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Add 3 AI agents (writing, revision, story-continuity specialists) - Add 4 slash commands (rovel.create, write, complete, seed) - Add novel creation/writing rules - Add Novelpia reference data (115 works, 3328 chapters) - Add CLAUDE.md and README.md 🤖 Generated with [Claude Code](https://claude.com/claude-code) Co-Authored-By: Claude Opus 4.5 <noreply@anthropic.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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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탑 20층(EXTREME)에 진입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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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20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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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터들에게 이 층은 특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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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드 기준으로, A급의 관문이기 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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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 남들은 이곳에 들어올 때 감회가 남다를 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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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나는 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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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머릿속은 온통 히든피스에 대한 생각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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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법사 갤러리에서 얻은 정보에 따르면, 20층의 히든피스는 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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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스를 잡고 난 뒤, 그 자리에 정화의 씨앗을 심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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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나무 한 그루가 자라난다. 그 나무는 생김새와 효과가 트렌트와 비슷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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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에서는 스탯을 무려 20이나 영구적으로 올려주는 특별한 열매가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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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 이제 와서 그 정도로는 만족 못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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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게는 세계수의 씨앗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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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부터가 다르다. 무려 세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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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명 하드 같은 범부들이 쓰는 정화의 씨앗 따위와는 비교할 수 없는 물건일 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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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해 보면 이거 하나로 이득을 엄청 봤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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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층대의 지독한 독기를 무한하게 정화해 준 것도 이 녀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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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층에서는 펜던트와 공명하여 길을 열어주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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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분에 나는 다크엘프의 기원에 대해 알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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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연구자가 아니라 관심은 없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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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집 안을 정글로 만들어버리는 아주 사소한 부작용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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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사기 아이템이 고작 스탯 조금 올려주는 열매 따위로 끝날 리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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뭔지는 몰라도 훨씬 더 엄청난 무언가가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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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정말 겨우 열매 몇 개 정도로 끝난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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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매우 화가 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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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는 심어놓은 세계수를 다시 풍화로 없애버릴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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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엘프들의 마지막 희망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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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를 정화할 수 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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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 게 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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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소중하면 그만큼 비싼 걸 보상으로 내놔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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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중하자, 집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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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장은 보상 걱정을 할 때가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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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보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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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매 보스전마다 늘 쉽지 않은 일이 발생했던 것을 떠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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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스트림 난이도에서는 무슨 일이 벌어질지 아무도 예측할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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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실한 것은 오직 단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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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도 상당히 성가신 적이 나오리란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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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머리 위를 가볍게 톡톡 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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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머리카락 사이에 둥지를 튼 작은 모래 분신, 초호기가 꼼지락거리며 고개를 내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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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녀석은 안전하게 키워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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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동안 공들여 교육한 데이터가 날아가면 상당히 슬플 테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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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호기는 나중에 큰 역할을 맡아줘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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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속 아꼈다가 똥 되는 건 아닌지 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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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역시 보스전에 투입하기엔 걱정스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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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초호기를 머리 위에 그대로 둔 채, 전방을 주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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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 시작해 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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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본격적으로 전투를 준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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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숙하게 사막화 스킬을 발동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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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글이 순식간에 내 영역인 모래밭으로 변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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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서 나는 스무 개에 가까운 모래 분신들을 소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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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모습을 한 모래 인형들이 사막 위에 도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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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대로라면 이 정도 수의 분신을 동시에 조종하는 것은 불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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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도했다가는 15층 보스전 때처럼 뇌에 과부하가 걸려 쓰러지고 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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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제는 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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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는 마법 깎는 청년에게서 빼앗은 레전더리 로브가 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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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 마나 코어 부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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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명령에 따라 분신들의 몸에 마력 회로가 새겨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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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이 녀석들은 스스로 생각하고 움직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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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상시 유지 중인 초호기와는 다르게, 소환 시마다 학습 내용 상당 수가 증발해버리기는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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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어느 정도는 남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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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율로 따지면 1할 정도가 계속해서 누적되는 느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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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어도 이제 제 발에 걸려 넘어지는 일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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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가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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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신들이 흩어지자마자 사방의 풀숲이 거칠게 흔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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곧이어 모습을 드러낸 것은 수많은 적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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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카로운 검과 활을 든 다크엘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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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19층에서 만난, 놈들과 트렌트가 뒤틀린 형태로 융합된 끔찍한 괴물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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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수가 너무나도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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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치 정글이 놈들을 토해내는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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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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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선가 날아온 화살이 내 머리를 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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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나는 눈 하나 깜짝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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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럴 필요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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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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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래 방벽이 자동으로 솟아나 화살을 튕겨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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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벽한 자동 방어 시스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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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으며 분신들에게 공격 명령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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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격 앞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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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말이 끝나기 무섭게, 모래 분신들이 일제히 적진을 향해 달려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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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무 명의 분신과 수십에 달하는 적이 격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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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방에서 무기가 부딪히는 소리가 울려 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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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한발 물러서서 전장을 둘러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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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신들이 미처 막지 못하는 적은 내가 모래 탄환을 쏘아 처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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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뒤에서 분신을 지원하자 수적으로 불리한 전황이 점차 대등하게 흘러가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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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그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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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명히 쓰러뜨렸던 적들이 하나둘씩 다시 꿈틀거리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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놈들은 터져 나간 팔다리를 아무렇지 않게 다시 붙이며 일어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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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벽한 불사의 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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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또 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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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당황하여 안력을 끌어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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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러진 적들의 몸에서부터 연결된 마력의 길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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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속으로 연결된 그 길은 마치 나무의 뿌리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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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멀리 정글 깊숙한 곳의 단 하나의 존재에게로 연결되어 있는 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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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스한테서 생명력을 공급받고 있는 거네…. 곤란한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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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래서야 아무리 잡아도 끝이 없을 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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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래도 이것이 익스트림 난이도의 차이인 모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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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드와는 차원이 다른 무한에 가까운 물량 공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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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러지지 않는 좀비 군단을 상대로 소모전을 벌이는 것은 어리석은 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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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곧 다른 방법을 떠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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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녀석들을 일일이 상대할 필요가 없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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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흩어져 있던 모래 분신들을 전부 집결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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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다음, 그 모래를 전부 한 곳으로 모아 거대한 형상을 빚어내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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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식간에 5m 높이의 거대한 모래 분신이 내 앞에 우뚝 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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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거기서 멈추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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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래 장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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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대 분신과 비슷한 높이의 거대한 모래 장벽이 땅에서 솟아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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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거대 분신의 손 위에 올라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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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거인의 다른 손으로는 거대한 장벽을 방패처럼 밀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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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준비가 끝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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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안쪽까지, 전부 박살 내면서 돌파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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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인이 내 명령에 따라 육중한 몸을 움직이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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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우우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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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인이 한 걸음 내디딜 때마다 땅이 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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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거인의 손 위에서 휘청거리는 몸의 균형을 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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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인이 뛰기 시작하자, 거센 바람이 불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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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 머리카락이 마구 흩날리며 내 눈을 찔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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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나는 곧 내 선택을 후회해야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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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맞다. 나 고소 공포증 있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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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미터의 높이는 생각보다 너무 높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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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를 내려다보자마자 현기증이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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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극한의 공포를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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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m 높이에서도 다리가 후들거리는 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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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미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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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비명을 지르며 거인의 손가락을 꽉 붙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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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것만으로는 마음이 놓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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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내 발을 모래로 만들어, 아예 거인의 손바닥에 뿌리를 박아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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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소용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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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심리적인 문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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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리 몸을 단단히 고정해도, 이 미칠 듯한 공포는 사라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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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나는 눈을 꼭 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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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를 보지 않으면 조금은 나을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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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떨리는 목소리로, 거의 울부짖듯이 명령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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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그냥 앞으로 쭉 달려! 전부 들이받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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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절규와 함께, 거인은 전속력으로 달리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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콰과과과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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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대한 모래 방패가 앞을 가로막는 모든 것을 부수며 나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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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가 부러지고, 적들이 튕겨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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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밑에서는 미처 피하지 못한 적들의 비명이 들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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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그저 눈을 감고 이 끔찍한 놀이기구가 끝나기만을 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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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나 달렸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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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인의 육중한 발걸음이 마침내 멈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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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미치게 하던 끔찍한 흔들림이 사라지자, 나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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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살며시 한쪽 눈을 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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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눈앞에 펼쳐진 광경에 숨을 삼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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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글의 가장 깊숙한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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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곳에는 거대한 나무 한 그루가 서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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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을 찌를 듯 거대한 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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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기는 시커멓게 뒤틀려 있었고, 껍질 곳곳에서는 검은 수액이 고름처럼 흘러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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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틀린 나뭇가지들은 사방을 향해 뻗은 채 먹잇감을 찾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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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보자마자 알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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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이 19층 유적의 벽화에서 보았던 바로 그 나무, 오염된 세계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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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수의 흉측한 모습에 압도당한 것도 잠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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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가 움직이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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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대한 몸체가 꿈틀거리더니, 수십 개의 검은 줄기들이 쏘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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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기들은 내가 타고 있는 거대 모래 분신에게 빨대를 꽂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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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력을 흡수하려는 듯한 모양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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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것은 모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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흡수 같은 것이 가능할 리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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곧 세계수는 방법을 바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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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대 분신의 몸이 순식간에 줄기에 휘감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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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신의 단단한 모래 몸체에 금이 가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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놈의 힘은 15층의 슬라임 따위와는 비교도 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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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분신은 속수무책으로 붙잡혀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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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붙잡힌 분신의 머리 위에서 재빨리 다음 수를 준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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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패로 사용했던 모래 장벽을 허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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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대한 모래알들이 내 주변으로 소용돌이치며 모여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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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오른팔을 앞으로 쭉 뻗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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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팔을 축으로, 모든 모래가 하나로 뭉쳐 거대한 말뚝의 형태를 갖추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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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층의 보스를 끝장냈던 바로 그 기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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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번에는 그 규모가 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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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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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대한 모래 말뚝이 위에서 아래로, 중력을 거스르지 않고 그대로 내리 꽂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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쐐애애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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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기가 찢어지는 굉음이 전장을 뒤흔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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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뚝은 오염된 세계수의 정중앙을 정확히 꿰뚫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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콰자자자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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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대한 나무가, 마치 장작처럼 허무하게 반으로 쪼개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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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 수액이 분수처럼 사방으로 뿜어져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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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력을 잃은 나무는 거대한 두 개의 조각으로 나뉘어 양옆으로 쓰러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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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면 세계수가 아니라 그냥 조금 큰 나무일 뿐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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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미끄럼틀처럼 거인의 팔을 타고 땅으로 내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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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만들어낸 거대한 구덩이를 바라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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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래 말뚝은 세계수를 가르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그 아래의 땅까지 깊숙이 파고들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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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그 구덩이의 가장 깊은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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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곳에는 검고 붉은빛을 내며 박동하는, 거대한 심장과 같은 핵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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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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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으로 쪼개졌던 세계수의 단면에서 검은 뿌리들이 꿈틀거리며 뻗어 나오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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놈들은 서로를 향해 기어가며 다시 하나로 합쳐지려 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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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 더럽게 끈질기네 정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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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혀를 차며 손가락을 튕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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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축된 모래 탄환 한 발이 정확하게 핵의 중심을 꿰뚫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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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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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이 산산조각 나며 터져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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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와 동시에, 세계수의 재생이 멈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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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정말로 끝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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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조심스럽게 커다란 구슬을 움직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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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나와 함께 탑을 올랐던 세계수의 씨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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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망설임 없이, 핵이 있던 자리에 씨앗을 심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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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이 바로 10 층대 전부를 관통하는 하나의 히든 피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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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앗을 심은 자리에서 눈부신 녹색 빛과 함께 작은 새싹이 돋아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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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시에 기적이 일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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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수의 잔해가 순식간에 검은 먼지가 되어 바스러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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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시에 저 멀리 있던 다크 엘프들과 융합체들도 재가 되어 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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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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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싹은 믿을 수 없는 속도로 자라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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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을 부수고 솟는 여러 다발의 줄기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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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그 맹렬한 기세에 몇 발자국 물러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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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식간에 거대한 나무로 성장한 새로운 세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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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에서 뿜어져 나온 맑고 깨끗한 마나가 퍼져나가며, 주변의 오염된 땅을 정화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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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 내 목에 걸려 있던 펜던트가 빛을 발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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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수의 메마른 잎사귀가 새로 태어난 세계수와 공명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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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수의 메마른 잎사귀가 세계수의 되살아난 잎사귀로 진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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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템의 등급이 ‘레어’에서 ‘에픽’으로 상승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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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템의 등급 상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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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 세계는 내게 기뻐할 틈도 주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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펜던트에서 녹색 마력이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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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력은 곧 공간을 찢으며 하나의 포탈을 만들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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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탈의 너머에서 낯선 이들의 기척이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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곧이어, 포탈 안에서 한 무리의 사람들이 걸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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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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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지금까지 봐온 다크엘프와는 전혀 다른 존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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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하얀 피부와 은빛의 머리카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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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락의 흔적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순수한 엘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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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그 모습을 보며 속으로 중얼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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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움 다 끝나고 나서야 나타나는 거 보소? 진짜 귀쟁이들 평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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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프들은 눈앞에 펼쳐진 광경을 보고 잠시 넋을 잃은 듯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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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이 몇 번이나 새롭게 태어난 거대한 세계수와, 그 아래에 당당하게 서 있는 나를 번갈아 쳐다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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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상 수령의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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