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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에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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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예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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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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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다리를 우물거리면서 자신을 부르는 김우진에 서예린은 슬쩍 고개를 돌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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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하다가 지쳐서 지금은 서로 각자 할 일을 하는 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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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다리 하나만 더 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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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먹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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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하나 먹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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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찍 말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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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빨 겁나 튼튼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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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쉬워하는 김우진을 보면서 서예린은 슬쩍 자신의 옆에 남은 마지막 오다리를 쳐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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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로 안 줄 생각은 아니었고 그냥 장난을 치고 싶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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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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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득, 어제 최이서가 김우진의 입에 감자튀김을 넣어주던 게 떠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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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을 마셨다고는 해도 그렇게 자연스럽게 주고받고 하는 걸 보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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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둘이 사귀는 건 아니라고 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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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 보통 친구 사이임에도 그런 걸 해도 문제없다는 뜻이라는 건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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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예린은 침을 꿀꺽 삼키며 오다리를 그대로 아쉬워하는 김우진의 입에 쑤셔 넣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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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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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목을 부여잡고는 괴로워하는 김우진. 깜짝 놀란 서예린이 당황하면서 등을 쳐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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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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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 많이 아파?! 토, 토할 것 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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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등이 아프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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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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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며시 김우진의 등에서 손을 떼는 서예린. 최근 운동을 해서 근력이 붙은 걸까 하고 자신의 손을 물끄러미 내려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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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예린이 입에 물려준 오다리를 씹으며 김우진이 그녀를 노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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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살자냐? 오다리로 딥쓰롯을 시키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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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 말 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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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살 넣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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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서 오다리를 우물우물 씹는 김우진을 보면서 서예린은 얼굴이 확 붉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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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남자들의 어필을 받아왔던 서예린이었으나 이렇게 대놓고 섹드립을 치는 사람은 처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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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초에 서예린의 분위기가 섹드립이랑은 전혀 어울리지 않는, 청순하고 가련한 느낌이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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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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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 딥쓰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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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말해서, 방금 그건 꽤나 서예린의 취향인 드립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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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에 섹x좌를 숨기고 있는 서예린이었기에 오다리를 우물우물 거리면서 먹고 있는 김우진을 보니 기분이 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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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진이 잘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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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드립을 쳐주고 싶었지만 서예린의 입은 움직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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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리 그래도 서예린과 섹x좌 사이에는 확실한 경계가 그어져 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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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 스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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혀를 차며 오다리를 씹으며 마우스 휠을 내리는 김우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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뭘 하고 있나 슬쩍 봤는데 김우진은 웹툰을 보는 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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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에 관한 청춘물이었는데 김우진은 다리까지 떨면서 짜증 내는 중이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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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가 예쁜 여자들한테 둘러싸여서는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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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 새끼가 달려있으면서 제대로 하지도 못하네. 나였으면 바로 하나 데리고 호텔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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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 진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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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왜. 틀린 말 아니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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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얘가 원래 이런 말을 자주 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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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우진이 이런 스타일은 아니었던 걸로 기억하는데 살짝 천박하게 말하는 게 솔직히 웃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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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것도 김우진 나름대로의 배려라면 배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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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예린이 이런 걸 좋아하는 건 이미 관리자라서 알고 있는 그였기에, 먼저 이런 말을 못 하는 그녀를 위해서 나름대로 한마디씩 툭툭 내뱉는 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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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였으면 누구 고를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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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여자들 중에서 하나만 찍어보라는 서예린의 말에, 김우진은 오다리를 꿀꺽 삼키며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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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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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우스 포인터가 위에 멈춘 건 안경을 쓰고 있는 글래머 한 여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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겉으로 봤을 때는 청순하고 순수해 보이는 여자 캐릭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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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걔보다는 저쪽에 있는 금발이 더 낫지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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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이 좋아서 청순이지, 사실 수수해 보이는 캐릭터였기에 서예린이 고른 건 다른 캐릭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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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가 세 보이지만 또 자신의 사람에게는 잘해줄 것 같은 캐릭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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츤데레의 느낌이라고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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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서예린의 취향이기도 했지만 캐릭터에 공을 들였다는 게 느껴질 정도로 예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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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쯧.”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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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김우진의 반응은 극으로 치달았다. 또 혀를 차면서 고개를 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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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센 여자랑은 사귀는 거 아니야. 고생할 게 뻔히 보이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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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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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 여자랑 얘기만 해도 무슨 얘기 했냐고 꼬치꼬치 캐묻고. 예의상 웃어주면 그거 가지고 뭐라 하고. 화났을 때 또 얼마나 무서운지 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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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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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번은 동아리 들어가겠다고 이곳저곳 보다가 밴드부? 거기 들어가려고 했는데 알고 보니까 여자만 있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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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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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 밤에 진짜 죽는 줄 알았다. 속옷만 입고 자취방에서 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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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간 김우진의 입이 꾹 다물어졌다. 슬쩍 옆을 보자 서예린은 뭔가 애매한 표정을 짓고 있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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얘기가 흥미로워서 계속 듣고는 싶었지만 그게 김우진 본인의 경험담이라는 게 기분이 나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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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속해 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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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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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우진의 손을 팔꿈치로 밀어내며 팔걸이를 차지한 서예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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턱을 괴면서 계속 말하라고 압박을 주자 김우진은 어색하니 웃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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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는 내용의 웹툰 추천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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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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억지로 시선을 피하며 김우진이 스크롤을 아래로 내리자 서예린도 괜히 꿍한 마음을 가지고 같이 웹툰을 봤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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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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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툰 속 캐릭터들이 갑자기 옷을 벗고 성행위를 시작한 게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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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이거 성인 웹툰이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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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성인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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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분하니 대꾸해 오는 김우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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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황한 서예린이 입을 떡 벌린 채로 화면을 주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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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 와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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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나라하게 관계가 나오는 걸 보면서 손으로 얼굴을 가렸지만 손가락을 벌려 눈만 빼꼼 앞을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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떡하니 벌어진 입은 웹툰 속 야릇한 분위기에 취한 듯 보였으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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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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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우진의 마우스 스크롤이 내려가지 않자 휙 쳐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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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 뭐해? 신음만 나오는데 다 못 읽었어? 얼른 내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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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거 유료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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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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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돈 주고 사서 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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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료 작품을 어딜 공짜로 볼 생각이냐고 김우진이 짜게 식은 눈으로 쳐다보자 서예린이 입술을 삐죽 내밀며 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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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 알려줘. 전편 구매할 테니까. 그것보다 일단 스크롤 내려 봐! 다음에 뭐 할지 궁금하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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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넣고 흔들고 싸겠지. 니 돈 주고 보면 되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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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롤 내리라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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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예 의자에서 벌떡 일어나 김우진과 실랑이를 하기 시작한 서예린. 과하게 가까워진 거리에도 두 사람은 낑낑거리면서 서로 싸울 뿐이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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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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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에서 들려온 중저음의 목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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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충 걸쳐 입어도 배우 뺨치는 정찬우가 우리를 보면서 어색하니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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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C방에서 성인 웹툰 보면 안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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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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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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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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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사람은 입을 꾹 다물고 다시 자리에 앉았고 정찬우도 한숨을 내쉬면서 돌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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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거 제목 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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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쩍 물어오는 서예린이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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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시간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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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우진이 심드렁하니 답하자 서예린이 바로 핸드폰으로 검색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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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술이 살짝 내밀어진 게 기대감을 품고 있다는 게 뻔히 보였으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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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없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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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제목의 웹툰이 없자 다시 김우진을 쳐다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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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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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우진은 비웃음을 내걸면서 어깨를 으쓱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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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너 좋은 시간 보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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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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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벙하니 김우진을 보던 서예린은 고개를 끄덕이며 선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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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짱 까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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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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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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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맥주를 마시고, 김우진에게 했던 행동들을 곱씹으며 이불을 열심히 차고 있던 최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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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이 사는 민지는 봉사활동을 갔기에 심심해하던 찰나, 김우진에게 온 연락을 받고 밖으로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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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랍게도 김우진은 헬스장에서 보자고 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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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이 뭘 한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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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기에는 서예린도 같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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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스장에서 기다리고 있던 두 사람을 보면서 최이서가 되묻자 서예린이 각오를 다진 표정으로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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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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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짱? 그니까 싸운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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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아, 최이서 좀 들어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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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를 할 수 없다면서 김우진이 바로 최이서에게 다가와서는 묻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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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가 헤비급 챔피언인데 동네 꼬마가 싸우자고 하면 무슨 기분이야? 아주 가엽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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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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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내가 딱 그런 기분이야. 맷돌 손잡이 같은 기분. 어이가 없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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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덤벼 김우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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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 그러다 죽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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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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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쪼, 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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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우진 쫄았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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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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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앞머리를 뒤로 쓸어 넘기며 김우진이 이를 으득 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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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어와 이년아. 얼굴 반반하다고 세상살이 만만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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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 다 똑같은 수준이구나 싶었던 최이서. 어쨌든 싸운다고는 말했지만 헬스장에 온 걸 보면 진짜 주먹다짐을 하겠다는 건 아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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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력 같은 건 아무래도 우진이가 유리하니까, 유산소로 하는 게 나을 것 같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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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이서가 나름의 절충안을 내밀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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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사람 다 러닝머신 위에 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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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도 10으로 해서 오래 뛰는 사람이 이기는 걸로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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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이거 엄청 잘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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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병기 최이서랑 훈련한 나를 이기겠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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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는 사람이 오늘 저녁 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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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 서사장 통이 그거밖에 안 돼? 내일 학식까지 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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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치돈에 쫄면 딱 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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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됐고 둘 다 뛰기나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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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깐의 기 싸움이 있었으나 어쨌든 둘은 뛰기 시작했다. 마침 심심했으니까 최이서도 같이 뛰고 있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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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엑! 흐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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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작 10분 정도밖에 안 뛰었는데 서예린 쪽에서는 헥헥거리는 소리가 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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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T를 한다고는 해도 서예린도 운동을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았으니 무리가 있긴 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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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력이란 게 원래 단시간에 비약적으로 늘어나는 게 아니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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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악! 하으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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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좀 그렇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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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의 신음을 흘리면서 뛰고 있는 서예린을 보자니 최이서가 괜히 민망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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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변에서 지나가는 남자들도 힐끗힐끗 쳐다보거나, 아예 노골적으로 근처 운동기구에 자리 잡은 사람들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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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에 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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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우진은 꽤나 안정적으로 달리는 중이었다. 다리가 두 여인에 비해 길어서 그런지 성큼성큼 뛰고 있는 게 무슨 기린이 뛰는 느낌이 들 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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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심히 했나 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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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분을 이 속도로 쉬지 않고 뛰었는데 아무 문제 없어 보이는 김우진을 보면서 괜히 최이서가 뿌듯해졌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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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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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아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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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우진이 뛰는 걸 유심히 보던 최이서가 바로 러닝머신에 있는 긴급 버튼을 눌러서 김우진을 멈추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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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야? 왜 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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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도 힘들지 않다는 표정을 하고 있는 김우진. 최이서는 자신과 서예린의 러닝머신도 멈춘 후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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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예린 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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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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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뻔뻔하게 그지없는 김우진을 올려다보며 최이서가 입술을 깨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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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도는 4인데 뛰는 척 되게 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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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기 가산점 없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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