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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하제일인의 죽음에 대한 소문은 의외로 그닥 빠르게 퍼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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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궁세가에서 그 죽음을 숨긴 것은 아니다. 남궁진천의 죽음에 대해 떳떳하지 못할 이유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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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가족을 위해 싸웠고, 끝내 화경 넷을 길동무 삼아 세상을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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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죽음이 알려진다면 남궁세가를 노릴 승냥이들이 생겨나겠으나, 그 따위 일에 대해서는 누구도 신경 쓰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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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히려 남궁진천의 죽음을 숨기는 것이야말로 그에 대한 모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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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소문이 빠르게 퍼지지 않은 이유는 무엇인가? 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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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는 이가 많지 않았고, 설령 알게 되더라도 입을 조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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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궁세가가 자리한 합비의 분위기는 서늘하게 날이 서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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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볍게 입을 놀리다 목이 달아나고 싶은 이가 그리 많을 리는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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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나 그 소문이 마침내 안휘를 벗어났을 때, 발 없는 말은 무시무시한 속도로 중원을 휩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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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하제일인의 죽음이 만천하에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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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림맹에 모여든 장로들은 마땅히 그에 대해 얘기를 나눠야 했다. 그 분위기가 그리 무겁지만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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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천제가주, 기련문주, 검종문주, 사흑련의 무력대주까지. 남궁진천이 큰일을 해냈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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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전황은 어떻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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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련문은 곧 완전히 밀어낼 수 있을 듯하다. 허나 나머지 문파는 단번에 밀어내기는 어렵겠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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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궁세가에 대한 처우는 어쩔 생각이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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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상을 하긴 해야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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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득 회의장 내부가 조용해졌다. 누군가 헛기침과 함께 말을 꺼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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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림맹 차원에서 보상하기에는 너무 큰일인 듯싶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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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 닦고 넘어가자는 말이오? 정신이 나갔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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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말이 아니오. 맹 차원이 아닌 십육명문의 각 문파들이 조금씩 부담해야 하지 않겠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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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만히 듣던 사내가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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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십육명문 말인데. 이제 남궁세가에 남은 화경은 없지 않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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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대 고수들을 제외하면 그렇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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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십육명문에서 밀려나겠군. 다음 세대는 남궁이 천하제일세가를 자처할 줄 알았건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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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 실소를 터뜨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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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고하게 머리를 치든 학은 일찍 죽기 마련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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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보시오. 말이 너무 과하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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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뭘 아닌 척 재고들 있나. 남궁이 빠지며 뒤바뀔 판도에 누구보다 머릿속이 바쁜 양반들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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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 적당히들 하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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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의장이 다시금 침묵에 잠겼다. 장로들의 머릿속은 복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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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는 남궁진천에게 애도를 표했고, 누군가는 뒤바뀔 판도를 계산했으며, 누군가는 전쟁 이후의 상황을 대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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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흑련 측의 화경 넷이 유명을 달리한 상황. 대부분의 이들이 무림맹의 승리를 점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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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흑련이 궁지에 몰린다면 전대 고수들이 몇몇 튀어나오기야 하겠다마는, 그들의 소식이 전해지면 정파 측에서도 튀어나올 고수들이 몇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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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보다 사흑련의 싹을 말리는 게 아닌 이상, 어지간해서는 은거기인들이 튀어나오는 일은 드물 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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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세에 대한 관심을 끊은 이들이 대부분인 만큼 너무 과하지만 않으면 큰 이득을 얻을 수 있으리라. 대부분의 이들이 그리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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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만히 입을 다물고 있던 제갈통은 입술을 짓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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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전쟁이 끝난 건 아니다. 헌데 벌써부터 이렇게 돼서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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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림맹의 총군사라고는 하나, 무림맹의 장로들은 대부분 그보다 배분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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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차이가 적은 것도 아니다. 그렇다보니 제갈통이 섣불리 말을 꺼내는 것도 어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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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불찰입니다. 사마현이 광인인 줄 알고 있었으면서 너무 상식에 치우친 판단을 했어요. 우선 지금은 전시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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덜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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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연 회의장의 문이 기별도 없이 열렸다. 장로들이 미간을 찌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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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지금 예의 없게 뭐하는 짓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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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광 탓에 얼굴이 잘 보이지 않았으나, 이곳에 있는 것은 무림맹의 장로들이다. 역광쯤이야 별 문제가 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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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닷없이 문을 열어젖힌 사내의 얼굴을 알아본 이가 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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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기재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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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기재천이라면, 남궁의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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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친구가 버릇이 없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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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 끌끌 혀를 찰 때, 서준이 말없이 회의장에 들어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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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 눈동자가 장로들의 면면을 살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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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준이 나직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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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군사가 누구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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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갈통이 눈을 질끈 감았다 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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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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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왜 찾아왔는지 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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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입니다. 우선 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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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로 중 하나가 말을 끊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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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군사, 아닌 건 아니라 끊을 줄 알아야지. 진기재천이라 했나? 자네는 우선 제대로 된 절차를 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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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우우우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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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로의 머리가 땅에 처박혔다. 입을 연 장로뿐만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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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끄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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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놈이…! 무슨 짓이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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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갈통을 제외한 모든 인원의 머리가 땅에 처박혔다. 서준의 영역이 희미하게 드러나며 일대를 하늘이 짓눌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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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작 필요할 때는 도움도 안 되는 것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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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기가 치밀어오르다, 이내 가라앉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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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 역시 별반 다를 것이 없었다. 결국 아무런 도움이 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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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자신이 남궁진천의 곁에 조금 더 빨리 도착할 수 있었더라면, 어쩌면 결과가 달라졌을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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쯧, 서준이 혀를 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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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 기운이 회의장 내부에 넘실거린다. 서준은 푸른 기운을 거스르며 앞으로 나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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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득 무언가 눈에 띄었다. 담뱃대다. 평소에는 흥미가 없었지만, 이 답답한 심정을 해소하는 데 도움이 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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탁상 위에 놓인 주인 모를 담뱃대를 집어들고 총군사 앞에 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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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직-, 허공에서 불꽃이 튀며 연기가 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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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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씁쓸한 맛과 향이 입 안에 머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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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움은 무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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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기를 뱉어내며 담뱃대를 움켜쥐었다. 콰직, 으스러진 담뱃대가 바닥에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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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준의 붉은 눈동자가 총군사를 내려다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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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대로 설명해야 할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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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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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림맹의 총군사 제갈통이 내놓은 사건의 전말은 아주 납득하지 못할 이야기는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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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경 넷의 움직임을 감지하지 못한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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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련문주가 철저히 감췄기 때문이다. 위대한 경지에 이른 주술사가 작정하고 위치를 감춘다면 그것을 파악하는 건 불가능에 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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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투를 감지하고도 곧바로 지원을 보내지 않은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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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황 파악조차 되지 않은 곳에 섣불리 전력을 보낼 수는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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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원에 퍼진 여파로 파악하건대 예의 충돌은 화경끼리의 전투. 심지어는 사흑련의 영역에서 일어난 충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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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곳에 화경의 무인이 있을지 모르니 신중을 기해야 했다. 그런 까닭에 조사 전력을 파견하는 것조차 쉽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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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초에 조사 전력을 보내지 않은 것도 아니다. 이미 보냈다. 허나 아직 도착조차 못 했을 뿐이다. 거리가 너무 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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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다가 지금은 전시. 화경의 무인이 섣불리 자리를 비우기에는 부담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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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은 웬만해서는 자리를 비우지 않는다. 무림맹에게 그들을 강제할 힘이 있을 리도 만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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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히려 남궁진천이 남궁연을 구하기 위해 일말의 망설임도 없이 움직인 경우가 특이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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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흑련의 계책을 꿰뚫지 못한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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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갈통이 고개를 숙여 사과했다. 예측하지 못한 이유 역시 설명했다. 상식적으로 제갈통의 말이 옳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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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준은 크게 한숨을 내쉬며 회의장을 짓누르던 힘을 거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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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모금 피웠을 뿐인 담배의 맛이 여전히 입 안에 남았다. 침이라도 뱉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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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굴을 시뻘겋게 붉힌 장로 하나가 소리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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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지금 경우 없게 뭐 하는 짓인가? 맹의 장로들에게 무력을 행사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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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준은 무시했다. 속이 끓었다. 괜히 이곳에 오래 머물렀다가는 피를 볼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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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은 내버려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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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장 쳐죽이기에는 명분이 부족하다. 남궁세가를 생각해야 한다. 최소한 이놈들을 이서준이 죽일 수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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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차피 이들이 알아서 명분을 만들어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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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이 새끼는 예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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콰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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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로 하나의 머리가 으스러졌다. 쩌억-, 발을 떼자 정체 모를 액체가 피와 뒤섞여 길게 늘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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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고하게 머리를 치든 학이 어쩌고 지껄이던 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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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 같잖은 놈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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놈의 시체 위에 침을 뱉자 장로들이 조용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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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놈은 그나마 낫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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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준이 가늘게 뜬 눈으로 제갈통을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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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흑련의 군사에게 수싸움에서 밀렸다고는 하나, 명색이 무림맹의 총군사다. 없는 것보다는 나을 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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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당히 놈의 머리를 빌리다 싹수가 노랗다면 꺾으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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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련문은 내가 알아서 정리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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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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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은 검종문. 그 다음은 파천제가. 이후에는 사흑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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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잠시 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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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보한 뒤 곧장 무림맹을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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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간을 찢어내며 하늘을 가로지르자 답답한 마음이 조금은 풀리는 듯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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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인어른께서는 현경 직전에 계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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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죽은 뒤에 그 혼이 명계로 향한다. 그리고 현경이란 곧 신(神)이 정과 기를 완전히 흡수한 경지로 추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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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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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가정이 떠올랐으나, 확인할 방도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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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준은 그저 한 줄기 희망만을 붙잡은 채 하늘 위에 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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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밀어붙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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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금 기련문에는 마땅한 전력이 없다! 단번에 몰아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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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련문이 위치한 기련산은 감숙성의 북쪽에 위치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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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파른 봉우리와 벼랑 사이사이에서 무인들이 병장기를 휘두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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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준은 아득한 곳에서 기련산을 내려다보았다. 그곳에 있는 인원들을 파악하고, 이내 손을 뻗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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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향(理想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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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이할 정도로 드넓은 영역이 기련산의 대부분을 덧씌웠다. 험한 산맥이 모습을 감췄다. 대신하여 드넓은 초원이 그곳에 자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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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이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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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련문의 진법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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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파, 사파 할 것 없이 영역 내의 모든 이들이 당황을 감추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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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준은 말없이 범위를 계산한 뒤, 하늘과 땅을 접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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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원일월공(混元日月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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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대한 폭발이 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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콰아아아아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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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련산 중앙에 거대한 구 모양의 빈공간이 생겨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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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높던 봉우리가 가장 낮은 구덩이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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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련산이 무너져내리며 산사태가 나지 않은 것은 서준의 배려일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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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준은 흔적도 없이 사라진 기련문 위에 선 채, 살아남은 기련문의 문도들을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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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도 안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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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미친놈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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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몇은 넋을 잃었고, 몇몇은 머리 끝까지 분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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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노한 이들이 진을 이룬 채 하늘을 향해 주술을 쏘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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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르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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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에 먹구름이 끼며 거대한 벼락이 서준을 향해 내리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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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미는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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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츠츳-, 기련문도들의 통제 하에 있던 벼락이 서준의 뜻에 굴복했다. 푸른 벼락이 서준의 주위를 맴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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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준은 영역 내의 모든 이들을 하나하나 구분했다. 어려운 일은 아니었다. 정파와 사파의 기운은 그 차이가 극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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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부로 기련문은 멸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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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언과 동시에 푸른 벼락이 솟구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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콰르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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굵은 벼락이 하늘을 꿰뚫고, 이내 무수한 가지가 자라나듯 가느다란 수백 줄기의 벼락이 땅 위로 내리꽂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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콰자자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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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기(邪氣)를 품은 모든 이들에게 벼락이 떨어졌다. 오직 그들만이 천벌에 절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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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앞에서 기련문도와 검을 맞대던 무림맹의 사내 하나는 바닥에 주저앉아 숨을 헐떡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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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이 놈들에게 내린 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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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지 않고서야 말이 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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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카맣게 타죽은 기련문도의 시체. 허나 검을 맞대던 자신은 털끝 하나 상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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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뿐만이 아닌 기련산의 모든 곳에서 비슷한 일이 벌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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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작 인간이 이런 기적을 부릴 수 있을 리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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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내가 두 손을 모아 하늘을 향한 예를 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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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준은 하늘 위에 선 채 죽어가는 모든 이들을 내려다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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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아아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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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 살려…! 끄아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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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의 기련문도들이 죽었다. 남은 것은 둘. 몇 없는 초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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츠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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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준의 주위를 맴돌던 벼락이 두 자루의 검을 이루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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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뢰멸마공(天雷滅魔功)의 천뢰기검(天雷氣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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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준의 손짓과 동시에 푸른 선이 하늘과 땅을 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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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르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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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슴에 벼락의 검이 꽂힌 두 무인은 비명조차 지르지 못했다. 입을 쩍 벌린 채 시커먼 연기를 내뱉으며 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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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식간에 전장이 정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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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련문은 사라졌고, 이곳에 있던 문도들 역시 전부 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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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련문이 멸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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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준은 허공 위에 선 채 기련문의 흔적을 내려다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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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쯧.”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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솟구치는 울분에 발을 강하게 내리찍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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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우우우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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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대한 발자국이 기련산의 허리를 끊었다. 혼원일월공과 천마군림보에 연달아 시달린 기련산은 끝내 둘로 나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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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사이에 어지간한 도시 하나가 들어갈 수 있는 협곡이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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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 이게 맞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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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을 숨길 이유가 없다. 화마경? 왜 그리 숨기려 애를 썼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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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초부터 경지를 드러내 사흑련을 뒤흔들었다면 장인어른이 죽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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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시 숨을 고르던 서준은 다시금 공간을 찢으며 이동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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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은 검종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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