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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녕 사람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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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궁설화는 저도 모르게 숨을 참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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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순간에 경악으로 질린 얼굴을 감출 생각조차 하지 못했다. 그녀는 눈에 띄게 굳은 얼굴로 담벼락 너머를 응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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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궁세가는 검가로도 유명했지만, 기관진식과 진법을 다루는 뇌가로도 적잖은 명성을 떨친 명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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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궁설화는 둘 중 진법을 익히는 것에 훨씬 많은 노력과 시간을 쏟았다. 재능도 타고났다. 바둑돌 몇 개만으로도 온갖 종류의 진법을 구사할 줄 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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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법을 다루기 위해서는 삼라만상의 이치를 꿰뚫어 보아야 했다. 당연히 안법이 발달했을 수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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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존 남궁세인이 직접 전수해준 안법인 탓에, 당연히 절세의 영역에 속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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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 운남까지 차출된 것은 그 때문이었다. 웬만한 중견고수보다 그녀의 안목이 뛰어났다. 발걸음과 같은 사소한 몸짓에서 근본을 유추하여 잡아낸 사파 고수가 적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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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렇게 흐릿하게 보여서는 안 된단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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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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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신에서 흘러나오는 기파를 인위적으로 통제하는 경지에 이르지 않고서는 불가능한 기예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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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궁 소저는 아까부터 어딜 그렇게 쳐다보시는 건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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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벼락에 걸린 거미줄이라도 보았나 보오. 우리와 달리 안법이 특출나지 않은가. 같은 풍광을 마주해도 거슬릴 것이 곱절은 많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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옆에 있는 후기지수들이 상대를 인지조차 하지 못한 것만 보아도 알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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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 자신조차도 절세의 안법이 없었다면 자연지물이라 생각하고 넘겼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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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뿐이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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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체, 아까부터 왜 이렇게 흔들리냔 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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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금 전부터 절세고수에게 건네받았던 목검이 세차게 떨리고 있었다. 최고급 흑단으로 깎아낸 목검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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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세고수의 손이 닿은 탓인지 신령스러운 기운이 깃들었다. 제갈가의 고수들이 쥘부채로 진법을 다루는 것처럼, 그녀 역시 목검을 방위침처럼 활용하여 진법을 펼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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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병이 되었다는 것이다. 근래 들어서는 진검보다 이 목검을 자주 활용할 정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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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존의 차녀인 만큼 마주하는 인사들도 하나같이 거물이었다. 대문파의 수장들을 마주했을 때도 한 번을 떤 적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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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우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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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데 지금은 불안할 정도로 떨어댔다. 오죽했으면 떨림을 감추기 위해 손목에 힘을 주고 있어야 했을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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곧 근처의 후기지수들도 이변을 알아차렸다. 남궁설화가 양 손으로 목검을 굳세게 붙들고 있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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삭막한 분위기 따위에 긴장할 위인이 아니라는 것을 모두가 잘 알았다. 그녀가 진법의 매개로 사용하는 목검이 보통 물건이 아니라는 것 역시 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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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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곧 모두가 태세를 전환했다. 주변을 세찬 눈으로 응시하는 이들은 예사요, 아예 검집에 손을 올리는 이들도 적지 않았다. 사실상 기수식을 취한 것이나 다름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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혈기왕성한 무인이기에 그렇게 반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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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저한 훈련을 거친 맹원들은 오히려 침착하게 대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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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계하되, 지나치게 내색하지는 마라. 이런 곳에서 전투가 벌어졌다가는 후환을 감당하기 힘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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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독 연륜이 느껴지는 중년인이 중얼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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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전은창(閃電銀槍) 악천승. 산동악가 출신의 무인이자, 무림맹 오대주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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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변을 둘러싼 인파가 동요하기라도 하면 사태가 겉잡을 수 없이 커질 것을 직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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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연함을 가장하며 곧장 남궁설화에게 전음을 보냈다. 기세를 갈무리하고 정면으로 걸으라는 전성을 보낸 직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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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황을 설명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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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확히 파악하지 못했어요. 자칫 삿된 정보로 대주의 눈을 흐릴까 저어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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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음을 보낼 때 생기는 목울대의 울렁임조차 조심하는 듯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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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궁가의 검봉은 작은 행동 하나에 수십가지 뜻을 숨기는 기재다. 절세고수의 딸이기 전에, 스스로의 능력으로 위치를 증명한 인물이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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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림에는 수십 장 너머에서도 입매의 떨림과 심장의 박동의 변화를 인지하는 기인이사들이 즐비했다. 악천승은 남궁설화의 반응으로부터 전음조차 조심해야 할 상황이라는 것을 인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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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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곧장 경로를 틀었다. 점창 속가로 향하려는 것이다. 신녀문주가 기거하고 있다는 정보를 파악하고 있었기에 할 수 있는 행동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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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녀문주의 위명을 익히 들었다. 보기 드문 협사라고 하던가. 운남 최대 규모의 채석장에서 그녀가 산사태를 갈아냈다는 소문이 자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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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남의 민초들이 크게 동요하지 않을 수 있는 것도 그녀의 덕이 컸다. 도화신녀라는 별호에서부터 더없는 경외가 드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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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지하기 충분한 강자이자 협사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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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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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궁설화는 침음을 삼켰다. 악천승의 발걸음에서부터 목적지를 짐작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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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전에 느꼈던 인기척은 사라진지 오래였다. 허나 그녀가 남긴 기파만큼은 여전히 점창 속가의 담벼락에 선명하게 새겨져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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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장이 거세게 두근거렸다. 전신의 감각이 일전에 보았던 것이 실체가 맞았다고 말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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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만한 고수가 작정하였다면 인지하기도 전에 고혼이 되었을 것이다. 고의적으로 스스로를 드러냈다고 봐야 옳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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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가 순순히 점창 속가로 향하는 것은 그 때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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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녀문주, 아니면 그녀와 연이 있는 다른 여인일 가능성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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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문답지 않게 검격이 패도적이라고 하였다. 견문이 부족하여 자신이 오해했을 가능성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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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 그 정도 되는 절대자들은 하수들에게 자신의 몸가짐조차 드러내지 않았다. 격이 떨어진다는 이유에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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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파를 휘장처럼 펼쳐 음영으로만 드러내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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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저 흥미만 드러내신 것을 내가 오해하였을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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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이 멋대로 반응한 탓에 판단이 늦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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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궁설화를 비롯한 맹원들은 곧장 점창의 속가로 들어섰다. 무림맹이 점창에 방문하는 일이다. 이상함을 느끼는 민초는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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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창 속가는 맹원들을 기쁘게 맞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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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운남에서 벌어질 전투의 대부분은 소모전이 될 확률이 높았다. 그렇기에 무림맹이 찾아온 것을 기꺼이 여길 수 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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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대에 감사하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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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대주 악천승이 속가주와 인사를 나누는 사이, 남궁설화는 속가의 내부를 천천히 흝어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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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가치고는 내부가 굉장히 넓었다. 족히 열 장을 넘는 방이 다섯이 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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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궁설화는 곧장 후원으로 향했다. 그곳에서 시선을 느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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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궁 소저, 지금은 괜찮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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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떠는 것을 처음 보았소. 힘들면 의지해도 좋소이다. 같은 동료 아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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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용 공자. 지금 남궁 소저에게 흑심을 드러내는 건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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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쪽이 쓸데없이 민감하게 반응하는 듯하오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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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기 좋게 깔린 돌바닥을 거닐며 담소를 나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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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들 긴장이 어느정도 풀린 상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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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원의 마루에 웬 여인이 누워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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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리를 길게 늘어뜨린 채 이쪽을 향해 눈동자만 돌리는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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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외양 탓일까, 그조차도 매력으로 다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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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궁설화는 영민한 머리로 뭇 고수와 후기지수들의 용모파기를 모두 암기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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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연히 여인의 신분을 곧장 알아차렸다. 녹색 눈동자가 유독 선명한 여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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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궁세가의 남궁설화에요. 그쪽은 당랑암화가 맞으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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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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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 입술을 힘겹게 달싹였다. 눈동자에서 힘이 느껴지지 않았다. 옆에는 어린 소녀가 앉아서 당랑암화의 입에 설탕 조각 따위를 넣어주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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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랑암화? 사천당문의 직계를 이런 곳에서 다 뵙게 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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옆에 있던 후기지수가 아양을 떨었다. 황보세가의 여식이었다. 허나 돌아오는 대답은 무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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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원은 현재 신녀문주께서 사용하고 계시니, 외인들은 자리를 비켜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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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매, 무림맹 분들이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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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군요. 맹원 분들은 나가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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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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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핏 보면 무례하다 느끼기에 충분한 언행이었다. 당소소의 전신에 탈력감이 깃들어 있지 않았더라면 모두가 그렇게 생각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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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의를 차리기는커녕 손가락을 까딱할 힘조차 없는 듯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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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 당소소의 입에 설탕을 넣어주던 소녀가 일어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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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죄송해요. 사매가 새벽부터 고되게 수련해서, 무림맹 분들을 맞이할 힘이 없네요. 저는 신녀문의 화련이라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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낭랑한 목소리로 상황을 설명했다. 어린 나이의 소녀라고는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씩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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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창의 은인이신 스승님께서는 이따금 화원에서 검술을 펼치시고는 하신답니다. 무림맹 분들께서 스승님의 검술을 견식하고자 하셨다면, 이리 걸음하시면 아니되어요. 마땅히 허락부터 받으셔야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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똑부러지는 목소리로 저리 말하는 것이 귀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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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다듬고 싶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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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죽했으면 공과 사의 구분이 확실한 남궁설화조차 그리 생각했을 정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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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토록 어린 나이에. 신녀문주께서 제자로 들인 연유를 알겠어요. 신녀문의 미래가 밝겠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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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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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보세가의 여식이 손을 뻗었다. 신력을 타고난 세가의 여식답게, 단순한 움직임에도 금나수의 묘리가 깃들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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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다듬으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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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련은 질색하며 상체를 틀었다. 반사적으로 연화비영보를 펼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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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걸음 물러서는 것으로 몹시 자연스럽게 손짓을 피했다. 황보세가 여식의 손은 애꿎은 허공을 흝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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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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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련은 미간을 거세게 좁혔다. 후기지수들을 올려다보면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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곧장 머릿속으로 어린아이나 떠올릴 법한 저주를 퍼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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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제도 모르고 내 머리를 쓰다듬으려 해? 일평생 어머니와 스승님에게만 허락했던 머리라고. 망할 올빼미도 내 머리는 못 건드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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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나이는 어리지만, 배분으로 치면 여러분보다 낮지 않다고 생각해요. 일문의 장문제자로 대해주셔야 옳다고 생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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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희들 최고 상관이라고 해야 맹주잖아. 우리 스승님은 무려 절세고수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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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곧 스승님이 돌아오실거에요. 그때까지도 떠나지 않으신다면 상황 설명을 잘 하셔야 할거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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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환을 감당해야 할거야. 분명 입에 당과를 가득 채운 다음 너희의 뺨을 치실거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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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는 중에도 입으로는 대문파의 후계자나 보일 법한 언행을 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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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과 사를 명백히 구분한다는 뜻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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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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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소녀에게 한 방 먹을 줄 몰랐던 황보세가 여식의 눈동자가 커진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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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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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련아. 맹에서 오신 분들께 그렇게 말하면 안 된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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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켠에서 하얀 장포가 펄럭였다. 일전에 후기지수들이 밟고 건넜던 돌바닥에 여인이 서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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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하얀 피부에서 고결함이 느껴졌다. 은은한 도기가 일대에 퍼져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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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세에 내려온 선녀라 칭하기에 부족함이 없다. 찬바람에 옅게 휘날리는 연홍발은 말할 것도 없었다. 저잣거리에서 흔히 볼법한 죽립조차 신비롭게 느껴질 지경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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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기지수들이 일제히 탄성을 터뜨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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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을 틀어막고 경악하는 이들도 적지 않았다. 그 정도로 인세와 동떨어진 용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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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궁설화 역시 놀란 눈으로 자신에게 걸어오는 여인을 응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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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뵈었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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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녀문주가 말했다. 목소리가 익숙했다. 남궁설화는 저도 모르게 흠칫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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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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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화를 머금은 눈동자가 호선을 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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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 다시 뵙게 되면, 이 각패를 돌려드리기로 하였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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곧 신녀문주의 손 끝에 청옥으로 정갈히 깎아낸 각패가 들렸다. 남궁의 이름이 흔들림 없이 새겨진 각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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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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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대가 다른 의미의 경악으로 물들었다. 오죽했으면 적막이 맴돌 정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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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녀……문주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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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궁설화가 말했다. 돌아가는 상황을 곧장 받아들일 수 없어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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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다보니 그렇게 되었군요. 이름으로 부르지 않은건 절 배려하려 그런 것이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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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이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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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찌 된 일이에요? 남궁설화는 애써 뒷말을 삼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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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년 만에 만난 신녀문주는 이전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기품이 흘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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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음걸이에서 알 수 없는 초월성을 느꼈다. 맨 얼굴을 드러내고 있는 탓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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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라도 매료될 법한 외모였다. 남녀를 불문하고 이야기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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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남에, 가셨다고 들었는데. 이런 곳에서 다시 뵙게 될. 아니, 그러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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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연은 사천당문에서 강호의 사정을 면밀히 전해들었다. 눈앞의 소녀가 사실은 검존의 여식이었다는 사실도 그때 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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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세고수의 자식인데도 오만함을 드러내기는커녕 자신을 한없이 낮췄다. 심지어 그때 선물해줬던 목검을 여태 애지중지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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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감이 갈 수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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횡설수설하는 것조차 장점으로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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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연은 남궁설화와 그녀의 뒤편에 있는 후기지수들의 면면을 살폈다. 그녀의 동료라면 품행은 따로 검증하지 않아도 될 듯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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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는 이제 후기지수들에게 가르침을 베풀 수 있는 위치에 도달했다. 그녀 스스로가 그것을 인지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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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남을 떠나기 전에 호의를 베풀면 될 듯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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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서연은 무인에게 호의를 베푸는 방법을 안다고 자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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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자들이 무례를 저지른 듯한데. 사과해야 옳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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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연은 뒷짐을 진 채 후기지수들 앞에 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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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수에게 가르침을 내리는 모양새였는데, 그 오연한 자세를 보고도 입을 여는 이가 한 명도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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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궁 소저부터 들어오시겠어요? 무학으로 교분을 나눠본 적은 없는 듯한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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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시에 도화를 띤 진기가 사방으로 이지러졌다. 사방을 흩날리는 꽃잎들이 당장이라도 쏟아질 듯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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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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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궁설화의 음성에 다시금 경악이 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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