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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후관계에 대해 생각해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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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사건이 터지고, 내담자가 생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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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그 내담자의 상담을 좋은 방향으로 가져가기 위해 논문과 자료들을 준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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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노란 논문은… 그 자료 속에 늘 끼어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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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황이 일어난 게 먼저고, 자료 조사가 그 이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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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이번에는 상황이 조금 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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던전 PTSD를 대비하기 위해 겸사겸사 공부한 것은 맞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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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단체 정신 오염에 사태에 대비한 것은 아니라는 소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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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논문은 그것마저 예측했다는 듯 내게 예시를 보여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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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수화기 너머의 팀장에게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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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바로 가야 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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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네… 정말 죄송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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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장의 목소리 상태가 좋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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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 던전에서 발생한 모든 상해는, 해당 길드가 전적으로 책임지는 것이 원칙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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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나 많은 사상자가 나오든 길드 자체적으로 해결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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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야 당연한 것이 던전은 입찰에서부터 경쟁이다. 내부의 보상을 보고 진입하기 때문에 당연히 그게 맞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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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이 경우는 조금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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던전, 사슬지옥은 명백한 S급 던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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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급이 S급으로 올라가는 순간 던전은 황금이 아닌 언제 터질지 모르는 시한폭탄이 되어버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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던전 브레이크로 인한 위험도와, 던전 공략의 난이도는 기하급수적으로 올라감에 반해 그 보상은 A급 던전과 차이가 없는 경우가 지금까지는 대부분이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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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라서 길드들 또한 굳이 구미가 당기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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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위험도는 최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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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는 그 위험을 감당해야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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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회는 이런 기피 현상을 막기 위해, 일종의 연대 책임 제도를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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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급 던전 같은 기피 던전의 공략에 성공한 길드에게는 막대한 보조금을 지급하는 동시에, 그 과정에서 발생하는 피해에 대한 책임을 협회가 함께 나누어지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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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지금, 그 만약의 사태가 터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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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자연스레 헌터 협회의 소속 상담사이니 이 일의 책임자가 되는 것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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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간단한 증상이라도 알 수 있겠습니까? 겉으로 보이는 행동이나 언행. 아무거나 괜찮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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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간략히 현재의 상태를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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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게… 저희도 아직 정확한 상황을 파악하지는 못했습니다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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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이어서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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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선, 순간적으로, 아주 돌발적인 행동을 보이고 있습니다. 동료를 향해 위해를 가하려 한다거나, 의미 없는 파괴 행위를 반복하는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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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겠습니다. 바로 가죠. 차량으로 이동하면 금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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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닙니다. 상담사님. 저희가 이미 차량을 보냈습니다. 아마… 지금쯤 댁 앞에 도착했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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빠르기도 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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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화하기도 전에 보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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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추가적인 정보를 묻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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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차피, 가면 다 알게 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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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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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가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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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하얀색 가운을 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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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량을 타고 협회에 도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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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어가자마자 내부가 바쁘게 움직이는 게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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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타다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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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십 명의 직원이 분주하게 뛰어다니며, 서류를 옮기고 고함을 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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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 저 멀리서 나를 발견한 팀장이 거의 달려오다시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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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담사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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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고개를 살짝 숙여 인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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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벌써 얼굴이 핼쑥해져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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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황 설명을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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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단도직입적으로 현 상황을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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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이쪽으로 오시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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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나를 이끌고 통제실 쪽으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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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도에서 팀장은 내게 간략한 설명을 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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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사슬지옥 공략에 투입되었던 대해 길드, 공략 팀 전원이 저희 협회에 있는 상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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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 몇 명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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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원은 경상자 한 명을 제외하고 총 스물네 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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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마른침을 삼키며 말을 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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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체적으로는 문제가 없습니다. 다만 부 길드장인 해왕의 긴급 보고가 있었고, 저희 감식팀의 결과도 똑같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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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원… 정신 오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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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그 순간 누군가의 얼굴이 머리에 떠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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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동기, 메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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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도 현재 오염에 노출되어있다는 소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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던전의 정신 오염이라는 것은 매우 까다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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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초에 마력에 의한 상태 이상이 아니기 때문에 마나를 통한 치료는 불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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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급 힐러의 치유 마법도, S급의 포션도 아무런 소용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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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급 힐러의 개념 자체를 치유하는 권능이라면 다르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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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종의 저주 같은 것이기 때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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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알려진 유일한 치료법은 시간이 약이라는 무책임한 기다릴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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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증상을 억누르며, 최대한 외부의 노출을 차단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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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상을 억누르는 케어를 하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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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마른침을 삼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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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당히 어려운 싸움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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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어디에 계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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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물 네명을 전부 수용하려면 내 생각에는 그곳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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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방인 격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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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 거기로 옮겨지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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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가깝기도 하고, 애초에 설계 자체도 단체 전이를 염두에 두고 엄청 크게 해놨기 때문에 현재 공실이 매우 많다고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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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인원 즉시 이방인 격리소로 이송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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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내 예상이 맞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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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면 당분간 나도 거기서 살아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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겸사겸사 유월 씨도 케어하고 좋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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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 좋게 생각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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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회의 건물과 이방인의 격리소는 이어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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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만 가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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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부길드장인 해왕… 아, 강민호 헌터부터 대화를 나눠보는 게 좋을 거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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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간 이름을 까먹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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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가 아무래도 총책임자다 보니, 그와 이야기를 하는 게 좋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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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그렇게 하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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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장은 어딘가로 메시지를 보내더니, 이내 고개를 끄덕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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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상황실에 도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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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저번 설유월처럼 강민호가 격리되어있는 상담실로 향하면 그의 숙소와 연결된 면회실이 나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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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출발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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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음… 314호로 가시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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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그의 안내를 받아 복도를 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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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314호실 앞에 멈춰 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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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짧게 심호흡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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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 오염은 원체, 어떤 식으로 발현될지 알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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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한 치 앞도 알 수 없기 때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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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부탁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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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허공을 보며 살짝 중얼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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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ω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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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만 믿어주세요! 사용자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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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그 자신감 넘치는 답을 보고 피식 웃으며 안으로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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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 안은 어두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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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일한 광원은 두꺼운 유리 벽 너머로 보이는 방의 전등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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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그 침대 위에는, 한 중년의 남성이 쭈그리며 몸을 웅크리고 있었다. 머리조차 무릎에 박아둔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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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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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인기척을 느꼈을 텐데, 그는 일어나지도 않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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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민호 헌터님. 괜찮으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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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일단 먼저 입을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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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와 동시에 강민호의 상태를 확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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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민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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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인 스탠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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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실패했습니다. 길드원들의 정신 오염은 전부 제 책임이며, 죄책감을 감당할 수가 없습니다. 너무 두렵습니다. 역시 저는 리더가 되는 데에 적합하지 않습니다. 그냥… 모든 것을 내려놓고, 따뜻한 어머니의 품으로 돌아가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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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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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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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두서없이 주르륵 나열되어있는 그의 상태로 보건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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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정적인 감정이 한없이 증폭된 것처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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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유리벽으로 천천히 더 다가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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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부드러운 목소리로, 다시 입을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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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민호 헌터님. 이제 괜찮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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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년의 남성은 내 말에 무릎에서 고개를 살짝 들며 눈을 마주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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헝클어진 머리카락 사이로 공허한 눈동자가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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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누구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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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목소리는 쇠를 긁는 것처럼 거칠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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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헌터님을 도와드리러 온 상담사 유선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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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할 말 없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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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다시 고개를 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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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이상 대화를 이어 나갈 의지가 없다는 거절의 표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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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다시 그에게 말을 걸려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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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삐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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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험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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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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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질문 시, 대상이 공격적인 태도를 취할 확률: 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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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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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입을 다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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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걸 어떻게 해야 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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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화 자체가 불가능한 경우는 내가 아무것도 할 수 있는 게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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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고, 여기서 계속 죽치고 앉아 있기에는 한시가 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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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스물세 명의 환자들이, 나를 기다리고 있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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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카메라를 향해 손가락으로 X 표시를 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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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대화가 불가능하다는 신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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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다음 사람을 찾는 게 나을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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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아무런 미련 없이 자리에서 일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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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그가 잇는 면회실을 나와 다시 통제실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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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화 자체가 불가능한 상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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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말에 팀장의 얼굴에 어두운 빛이 스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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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그렇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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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순서의 책임자가 누구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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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 아마 메어리 헌터로 알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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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분으로 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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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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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는 사람이기도 하고, 빠르게 해결하는 것이 우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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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바로 팀장이 안내하는 상담실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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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천천히 문을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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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민호의 방과는 달리 그녀의 방은 아주 밝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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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침대 중앙에는 보랏빛의 여성이 앉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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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의 각도에 따라 색이 변하는 신비로운 빛의 머리카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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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는 옷 또한 갈아입었는지, 상당히 편한 차림을 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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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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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는 나를 보자마자, 환하게 웃으며 침대에서 가볍게 뛰어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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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 선생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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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는 그렇게 말하며 내게 장난스럽게 손을 흔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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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또한 피식 웃으며 그녀에게로 다가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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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시에, 그녀의 상태를 확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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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쥴리아 메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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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인 스탠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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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보는 ‘‘‘‘동기’’’’ 입니다. 그의 의사 가운이 너무 잘 어울린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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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합 답변] [만족 적합률 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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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이네. 괜찮아? 어디 아픈 곳은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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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인 스탠스만 봐서는 아무런 문제가 없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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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이네. 괜찮아? 어디 아픈 곳은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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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라서 나는 대화를 이어가기로 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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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웅. 없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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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는 아픈 곳이 없다는 듯 양팔을 들더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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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게 몸을 보여주기 위해, 그대로 빙글- 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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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구나... 다행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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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다음 말을 고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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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가 정신 오염을 당했다는 것을 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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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내가 전해야 하는 말은 그거였다. 나는 그 말을 최대한 정제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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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메어리는 내 고민을 알아챘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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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걱정 마. 왜 왔는지는 알고 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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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만났는데… 뭔가 되게 속상한 장소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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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고개를 살짝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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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어리는 천천히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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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 오염… 나도, 많이 놀랐어. 왜냐면… 나는 아닌 줄 알았거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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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팀원들이 문제가 생겼다는 것은 던전 안에서부터 진작에 알고 있었어. 행동 자체가 이상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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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나는 아니었어. 그래서 오염의 대상이 아닌 줄 알았는데… 알고보니 나도 오염에 노출됐다나 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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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어리는 나와 그녀 사이를 가로막고 있는 거대한 강화유리벽으로 천천히 다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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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그 유리 위로 자신의 몸을 기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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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꾸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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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데 선우야. 네가 보기에는 어떤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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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의 신체가 유리벽에 꾸욱 하고 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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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어리는 그 자세 그대로 나를 바라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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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정말로 오염된 것 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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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는 그 말과 함께 희미하게 미소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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