걱정말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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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드윈의 지식 주머니 타령이 이 사람한테서 시작한거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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뜻밖의 사실을 알아차린 카렘은 아이오나의 말대로 다시 생겨난 아치형 출입구를 통해 들어왔던 곳으로 나갈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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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법사의 탑으로 복귀하는 동안 카렘은 서비스로 받은 단검집에서 단검 아닌 식칼을 뽑아 이리저리 겨누다 허공에 휘둘러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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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칼이라 주장하는 길쭉한 직삼각형 칼날의 단검은 카렘의 11살짜리 몸뚱이에 쥐어지자 마치 성인이 소검을 쥔 모양세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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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서도 무게는 식칼은커녕 그보다 가볍기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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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렘은 과장을 조금 부태서 무게가 전혀 없다는 제다이 기사의 광검이 이러할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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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다가 칼날마저 면도날보다 예리했으니 아무래도 적응하는데 시간이 제법 걸릴 것은 분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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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물고에서 아이오나가 펠윈터의 거짓말을 보인 이후로도 카렘은 탐스러운 마도구들의 향연을 목도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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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용물의 시간을 100배 가속하는 마법 배럴, 모든 독을 해독하는 백은 그릇, 사용자의 요구대로 재료를 손질하는 조리 기구 세트, 저장한 식료품을 일주일에 한 번씩 복제하는 청동 상자 등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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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카렘은 펠윈터의 거짓말을 선택했고 결코 그 사실을 후회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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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사실은 너무 성급하게 선택한것 같아 찜찜한 기분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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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오크통은 좀 탐나기는 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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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그 모습을 유심히 보던 캐서린은 빙글빙글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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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마야. 그렇게 좋으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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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게중심이 여-응? 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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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야 그렇게 집중하면서 허공에 이리저리 휘두르는 꼴을 보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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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치 갓 선물을 받은 또래 나이의 애들같지 않느냐. 조숙한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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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젠 눈빛만으로 대충 고용주가 뭔 말을 하는지 파악한 카렘은 허공에 휘둘러보던 단검을 멈춰 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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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소리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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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 좋습니다. 좋고 말고요! 마법의 조리기구니까! 물론 당근을 썰기 보다 사람을 썰것 같이 생겼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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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미 없는 거짓말을 할 바엔 당당하게 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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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메리의, 캐서린의 눈빛이 꼭 그가 두 사람을 바라보던 꼴과 똑같았지만 아무렴 어떠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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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란 어렸을 때, 그리고 커서도 혼자만 있다면 상상만으로 상황극을 지어네 공상의 무기를 허공에 휘두르는 생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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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카렘은 환생하고 난 후 사는게 워낙 팍팍해 그럴 여유가 없었지만, 지금 여유를 되찾은 지금 그 공상의 무기가 현실로 변했는데 주변의 시선따위 알 바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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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다가 벤 대상을 얼어붙게 만들면서 불태울 수 있다는데. 이걸 제가 어떻게 참습니까! 요거면 할 수 있는게 얼마나 많을 텐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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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아무런 불만도 없다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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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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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렘은 식칼의 손잡이를 왼쪽, 오른쪽으로 돌릴 때마다 왼쪽의 실금에선 새하얀 냉기가, 오른쪽 불꽃 분양에선 붉은 열기가 뿜어져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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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중 속성 무기! 저도 명색이 남잔데 이걸 어떻게 참을 수 있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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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중 속성 무기. 심지어 상반된 속성 두 가지를 발동형이라고 해도 붙여놓은 것이 대단하긴 하다만, 그거 식칼이라고 하지 않았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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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소한 건 넘어가주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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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그걸로 뭘 할 셈이냐. 식재료라도 썰려고? 위력때문에 얼어붙거나 타버릴 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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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쩍 들어보니까 살살 휘두르면 위력이 낮아진다는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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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게 무슨 화살에 살살 맞으면 덜 아프다는 소리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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즉 개소리같다는 말이었다. 카렘도 동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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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들었을땐 그도 정확히 그녀와 똑같은 생각을 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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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외에도 아이오나님도 모르는 다른 마법도 숨겨져있다고 하시던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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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 나도 들었다. 뭐, 오래된 귀족 가문의 창고에 처박힌 마도구에 숨겨진 효과가 있는 건 드물지는 않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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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오나가 거짓말을 할 이유는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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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서린도 방금 같은 생각을 한 듯 단검을 흥미롭게 관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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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나저나 그 단검에 위력 조절 마법이 걸려있다는 말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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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도 비슷한 뉘앙스의 말이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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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마야. 좀만 빌려줄 수 있겠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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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말에 카렘은 슬쩍 하늘을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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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심을 지나 대각선으로 기운 태양은 하늘에 주황빛 커튼을 끌어내리며 내려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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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회관에 저녁이 준비되기엔 아직 한참인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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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고 탑에 돌아가 간식을 먹기에도 한참 늦은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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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심 식사를, 그것도 브런치에 가까운 시간에 빨리 먹고 보물고에 들어가 지금에서야 나왔으니 밑준비가 되어있을리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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샐러드나 샌드위치를 만든다면 모를까 그걸 간식으로 내왔다간 캐서린이고 메리고 어떤 반응을 보일지는 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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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적이라면 말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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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렘이 드라이아이스, 혹은 그보다도 훨씬 싸늘한 냉기를 뿜어내는 식칼을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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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걸로 한 가지만 만들어 보고 나서 말이죠. 간식은 드셔야할 거 아닙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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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르베라도 만들 셈이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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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콤한 과즙, 혹은 와인에 첨가물을 넣어 얼린 빙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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셔벗이라고도 불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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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서린의 목소리에는 작은 기대감이 서려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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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검이 뿜어내는 혹독한 아이스랜드의 겨울같은 냉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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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걸로 만드는 간식이라면 그녀가 알기론 몇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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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뇨. 아이스크림을 만들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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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렘 후배. 크림(Cream)을 얼린(Ice)다니. 낭비 아닙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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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지. 아도비스에서 얼린 우유나 크림을 소르베처럼 만들어 먹는다고는 들었지만. 휘핑크림이라도 얼릴 셈이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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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 그거 나쁘지 않네요. 그런데 이번엔 다른 방식으로 만들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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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스크림의 기원이 되는 물건은 수 천년 전부터 있었다고는 하지만, 현대인에게 익숙한 아이스크림의 기원은 당나라였고, 그것이 유럽으로 전해져 우리가 아는 아이스크림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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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카렘이 아는 현대의 전래와는 달리 에우로파는 그렇게 전해지지 않았는지 빙과류라고 해도 셔벗이나 하드 종류, 혹은 우유 빙수에 가까운 물건이 전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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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렘은 구리 냄비에 채운 크림과 녹인 버터와 달걀 노른자와 시럽을 넣고 빠르게 휘저으며 냄비에, 정확히는 그 밑의 불에 온 신경을 쏟아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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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도가 너무 높으면 내용물은 크리미한 스크램블 에그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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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고 낮으면 그냥 뜨뜻한 크림 및 기타등등의 혼합물이 될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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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그 모습을 보는 캐서린은 여전히 모르겠다는 표정이었다. 메리 또한 마찬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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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거나 말거나 소년은 뜨뜻하지만 노른자가 스크램블 에그가 되지 않을 정도로 낮은 불에서 거품기로 섞어 액체 커스터드를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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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기에 카렘이 강판에 잔뜩 간 파르마 치즈를 투입하자 두 사람의 표정은 요상하게 변했지만, 이내 고개를 끄덕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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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크나 타르트처럼 치즈가 들어가는 디저트가 없는 것도 아니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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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치즈를 전부 녹여주고, 그걸 또 뜰채로 거른 카렘은 따끈따끈한 냄비를 그대로 메리에게 내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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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이거 받으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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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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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손잡이를 돌려 냉기를 뿜는 단검, 펠윈터의 거짓말까지 반대쪽 손에 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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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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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걸로 뭘 하라는 겁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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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그만이라고 할 때까지 일정한 박자랑 속도로 이렇게 휘저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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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렘이 직접 상상의 냄비와 식칼을 들고 시범을 보이자 메리는 고개를 갸웃거리면서도 드라이아이스, 아니 그보다 더한 냉기를 뿜는 식칼로 냄비를 휘젓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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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에 크림 원액만 준비된다면 아이스크림을 만드는 것은 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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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아이스크림 메이커에 넣고 전원만 넣으면 알아서 다 만들어졌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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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바 과학승리 현대문명 만만세라고 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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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여기는 현대와는 동떨어진 에우로파 대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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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스크림 메이커는 물론 그와 유사한 것 조차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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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기에 원래라면 얼음 그릇에 원액 그릇을 받쳐 얼음에 소금을 뿌리며 아이스크림이 될 때까지 열심히 땀을 흘려가며 휘저어주거나, 아니면 그냥 겨울까지 기다리는 수 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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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 뭔가 이물감이 느껴지기 시작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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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 나도 좀 보자. 흐음? 조금 밀도, 아니 점성? 그런게 생긴 것 같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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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보자, 제대로 되고 있네요. 열심히 저어주십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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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카렘의 주변엔 만능 집요정 메리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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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되고 지루하며 힘든 일이라면 기꺼이 대신 하길 자청하는 만능요정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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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리가 쥔 마법 식칼에 빙결된 용액의 두께가 늘어날수록 냄비의 용액은 슬러쉬같은 질감을 띄기 시작했고, 이내 젓는다기 보다 칼로 반죽하는 것에 가까워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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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렘의 생각보다 빠르게 아이스크림은 완성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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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로 냉동고에 추가로 빙결시킬 필요도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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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거면 완성된 거나 다름없네요. 아니, 완성 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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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확실히 휘핑크림을 얼린다면 이런 질감이 될까 싶겠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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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 실제로 휘핑크림을 얼리면 한없이 가벼운 얼음처럼 되겠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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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렘은 메리의 손에서 냄비를 빼앗아 미리 준비해뒀던 스푼 두 개로 아이스크림을 퍼서 둥글게 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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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아기 주먹만했던 아이스크림 구체는 카렘이 아이스크림을 추가로 퍼서 합쳐 빚을수록 점점 크기를 키웠고 이내 야구공만한 크기로 키워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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빙과라고는 셔벗, 얼음 과자가 전부였던 두 명이 호기심을 부풀리고 있을 때, 소년은 아이스크림을 담은 그릇을 숟가락과 함께 고용주에게 내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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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말해 뭐하겠습니까. 직접 드셔 보시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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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 이건 정말 어떤 식감일지 상상하기 힘들구나. 아니, 감촉이라고 해야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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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리는 곧바로 숟가락을 집어 바람에 할켜진 설원을 구체로 빚은 것 같은 아주 연하게 노란빛을 띄는 아이스크림을 퍼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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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단하지만 부드럽다는 이중적이면서 모순적이기 그지없는 감촉에 메리가 흠칫 했지만, 이내 정신을 차리고는 캐서린의 입으로 가져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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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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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란, 물음표, 느낌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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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초도 안되는 짧은 시간동안 캐서린은 처음 느끼는 과도한 용량에 잠시 혼란스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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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내 안정을 되찾고 혀로 차가운 빙과를 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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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은한 달콤함과 파르마 치즈 특유의 혀에 오랫동안 남는 견과류같은 고소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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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명 크림에 버터를 추가로 녹였는데도 얼음처럼 차가워 느끼하기 보다는 오히려 감칠맛에 더해 치즈 특유의 쓴맛은 완전히 가려져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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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터, 크림, 치즈, 시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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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가지의 장점만을 모아놓은 불합리의 극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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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공평한 맛의 조화에 캐서린은 저도 모르게 눈을 크게 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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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 안에 들어간 아이스크림은 진작에 사라진지 오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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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즈가 가진 독특한 냄새와 쓴맛은 전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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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즈와 크림의 고소함만이 진득하게 남아 여운을 캐서린의 혀를 끝없이 붙잡고 늘어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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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이건 소르베와는 완전히 다른 물건이로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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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즙이나 와인이랑 밀도부터 다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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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실히 크림에 버터까지 넣었으니 농도부터가 차이날 수 밖에 없겠구나. 그나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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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서린은 아이스크림을 앙 물고는 시선을 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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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렘도 그녀를 따라 손에 든 숟가락이 덜덜 떨릴 정도로 전신이 요동치는 메리를 응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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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 그래. 저럴 거라고 생각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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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마산 치즈와 맛이 똑같은 파르마 치즈로 만든 아이스크림의 주 재료는 크림, 버터, 달걀, 시럽 그리고 치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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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유에 환장하는 집요정이 유제품이 무려 세 개가 연달아 들어간 디저트를 지금까지 참은 것이 오히려 대단하다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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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서린은 입 안의 아이스크림을 녹여 먹고 중독성 발작을 일으키는 것처럼 전신과 눈동자를 떠는 메리의 팔을 두드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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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너부터 좀 먹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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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아니그럴수수가있겠습니니까?? 계개약자자가먼저다다먹지도않았느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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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는 내가 다 불안하니까 그냥 좀 먹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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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 그렇게까지 말하신다면 알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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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 이것도 미리 짐작하고 있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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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렘은 미리 성형한 아이스크림을 그릇에 담아 내밀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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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잘 먹겠습니다. 하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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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 무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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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리는 그대로 그릇을 들어 주먹만 한 아이스크림을 통으로 입에 삼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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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 메리. 그러면 후회하실 텐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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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 어가 우해안아은 엄이-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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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카렘이 생각했던 상황이 눈 앞에서 벌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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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있다고 무심코 아이스크림같은 빙과류, 혹은 그에 준하도록 차가운 음식을 정도 이상으로 먹으면 벌어지는 얼음의 심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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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두엽을 중심으로 거미줄같이 뻗어나간 냉기가 뇌 전체를 압박했다가 풀기를 반복하는 악몽과도 같은 감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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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리는 인생, 아니 요생에 단 한번도 겪어보지 못한 고통에 몸부림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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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 오으하악! 으그극! 오, 오오오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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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리는 형용할 수 없는 고통에 기묘한 소리를 내며 제자리에서 몸부림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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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명 쓰러져 한바탕 구르고 싶다는 모습이었지만 최후의 품위는 잃을 수 없다는 듯 오도카니 서서 두통과 안통을 오롯이 감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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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렘은 마음속에서 우러나오는 말을 반사적으로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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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의 심판을 받아라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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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흠, 사람들이 종종 찬 음식을 먹고 저러던데. 이쯤 되면 궁금한데 말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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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말은 아타니타스님은 찬 음식을 먹어도 머리가 안아프시다는 말로 들립니다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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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그거다. 한 번 보여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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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한 덩어리 내밀어봐라. 어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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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서린은 카렘이 호기심을 담아 가득 내미는 큼지막한 아이스크림 구체를 통으로 입에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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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볼이 폭식하기 직전인 다람쥐, 햄스터처럼 빵빵해지도록 아이스크림을 머금은 캐서린은 입 안에서 폭발하는 맛에 흐뭇하게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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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렘도 그 귀여운 모습에 무심코 흐뭇한 미소가 지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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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 주방의 문이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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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발의 정수리와 아래로 축 처진 기다란 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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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려야하지 않을까 의심되는 허름한 망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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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르케가 머리를 긁적이며 들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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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 에헤헤. 실례합니다. 메리가 안에, 아 카렘? 혹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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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 오오옥! 호오오오아으아아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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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어어, 카렘. 조금 배고파서 왔는데 나중에 와야 할까? 메리가 좀 많이 아픈거 같은데. 어어, 쟤 좀 이상한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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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만 기다리시면 알아서 나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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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응...그런데 그건 뭐야? 그거 때문에 메리가 저러는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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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욕심을 너무 부린 결과죠. 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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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초, 혹은 그의 3/10정도 되는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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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종은 말 없이 눈을 마주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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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서린이 턱짓으로 나르케를 가리키자 카렘은 재빨리 숟가락으로 아이스크림을 한 주먹 퍼 다듬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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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시 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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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흠♪ 흐흑? 으그그극! 오, 오오오오오오! 흐햐아아아아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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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리를 걱정하던 나르케 또한 왜 그녀가 저렇게 고통스러워하는지 전신을 비틀며 몸소 체험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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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첨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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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마산 치즈 아이스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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챗GPT가 그려준 그림입니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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