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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12-14 21:31:57 +09:00

555 lines
14 KiB
Markdown

[제목: 장터에 고추참치 상시판매 떴냐!!!]
(모닥불 옆, 팔짱낀 채 서 있는 기사 짤)
흠, 그래 왔는가
자네로서 벌써 몇 번째인지 모르겠군
불필요한 호기심은 금물이네
자, 내가 그대의 목숨을 구해주었으니 다음번에는 부디 좀 더 조심하길 바라지
[추천1] [비추천5]
- 아 씨발
- 살려줘서 고맙다 십새야
- 또닥불 또기사야?
- 오늘만 벌써 다섯 번째... 내가 밉다...
평화로운 갤러리.
언제나 그렇듯 어그로 낚시 똥글과 한탄하는 갤럼들이 넘쳐났다.
특히 떡밥이랄 게 없는 무난한 날들에 이런 똥글 비율이 높았는데.
“역시, 도파민이 될 게 없어서 그런가?”
다 도파민 부족 현상 때문이었다.
가끔 고전 명작 소설도 올리지만, 그것만으론 부족했다.
“갤러리 오목도 너무 고여버렸고.”
그건 나도 마찬가지였다.
벌써 저 모닥불 기사 어그로 패턴만 수 백 번은 본 것 같았다.
갤러리가 원패턴으로 굴러가기 시작해서 내게도 좋을 게 없었다.
[상점]
[카테고리를 열람합니다.]
그럴 때 상점이 제격이었다.
떡밥, 장작으로 굴릴만한 거의 모든 소재가 상점에 다 박혀 있으니까.
별 생각 없이 뒤져보다가 우연히 하나를 발견했다.
[상점/연극 대본]
[로미오와 줄리엣 연극 대본] - 12p
[오만과 편견 연극 대본] - 12p
“연극?”
바로 중세시대 영화, 연극이었다.
장터를 통해 시중에 공개된 익숙한 소설들이 눈에 들어왔다.
“시중에 풀리면 좋아하겠는데?”
앞서 고전 소설들로 몰입하던 갤러리를 보면, 충분히 가능성이 있었다.
마침 여가를 즐기는 갤럼들도 하나둘씩 나오는 지금.
한 번 나눠줘 볼까 고민하던 찰나였다.
어둠조아: 저기...
다크엘프 수장, 로엔에게서 연락이 왔다.
다크엘프들은 웬만해서 이렇게 내게 채팅을 보내오진 않는다.
내게 의존하기보단 어떻게든 스스로 자립하려는 성향이 강했는데.
“뭐지?”
이렇게 채팅을 걸어온다?
주딱*: ㅇㅇ?
나는 의아한 마음에 답장을 달았고.
어둠조아: 세계수님께서 사라지셨다!
생각보다 더 큰 문제가 터졌다.
*
세계수가 미아가 되어버렸다.
그래서 의아했다.
“세계수 평소에도 자주 사라지지 않았나?”
이런 적이 한 두 번이 아니었다.
온 데 간데 사라져 없으면, 어디 구석진 곳이나 서랍장에서 발견되곤 했으니.
이번에도 그런 게 아닌가 싶었다.
어둠조아: 나도 처음에는 그런 줄 알았다!
어둠조아: 그런데 다크엘프들을 풀어서 찾아도 도무지 찾을 수가 없었다!
다크엘프들은 암살의 귀재들.
다크엘프들이 찾지 못했다는 건, 루멜린 내부엔 없다는 뜻.
“그럼 설마 엘프가?”
그에 가장 유력한 용의자는 역시 엘프였다.
빼앗긴 세계수를 리버스 납치로 엘라드리엔으로 데려갔나 싶었지만.
- 오, 오늘은 쉬는날이에요!!
- 엘프는 자유에요!
- 이슬이 세 병... 삼시세끼 식후땡 가능...!
“일단 엘프는 아니고.”
엘프들의 글을 보는 순간 의심이 사라졌다.
당장 ai한테 조련당하는 엘프들이 세계수를 훔쳐올 리가 없었다.
그럼 엘프도 아닌데, 도시 내부에도 없다?
나는 자연스레 어느 방향을 빤히 바라봤으니.
“그럼 남은 건 협곡 바닥 뿐인데...”
[ip 위치를 탐색합니다...]
[성공! 137.7.32의 위치를 공유합니다.]
[루멜린 협곡 밑바닥.]
그리고 역시 세계수는 저 아래에 있었다.
“도대체 저긴 왜 내려간 거지?”
한 줄기 빛도 없는 협곡 아래.
마치 무저갱과 같다.
묘하게 불길한 게, 빤히 바라보고 있으니 꿈틀거리는 것 같기도 하다.
주딱*: 찾긴 했는데 ㅇㅇ;
어둠조아: 정말이냐! 아이, 고맙다!
주딱*: 협곡 밑바닥에 있다는데요
어둠조아: .
물론 아무것도 없을 수 있다.
하지만, 반대로 뭐가 나와도 이상하지 않다.
다크엘프마저 가기를 꺼리는 공간.
그러나 다크엘프들의 결정은 빨랐다.
어둠조아: 내려가겠다!
주딱*: 헉
세계수를 구하러 간다.
도대체 왜 저기에 있는지는 몰라도, 구하러 갈 뿐이었다.
다크엘프들에게 세계수란 없어서 안 될 존재였으니까.
급하게 꾸려진 다크엘프 탐사대가 금세 협곡 아랫길에 모였다.
“불길한데.”
아무리 생각해도 뭐가 있다.
멸망 중세에 딱 봐도 깊고 음침한 협곡 바닥이 있는데.
그곳에 아무것도 안 산다?
그게 말이 더 안 된다.
주딱*: 위험할 거 같은데
어둠조아: 괜찮다! 우린 어둠에 익숙해서 별 문제 없을 거다
자신감 있게 대답하지만, 불안한 건 다크엘프도 마찬가지.
하지만 지체할 시간은 없었다.
“ip가 계속 한 자리에만 머물러 있네.”
마치 기절하거나 죽은 것처럼.
세계수는 내게도 나름 중요했다.
멸갤위키의 유능한 관리자이자, 다크엘프의 지지대.
죽는 건 나도 곤란했다.
주딱*: 나도 같이 가드림
어둠조아: 고맙다!
[야간 모드를 실행합니다.]
갤러리 기능을 업데이트하며 생긴 야간 모드.
물론 시야뿐이지만, 함께 내려가기로 했다.
그렇게 다크엘프들과 시야를 공유한 채, 저 어두운 아래로 내려가기 시작했다.
아니, 그러려고 했었다.
[...]
야간 모드를 켜자마자 보이는 거대한 눈동자가 아니었더라면.
“!”
전까지는 보이지 않았던 이글거리는 적안이 보였다.
협곡 바닥에서 숨을 죽인 채, 이곳을 소름끼치게 응시하는 눈이.
그걸 보는 순간 깨달았다.
“다크엘프만으론 절대 안 돼.”
다크엘프가 어둠에 익숙하다면, 저건 암흑이었다.
빛이 전혀 없는 온전한 어둠.
다크엘프들은 그 소름끼치는 시선을 느끼지 못한 채, 발을 옮기고 있었으니.
[채팅을 입력중입니다...]
[(멈춰! 개구리 콘)]
다급하게 다크엘프를 말리려 했다.
하지만 그것이 몸을 일으키는 게 빨랐다.
설마 내 시선을 눈치챈 걸까.
그것은 거대한 몸을 일으켜 순식간에 다크엘프에게 다가왔고.
거대하고 검고 불길한 무언가가 천천히 입을 벌렸으니.
[저기...]
“엥?”
[살려주시면 아, 안될까요...?]
쭈글쭈글한 목소리로 내게 목숨을 구걸해왔다.
*
불쾌하고 두려운 생생한 꿈, 악몽.
누구나 악몽을 꾼다.
두려움을 모르는 용을 제외하고는.
[...허억!]
그렇기 때문에 흑룡, 닉스는 더 소스라치게 놀랄 수밖에 없었다.
온 세상이 무로 돌아가는 걸 봤다.
베어낼 수 없는 자신의 비늘과 뼈가 녹아 형체도 없이 사라졌다.
강제로 긴 잠에서 깨어난 닉스는 거친 숨을 고르며 몸을 웅크렸다.
[아니야, 이건...]
생각으로 닿을 수 없는 범주.
상공에서 점이 폭발하고, 세상의 모든 것이 붉게 타 사라졌다.
이건 꿈이 아니었다.
용의 감각이 위기를 감지해 본능적으로 자신을 깨운 것이니.
[미래.]
이건 언제든 일어날 수 있는 미래였다.
닉스는 이후로 단 한 번도 협곡에서 벗어나 밖으로 나가지 않았다.
아니, 나갈 엄두조차 나지 않았다.
그 광경은, 미래는 이로 말할 수 없는 공포 그 자체였으니까.
도대체 그 악몽이 뭐였는지는 굳이 생각해볼 필요도 없었다.
[갤러리...]
깨어나보니 갤러리가 보였다.
무려 용의 정신에 아무렇지도 않게 개입한 고차원의 마법이었다.
이런 건 용들의 여왕도 못한다.
이건 오직 갤러리의 주인, 주딱이라는 존재만이 가능한 일이었으니.
[나가면 무조건 들킨다.]
자신마저 ip라는 번호를 매겨 갤러리에 포함시킨 존재였다.
그런데 거대한 날갯짓을 하며 창공을 날아다닌다?
무조건 걸린다.
물론 주딱이 선한 존재일 수도 있다.
하지만 닉스는 그 가능성에 자신의 목숨을 도박하지 않았다.
[못 해. 절대 못 해.]
그녀는 용이었으니까.
변덕으로 생명 하나를 살리고 꺼뜨리는 위대한 존재였으니까.
더 필멸자의 마음을 잘 알고 있었다.
주딱이란 존재가 아무리 우호적인다 한들, 변덕 한 번에 악몽이 현실이 된다.
[제발... 제발 못 보기를.]
그래서 숨어 지냈다.
한줄기 빛도 들지 않는 어둠 속에서 숨을 죽인 채 꿈쩍도 않았다.
하루에도 몇 번이나 떠올랐다.
세상이 멸망하는 순간을.
저 두려운 존재가 이 세상을 떠나기 전까진, 절대 나가지 않으리라.
분명 그렇게 다짐했는데.
“거대하당.”
[...?]
“왕 커서 왕 기엽습니당.”
녹색 머리 꼬맹이가 침입했다.
[세계수?]
닉스는 본능적으로 그 존재를 알았다.
자신과 같이 위대한 반열에 오른 존재, 세계수.
분명 엘라드리엔에서 어느 불쌍한 종족을 보살펴주고 있던 걸로 기억하는데?
[여긴 왜 왔지?]
딱히 말 한 번 터 본적 없는 사이였다.
그것보다 주딱에게 들킬까 노심초사한 와중에, 자신의 위치를 알아버렸다.
닉스가 눈을 부릅 떠 묻자, 세계수가 두 팔을 활짝 벌려 말했다.
“착하고 기엽고 거대합니당. 그래서 친구하러 왔습니당.”
[...?]
닉스는 이 대화를 따라갈 수 없었다.
뭣보다 세계수는 분명 듣기로 고요하고 침착한 성격이라 들었는데?
하지만 뒤이어 들려온 말은 절대 넘겨짚을 수 없었으니.
“주딱한테도 자랑해야징.”
[안 된다!]
“호엥.”
닉스는 그렇게 충동적으로 무단침입한 세계수를 납치해버렸다.
하지만 문제는 문제를 낳는 법.
[이번엔 엘프들이?]
어쩐지 피부가 새까맣게 탄 엘프들이 세계수를 찾겠답시고 내려오기 시작했다.
[어떻게 내 위치를 찾았는진 모르겠지만...]
주딱은 세상 모든 일을 관찰하는 존재.
들키기 전에 기절시킬 생각이었다.
그렇게 엘프들을 밑바닥에서 올려다보던 그때였다.
[...!]
순간 온몸에 소름이 돋아났다.
마치 묘사할 수 없는 거대한 무언가, 자신을 노려보는 것만 같았으니.
[주딱...!]
평범한 필멸자에 불과한 엘프들의 등 너머로, 거대한 존재가 느껴졌다.
심연을 바라보면 심연도 나를 바라본다 했던가?
[으으, 으으으...]
머릿속에 기억이 다시 재생되었다.
모든 생명을 불타 죽던 미래.
거대한 악의가 자신을, 흑룡을 말없이 빤히 쳐다보고 있었다.
그걸 마주하는 순간, 흑룡에게 선택지는 하나 밖에 남지 않았으니.
[저기...]
“엥?”
[살려주시면 아, 안될까요...?]
생전 처음 느껴보는 감정, 공포심.
흑룡은 자존심을 버리고 쭈글쭈글 목숨을 구걸하고야 말았다.
*
주딱*: 그러니까, 숨어 있었다?
[...네.]
주딱*: 내가 해코지할까봐?
[...]
주딱*: 대답
[네퓨ㅠㅠㅠㅠ]
협곡 밑바닥에서 모습을 드러낸 것은, 거대한 흑룡이었다.
그 덩치가 얼마나 거대한지, 그저 고개를 들어올리는 것만으로도 루멜린까지 올라왔으니.
-히에엑!
-조, 종말이다!
평화롭게 지내던 다크엘프들이 혼비백산하는 건 당연했다.
“어이없네.”
그래서 더더욱 어이가 없었다.
칠흑처럼 어두운 비늘에, 소름끼치는 적안을 가져놓고는.
고작 갤창인 내가 무섭다고 몇 개월이 훌쩍 지나도록 숨어 지냈다고?
주딱*: 그레서 넌 왜 내려감
137.7.32: (착하고 귀엽고 말랑한 거 발견! 콘)
137.7.32: (왕 댕댕이 수집! 콘)
심지어 생긴 것만 저렇지 착하기까지 한 모양.
흑룡이 세계수를 납치한 게 아니었다.
흑룡을 발견한 세계수가 레어에 무단침입을 한 것이었다.
“그래도 뭐 오해는 잘 풀렸으니.”
주딱*: 이제 세계수 돌려주실?
문제가 커질 것도 없이 평화롭게 해결되었다.
아니, 그럴 줄 알았다.
[그, 그게...]
주딱*: ?
[정말 죄송하지만... 절 헤코지하지 않으신다는 증표를 보여주실 수 있으신가요?]
[그게 너무 무서워서 ㅠㅠㅠ]
과할 정도로 날 무서워하던 검은 용이 내게 믿을 증거를 요구했다.
“아니.”
나로서는 당황스러웠다.
마법도 못 쓰는 일반인인데, 뭘 어떻게 무슨 수로 증표를 보이란 거지?
하지만 다행히도 흑룡은 용용이처럼 나름의 확인 방법이 있었다.
[닉스님이 ‘검은 구체’를 보냈습니다!]
[그 구체를 잡아주시면, 제가 감정을 공유받아볼 수 있어요.]
[인체에 무해합니다.]
시스템에게 안전 보장도 받았다.
나는 검은 구체를 바라보다 깨달았다.
“아, 예전에 용용이처럼?”
그때도 나는 옷을 건넸고.
내가 살아온 냄새를 통해 악의적인 의도가 없음을 깨달았다.
나는 이번에도 비슷한 거겠거니 생각하며 구체를 손으로 잡았고.
그대로 돌려줬다.
주딱*: ㅇㅇ 보냈음
[감사합니다! 그럼...]
그렇게 답장이 돌아오길 잠시.
[크아아아아!]
곧 협곡에 엄청난 비명이 메아리치더니, 흑룡이 세계수와 함께 숨어버렸다.
“엥?”
뭐지, 살면서 나쁜짓 한 적 없는데.
나는 의아한 마음에 검은 구체에 대한 시스템 설명을 조금 더 읽어봤고.
[접촉 대상 종족의 색과 감정을 저장합니다.]
“어?”
접촉 대상이 아니라, 접촉한 대상의 종족.
즉, 현대 인간 자체를 보내버리고 말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