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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날 이른 아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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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차피 하루 조졌겠다, 그냥 아침밥 먹고 느긋하게 기숙사로 돌아가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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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흥, 흐흐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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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형이 데려다준다고 해서 옆에서 운전대를 잡고 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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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뭔 노래를 부르는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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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피커에서 흘러나오는 일본어 노래를 형에게 묻자, 의아해하며 쳐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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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 너 애니 같은 것도 자주 보지 않았니? 이거 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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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긴 하는데 오프닝 같은 건 건너뛰지. 애초에 가사도 이해 못 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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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프닝이랑 엔딩 다 봐라. 그런 게 진짜 즐기는 사람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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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은 가사가 무슨 뜻인지 알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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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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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서 뭘 흥얼거리고 있는 건가. 자신이 하는 말이 일본어로 이상한 말일 수도 있는데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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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데 형이 애니 노래 같은 걸 좋아했나? 옛날에는 별 관심 없던 거 같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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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기억이 맞으면 오히려 애니를 별로 안 좋아했던 걸로 기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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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랬지. 근데 우리 여친님이 좋아하시니까 나도 자연스럽게 좋아하게 되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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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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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진아, 내가 충고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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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 마. 듣기 싫어. 딱 봐도 존나 오글거리는 말하려고 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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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이란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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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 말라고 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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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쳇, 형의 연애관을 듣는 순간 형이 그렇게 멋진 사람인 줄 몰랐다고 할 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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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려줄래? 나 그냥 버스 타고 갈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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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제야 입을 꾹 다문 작은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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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여간 큰형이랑 스타일이 달라도 너무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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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한동안 가다가 작은형은 또 참지 못하고 입을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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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데 우진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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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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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도 사랑 타령하는 순간 내려달라고 말하자고 다짐했으나 그건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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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희 과 애들 중에 통통 튀는 인재 없냐? 인방 시킬만한 애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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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방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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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 예쁘면 좋긴 한데. 요즘은 얼굴 가리거나 버튜버로 나갈 수도 있거든? 그래서 그냥 매력적이고 재치만 있으면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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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 사업한다는 그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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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아, 인방하는 애들 관리하면서 키우는 거지. 우리 여친님이 워낙 인지도가 높은 인방여신이라 주변 방송인들 다 흡수하면서 순식간에 덩치를 키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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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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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아무나 받진 않고. 나랑 윤지가 검수는 좀 해보겠지. 논란 한 번 터지면 매장되는 곳이니까 과거도 좀 중요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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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그쪽은 별 관심이 없어서 잘 모르겠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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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껏해야 기억나는 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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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학교에 포포라고 있었어. 건공과 여신이라고 인터넷방송 하는 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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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말에 형은 쓴웃음을 지으면서 끄덕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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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아, 너희 학교에서 유명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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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공과는 거의 그 사람 빠돌이들밖에 없어. 대나무숲에 도배를 얼마나 하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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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고 보니 최근에는 방송 잘 안 한다고 얘기가 나왔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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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포 그 사람도 우리가 원래 영입하려고 했거든. 예쁘고, 입담도 좋아. 그런데 먹는 것도 복스럽고 많이 먹으니까 인기가 많거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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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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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제 때도 제육볶음 뿌시겠다며 20인분 시켰던 게 기억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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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현피 뜨자고 할 뻔했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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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데 다른 소속 있다고 그냥 거절하더라. 좀 그렇긴 해도. 결국 본인이 선택한 거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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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사람 요즘은 방송해? 방송 안 한다고 막 얘기 나왔던 거 같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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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나무숲에 건공과 익명 친구들이 울면서 얼른 돌아오라고 글 쓰고 그러지 않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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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이상한 놈은 나한테 포포가 적은 게시글 내역 좀 보내달라고 요구까지 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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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하지. 대학생이니까 개인 사정 때문에 좀 쉬다가 다시 복귀했어. 요즘 잘 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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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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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별일 아니었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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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여간 익명 친구들 호들갑은 알아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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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들어가지를 않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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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학기가 시작되어 대나무숲도 활발할 텐데 최근 내 사정 때문에 좀 소홀히 하긴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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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아린을 믿고 있긴 했으나, 사실 그것도 그냥 믿는다고 말하고 일을 다 떠넘긴 거랑 크게 다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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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안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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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중에 따로 얘기를 해서 사과를 한 다음에 한동안 내가 관리하던가 아니면 아예 관리인 졸업을 시켜줘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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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난 김에 지금 확인 좀 해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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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차피 작은형도 더 할 말은 없어 보였기에 대나무숲을 켜봤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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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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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신 글이 2월 1일에서 멈춰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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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익명69: 섹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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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습게도 서예린이 쓴 섹x가 마지막 글이었는데 중요한 건 지금 2월 중순이라는 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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뭔가 싶었는데 그 위에 보이는 처음 보는 공지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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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익명59(관리인1호): 관리자가 방치해서 나도 관리 안 함 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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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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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고는 게시글 전부 동결시켜서 아무도 글을 못 쓰는 상태로 해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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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 네가 너무 조용하다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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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해 보면 유아린 성격상 내가 관리를 안 하고 있는 걸 그냥 두고 볼 리가 없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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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연하다면 당연한 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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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번에 관리인 1호니까 권한 좀 올려달라고 해서 올려줬더니 이 지랄을 해뒀구나, 유아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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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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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대나무숲 차단을 해제하고 공지를 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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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관리자: 우리 가게 정상영업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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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면 알람이 가겠거니 싶어 조금 기다리려고 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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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익명90: 섹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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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익명69: 섹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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섹x 듀오가 동시에 등장하면서 대나무숲이 다시 가동됨을 알려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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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명90보다 늦었다고 벌써부터 앙탈부리듯 화내고 있을 서예린이 눈에 훤히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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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익명209: 허억! 허억! 숨이 쉬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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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익명367: 드디어 대숲! 물어보고 싶은 거 진짜 많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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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익명178: 시발 관리자야 뒤질래? 잘못하면 질식할 뻔했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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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익명93: 다 괜찮으니까 다시 닫지만 마라. 이거 없으니까 신입생들 교육하기 존나 귀찮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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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익명228: ㅇㅈ; 대숲에 즐겨찾기 해놓은 정리글 보라고 하면 되는데 그거 못 보니까 설명하는데 정신 나가는 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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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익명398: 신입생들도 진짜 답답했어요. 뭐 물어보고 싶어도 물어볼 수가 없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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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익명407: ㅇㅈㅇ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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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익명84: 와 이제 400번대까지 있네. 그냥 레게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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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익명234: 300번대가 건공과 전용이었는데 이제 그것도 안 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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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익명301: 건공과 포포는 무적이고 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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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익명302: 건공과 여신 포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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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익명303: 건공과 여신 포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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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익명304: 나는 제일 좋아하는 아이스크림도 폴라포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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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익명305: 나는 과일도 포도만 먹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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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익명11: 병신들 신난 거 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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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익명11: 관리자 시발 놈아. 적당히 해. 책임감을 가지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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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익명198: 관리인 1호가 문제임. 관리자가 1호 묶어두고 촛불 떨구고, 자x기구로 쑤시고, 괴롭혀야 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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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익명59(관리인1호): 씨발, 넌 고소다 개새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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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익명198: 죄송합니다. 한 번만 봐주세요. 다신 안 그럴게요. 저 돈 없어요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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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익명44: 싱글벙글 오늘의 괴담. 이 이야기는 5년 전 가현대에서 있었던 일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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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익명243: 대나무숲 못 쓰는 덕분에 그래도 많은 친구들을 사귀었습니다. 정말 감사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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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익명263: ? 애니좌가 친구도 만들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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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익명243: 히메쨩, 사쿠라쨩, 하나쨩, 유키쨩, 하루카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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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익명11: 씨이발 친구는 같이 대화할 수 있는 게 친구다 좆병신아. 친구를 사귀어 본 적이 없으니까 이제 모니터 속 여자까지 지랑 친구인 줄 아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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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익명94: ㅈㄴ 꼴 받는 게 ‘짱’도 아니고 ‘쨩’이라고 불러서 귀여운 척하는 것 같아서 더 꼴 받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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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익명408: 11님 너무 심하신데; 친구로 여길 수도 있죠 뭘 그렇게까지 욕을 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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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익명11: 좆 까시고요. 그럼 니 야동 보면 야동 배우가 니 여친이세요? 그럼 닌 하루 종일 여친 따먹히는 거 보면서 딸치시네요? 니가 야동에 등장할 일은 없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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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익명40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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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익명7: 안녕하세요. 대나무숲 처음 이용하는데요. 이건 제 아는 친구 얘기인데, 걔가 친하게 지내는 여자 후배가 있어요. 근데 걔가 주변에 남자가 많은 것 같던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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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익명117: 그냥 걸레 아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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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익명185: ㅇㅈ. 니가 걔 때문에 밤잠을 못 이룰 때, 걔는 다른 남자랑 침대에서 뒹구느라 못 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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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익명426: 와, 이제부터 내 꿈은 저 여자 후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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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익명64: 근데 숫자가 7인데 대숲을 처음 이용하네. 교수님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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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식간에 글이 쏟아지는 걸 보니 나름 흐뭇하기도 하면서 일단 선을 넘는 것들이나 사진들은 차단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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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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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 울려온 핸드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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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아린의 전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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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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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신은 좀 차리셨어요? 드디어 문을 여셨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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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아냥거리는 그녀의 말투에 한숨이 절로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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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 그렇다고 대숲을 아예 폐쇄해 두면 어떡하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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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쩔 수 없잖아. 학기 초라서 이상한 글들이 엄청 올라오는데 혼자 하기엔 바쁘단 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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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 그렇긴 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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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학기 초 대나무숲 관리는 아직 해보지 않았으니까 얼마나 힘들었을지 가늠이 잘 되진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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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숙사에 있어? 따로 학교에서 보이진 않는 것 같던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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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밖에 있어. 지금 다시 돌아가는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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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 공강이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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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본가에 일이 있어서 잠깐 밖에 나갔다 온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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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가에 다녀왔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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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깐 숨을 고르더니 유아린은 곧장 목소리를 높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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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맛! 우지나! 아린이 실은 지금 배가 넘무넘무 고파서어! 소고기 머꼬 시픈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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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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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모르게 핸드폰 끊을 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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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존나 너무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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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처받았는지 목소리가 작아진 유아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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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근데 이건 내가 피해자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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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가 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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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재벌집 막내아드님께서 집에 다녀왔으면 10만 원이라도 주머니에 꽂아주신 거 아냐? 그걸로 밥 먹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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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금 너 때문에 귀 테러당했으니까 네가 사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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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뭔 귀 테러야. 매력 터지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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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담 아니고 핸드폰 터지는 줄 알았음. 무슨 저주라고 생각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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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줘 터지고 싶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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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분간 가능하면 연락하지 않으려고 했는데 어쩌다 보니 자연스럽게 투덕거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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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전화를 끊으려고 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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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진아, 친구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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옆에 있는 형이 눈을 초롱초롱 빛내면서 나를 쳐다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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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친! 앞에 차! 운전할 때 앞을 봐야지 어딜 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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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어어억?! 뒤질 뻔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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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전 그따구로 할 거야 씨발놈아아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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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저씨의 외침에 창문을 열고 사과하는 우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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