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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12-14 21:31:57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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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2. 회색 성채의 사신
처음 그레이 캐슬을 통일한 건 뉴로그레이브라는 갱단이었어.
놈들의 대가리인 드레드 잭슨은 ‘기관총 드레드’라고 불렸지. 지 앞길 막는 놈들은 전부 갈겨버리는 걸로 유명했거든.
드레드는 온갖 미친놈들이 우글거리던 그레이 캐슬을 압도적인 힘으로 밀어버리고, 자기가 이 회색 지대의 왕이라고 선언했어.
그 새끼는 이상할 정도로 ‘왕’이라는 단어에 꽂혀 있었지. 머리는 별로였던 것 같은데, 어디서 주워들은 말에 빠진 거겠지 뭐.
어쨌든, 드레드가 진짜 어떤 놈이었는지는 나도 잘 몰라.
근데 지금도 말야, ‘그레이 캐슬 역사상 제일 셌던 갱단이 뭐냐? 하면, 뉴로그레이브부터 꼽는 놈들이 아직 꽤 있어.
대부분 그 새끼들 시절엔 기저귀 차던 놈들이 지껄이는 거지만, 그래도 그 정도로 뉴로그레이브가 셌던 건 맞아.
그런데 정작 그 두목인 드레드는, 그레이 캐슬을 통일하고 바로 다음 날에 뒈졌어.
누가 죽였는지, 어떻게 죽였는지, 아무도 몰라.
통일을 선언한 다음 날에 갑자기 사라져서는, 며칠 뒤에 시체로 떴거든.
그것도 그냥 죽은 게 아니야. 시체가 완전히 갈기갈기 찢겨 있었고, 이식했던 모드나 프레임까지 멀쩡한 데가 없었다더라.
그래도 그때는 그걸 이상하게 생각하는 놈들은 없었어. 애초에 드레드 자체가 그냥 무식한 병신이었거든.
‘기관총 드레드’라니까 뭔가 있어 보이긴 하는데, 그 시대를 진짜 살아본 놈들은 다 안다나 봐.
그 새끼는 그냥 별명대로 총만 존나게 갈겨댔을 뿐이고, 뉴로그레이브를 진짜로 키운 건 그 밑에 있던 부하들이었다는거.
어느 정도 세력이 커지고 난 후에는, 그레이 캐슬의 통일이라는 목표에 끌려 제 발로 합류한 놈들이 더 많았다지.
그리고, 그렇게 들어온 놈들은 처음엔 고분고분했어도- 드레드가 얼마나 멍청한지 알고 나선 점점 말을 안 들었거든.
결국 그 중 하나가 뒤통수 갈기고 죽인 거겠지, 다들 그렇게 생각했어.
드레드가 뒤지자마자 뉴로그레이브는 바로 쪼개졌어, 좀 치는 놈들이 죄다 자기가 다음 보스라고 나섰거든.
그러고 나서는 다시 혼돈의 시절이었지, 자기가 드레드를 죽였다고 허세 떠는 놈들도 많았고.
그렇게 쪼개진 뉴로그레이브 잔당과 새롭게 생겨난 갱단이 다시 통일된 건, 그로부터 15년 뒤의 일이야.
뉴로그레이브가 그레이 캐슬에서 가장 거대하고 강력한 갱단이었지만, 정작 보스였던 드레드는 그냥 병신이었다고 했지?
근데 말야, 그다음에 나타난 놈은 달랐어. 조니 엑스.
그 새끼는 드레드랑은 아예 급이 달랐지. 갱단의 세력은 작았지만, 그냥 그레이 캐슬 통틀어 제일 센 놈이었어.
군용 수준의 프레임이랑 모드를 몸에 떡칠하고, 자기 측근 몇 명만 데리고 다니면서 근처 갱단을 하나씩 다 조졌거든.
하여튼, 파괴적이라는 말이 존나 잘 어울리는 새끼들이었지.
그러면서 망나니처럼 굴지도 않았고, 통제가 안 되는 부하도 없어서, 드레드보다 훨씬 빠르게 통일을 이뤄냈어.
하지만 그놈이 그레이 캐슬을 통합해서 뭘 하려고 했는지는 아무도 몰라.
왜냐하면, 순식간에 갱단을 통합한 그 녀석도 뭔가 뜻을 밝히기도 전에- 드레드랑 비슷한 꼴로 뒈져버렸거든.
이번에는 보스인 조니 엑스만 뒈진게 아니었어, 놈과 함께했던 부하들도 함께 시체로 발견됐지.
그 때부터 시작된 거야, 그레이 타운을 통합한 놈들은 모두…사신에게 죽임당한다는 소문이.
그리고 그 소문에 쐐기를 박은 게, 제이 토멘트의 죽음이었어.
**
그레이 타운 통합을 이루거나, 통합에 가까워지기라도 하면 곧 사신에게 죽임을 당한다.
렉스의 이야기를 요약하자면 그렇게 정리할 수 있었다. 후반부에는 거의 자기 추억담이었고.
“그 사신이라는 놈을 실제로 본 사람은 없는 거야?”
나는 문득 궁금해져서 물었다. 렉스는 이를 아득바득 갈며 고개를 저었다. 그렇기에 비로소 ‘사신’이라며.
“목격자도 데이터도 없다. 나도 제이의 죽음 이후 온 힘을 기울여 찾아봤지만, 건질 만한 건 아무것도 없었어.”
목격자가 아무도 없다는 건 확실히 이상한 일이다. 이 사이버펑크 세계에 드론이나 카메라 따위는 널려 있으니까.
게다가, 듣자하니 모드를 장착하기 위한 핵심 부품인 ‘프레임’에는 모두 블랙박스가 붙어 있다고 하던데.
사신에게 당한 것으로 추측되는 시신의 블랙박스는 모두 고장 나 데이터가 사라진 상태였다고 한다.
“EMP라도 맞은 건가?”
이 사이버펑크 세계에도 흔하지는 않지만 EMP장비가 있다고 하니, 그거라면 대충 설명이 되긴 한다.
나는 문득 궁금해져서 렉스에게 몇 가지 질문을 더 던졌다. 물론 대답은 모두 시원찮았다.
하지만 렉스는 내가 ‘사신’에 대해 궁금해한다는 사실 자체를 신경 쓰는 듯하더니, 작게 귓속말했다.
“이건 내 추측이지만……사신은 엘리시온 정부가 파견한 살수일지도 모른다.”
“살수?”
“그레이 캐슬이 통일된 조직이 된다면, 도시를 위협할 전력이 될 테니까 말이지.”
렉스는 그렇게 말하고는, ‘그러니 괜히 갱단 통합 같은 터무니없는 소리는 하지 마라’라고 덧붙였다.
그렇지만, 그런 이야기를 들으면 오히려 더 흥미가 생긴단 말이지. 히든피스를 찾는 입장에서는 특히 더더욱.
원래는 조금 천천히 진행할 생각이었지만, 빠른 시일내에 그 ‘사신’을 한번 보고 싶어졌다.
“야, 지도 같은거 있냐?”
“지도?”
“어어, 아까 그거 비슷한.”
일단은 그레이 캐슬에 존재하는 갱단 세력과 그 위치에 대해서부터 좀 알아야겠다.
“그거라면 제가 정리해 뒀습니다 형님! 프레임 아이디 알려주시면 바로 데이터 전송해 드리겠습니다!”
“나 그런 거 없어, 들고 다니면서 볼 수 있게 뽑아서 가져와. 여긴 태블릿 같은 건 없나?”
“태블릿이라니, 그런 언제적 구닥다리 골동품을……아, 아무것도 아닙니다! 금방 가져오겠습니다!”
전 모히칸 현 대머리 깡패에게 얇은 태블릿 하나를 받아, 지도를 살펴보고 적당한 동선을 생각해 길을 그렸다.
내가 먹어치운 두 갱단을 제외하고, 이 그레이 캐슬에 존재하는 다른 갱단의 숫자는 총 스물하나.
“니들도 따라와서 길 안내해.”
나는 그렇게 말한 뒤, 검을 뽑아들고 아지트 바깥으로 나왔다.
목적지는 지도에 표시된 지점, 그리고 목표는 그 지점까지 향하는 길에 있는 모든 갱단.
그레이 캐슬은 엘리시온의 외곽 지역을 칭하는 말이니, 그냥 크게 한 바퀴 빙 돌면 되는 동선이다.
페스티벌 개최 전까지 23층을 깨 놓으려면, 이 정도는 하루 만에 처리해 줘야지.
**
-콰광!
철근과 콘크리트가 뒤섞인 폐건물이 우르르 박살 나며, 거대한 기계 병기가 착지한다.
엑소스켈레톤이라는 이름의 장비를 장착한 갱단 두목, 이름은……뭐더라, 관심이 없어서 안 들었다.
아무튼 그 갱단 두목이 어디선가 기묘한 무기를 가져와 장비하고는, 내게 겨누고 있었다.
“깝죽대는 것도 거기까지다, 좆같은 뮤턴트 새끼야.”
아무래도 위력에 상당히 자신이 있는 무기인지, 놈은 위풍당당한 태도로 지껄였다.
그런데 뮤턴트는 또 뭐야. 그러고 보니 조금 전에 박살 냈던 갱단에서 누가 비슷한 말을 했던 것 같은데.
아무리 스캔을 돌려도 금속 부품이 보이질 않으니, 이제는 나를 생체 병기 같은 걸로 착각하고 있는 모양이다.
그러면 저건 뮤턴트를 죽이는데 최적화된 병기라고 보면 되는 걸까나, 한 번 맞아볼까?
“너 같은 새끼들한테는 이게 딱이지, 고주파 위상 교란기다.”
이름 모를 갱단 두목의 무기가 불을 뿜었지만, 나는 그 자신만만한 공격에 한숨만 나왔다.
고주파 위상 교란기, 생긴 건 다르지만 조금 전에 다른 녀석이 사용했던 무기랑 똑같은 이름이잖아.
공명 효과로 분자 결합을 흐트러트려 생물을 증발시키는 광선을 쏜다던데, 나에게는 전혀 통하지 않는다.
원리가 어떻건 간에, 단순히 에너지를 방출해 신체에 영향을 미치는 계열의 무기는 내게 일절 통하지 않으니까.
[철벽]스킬을 사용하거나, 마력강화를 사용하거나, 어쨌든 마력을 쓰면 모두 평범하게 방어할 수 있는 공격밖에 안 된다.
그리고 고작해야 23층의 NPC인 이놈들의 무기가 내는 출력으로는, 내 마력 방호를 뚫을 수 있을 리가 없으니.
온갖 첨단 기술이 적용된 병기도, 마력이라는 초월적인 힘의 존재 앞에서는 모두 평등했다.
[라이트닝 차지]
-파지직!
발사된 광선을 무시하고 접근해, 놈의 엑소스켈레톤인가 하는 장비를 전격으로 지져버렸다.
이러니저러니해도 결국 기계들이라서 그런지, [라이트닝 차지]와 [대전]을 이용한 공격이 아주 잘 먹혀든다.
물론 나름의 보호 장비가 있는 모양인지, 몇몇 놈들한테는 아예 막힐 때도 있었지만.
“크허억!”
거대한 병기가 과전류에 의해 기능을 정지하자, 그 무게를 이기지 못하고 쓰러진 갱단 두목.
이미 이놈의 부하들은 죄다 비슷한 꼴로 뻗어 있다. 이걸로 마지막이었던 이 갱단도 사실상 전멸한 셈.
내가 놓친 갱단이 더 있는 게 아니라면, 슬슬 퀘스트창에 변화가 일어날 참인데.
[그레이 캐슬의 갱단들 : 퀘스트 목표가 갱신되었습니다.]
“오, 역시.”
퀘스트 목표의 갱신과 함께, 눈앞에는 붉은 알림창이 떠올랐다.
그레이 캐슬의 사신이 나를 추적한다는 알림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