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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란이 한창 수행 삼매경에 빠져 있을 무렵, 손님 한 명이 금죽문에 방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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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풍사문 소속의 태성기 수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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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사다망한 사율상을 대신해서 서란에게 법술을 전수해 줄 사람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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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인은 스스로를 사유경이라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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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십니까, 류 법관님. 저는 오늘부터 법술 전수를 담당하게 된 사유경이라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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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가워요, 사 수사. 저는 류서란이라고 해요. 경지도 비슷한데 말씀 편하게 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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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괜찮습니다. 이게 편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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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란도 재차 권하지는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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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촉하는 것 같아서 미안한데, 법술은 언제부터 배울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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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 법관님께서 원하신다면 지금 당장이라도 가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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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요? 그럼 바로 시작하죠. 어디서 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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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유경이 공손하게 대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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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계 혈족 전용 수련장이 있습니다. 거기라면 법술의 여파를 염려하실 필요가 없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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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요, 어서 갑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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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 안내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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곁에서 서란을 호위하던 손달이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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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번인 좌호법과 우호법을 호출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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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유경이 난색을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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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 피풍사문의 비전인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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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란이 여상한 투로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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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괜찮습니다, 손 호법. 피풍사문의 영역이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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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겠습니다. 그래도 위험한 일이 생기면 곧장 연락해 주십시오. 대기하고 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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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상 고마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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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유경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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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사람은 묵묵히 하늘을 날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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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풍사문의 수련장은 극광 제도에서 꽤나 멀리 떨어진 위치에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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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태성기 수사의 비행 속도로는 금방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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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란과 사유경은 얼마 지나지 않아 목적지에 도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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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란이 망망대해를 바라보며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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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계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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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보이시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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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폐용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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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유경이 소매를 뒤지며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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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기도 하지만 주된 용도는 환경 보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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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 보호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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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 정확히 말하면 법술의 여파로부터의 보호죠. 아시다시피 고위계쯤 되면 걸어다니는 자연재해나 마찬가지지 않습니까. 법술로 난장판이 된 지형을 복구하는 것보다는 결계를 설치하는 게 훨씬 더 경제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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납득할 만한 이유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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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서란은 독안룡과 싸우면서 세상의 중심을 개판으로 만들어 놓은 적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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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지어 당시에는 경지가 태성기도 아니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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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유경은 소매에서 패를 하나 꺼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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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질은 호박인 듯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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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가운데에 ‘사’ 자가 새겨져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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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사람은 패를 이용해서 결계를 통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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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부로 들어서자 독특한 구조물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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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대한 기둥들이 결계 외곽을 따라 장벽처럼 끝도 없이 늘어서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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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란이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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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둥들이 결계의 축 역할을 하는 모양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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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이쪽 분야는 잘 몰라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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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모르시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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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유경은 잽싸게 화제를 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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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튼, 오늘 가르쳐 드릴 법술의 이름은 ‘피풍술’입니다. 풀이하면 바람을 입는 법술이라는 뜻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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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이한 이름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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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처음 들었을 때는 그렇게 생각했었습니다. 그래도 직접 보고 나면 왜 그런 이름이 붙었는지 아시게 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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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유경은 곧장 피풍술을 사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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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겹의 바람이 사유경을 휘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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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치 보이지 않는 비단을 몸에 두른 듯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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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유경의 움직임에 따라 바람으로 짠 천이 하늘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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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란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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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래서 피풍술이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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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습니다. 지금은 시범을 보이는 거라 한 겹만 걸쳤는데, 술사의 역량만 따라 준다면 열 겹이든 백 겹이든 상관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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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어용 법술인 모양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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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유경이 고개를 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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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지는 않습니다. 방어 능력이 없는 건 아니지만 굳이 따지자면 공격용 법술에 더 가깝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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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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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시를 보여 드리겠습니다. 아, 물이 튈 테니까 미리 결계를 둘러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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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유경이 망망대해를 향해 주먹을 내질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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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자 해수면이 폭발하며 거대한 물보라가 하늘까지 치솟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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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신을 휘감고 있던 한 겹의 바람은 온데간데없이 사라져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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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란은 쏟아지는 바닷물을 결계로 막으며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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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 겹으로 하면 더 강해지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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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이죠. 그래도 위력에 너무 집착하실 필요는 없습니다. 무리해서 바람을 모으다가 선수를 놓치거나 공격이 빗나갈 수도 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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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게 때릴 생각하지 말고 툭툭 치라는 뜻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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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유경이 작게 미소 지으며 대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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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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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는 모습이 문주인 사율상과 판박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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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사유경 선생님의 개인 과외가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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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곤조곤한 말씨로 잘 가르쳐 준 덕분에 서란은 금방 피풍술을 습득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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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실제로 사용해 볼 차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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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유경이 망망대해를 가리키며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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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수면을 향해 법술을 날려 보세요. 바람은 한 호흡 정도만 모으시면 적당할 겁니다. 아시겠죠, 가장 중요한 건 속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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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 조절은 안 해도 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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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홍기 수준까지는 거뜬히 버티는 결계입니다. 걱정하지 않으셔도 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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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란은 안심하고 피풍술을 사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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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후, 결계 속에 있던 사유경은 깨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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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이 서란의 역량을 오판했다는 사실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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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겹, 두 겹, 네 겹, 여덟 겹, 열여섯 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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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란은 이미 몇십 겹의 바람을 두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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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작 한 호흡만에 벌어진 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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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유경은 서둘러 서란을 제지하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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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뭔가 조치를 취하기에는 남아 있는 시간이 너무나 짧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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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사유경의 입술이 채 열리기도 전에 법술이 발동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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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란의 일격이 바다를 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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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격 지점에서부터 외곽으로, 막대한 양의 해수가 파문을 이루며 밀려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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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장벽처럼 늘어선 결계를 덮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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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벽 결계 전체가 위태롭게 점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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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사유경이 걱정하던 사태는 벌어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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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행히도 결계의 기능은 건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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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청난 해수가 다시금 타격 지점을 향해 한꺼번에 밀려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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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솟고, 밀려나고, 다시 치솟고, 밀려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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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가 찻잔 속의 내용물처럼 요동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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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유경은 그 광경을 지켜보며 헛웃음을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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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는 스스로에 대해서 잘 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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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은 결코 광홍기에 도달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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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게 사유경이 스스로를 향해 내린 결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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억울해 할 일은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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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영근자, 오영근자 대부분은 한평생 오채지심 수행이나 하다가 원영기로 죽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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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무기에 도달하는 건 극소수에 불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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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골 보유자도 아니고, 영생자도 아닌 이들에게는 태성기까지가 한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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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혹 수명이 다하기 직전에 도박하는 심정으로 순환 의식에 도전하는 경우도 존재한다고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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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성공 사례는 거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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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누군가에게는 일생의 종착지인 경지가, 다른 누군가에게는 그저 경유지일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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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유경은 복잡한 심경으로 서란을 바라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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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병 깰 뻔한 강아지 같은 표정을 짓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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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세상은 불공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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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란과 담청이 법관 고시에 합격하고, 금죽문과 피풍사문이 동맹을 맺고, 금영영이 생산적인 일을 시작한 뒤로 어느덧 6년이라는 세월이 흘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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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는 비승 38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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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아금이 딱 100살이 되는 해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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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란의 저택에서는 지금 이아금의 100번째 생일을 축하하는 잔치가 열리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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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호법 손달 또한 생일 잔치에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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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란의 호위를 담당한 지 어느덧 6년째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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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교적인 성격답게 호위 대상인 서란은 물론이고 그 주변인들과도 적지 않은 친분을 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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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달은 환한 미소와 함께 이아금에게 다가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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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에는 축하 인사, 그 뒤에는 덕담이나 농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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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답으로 경계심 한 점 없는 미소가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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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아금, 100세, 삼영근자, 범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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꽤나 실력 있는 연단술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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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는 농림부로 소속 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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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은 호혜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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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숙하고 재주 많은 여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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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제는 사회 과학 분야가 가장 적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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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혜문, 110세, 이영근자, 선골 보유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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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십 년 내로 원영기에 도달할 것으로 예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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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는 교육자, 지금은 행복부의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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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혜문과의 지적인 대화를 마친 손달은 근처 장의자에 몸을 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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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정 구석에 위치한 자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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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치에 참여한 인물들이 한눈에 다 들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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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선화, 78세, 일영근자, 범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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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서란의 제자, 인형술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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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쁜 류서란을 대신해서 금죽문의 인형을 유지 및 보수, 현재는 인형부의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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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순, 인면조, 축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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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선화의 애완 인면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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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면조 치고는 굉장히 높은 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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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산대붕 분신, 경지는 운무기 정도로 추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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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서란이 제작한 자아를 지닌 인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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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체의 크기는 1리(400m) 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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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안묘, 요괴 출신으로 추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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꽤나 괜찮은 영안을 지니고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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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근 보유자를 찾는 업무를 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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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 수사 혹은 왕 노인, 나이는 270세 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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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서란, 이아금과 유독 친분이 깊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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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평생 영근 보유자를 찾는 일에 매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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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유경, 나이는 3500세 정도, 태성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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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씨 가문 직계 혈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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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주인 사율상과의 계보가 꽤 가까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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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백월, 정보 전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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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죽문과 함께 비승한 건 확실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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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의 주시할 필요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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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청, 나이는 대략 1100세 정도, 선골 보유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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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러진 왼쪽 뿔이 특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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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죽문 소속 수도자들, 그리고 어인 교단과 꽤나 오랜 기간 교류한 것으로 추정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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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서란, 대외적 나이 700살 정도, 반인반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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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골 보유 여부는 불명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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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순되는 정보가 지나치게 많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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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손달은 기록보관소 소속 정보 요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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