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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자작곡 미션! 상대는… 지명으로 결정될 예정입니다. 오늘 발표된 순서, 1위부터 6위까지! 각자 순서대로 상대를 지명합니다. 이 때 지명권을 가지고 있는 상위 밴드가 하위 밴드를 지명할 경우! 지명된 밴드의 지명권은 사라지고, 지명권은 다음 차례로 넘어가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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텅 빈 관객석을 앞에 두고, 스크린에 표시되는 순위. 1위는 Mystica, 2위는 우리. 3위는 WEKIDS… 그 밑으로 차례로 등등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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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uzaku 같은 경우는 12위긴 했으나, 관객들이 나가고 난 후 MC가 자진 사퇴를 발표했다. 어떻게 된 일인지 다른 밴드들이 물어보긴 했지만, 딱히 대답은 하지 않은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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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찌되었든, 이전의 룰 보단 낫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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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명권을 가진 1:1 대결. 상위 밴드들이 하위 밴드들을 속되게 말해 ‘양민학살’ 하는 장면이 나오기 마련인 포맷. 이때까지 겪은 피디의 성향으로는 싫어할 게 분명한 방식이지만, 방송 민심 같은 걸 달래기 위해서는 이런 쪽의 ‘정정당당함’을 보여줄 수 밖에 없을 거라고… 명전은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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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래도 3라운드의 방식이 뭐 밴드를 해체하고 어쩌고 저쩌고… 방송용 그림이야 많이 나왔겠지만 오디션을 치루는 밴드 나, 그 밴드의 팬들에겐 영 좋지 않은 포맷이란 말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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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이번 미션은 1:1 대결이긴 하지만! 공정성을 기하기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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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C는 극적인 반응을 이끌어내기 위해 잠시 뜸을 들이다, 스크린을 가리켰다. 주루룩 뜨는 타이포들. ~ 1960년대, 1970년대, 1980년대… 저게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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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 대결마다 랜덤으로 시대를 선택하게 됩니다! 장르는 무관하나, 그 시대에 맞는 해석이 필요합니다. 예를 들어 1980년대 메탈 곡을 하기로 선택한다면! 그 시절 메탈 곡의 느낌을 그대로 살릴 수 있어야겠죠. 거기에다가 본인들의 색채까지 넣어 재해석도 해야 될 것이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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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C의 말에, 웅성대는 밴드들. 당연한 반응이었다. 어찌되었든 해석의 제한이라는 게 있다는 거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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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0년대 이전 걸리면 메탈을 못 하는 거 아냐? 그 시절엔 없던 장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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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 하드 록 가져온 다음 헤비 메탈이라고 우기면 될지도 모르지. Helter Skelter나 Kinks의 You really got me 같은 것도 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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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하의 중얼거림에, 명전이 대답했다. 그리고 이어지는 MC의 멘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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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장르의 해석은 조금 넓게 이루어질 예정입니다. 이에 대한 심사는 멘토를 통해서 이루어질 예정이니, 참고 부탁드리겠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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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정도면… 괜찮은 거 같은데. 우리 멘토분들? 괜찮은 사람들 같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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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서의 중얼거림. 다른 밴드들 또한 마찬가지 반응. 어쩔 수 없는 부분이기도 했다. 예를 들어 글램 메탈 들고 온 다음 팝적인 부분을 극대화해서 “이건 메탈이다!” 라고 말하는 사람이 있을지도 모르지 않은가. 그런 일을 막으려면, 결국 누군가가 기준을 잡아주긴 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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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12위 중 1위! 밴드 Mystica! 앞으로 나와 첫 상대를 지명해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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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전에 봤던 몇명의 사람들이 올라간다. 드럼, 베이스, 기타, 보컬. 표준적인 구성을 갖추고 있는 메탈 밴드, Mystic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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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 일단, 저희가 1등이라는 게 좀 어색하긴 하네요. 이렇게 잘 풀릴줄은 몰랐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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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스레를 떠는 보컬. 촬영장에는 작게나마 웃음이 돈다. 몇몇 밴드는 “우리 지목하는 건 아니겠지?” 같은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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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희가 지명할 경쟁상대는 바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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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ystica의 리더, 김승재는 그 대목에서 잠시 말을 멈추고는… 명전을 바라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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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roup Sound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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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말에 갑자기 벌떡 일어나 놀란 리액션을 취하는 밴드들. 아니… 실제로 놀란 것일까 하고, 명전은 생각했다. 주위를 둘러보면, 옆에 같이 앉아있던 다른 밴드들 또한 놀란 표정으로 그들 그룹 사운드를 바라보고 있었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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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 둘 중에 하나는 떨어지는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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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룹 사운드 2위 아니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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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헉. 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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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렬한 반응이 오가는 가운데, 명전은 고개를 살짝 기울인 채 상대 밴드의 리더를 바라보았다. 자신이 있냐는 눈빛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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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룹 사운드 나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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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눈빛에 눌리지 않기라도 하려는 듯, 승재는 명전을 정면으로 바라보며 마이크에 대고 호탕하게 외쳤다. 웃음이 터지는 촬영장. 명전과 아이들은 일어서서 무대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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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ystica. 이 오디션에 출전한 애들 중에서는… 제일 걸출한 실력일 밴드. 4명과 4명이 모인, 조금은 긴장감이 도는 단상 위에서 인터뷰가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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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상대의 차례. 멘토 중 누군가가 질문을 던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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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룹 사운드를 왜 선택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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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 많은 이유가 있어요. 일단 익숙하기도 하고, 3라운드 때 두 멤버랑 같이 공연을 하면서 약점? 아무튼 뭔가를 좀 보기도 했고… 무엇보다 결국, 넘어야 할 산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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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재의 대답. 오~ 하는 소리와 함께 박수 소리가 같이 이어진다. 용감한 결단을 칭송하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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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룹 사운드는, 이 지명에 대해서 어떤 느낌이 드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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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딱히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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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전은 그렇게 대답했다. 다시 한번 들려오는, 아까 전보다는 확실히 큰 오~ 소리. 상대 밴드는 살짝 표정이 굳은 상태로 명전을 바라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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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딱히 없다! 그 이유는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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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서바이벌 오디션. 최종 우승하려면 누구를 피하고 뭐고가 없습니다. 다 이겨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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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전은 한 템포 쉬고, 다시 대답을 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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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언제 어떻게 얼마나 무슨 방식으로 오든 상관 없습니다. 결국 이기는 건 저희, 그룹 사운드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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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화가 끝난 후, 인베이전 방송일. 마지막 라운드를 생방송으로 중계하기로 해서 그런지, 조금씩 당겨지고 있는 방영 스케줄. 오늘의 방영분은, 패자부활전 대결과, 3라운드 당시 곡을 제작하던 밴드들을 찍은 장면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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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왜 항상 여기에 모이는 건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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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가 제일 좋으니까 그렇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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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 방영 전, 늘어지게 소파에 드러누워 다리를 까딱까딱거리고 있는 이서. 명전은 자기 집처럼 반바지를 입은 채 노닥거리고 있던 이서를 바라보다 그녀의 허벅지를 후려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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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 뭐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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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너희 집이냐? 이게 너희 집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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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연아. 왜 그러니? 친구가 놀러왔으면 집처럼 대해줘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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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 너는 친구가 왔는데 왜 자꾸 못된 짓만 골라 하는 거니. 응? 수연아. 마음을 착하게 먹고 친구에게 상냥하게 대해줘야… 그만 때려! 좀! 아프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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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넌 좀 맞아야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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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서와 그런 촌극을 벌이는 동안, 현아와 서하가 도착했다. 이서와는 달리 혜인에게 인사를 하고, 얌전히 손을 씻더니 소파에 앉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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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도 좀 본받아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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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자꾸 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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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정으로 무슨 일이냐는 듯 물어보는 현아에게, 이서의 허벅지를 한번 더 치는 것으로 대답한 명전. 이서가 “야! 하지말라고!” 라고 소리치고, 그 모습을 본 현아의 눈이 휘둥그레지는 사이… 인베이전의 다음 화가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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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자부활전을 뚫고 들어온 두 밴드. 그들 밴드의 실력을 부각시키며… 특히 ‘울림 스톤즈’가 그룹 사운드를 지목한 것을 강조해주는 연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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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뭔가 강하게 나오네. 근데 엄청 별거 없지 않았나? 그냥 무난하게 이겼던 거 같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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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서가 그렇게 중얼거렸다. 그리고 아니나 다를까, 별 거 없이 무난해보이게 편집된 ‘울림 스톤즈’의 공연과, 엄청난 임팩트를 보여주는 ‘그룹 사운드’의 공연. 울먹이며 자신의 선택에 후회하는 리더의 멍청한 모습과, 못마땅해보이는 밴드원들을 잡으며… 방송의 전반부가 끝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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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쪽 밴드 리더 아예 죽이려고 하는 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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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그 피디라면 그럴 수도 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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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전은 그렇게 생각했다. 아무튼 그 놈이라면 그렇게 할 수 있다. 다만 명전은, 그 지랄을 한 후 사라진 상대 밴드 리더가 어떤 짓을 할지가 걱정되었다. 한번 더 계획을 점검할 필요성이 있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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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은 이야기를 나누는 사이 광고가 끝나고, 2부가 시작된다. 멤버를 뽑는 방식, 드래프트 현황 등을 보여주는 방송. 아주 당연하게도, 인터넷의 반응은 불타오르다못해 용암처럼 끓어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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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량도 참 개같이 나눠놨네. 대부분이 보이밴드? 아이돌? 저 쪽이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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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새 명전을 앞에 앉혀 제 품에 넣어놓은 채로, 이서가 중얼거렸다. 불편해서 자꾸 “아니 놓으라고.” 해도 놓아주지 않는 이서. 명전은 한숨을 푹 쉬고는 다시 방송을 바라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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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 방송이라는 게 그런 법이니까요. 최대한 자극적이고, 인기 끌 법한 그런 걸 내보내는 게 방송이니까… 어찌보면 당연할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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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청자들에게 분노와 홧병, 그리고 다음 화 시청을 위한 동기를 부여해주는 방송 분량이 지나가는 동안… 현아가 그렇게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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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그 다음 장면은, 현아가 출연한 부분이었다. 밴드 회의 당시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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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솔직히… 지금 싸우는 거 별로 안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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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죄송한데… 잘 못하시면 가만히라도 좀… 아니 죄송합니다… 이렇게 말하려고 한게 아닌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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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 밴드가 어떤 분위기였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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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아 : 그 뭐랄까, 어… 제대로 안 뭉친다는 느낌이었어서… 의욕만 앞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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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대로 안 뭉친다는 느낌”은 [단합이 안 된다는 느낌], “의욕만 앞서고”는 [쓸데없이 의욕만 앞서네요.] 라는 자막으로 바뀌어 송출된다. 그리고 “그래서 살짝 충격을 주고 싶었어요” 라는 현아의 말은, 자막 하나 없이 뒤에 흘리듯 들어간다. 시청자가 잘 못 알아듣게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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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런 편집도 당연하다 이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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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전은 그렇게 현아에게 질문을 던졌다. 자신을 향한 음해에 가까운 편집에 얼굴이 빨개지는 현아. 옆에서 업무를 하며 흘긋흘긋 화면을 쳐다보던 혜인도, “아니 말이 너무 심하네~” 같이 장난스러운 소리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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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아니요! 저, 저게 왜! 아니! 저는 저런 말 한 적 없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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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연하다고 생각하겠지, 뭐. 빈님이 아까 한 말이 있는데 설마 자기가 악편 당했다고 취소하겠어? 에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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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그런 의도가 아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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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둥지둥대는 현아와, 낄낄 웃는 아이들. 명전은 자신도 모르게 밝게 웃었다. 꽤나 즐거운 광경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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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의 끝은, 명전이 꾸린 ‘임시 밴드’. 멘토들이 “드림팀인가요!!” 라며 호들갑을 떨고, 명전 본인이 밴드 내에서 말빨로 다른 사람들을 뭉개버리는 장면에서 끝이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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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부각된 것은, Muzaku의 리듬 기타리스트가 이상한 헛소리를 하는 장면이었다. 물론 방송에서 대놓고 ‘이놈 헛소리 합니다’ 라고 찍어준 것은 아니긴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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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방송에서는 멤버들을 다 불러다가 “좀 의아한 선택이긴 했어요.”, “경연에는 맞지 않는 선택이죠.” 같은 소리를 시켜놓고, [색다른 방향의 의견을 내는 멤버] 같은, 눈가리고 아웅 식 자막을 달아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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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게 뭘 의미하는가? 그냥 이놈 죽여라~ 라고 먹이 던져준 셈이나 다름없다고 명전은 생각했다. 실제로 WEKIDS의 팬들은, 저놈의 오체를 분시해버릴 것이라는 기세로 마구 인터넷상에서 떠들어대고 있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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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식으로 조져놓겠다는 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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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전은 그렇게 생각하며 디카페인 커피를 한잔 홀짝였다. 그러는 사이 입을 연 서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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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뭔가 기분이 묘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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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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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ystica를 상대하게 되었다는 게. 작년만 해도 엄청 동경하는 밴드였거든. 들어가고 싶고, 밴드 사람들이랑 친해지고 싶고… 막 공연 가서 ‘그 밴드 들어가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 같은 소리까지 하고 그랬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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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묘한 감정들이 섞인 듯한 서하의 표정. 이해할 만 했다. 자신도 한참 기타를 치다가, 동경하던 밴드에서 “세션 한번 서 볼래?” 라는 이야기를 듣고 밤잠을 설칠 정도였으니까. 물론 정식 멤버가 된 일은 단 한번도 없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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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그 밴드를 경쟁에서 떨어트린다고 하니까, 뭔가 얼떨떨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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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니, 우리가 이기는 건 확정된 거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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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냐? 이길 거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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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길 거긴 하지만… 보통은 ‘그래서 걱정된다’ 느니, ‘이길 수 있을까?’ 같은 이야기를 하지 않나? ‘떨어트릴 거라서 미안하다’ 같은 건 좀 그렇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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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슨 감성이냐고. 명전은 그렇게 생각하다가, 상대 밴드인 Mystica에 생각이 가 닿았다. 이때까지는 직접적인 대결 상대가 아니라 그렇게 신경써서 보지는 않았던 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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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주제가 주제이고, 종목도 1:1 대결이니만큼… 이제는 상대 밴드에 대해 어느정도 알고 들어가야 할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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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그쪽 밴드 퍼포먼스 한번 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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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전은 티비를 유튜브로 넘기고는 유튜브에 Mystica를 검색했다. 주루룩 나오는 영상들. 조회수가 그다지 높지는 않지만, 갯수 자체는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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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ystica는… 헤비 메탈 밴드지. 계열로 따지면 음. 좋게 말하면 정통 메탈을 하고, 나쁘게 말하면 낡은 메탈을 하는 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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곡 자체도 그러했다. 올드 헤비 메탈을 떠올리게 하는 직선적인 주행. 단순하지만 중독적인 리프. 후대에 나와 사람들에게 ‘헤비 메탈’이란 이런 것이다 하고 각인시킨, 그런 사악하고 어두운 분위기는 없다. 오히려 신나는 분위기의 곡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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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늙은이들이 좋아하겠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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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그렇지. Mystica가 헤비 메탈을 하면서도 돈을 벌 수 있는 건… 속되게 말해서, 그 시절 추억에 젖은 나이든 사람들이 찾아와주기 때문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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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하의 대답에, 명전은 그럴 법 하다고 생각했다. 굿 올드 데이라고 해도 맨날 그거만 들으면 질린다. 그런데 비슷한 데 새로운 걸 누가 보여주고 있다? 안 들을 이유가 없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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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다가 올드 메탈을 지향하고 있다 해도, 테크닉까지 올드한 그런 느낌은 전혀 아닌 것 같아 보였다. 세련된 사운드와 좋은 테크닉. 서하가 들어가고 싶었다는 마음이 이해가 될 정도의 실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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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다가 좀 골치 아픈 건, 이 사람들이 가끔 하는 공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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틀어진 동영상은, 트리뷰트 공연이라고 써 져있는 영상이었다. 라이브 클럽 내 영상으로 녹화된, 꽤나 깨끗한 화질과 음질의 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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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비 메탈의 전용 의상 취급되는 징 박힌 가죽 자켓이라거나 그런 것은 없다. 코스프레까지는 안 했군. 롭에 비견되기는 한참 먼 카리스마지만, 나름의 무대 매너를 보여주며 무대를 휘어잡는 보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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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걸하지만 시원하게 올라가는 고음. 그리고 직선적이고 강렬하게 퍼붓는 기타. 완전하게 원곡을 카피한 것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따라하기만 했다고 할 수는 없는 연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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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명전’의 기준에서 봐도, 실력적인 부분에서 하나 뒤떨어지는 것이 없는 밴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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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그 시절 감성을 되살릴 줄 안다는 거지. 이번에 지정된 년대가 1970년대잖아. 이런 메탈들이 그 시절에 전성기 아니었나? Led Zeppelin과 Black Sabbath, Deep purple, NWOBHM… 완전 쟁쟁한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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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긴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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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ystica]와 [Group Sound]의 대결 테마로 지정된 시대는 1970년대. 서하가 언급했던 밴드들은 전부 다 그 시절에 활동했던… 그리고 음악의 역사에 이름을 떨친 밴드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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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점에서 볼 때, 이 시절의 음악을 주 무기로 하는 Mystica와의 대결이 걱정되는 것은 아주 당연해보이는 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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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 아이들이 모르는 것이 있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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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데, 1970년대 락 밴드씬의 황제가 누구였을 것 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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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전의 뜬금없는 질문. 질문의 의도를 알아듣지 못한 서하에게, 명전은 자신의 기타를 가리켰다. 뭔가 알아들은 듯한 서하의 표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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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황제가 누군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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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혀 알아듣지 못한 이서가 던지는 질문. 그 말에 명전은 잠시 멈췄다. 다소 논쟁의 여지는 있겠지만, 아무튼 자신이 그렇게 생각한다는 거니까. 세상에는 ‘음반 판매량’이라는 절대적 지표가 있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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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ink floy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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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 1970년대는, 그가 지향하는 사운드가 나왔고, 그 밴드가 최고의 전성기를 맞이한 시대. 락 음악 역사상 가장 많이 팔린 앨범이자 역사상 두 번째로 가장 많이 팔린 앨범, The dark side of the moon. 그리고 희대의 명반으로 간주되는 Wish you were here. 마지막으로, 컨셉트 앨범 역사상 최고 중 하나로 꼽히는, The wall이 발매된 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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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더 중요한 것은… ‘서명전’이 살아온 시대이기도 했다. 그가 직접 피부로 세상을 느낄 수 있었던 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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