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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12-14 21:31:57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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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 예선 종료
나는 토너먼트에 나오는 다른 도전자들과 비교하여, 압도적인 강점이 하나 있다.
바로, 다른 우승후보급 랭커들과 다르게 스펙과 전투 방식이 전혀 알려지지 않았다는 점이다.
토너먼트에 대비해 상세한 스펙을 숨겨온 랭커들도 있기는 하지만, 그들도 나처럼 베일에 싸인 수준은 결코 아니다.
최소한 클래스와 레벨, 주로 사용하는 무기의 종류, 파티 플레이시에 담당하는 포지션등은 모두 알려져 있는 상태.
반면에 나는 레벨도, 클래스도, 주로 사용하는 무기의 종류도- 모두 불분명한 상태다. 당장 이 글만 봐도 그렇다.
[작성자 : 이영훈#2191]
[제목 : 진혁이 격투가쪽으로 클래스 바꾼거 아님?]
그냥 전붕이가 맨손으로 저렇게 쎈게 말이 안되는데
전사에서 격투가로 넘어가는건 스펙 손해도 별로 없잖음? 얘 골드 존나많던데 템으로 커버도 됐을거고
예선전 본 사람들은 알텐데 저정도 속도면 민첩 깡스탯만 거의 100은 되야함
근데 얘 추정 레벨이 대충 60쯤이잖아 이거 백퍼 민첩 몰빵형 격투가임 아니면 말이 안됨 ㅇㅇ
내가봤을때는 격투가쪽 유니크 클래스로 넘어간거 거의 100%임
저번에 얘 격투술 레벨도 존나 높다고했었고
- 진혁이 레벨이 60대임? 확실함?
- ㄴ 진혁이가 커뮤에 글쓴거로 분석해서 대충 계산한거임, 그 이상 레벨은 레벨차 경험치 감소때문에 못찍을걸
- ㄴ 얘 히든 존나 파먹는다는데 그럼 좀 더 높을수도 있는거 아님?
- ㄴ 히든을 솔플로 어떻게 다챙겨먹냐 ㅄ아
- 이거 맞는듯 장비도 없는데 너무 빨랐음
- 속도는 스킬빨 아님? 걔 존나 이상한 패시브 스킬 많잖아
- ㄴ 스킬빨이어도 60렙대에 깡민첩 100급 속도는 안나오지
- ㄴ 깡민첩 100인거는 뭔 근거로 말하는거임?
맨손으로 다른 도전자들을 때려눕혔던 퍼포먼스를 보고, 멋대로 내 클래스를 격투가 계열로 예측하는 글이다.
뭐, 실제로 격투가 계열 클래스로 넘어갈 수 있는 기회가 있긴 했다. 다른 계열의 유니크 클래스로 갈 수도 있었고.
하지만 이제 와서 다른 클래스로 가볍게 넘어갈 생각은 없다. 전사 계열 에픽 클래스쯤 되는 게 나온다면 몰라도.
그나저나, 이런 추측 글들을 보면 결론은 다 틀리긴 했지만, 접근은 꽤 괜찮은 것들이 많다.
이를테면- 내 속도를 민첩 깡스탯 100급이라고 추측한 것, 실제로 사소한 장비 옵션 등을 모두 뺀 내 민첩 스탯은 110 정도다.
옛날에 쓴 커뮤글을 근거로 추측한 레벨도, 실제 내 레벨과 상당히 근접해 있다.
현재 내 레벨은 70 초반, 이들이 추측한 수치는 60 이상 70 미만 정도. ±5 정도를 오차 범위로 잡는다면 거의 맞춘 셈이다.
하긴, 레벨과 스탯에 크게 연연하지 않는 나보다- 수치를 절대적으로 여기는 다른 도전자들이 이런 쪽으로는 훨씬 잘 알겠지.
하지만 수치를 절대적으로 여기는 탓에, 오히려 정상 범위를 한참 벗어난 내 스펙은 전혀 맞추지 못하고 있다.
그럼, 모처럼 예선 마지막 경기니까- 이번에는 서비스나 한번 해줄까.
-와아아아아!!
환호성이 들리는 토너먼트 경기장에 입장한다. 대전 상대는 정면의 한 사람뿐.
원래는 여태까지의 다른 경기처럼 나를 포함해 다섯 명이 있어야 하지만, 다른 세 사람은 기권을 한 듯하다.
나랑 같은 조에서 이길 자신이 없으니, 그냥 기권하고 하위 그룹에서 안전하게 승점을 챙기기로 한 거다.
유일하게 쫄지 않고 대결에 임한 도전자는 당연히, 가장 스펙이 높았던 현역 중층 랭커- 강한수.
형평성을 위해 일부러 자세히 정보를 찾아보지는 않았지만, 마검사 클래스라고 한다.
[1분 후, 토너먼트 개인전 부문, A조 예선 3라운드가 시작됩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아, 예.”
꾸벅 인사한 강한수를 향해 마주 고개를 까딱였고, 곧 경기가 시작되었다.
**
마검사는 말 그대로 검과 마법을 함께 다루는 하이브리드형 레어 클래스다.
스펙이 낮으면 이도저도 아닌 작은 육각형이 되는 클래스지만, 중층 랭커라면 그런 수준은 이미 졸업했을 터.
유니크 클래스에 비하면 살짝 아쉬운 감이 있지만, 완성된 마검사 클래스는 다른 레어 클래스보다는 한 수 위로 친다던가.
확실히, 마력감지를 펼쳐서 확인해 보니- 이 사람은 다른 도전자들과는 기본적인 마력 제어 능력부터 달랐다.
조금 전에 대기실에서 만났던 그리핀 길드의 간부급은 아니지만, 꽤 괜찮은데……마침 잘 됐다.
“갑니다.”
무척 예의바른 태도로 검을 꺼낸 강한수가, 날카로운 마력을 검에 담으며 돌진해 왔다.
나는 가볍게 양 주먹을 들어 올려 가드를 잡고, 간격을 좁혀오는 강한수의 검격을 천천히 관찰했다.
오, 꽤 괜찮은데. 이 정도면 7층에서 만났던 하이엘프 기사랑 좋은 승부가 될 것 같다. 기대 이상이다.
-휘이잉……!
하지만 딱 하나, 치명적인 헛점이 하나 있었다. 바로 이 순간 검에 몰려드는 약한 마력의 발광.
횡으로 휘둘러진 강력한 참격을 피해내고, 짧게 잽을 날려 어깨를 맞추었다.
-터엉!
단단한 갑옷이 음료수 캔처럼 찌그러지며, 강한수는 뒤로 살짝 물러섰다.
검술 수준은 무척 괜찮지만, 이렇게 중요한 순간마다 검에 마력을 집중시키는 것이 그대로 보인다.
아니, 검뿐만이 아니라 전신의 근육에도 약한 마력이 깃드는 모습이 보인다. 이유는 이미 알고 있다.
“스킬을 너무 많이 쓰시네.”
마스터리 스킬에 종속된 액티브 스킬, 내가 예전에 애용하던 ‘소드 차지’나 ‘브랜디쉬’ 같은 것들을 쓰고 있는 거다.
사용하면 자동으로 검과 신체에 마력이 깃들고, 정해진 동작을 정확하게 재생하는- 빈틈투성이의 스킬.
패턴이 정해진 몬스터를 상대로는 잘 통하겠지만, 마력을 감지할 수 있는 상대에겐 미리 동작을 알려주는 셈.
내 마력감지가 지금보다 훨씬 수준이 낮았어도 마찬가였을 것이다.
저렇게 중요한 순간마다 시스템상으로 정해진 동작을 수행하기만 한다면, 쉽게 수를 읽고 반격할 수 있었을거다.
“큭……!”
나름대로 맹공을 펼쳤지만 손쉽게 간파당한 강현수는, 작게 침음성을 흘리며 자세를 다잡았다.
방패를 든 왼손을 앞으로 내세우고, 손안에 마력을 집중시킨다. [천의 마술]이 곧바로 그 정체를 까발린다.
스탯을 상승시키는 강화 마법, 그리고 자동으로 방어막을 생성하는 방어 마법, 마지막으로 화염구.
-화르륵!
세 종류의 마법을 꽤 빠르게 시전했지만, 그렇게 전조를 다 보여주면 무슨 소용일까.
강화계열 마법은 그냥 쓰게 내버려두고, 날아온 화염구는 손에 약간의 마력을 두르고 쳐내버렸다.
“무슨!”
설마 마법이 그냥 손에 툭 맞고 튕겨 나갈 거라고는 생각도 못 했던 걸까, 엄청 크게 놀라네.
강한수는 그대로 강화마법을 두른 채 돌진해왔다. 동시에 왼손으로 매직 미사일 계열의 마법을 캐스팅했다.
당연히 나한테는 전혀 통하지 않았다. 검술도, 마법도, 잔재주도, 스펙도, 모두 나한테 전혀 미치지 못한다.
그럼 슬슬 경기를 끝내 볼까. 모처럼 서비스를 하기로 마음먹었으니, 마지막은 좀 화려하게 가자.
[라이트닝 차지]
-파지직!
몸에 전격을 두르고, 이어서 [대전]을 발동해 그 힘을 옮기며, [파동 제어]의 묘리를 접목한다.
달려드는 강한수의 머리를 손으로 움켜쥔 뒤, 자동으로 생성된 방어막 안쪽으로 전격을 밀어 넣는다.
상대의 속을 진탕으로 만드는 파동의 흐름을 이끌며, 그대로 강한수의 머리를 땅에 처박아 버렸다.
“전격장.”
-콰르릉!
대 사이보그용 전투술의 시범과 함께, 나는 본선 진출을 확정 지었다.
**
그동안의 연습으로 완벽히 체득한 전격장은 이 토너먼트에 매우 알맞은 기술이었다.
전격의 파동을 상대방의 내부에 밀어넣기에, 방어력을 무시할 수 있는 특성- 그리고 외상을 거의 입히지 않을 수 있는 특성.
머리 쪽으로 적당한 위력의 전격장을 한 번 박아주면, 상대방의 뇌를 진탕으로 만들어 곧바로 기절시키는 것이 가능하다.
위력이 과하면 그대로 머리가 터져 죽겠지만, 내가 조절하기에 따라 안전하게 상대를 기절시킬 수 있으니- 사고가 날 염려가 없다.
하지만 다른 도전자들이 보기에는 그렇지 않은 모양이었다. 예선 경기가 끝난 직후 또 커뮤니티가 난리가 났다.
다른 도전자들도 23층의 사이버펑크 세계를 거쳐온 적이 있기 때문에, 전격장을 알아보는 이들이 있었던 거다.
그렇다고 잘 아는 건 또 아니어서, 사이보그들이 사용하는 무시무시한 즉사급 공격 스킬- 그렇게 이해하는 놈들이 대부분이었고.
머리가 땅에 처박힌 강한수의 모습을 캡쳐에 올리며, [강한수 이사람 죽은거 아님?] 같은 글이 올라오기까지 했다.
물론 강한수는 곧 시스템의 회복 효과에 의해 다시 일어났기 때문에, 그런 이야기는 금방 잠잠해졌지만.
[전격장? 기초적인 임플란트다]
[이새끼 사이보그였네]
[사시니들 밥먹이면서 저거 배운거임?]
[진혁이는 왜 혼자 장르가 다른거냐]
그 대신, 이번에도 내가 선보인 퍼포먼스에 대한 여러 감상들이 올라왔고- 그 중 어떤 글 하나가 눈에 들어왔다.
[작성자 : 박원호#2551]
[제목 : 방금 경기로 서진혁 분석 끝났음]
클래스도 대충 짐작가고 스탯이랑 레벨도 알 것 같다
퍼포먼스 하겠다고 괜히 스킬 낭비한거 후회하게 해주겠음
본선에서 만나자, 딱기다려라
글을 올린 사람은, B조 예선 승자조에서 압도적인 퍼포먼스를 선보인 중층 랭커 출신 도전자.
어떤 대형 길드 간부의 수제자, 매우 빠른 스펙업 속도로 주목받고 있는 슈퍼 루키, 유니크 클래스 보유자.
온갖 요란한 별명이 붙어 있으며, 내 본선 첫 대전 상대로 유력한 도전자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