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Add 3 AI agents (writing, revision, story-continuity specialists) - Add 4 slash commands (rovel.create, write, complete, seed) - Add novel creation/writing rules - Add Novelpia reference data (115 works, 3328 chapters) - Add CLAUDE.md and README.md 🤖 Generated with [Claude Code](https://claude.com/claude-code) Co-Authored-By: Claude Opus 4.5 <noreply@anthropic.com>
423 lines
14 KiB
Markdown
423 lines
14 KiB
Markdown
|
||
p깟쮸가 새로운 떡밥을 던졌다.
|
||
|
||
ㄴ p깟쮸: 아무튼! 이제 진짜 20층 깨고 협회 등록해서 A급 되는 거냐에요?
|
||
|
||
그녀의 말에 슬슬 잠잠해지던 갤러리가 다시 활기를 띠었다.
|
||
|
||
ㄴ ㅇㅇ(124.48) : 하려면 바로 하는 게 좋긴 하겠지?
|
||
|
||
ㄴ 마법은화력: 그치. A급 되면 얻는 게 많으니. 정부와의 거래에서 대등한 위치에 설 수도 있고.
|
||
|
||
ㄴ 마법은화력 : 길드도 만들 수 있고. 탑의 소유권도 주장할 수 있게 되지.
|
||
|
||
ㄴ 마법은화력 : 한국에 남은 탑이 없긴 한데, 어차피 대부분이 탑을 더 오를 생각도 없는 버러지니까…. 그냥 뺏어버려.
|
||
|
||
ㄴ 냉장고: (엄벌기 콘)
|
||
|
||
ㄴ p깟쮸: A급 되면 정체도 더 안숨겨도 되지 않나에요. 현실에서 한번 정도 만나도 될 것 같은데….
|
||
|
||
ㄴ 마법은화력 : 내가 보자고 할 때는 절대 안 나오더니?
|
||
|
||
ㄴ p깟쮸 : ? 뉴비말고는 굳이 만날 필요 없다에요.
|
||
|
||
ㄴ 마법은화력 : 대놓고 사람차별하네….
|
||
|
||
A급 헌터.
|
||
|
||
그토록 멀게만 느껴졌던 목표가 이제 정말 코앞으로 다가왔다.
|
||
|
||
더 이상 미등록 불법 헌터로 살아가지 않아도 되는 것일까.
|
||
|
||
하지만 문제가 없는 것은 아니다.
|
||
|
||
ㄴ ㅇㅇ(55H.555): 근데 해결해야 할 문제가 좀 많아.
|
||
|
||
ㄴ 마법은화력: 문제? 무슨 문제?
|
||
|
||
ㄴ ㅇㅇ(55H.555): 내가 20층 클리어하면 랭킹 갱신될 거 아님?
|
||
|
||
나는 차분하게 내 생각을 써 내려갔다.
|
||
|
||
요즘은 왠지 모르게 조용하지만, 나를 찾아내려 하는 녀석이 하나 있었으니까.
|
||
|
||
ㄴ ㅇㅇ(55H.555) : 20층 랭킹 갱신되자마자 A급 등록하면. 내가 랭커인 거 모두가 바로 알지 않을까?
|
||
|
||
내 우려에 갤러리는 다시 침묵에 휩싸였다.
|
||
|
||
다들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부분인 듯했다.
|
||
|
||
ㄴ 냉장고: 듣고 보니 그렇네. 흠, 이걸 어째야 한다….
|
||
|
||
ㄴ p깟쮸: 데미갓이 아니어도, 랭커인걸 알게 되면 다들 절대 가만히 내버려 두진 않을거다에요.
|
||
|
||
ㄴ 냉장고 : 그야 그렇겠지. 전 세계에서 시도 때도 없이 연락이 쏟아질걸.
|
||
|
||
ㄴ 마법은화력: 그럼 A급이 되고 나서도 한동안은 계속 숨어 지내야 한다는 거야? 그건 너무 억울하잖아?
|
||
|
||
ㄴ 냉장고 : 어쩌면 계속 등록 안 하는 게 이득일지도 모르지.
|
||
|
||
ㄴ 마법은화력 : 아니 보는 내가 다 화가 나네. 힘이 있는데도 숨겨야 한다고?
|
||
|
||
그들의 걱정대로였다.
|
||
|
||
나는 여전히 자유로워질 수 없었다.
|
||
|
||
“그 녀석만 아니면 몇 달 동안 헌갤을 내 이름으로 도배할 수 있을 텐데….”
|
||
|
||
나는 한숨을 내쉬었다.
|
||
|
||
그 희귀하다는 마법사 인증으로 한번.
|
||
|
||
A급 인증으로 또 한 번.
|
||
|
||
랭킹 1위로 막타까지.
|
||
|
||
“중간에 얼굴도 한번 인증해 주고….”
|
||
|
||
와, 할 수 있는 게 너무 많은데?
|
||
|
||
이렇게 생각하니 정말로 아쉬웠다.
|
||
|
||
심심할 때마다 하나씩 까면서 쉬지 않고 장작을 넣을 수 있었을 텐데.
|
||
|
||
어쩌면 내 이름을 딴 갤러리가 만들어질지도 몰랐다.
|
||
|
||
그래도 나는 현실주의자.
|
||
|
||
S급이랑 해볼 만하다는 생각이 들 때까지는 사리는 게 옳았다.
|
||
|
||
“지금 내가 얼마나 강한 건지도 모르겠단 말이지….”
|
||
|
||
분명, 평균적인 A급은 한참이나 뛰어넘었을 것이다.
|
||
|
||
그러나 내가 S급을 이길 수 있을까에 대해서는 신중함이 앞섰다.
|
||
|
||
그걸 알려면 또 헌터 협회에 가봐야 하고….
|
||
|
||
도저히 이야기가 끝나지 않았다.
|
||
|
||
그때, 지금까지 조용히 대화를 지켜보던 풍뎅이가 입을 열었다.
|
||
|
||
ㄴ 풍뎅이: 그럼 협회 등록 때 내가 좀 끼어들어야 할 것 같네.
|
||
|
||
그의 말에 모든 마법사들의 이목이 집중되었다.
|
||
|
||
ㄴ 냉장고: 네가? 어쩌려고?
|
||
|
||
ㄴ 풍뎅이 : 내 권한을 사용하면 등록 절차를 조금 손볼 수 있어. 기록 조작 정도야 간단하지.
|
||
|
||
ㄴ 풍뎅이 : A급으로 등록은 해두되, 발표는 안 하는 식으로 갈 수도 있고….
|
||
|
||
S급 헌터.
|
||
|
||
그 이름이 가진 무게는 결코 가볍지 않았다.
|
||
|
||
그가 직접 나선다면, 불가능한 일은 아닐 터였다.
|
||
|
||
ㄴ 마법은화력: 정말이야? 그렇게까지 해준다고?
|
||
|
||
ㄴ 풍뎅이: 물론 아무리 그렇게 한다고 해도, 뉴비가 나를 한 번은 만나야겠지. 이건 어쩔 수 없어.
|
||
|
||
ㄴ 풍뎅이 : 그래도 괜찮겠어?
|
||
|
||
풍뎅이의 제안은 더할 나위 없이 완벽했다.
|
||
|
||
모든 문제를 한 번에 해결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
|
||
|
||
물론 얼굴을 직접 마주해야 한다는 점이 꺼림칙하긴 했다.
|
||
|
||
그러나 딱히 다른 방법도 없다.
|
||
|
||
지금까지 풍뎅이에게는 최소한의 신뢰가 생기기도 했고.
|
||
|
||
만약 그가 날 찾으려고 했으면, 내가 처음 실수로 인증샷을 올렸을 때 찾아냈을 것이다.
|
||
|
||
무엇보다 나는 왠지 이 방향도 재미있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
||
|
||
ㄴ ㅇㅇ(55H.555) : ㅇㅇ 생각해 보니까, 이게 더 재밌을 거 같음.
|
||
|
||
ㄴ 풍뎅이 : 재미라니?
|
||
|
||
ㄴ ㅇㅇ(55H.555) : 어디가서 나 A급이요, 대놓고 자랑하면 없어 보이거든. 인증만 몰래 받아두고 있다가, 필요할 때 슬며시 공개하는 거지.
|
||
|
||
ㄴ 마법은화력 : 요리왕 비룡처럼 말이지?
|
||
|
||
ㄴ 냉장고 : 할매요….
|
||
|
||
ㄴ ㅇㅇ(55H.555) : ㅇㅇ. 원래 힘숨찐 놀이가 제일 재밌는 거거든.
|
||
|
||
ㄴ 풍뎅이 : 솔직히 난 그 감성 잘 모르겠는데…. 어쨌든 동의한 걸로 알게.
|
||
|
||
그때였다.
|
||
|
||
똑똑-.
|
||
|
||
현관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정적을 깼다.
|
||
|
||
나는 미간을 찌푸렸다.
|
||
|
||
나에게는 친구도 가족도 없다
|
||
|
||
이 시간에 찾아올 사람이 없는데? 사이비인가?
|
||
|
||
“누구세요?”
|
||
|
||
나는 별생각 없이 자리에서 일어나 현관문으로 향했다.
|
||
|
||
인터폰 화면에는 중년 남성과 청년 한 명이 서 있었다. 둘 다 경찰 제복 차림이었다.
|
||
|
||
경찰? 대체 뭐지?
|
||
|
||
나는 의아해하며 문을 살짝 열었다.
|
||
|
||
“무슨 일이시죠?”
|
||
|
||
나이 많은 경찰이 나를 보더니 살짝 곤란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
||
|
||
“꼬마야, 혹시 이 집에 어른 계시니? 옆집에서 신고가 들어와서 말이다. 창문으로 웬 덩굴 같은 게 넘어왔다고 해서….”
|
||
|
||
뭔 개소리지?
|
||
|
||
나는 순간 어리둥절했지만, 곧 짐작 가는 일이 하나 떠올랐다.
|
||
|
||
덩굴이라면 딱 하나밖에 없었다.
|
||
|
||
경찰은 내 어깨너머로 집 안을 힐끗 곁눈질했다.
|
||
|
||
현관문 틈새로 살짝 엿보인 집 안의 풍경에 그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
||
|
||
“저, 저거 뭐야? 웬 식물들이….”
|
||
|
||
청년의 반응에 중년 경찰도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집 안을 들여다보았다.
|
||
|
||
“얘야, 잠깐 안으로 좀 들어가서 확인해 봐도 되겠니?”
|
||
|
||
아, 망했네.
|
||
|
||
나는 속으로 욕을 삼켰다.
|
||
|
||
어쩔 수 없다. 여기서 거부하면 일만 더 커질 뿐.
|
||
|
||
나는 마지못해 문을 활짝 열었다.
|
||
|
||
“세상에….”
|
||
|
||
집 안으로 들어선 경찰들은 경악을 금치 못했다.
|
||
|
||
벽과 천장을 온통 뒤덮은 덩굴과 이끼.
|
||
|
||
바닥에 어지럽게 널린 식물들. 그리고 방 한가운데 덩그러니 놓인 고사양 컴퓨터.
|
||
|
||
그들은 잠시 말을 잃은 채, 비현실적인 광경을 멍하니 둘러보았다.
|
||
|
||
그들의 시선이 이내 나에게로 향했다.
|
||
|
||
안쓰러움이 가득한 눈빛이었다.
|
||
|
||
나의 어린 외모. 혼자 사는 듯한 모습. 상식적으로 이해할 수 없는 집 상태.
|
||
|
||
모든 것이 그들에게는 방임 아동의 증거처럼 보였을 것이다.
|
||
|
||
나이 든 경찰이 내 앞에 조심스럽게 쪼그려 앉아 눈을 맞췄다.
|
||
|
||
“아가야, 괜찮니? 부모님은 어디 계시고, 왜 혼자 있는 거야?”
|
||
|
||
“지금은… 집에 안 계세요.”
|
||
|
||
“어디 가셨는데?”
|
||
|
||
“그게….”
|
||
|
||
“이 집은 또 왜 이 모양이고?”
|
||
|
||
등줄기를 타고 식은땀이 삐질삐질 흘렀다.
|
||
|
||
여기서 잘못 대답하면 꼼짝없이 보호시설로 끌려갈 게 뻔했다.
|
||
|
||
이 상황을 어떻게 빠져나가야 하지?
|
||
|
||
나는 필사적으로 머리를 굴렸다.
|
||
|
||
곧 적당한 방법이 하나 떠올랐다.
|
||
|
||
나는 경찰들의 심리를 잘 알았다.
|
||
|
||
변해버린 세상에서, 그들은 웬만해서는 헌터와 엮이고 싶어 하지 않는다.
|
||
|
||
특히 그것이 강한 헌터라면 더더욱.
|
||
|
||
나는 금방이라도 울음이 터질 듯한 표정을 지으며 입을 열었다.
|
||
|
||
눈물연기는 처음이었지만 문제는 없었다.
|
||
|
||
나는 예전에 억울하게 31일 차단을 당했을 때를 떠올렸다.
|
||
|
||
금세 눈물이 그렁그렁해졌다.
|
||
|
||
“부모님은… 헌터세요. 방금 탑에 가신다고 나가셨는데….”
|
||
|
||
내 대답에 젊은 경찰의 표정이 더욱 안쓰럽게 변했다.
|
||
|
||
하지만 나이 든 경찰의 눈빛은 미묘하게 흔들렸다.
|
||
|
||
그는 잠시 무언가 생각하더니, 젊은 경찰의 팔을 슬쩍 잡아당기며 귓속말했다.
|
||
|
||
나에게는 다 들렸지만.
|
||
|
||
“…진짜 헌터면 일이 귀찮아져. 일단 확인해 보고 다시 오지.”
|
||
|
||
나이 든 경찰은 이내 다시 부드러운 표정으로 돌아와 내게 말했다.
|
||
|
||
“그렇구나. 알겠다. 그럼 부모님 돌아오시면 경찰서로 연락 좀 부탁드린다고 전해주렴. 나중에 다시 한번 방문할게.”
|
||
|
||
그는 말을 이었다.
|
||
|
||
“그리고 부모님께 저 덩굴은… 처리를 좀 해야 한다고 꼭 말씀드리고.”
|
||
|
||
나는 세상에서 가장 말을 잘 듣는 어린이처럼 고개를 힘차게 끄덕였다.
|
||
|
||
“네!”
|
||
|
||
내 순진한 모습에 경찰의 얼굴에 안심하는 듯한 미소가 떠올랐다.
|
||
|
||
그는 내 머리를 쓱쓱 쓰다듬으며 말했다.
|
||
|
||
“허허, 혼자서도 씩씩하구나.”
|
||
|
||
“헤헤….”
|
||
|
||
나는 억지로 어린애처럼 웃어 보였다.
|
||
|
||
경찰들이 현관을 나섰다.
|
||
|
||
문이 닫히는 소리가 들리자마자, 내 얼굴에서 미소가 싹 사라졌다.
|
||
|
||
“씨발….”
|
||
|
||
나는 썩은 표정으로 나지막이 욕설을 내뱉었다.
|
||
|
||
살다가 이런 어린애 흉내나 낼 줄이야?
|
||
|
||
치욕스러움에 주먹이 부들부들 떨렸다.
|
||
|
||
“아니, 뭐 어떻게 되어있길래 민원까지 넣어?”
|
||
|
||
나는 투덜거리며 집 밖으로 나섰다.
|
||
|
||
하여튼 요즘 사람들은 이웃 간의 인심이 없다.
|
||
|
||
조금만 일이 생겨도 대화가 아니라 경찰부터 부르다니.
|
||
|
||
아파트 건물을 빙 돌아 창문이 있는 반대편으로 향했다.
|
||
|
||
입구와 반대라서 평소에는 볼 일이 없는 풍경.
|
||
|
||
곧 나는 눈앞에 펼쳐진 광경에 잠시 할 말을 잃었다.
|
||
|
||
“…에반데.”
|
||
|
||
내 방 베란다 창문은 이미 거대한 녹색 덩굴에 완전히 뒤덮여 있었다.
|
||
|
||
문제는 거기서 그치지 않았다.
|
||
|
||
덩굴은 사방으로 뻗어 나가 옆집은 물론이고 위층과 아래층의 베란다까지 침범하려 들고 있었다.
|
||
|
||
가장 심한 옆집은 이미 잠식당한 지 오래였다.
|
||
|
||
콘크리트 벽을 타고 꿈틀거리는 덩굴의 모습은 흉물스럽기 짝이 없었다.
|
||
|
||
나는 머리가 지끈거리는 것을 느끼며 이마를 짚었다.
|
||
|
||
“빨리 씨앗을 처리해야겠네.”
|
||
|
||
이대로 두면 아파트 전체가 정글이 될 판.
|
||
|
||
게다가 경찰이 또 찾아오겠다고 했던 말이 떠올랐다.
|
||
|
||
다음번에 왔을 때도 이 상태라면, 부모님이 헌터라는 거짓말만으로는 넘어갈 수 없을지도 모른다.
|
||
|
||
“답이 없네. 답이 없어….”
|
||
|
||
당장의 위기는 모면했지만, 이건 일시적인 해결책에 불과했다.
|
||
|
||
또 앞으로도 이런 일들이 일어나지 않으리라는 보장도 없었다.
|
||
|
||
탑에서는 별별 이상한 물건이 다 나올 수 있으니까.
|
||
|
||
집에 보관하기 힘든 물건이 또다시 생길 수도 있었다.
|
||
|
||
나는 결국 결단을 내렸다.
|
||
|
||
“역시 이사를 가야겠어.”
|
||
|
||
나는 집으로 돌아와 방구석에 아무렇게나 쌓아두었던 마석 더미를 바라보았다.
|
||
|
||
지금까지 탑을 오르며 모은 전리품들.
|
||
|
||
대충 눈으로 무게를 가늠해 보았다.
|
||
|
||
“흠…. 한 8kg 정도 되려나.”
|
||
|
||
돈으로 환산하면 대충 1억 5천만 원은 나올 것이다.
|
||
|
||
원래 통장에 있던 돈이 5억 5천만 원 정도였으니….
|
||
|
||
“그럼 7억 정도 있는 거로군.”
|
||
|
||
요즘 대전의 집값이 얼마나 하는지는 모르겠지만, 이 정도면 괜찮은 집을 구할 수 있을 터였다.
|
||
|
||
“탑 근처의 단독주택이면 좋겠는데….”
|
||
|
||
5년 전 탑이 처음 생겨났을 때, 그 주변 지역은 초토화되었다.
|
||
|
||
시간이 흐르면서 그 폐허 위로 새로운 건물이 들어섰다.
|
||
|
||
오직 헌터들만을 위한 주거지였다.
|
||
|
||
길드 건물과 훈련 시설, 각종 장비 상점과 편의 시설까지.
|
||
|
||
탑 주변은 어느새 헌터들을 위한 고급 주거 단지로 변모해 있었다.
|
||
|
||
물론 서울이나 부산 같은 대도시의 이야기고, 내가 사는 대전은 그에 비하면 한적하고 조금 허접한 동네였지만….
|
||
|
||
그래도 헌터들을 위한 기본적인 인프라는 갖추어져 있었다.
|
||
|
||
하지만 나는 곧 치명적인 문제를 깨달았다.
|
||
|
||
“젠장…. 나 신분이 없지.”
|
||
|
||
지금의 내 몸. 이 어린 소녀의 몸으로는 법적으로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
||
|
||
신분증은커녕 출생신고조차 되어있지 않다.
|
||
|
||
집 계약은 물론이고, A급 헌터 등록도 마찬가지.
|
||
|
||
풍뎅이가 헌터 등록을 비밀로 처리해 준다고는 하지만, 신분 자체가 없는 것은 너무 이상하게 보일 것이다.
|
||
|
||
“풍뎅이한테 신분도 만들어 달라고 해?”
|
||
|
||
나는 즉시 고개를 저었다.
|
||
|
||
계란을 한 바구니에 담지 말라는 말도 있지 않은가.
|
||
|
||
한 사람에게 너무 많은 걸 부탁하는 것보다는, 다른 사람을 찾아보는 편이 좋을 것 같았다.
|
||
|
||
나는 혹시나 하는 마음에 핸드폰을 들었다.
|
||
|
||
그리고 익숙한 이름, ‘SSalDapam’에게 메시지를 보냈다.
|
||
|
||
브로커. 그라면 뭔가 방법을 알지도 모른다.
|
||
|
||
[혹시 신분증도 팔아요?]
|
||
|
||
답장은 금방 왔다.
|
||
|
||
[SSalDapam : 팔긴 파는데…. 그걸로 뭔가 대단한 걸 할 수는 없을 텐데?? 기껏해야 편의점 뚫는 게 고작이야. 그래도 괜찮겠니? ㅠ_ㅠ]
|
||
|
||
[SSalDapam : 일단 한번 만나서 이야기하는 게 좋을 것 같구나. 삼촌이 자세히 설명해 줄게.]
|
||
|
||
나는 그의 제안을 수락했다.
|
||
|
||
당장 내가 기댈 곳은 그 험상궂은 아저씨뿐이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