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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8. 파훼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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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적으로, 전사와 마법사의 싸움은 대개 속도의 차이로 승패가 갈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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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력 면에서는 마법사가 대체로 우월하지만, 강력한 화력을 위해서는 그만한 캐스팅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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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사는 마법사가 화력을 투사하는 데 필요한 캐스팅 시간보다 더 빨리 접근할 수만 있다면 승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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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법사는 전사가 접근하기 전에 캐스팅을 마치고 공격에 나설 수 있다면 승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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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재버워크는 이 기본적인 전투 양상을 완전히 무시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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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스팅 속도 자체도 빠르지만, 오브로 시전하는 즉발 마법이 완벽하게 빈틈을 메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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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법을 즉발하는 상대로 마법을 쓰기 전에 접근한다니, 말도 안 되는 이야기 같지만- 나라면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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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브 마법은 ‘즉발’이지 ‘자동’이 아니니까. 재버워크가 아예 반응하지 못할 수준까지 속도를 내면 되는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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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걸 위해 필요한 것은 버프를 넘어선 도핑, 연비와 반동 문제로 봉인하고 있던 오러 서클을 사용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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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이이이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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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팔과 양다리에 각각 하나씩, 복제 호문쿨루스 때의 네 배인 네 개의 서클을 동시 전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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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색 마탑주의 말에 따르면 인간이 가질 수 있는 마력회로의 숫자는 220개가 한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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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오러 서클은 체외에 형성하는 마력회로와 같다. 즉, 인간의 한계를 억지로 넘어선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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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연히 신체에는 어마어마한 부하가 걸린다. 검령도 내게 짧은 시간만 발동해 공격력을 증폭시키라고 조언했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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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그런 어중간한 방법으로는 재버워크를 이길 수 없다. 나는 서클을 모두 마력강화의 증폭에 사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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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르르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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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페이스에 나타나는 스탯이 이전에 본 적 없는 수준까지 상승한 것을 보며, 나는 땅을 박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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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번의 발구름만으로 전신이 삐걱거리지만, 그에 따른 속도는 음속을 가볍게 돌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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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버워크가 눈을 깜빡이는 아주 짧은 순간, 나는 이미 그의 앞에서 검을 휘두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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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콰과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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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대로 들어간 참격, 하지만 소리도 손맛도 이상했다. 놈의 몸에 얇은 배리어가 펼쳐져 있던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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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방금 일격으로 완전히 파괴되었다. 오러가 뿜어내는 공격력은 재버워크 수준의 마법사에게도 감당 불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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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순간, 재버워크는 다시 한번 전이를 사용해 멀찍이 떨어졌지만- 나는 1초도 걸리지 않고 곧바로 다시 접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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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버워크의 등 뒤에 또 하나의 오브가 떠올랐다. 상황을 생각해 보면 보나 마나 방어 마법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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놈이 사용하는 다섯 가지의 오브 마법 중 하나, 손톱만 한 크기까지 압축시킨 마법 방어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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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브를 통해 일정 거리 안으로 다가오는 공격을 미리 감지하고, 공격 경로에 배치해 막아낸다는 사기 스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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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신에 펼치고 있던 배리어의 강도를 생각해 보면, 아마 압축 방어막은 오러 공격조차 막을 수 있을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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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나는 공격력을 더 끌어올릴 뿐, [사고 가속]을 발동해 정확한 타이밍에 기술을 사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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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오러 서클이 하나 휘감긴 팔에, 또 하나의 서클을 형성해 겹으로 공격력을 높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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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리는 것은 목, 일격에 머리를 절단해 버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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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뒈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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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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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다음 순간 내 검은 허무하게 튕겨 나가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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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도 안 돼, 아무리 단단한 방어막이라고 해도 깨부술 수 있을 텐데? 이걸 튕겨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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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한번 더 [사고 가속]을 발동해, 내 검을 튕겨낸 방어막의 모습을 똑똑히 확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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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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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탑과 커뮤니티에서 수집한 정보와는 형태가 완전히 다르다. 손톱만 한 압축 방어막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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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간을 찢어놓기라도 한 것처럼, 아무것도 없는 허공에 새까만 균열이 여럿 겹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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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지금은 저 정체불명의 방어마법만이 문제가 아니다. 다른 오브 하나가 빛을 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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즉사 수준의 위력을 내는 마법 광선이 지근거리에서 발사된다. 거기에 놈의 등 뒤에 떠오른 수십 개의 마법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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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러 서클을 통한 무리한 도핑으로 끌고 온 공격 턴이, 완벽한 카운터를 맞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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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러 서클은 기본적으로 공격의 한순간에만 발동해야 하는 스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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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나는 내구력과 재생력을 통해 반동을 감당하며, 연속적으로 서클을 유지한다는 수단을 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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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기에 더해 원래 사용 방식대로 한 번 더 휘감은 서클까지, 이번 공격은 사실상 모든 것을 쏟아부은 올인 베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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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체 모를 마법에 의해 그것이 튕겨 나간 순간 찾아온 반동은, 마력강화의 첫 자력 사용 때와는 비교도 안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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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뚜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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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 안에서 뭔가 끊어지는 소리가 났다. 억지로 끌어올린 마력이 역류하며 속을 뒤집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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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그로 인한 데미지에도 쉴 틈은 없었다. 이대로 가만히 있으면 광선에 몸이 반으로 갈라질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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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으로 잘려도 안 뒤지는 몸이긴 하다만, 저 광선은 절단면을 불태워 버린다. 아마 못 살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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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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튕겨나간 검을 그대로 놓아버리고, 억지로 몸을 뒤로 날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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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순간 닥쳐오는 푸른 마법의 광선, 여전히 초라한 모습이지만 그 위력은 잘 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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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뒤로 뛴 상황, 하지만 나는 이제 공중에서도 움직임의 궤도를 바꿀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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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술 스킬인 ‘소드 차지’의 돌진 판정을, 신체에서 한 방향으로 마력을 분출하는 것으로 재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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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면에서 일자로 쏘아지는 광선을 억지로 우측으로 굴러 피해내고, 자세를 다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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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공격은 끝이 아니다. 재버워크가 캐스팅한 수십 개의 마법진이 동시에 불을 뿜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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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는 매직 미사일이나 파이어 볼 같은 기초 마법이 아니다. 튀어나오는 것은 황금빛 화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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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법진 하나하나가 어마어마한 속도로 화살을 난사한다. 수십 대의 중기관총이 면전에서 쏘아지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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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할 수 있는 거리가 아니다. 양손으로 검을 붙잡고, 날아드는 화살을 하나씩 쳐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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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고 가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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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캉! 캉! 캉! 캉! 카가강! 카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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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킬의 효과로 느릿하게 변한 시야의 힘을 빌려, 어떻게든 막아내고 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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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사이에 재버워크는 다시 텔레포트로 거리를 벌렸다. 또 다른 마법을 추가로 캐스팅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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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발, 욕을 안 할 수가 없네. 놈의 스펙도 스펙이지만, 판단이 너무 안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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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수집한 재버워크의 정보는 커뮤니티에서의 단편적인 제보와 각각의 마탑에서 전해 들은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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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재버워크는 18층에서 잠깐만 모습을 드러내는 중립 NPC로, 싸우는 모습은 정말 조금밖에 보여주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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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연히 정보도 불확실한 부분이 많았다. 하지만 그 점은 마탑에서 전해 들은 걸로 보충했다고 생각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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젠장, 머리에 너무 열이 올라 있었나. 어이없게 놓친 템포를 다시 잡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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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색 마탑에서 빌려 온 마도구, ‘천뢰의 장갑’ 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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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틀릿 형태의 이 마도구의 효과는 매우 단순하다. 발동 즉시, 사용자의 몸을 마력 입자로 바꾸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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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개 속성을 띤 입자가 된 사용자는 빛에 가까운 속도로 이동할 수 있으나, 어떤 물리적인 공격도 불가능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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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라이트닝 차지]와 [대전]을 활용하면, 입자 상태에서 놈에게 돌진하는 것만으로 전격을 먹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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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지지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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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간적으로 번개 그 자체가 된 채, 재버워크에게 그대로 돌진한다- 그리고 난데없이 뒤바뀐 시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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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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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도구의 발동 효과가 꺼지며 원래대로 돌아온 몸, 그리고 돌진했던 나는 오히려 재버워크를 등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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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 뒤에서 다시금 날아오는 광선과 마법을 삐걱거리는 몸으로 피해 내며, 상황을 파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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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도구의 효과를 발동시키자마자 재버워크는 재빨리 문제의 방어 마법을 전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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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내 돌진은 방어 마법에 막히지 않았다- 아하, 알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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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간 마법이었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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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혼신의 검을 튕겨낸 건, 공간 마법으로 되돌아온 내 검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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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고 가속]을 발동시키고, 느려진 세계에서 현재까지 얻은 정보를 정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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즉사 수준의 위력을 내는 광선, 자유자재로 시전하는 단거리 전이, 그리고 공격을 반사하는 공간 마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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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번째 마법은 방어막이 아니라 포탈이었다. 좌표를 반전시켜 공격을 거꾸로 튕겨내는 뭐 그런 거였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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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마어마하게 성가신 마법이지만, 굳이 그런 마법을 사용한 이유는 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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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한 방어 수단으로는 내 공격을 막을 자신이 없었던 거다. 한 대만 제대로 들어가면 이긴다고 봐도 되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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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저 공간 마법을 어떻게 파훼하느냐인데……일단 평범한 검격이라면 너무 쉽게 반사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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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해 볼 수 있는 건 지향성이 없는 광역 공격, 그리고 놈이 마법을 펼치기 전에 기습하는 것 정도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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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쪽이건 평범하게는 불가능하다. 놈은 번개로 변한 내 돌진에도 대응해 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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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어떻게 반응했지- 그렇게 생각하며 재버워크의 모습을 다시 살펴보니, 눈에 들어오는 것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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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샌가 등 뒤에 떠 있는 네 번째 오브, 그 위에는 눈동자를 닮은 문양이 그려져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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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꺼내셨군, 예지 마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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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뮤니티와 마탑에서 손에 넣은 정보를 다 믿을 수는 없지만, 저것 하나만큼은 확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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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지가 아니고서야 벼락의 속도로 돌진하는 내 공격에 맞춰 마법을 전개할 수는 없었을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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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초 뒤의 시야를 미리 불러오는 마법이랬던가, 성능은 훌륭하지만 제약이 많다고도 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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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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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인벤토리에서 두 개의 마도구를 꺼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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