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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6. 커뮤니티의 순기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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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 세대의 도전자들은 대부분 커뮤니티에 올라온 공략을 보고, 정석대로 보스를 잡는 타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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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연히 처음 보는 보스를 공략하는 방법을 알아내는 데에는 영 신통치 못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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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고등급 헌터가 되기 위해 장기 체류 중인 일부 최상위 공략파 도전자나, 소수의 고인물 도전자들은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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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련의 탑 내부의 질서 유지를 위해 남은 길드 마스터나, S급을 목표로 한참 동안 처박혀 있는 최고위 랭커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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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은 1세대 도전자에 한없이 가까운 경험을 쌓았으며, 실제로 1~2세대 당시에 탑을 오른 경우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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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혁이 살아있었네 ㅋㅋ 생존신고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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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얘 아직도 솔플임? 2661에 아직도 뉴비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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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ㄴ 그런듯? 커뮤에 2661태그 단놈이 아무도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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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월드보스는 뭐임 저런거 처음보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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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건 몇층 보스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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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ㄴ 뭐야시발 월드보스네 저게 왜 저기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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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전히 커뮤니티에서 높은 주목도를 가진 내 글에는 빠르게 댓글이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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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에는 당연히 영양가 있는 정보는 커녕, 기껏 올린 스크린샷을 보지도 않고 댓글을 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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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하나둘씩 글의 내용을 확인하고, 소문으로만 듣던 월드 보스의 존재에 경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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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ㅅㅂ저거뭐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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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월드보스?? 저거 진짜 있는거였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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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ㄴ 월드보스가 뭐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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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ㄴ 히든같은건데 공격대 수십명짜서 단체공략해야되는거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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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ㄴ ㅅㅂ? 근데 얘 솔플러아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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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ㅅㄲ 이젠 념글각보려고 주작까지하네 ㅋㅋ 구라치지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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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ㄴ 저걸 어떻게 주작해 ㅅㅂ련아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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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쯤에서 글을 하나 더 올렸다. 시스템 메시지를 캡쳐한 사진을 덧붙이고, 상황 설명을 곁들여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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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도 댓글이지만, 개인 쪽지 알람이 어마어마하게 많이 온다. 개중에는 최상위 길드의 연락도 몇몇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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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알기로, 대한민국에서 월드 보스가 나타났던 건 다 합해서 3번이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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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3번의 레이드에서 활약했던 이들은 대부분 유니크 내지는 에픽 등급의 보상을 받아, 최상위 헌터가 되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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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상위 길드의 길드원들은 당연히 월드 보스의 존재에 대해서 계속 관심을 기울이고 있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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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우리 탑으로 넘어올 수 없는 이상- 관심이 있어봐야 아무 소용 없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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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이 물어다 주는 정보나 팁은 분명 공략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나는 다시 커뮤니티를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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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깐 사이에 댓글이 거의 수백 개가 달려 있었고, 순식간에 백 단위의 추천을 받아 내 글은 바로 인기글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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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되면 자연스럽게 커뮤니티의 떡밥이 이쪽으로 옮겨진다. 관련된 글이 계속해서 페이지를 채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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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보스 나온거 이번이 몇번째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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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데 저거 잡을수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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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61섭에 사람이 50명이 있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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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버에 한명밖에없는데 50인레이드는 씨발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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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인 이상이지 50인이 아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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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새끼 혼자만 세계관이 다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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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떡밥을 물고 흘러가는 여러 뻘글 사이에서, 어떤 게시글이 많은 추천을 받고 인기글로 솟구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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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강혁진#1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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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월드 보스 레이드에는 속강이 제일 중요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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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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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트람 레이드때 우리 파티에서 기여도 제일 높았음, 위에 인증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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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 레이드 대기 시간때 보스 근처에서 잡몹 스폰되는데, 걔네랑 보스랑 속성이 같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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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레이드 시작전에 속성 종류별로 인챈트해서 딜 실험 가능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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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차피 레이드는 한판이니까 공대원한테 일회용 속강 다 붙여주면 딜뻥 존나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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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대로 공격 맞은다음에 속성저항 붙여두는것도 됨, 탱커진 몸빵 거의 1.5배는 될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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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플로는 죽어도 못잡긴한텐데 일단 예전 공략기록 다 찾아보겠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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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혁이가 볼수있게 념글좀 올려주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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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 경험자가 있네 개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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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즉시 개추 이거 올려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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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근데 진혁이한테 공대원이 어딨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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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회용 속강 가능함? 진혁이 아직 9층이라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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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ㄴ ㅇㅇ경매장에서 속성부적 사서 바르면됨 얼마안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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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ㄴ 씨발롬아 서버에 사람이 없는데 경매장 ㅇㅈㄹ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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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뮤니티 떡밥이 활발하게 굴러가면 나올 수밖에 없는, 경험자와 전문가의 한 마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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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씩 유익한 정보가 쌓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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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월드 보스의 외형을 캡쳐해서 올리고, 내 진영 퀘스트의 상황도 상세하게 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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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 보스의 정체인 하이엘프 왕에 대해서도, 세계수에 관한 설정에 대해서도, 각 진영의 협력을 구하고 있다는 것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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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고 나니, 전보다 더 빠른 속도로 유용한 정보들이 모였다. 7~9층의 진영 퀘스트는 누구나 다 해 봤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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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겪어보지 못한 왕국군 쪽 루트에서 얻을 수 있는 정보와, 하이엘프 진영 루트에서 얻을 수 있는 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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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시련의 탑의 여러 스토리를 연구하는 자칭 역사학자들의 설정에 근거한 의견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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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김혁수#1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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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왕국군 병기중에 마포라고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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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NPC잘 설득하면 끌고올수있을거임, 대형몹이니까 맞추기도 쉬울거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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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포 다 세면 한 50대는 나올거고, 원래 공성전 퀘스트용인데 강화재료 넣고 강화도 가능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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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4강까지는 효율 좋고, 그 이상은 재료 넘쳐나는거 아니면 비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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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포는 안된다고 뻗댈수도 있는데 지휘관중에서 4번대 장군 NPC있을거거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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탑마다 좀 차이는 있어도 퀘스트라인 따라가면 걔가 마포관련 비리 있다고 나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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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걸로 협박하면 될거임, 이것도 념글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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퀘스트 라인에 따라 체험할 수 있는 공성전 이벤트에서 쓰이는 대형 병기. 이건 특히 유용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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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화가 효율이 낮은 건 아무래도 좋다. 왜냐하면, 내 인벤토리에는 강화재료가 말 그대로 산더미만큼 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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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나는 습득한 정보에 따라 다크엘프 마법사 몇 명을 데리고 잡몹들을 상대로 실험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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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가장 잘 통하는 속성은 명 속성, 그리고 주문 속성의 공격이 그다음으로 잘 먹힌다는 정보를 커뮤니티에 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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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고혁준#1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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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명속성 최대한 끌어모으는 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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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엘프 마법사중 엘리트급한테 샤이닝 차지 써달라고 하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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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국군 성기사한테 홀리 차지는 샤이닝 차지랑 중첩되니까 같이 바르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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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크엘프 연금술 상점에서 랜덤 제조 있는데 거기서 빛의 보주 제작해도 좋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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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주는 일회용인데 지속시간 짧으니까 딜타이밍 잡았을때만 쓰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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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포도 속성 부여 가능한데 명속성은 상승치가 낮으니까 주문속성으로 ㄱ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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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국군 상급 마법사 NPC가 주문의 땅이라고 범위 주문속성 증폭 버프 쓸수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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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포 첫발사때 꼭 쓰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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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자 이번에도 빠르게 정보가 쏟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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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 보스 레이드라는 좀처럼 없는 빅 이벤트에, 전 서버 유일의 솔플러를 향한 관심이 시너지 효과를 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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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뮤니티에 잘 나타나지 않는 최상위 랭커 도전자들도 저마다 경험을 근거로 팁을 주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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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중 실전에서 적용할 수 있는 팁의 숫자는 생각 이상으로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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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정석 레이드를 해본 적 없는 솔플러라는 점 때문에 모르고 있었던 수많은 전략, 전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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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세대 당시부터 입에서 입으로 전해졌던 여러 가지 소문과 경험의 법칙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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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하나만 보면 대수롭지 않지만, 수백 수천이 모여 전해 주는 이 정보들의 가치는 막대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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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 이게 커뮤니티의 순기능- 진짜 집단 지성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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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뮤니티에서 퍼다주는 정보를 받아먹고, 대강의 레이드 계획을 완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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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공유한 계획을 다른 도전자들이 짚어주고, 수정해 주는 것을 그대로 따르니- 마지막에는 꽤 그럴듯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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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이 계획을 그대로 수행할 수 있느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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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결국 삼대 세력이 전적으로 협력하는 것을 전제로 깔고 있는 계획서니까. 협력이 안 되면 전부 끝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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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원할 수 있는 전력이 반 토막이 날 거고, 레이드 시작까지 준비를 온전히 마치기도 힘들어질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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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뜨겁게 달궈진 커뮤니티에 감사의 표시로, 적당히 ‘좋은’ 스크린샷을 몇 개 살포한 뒤 창을 닫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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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부터 정상회담이 시작된다. 레이드를 앞에 두고 각 세력의 협력 여부가 결정 나는 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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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포함한 몇 인물들의 참관하에, 원탁에 둘러앉은 것은 각 진영의 대표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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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엘프의 대표로는 메르세데스가 자리했고, 왕국군의 대표로는 국왕이 아닌 군단장이라는 자가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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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껴지는 기백이며 걸음걸이가 모두 심상치 않은 걸로 봐서, 아마 왕국군 측의 최고 전력 NPC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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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다크엘프 진영의 대표로는 당연히 여왕인 엘레노어가 나와야 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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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크엘프의 대표는 아직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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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레노어의 기척이 가까워지려는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뭐가 어떻게 된 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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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까이 있는 다크엘프에게 무슨 일인가 싶어 눈짓했지만, 고개를 절레절레 저을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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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그로부터 몇 분이 지나서야, 다크엘프 진영의 대표가 회담장에 입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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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이구야, 척 봐도 아주 거물들이 모였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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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크엘프의 대표는 자리와 어울리지 않는 특유의 작업복을 입고, 쇠 냄새가 풍기는 채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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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탁 앞에 앉은 것은, 엘레노어가 아니라 키 작은 다크엘프 대장장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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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르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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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르웬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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