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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Authored-By: Claude Opus 4.5 <noreply@anthropic.com>
2025-12-14 21:31:57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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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aw Blame History

“1:1 자작곡 미션! 상대는… 지명으로 결정될 예정입니다. 오늘 발표된 순서, 1위부터 6위까지! 각자 순서대로 상대를 지명합니다. 이 때 지명권을 가지고 있는 상위 밴드가 하위 밴드를 지명할 경우! 지명된 밴드의 지명권은 사라지고, 지명권은 다음 차례로 넘어가게 됩니다.”

텅 빈 관객석을 앞에 두고, 스크린에 표시되는 순위. 1위는 Mystica, 2위는 우리. 3위는 WEKIDS… 그 밑으로 차례로 등등등.

Muzaku 같은 경우는 12위긴 했으나, 관객들이 나가고 난 후 MC가 자진 사퇴를 발표했다. 어떻게 된 일인지 다른 밴드들이 물어보긴 했지만, 딱히 대답은 하지 않은 것 같았다.

‘어찌되었든, 이전의 룰 보단 낫네.

지명권을 가진 1:1 대결. 상위 밴드들이 하위 밴드들을 속되게 말해 ‘양민학살’ 하는 장면이 나오기 마련인 포맷. 이때까지 겪은 피디의 성향으로는 싫어할 게 분명한 방식이지만, 방송 민심 같은 걸 달래기 위해서는 이런 쪽의 ‘정정당당함’을 보여줄 수 밖에 없을 거라고… 명전은 생각했다.

아무래도 3라운드의 방식이 뭐 밴드를 해체하고 어쩌고 저쩌고… 방송용 그림이야 많이 나왔겠지만 오디션을 치루는 밴드 나, 그 밴드의 팬들에겐 영 좋지 않은 포맷이란 말이지.

“그리고 이번 미션은 1:1 대결이긴 하지만! 공정성을 기하기 위해…”

MC는 극적인 반응을 이끌어내기 위해 잠시 뜸을 들이다, 스크린을 가리켰다. 주루룩 뜨는 타이포들. ~ 1960년대, 1970년대, 1980년대… 저게 무엇일까.

“각 대결마다 랜덤으로 시대를 선택하게 됩니다! 장르는 무관하나, 그 시대에 맞는 해석이 필요합니다. 예를 들어 1980년대 메탈 곡을 하기로 선택한다면! 그 시절 메탈 곡의 느낌을 그대로 살릴 수 있어야겠죠. 거기에다가 본인들의 색채까지 넣어 재해석도 해야 될 것이구요.”

MC의 말에, 웅성대는 밴드들. 당연한 반응이었다. 어찌되었든 해석의 제한이라는 게 있다는 거니까.

“1960년대 이전 걸리면 메탈을 못 하는 거 아냐? 그 시절엔 없던 장르니까.”

“뭐… 하드 록 가져온 다음 헤비 메탈이라고 우기면 될지도 모르지. Helter Skelter나 Kinks의 You really got me 같은 것도 있고.”

서하의 중얼거림에, 명전이 대답했다. 그리고 이어지는 MC의 멘트.

“물론! 장르의 해석은 조금 넓게 이루어질 예정입니다. 이에 대한 심사는 멘토를 통해서 이루어질 예정이니, 참고 부탁드리겠구요.”

“저 정도면… 괜찮은 거 같은데. 우리 멘토분들? 괜찮은 사람들 같았고.”

이서의 중얼거림. 다른 밴드들 또한 마찬가지 반응. 어쩔 수 없는 부분이기도 했다. 예를 들어 글램 메탈 들고 온 다음 팝적인 부분을 극대화해서 “이건 메탈이다!” 라고 말하는 사람이 있을지도 모르지 않은가. 그런 일을 막으려면, 결국 누군가가 기준을 잡아주긴 해야지.

“그럼, 12위 중 1위! 밴드 Mystica! 앞으로 나와 첫 상대를 지명해주시기 바랍니다.”

일전에 봤던 몇명의 사람들이 올라간다. 드럼, 베이스, 기타, 보컬. 표준적인 구성을 갖추고 있는 메탈 밴드, Mystica.

“어… 일단, 저희가 1등이라는 게 좀 어색하긴 하네요. 이렇게 잘 풀릴줄은 몰랐는데…”

너스레를 떠는 보컬. 촬영장에는 작게나마 웃음이 돈다. 몇몇 밴드는 “우리 지목하는 건 아니겠지?” 같은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저희가 지명할 경쟁상대는 바로…”

Mystica의 리더, 김승재는 그 대목에서 잠시 말을 멈추고는… 명전을 바라보았다.

“Group Sound 입니다.”

그 말에 갑자기 벌떡 일어나 놀란 리액션을 취하는 밴드들. 아니… 실제로 놀란 것일까 하고, 명전은 생각했다. 주위를 둘러보면, 옆에 같이 앉아있던 다른 밴드들 또한 놀란 표정으로 그들 그룹 사운드를 바라보고 있었기에.

“그러면, 둘 중에 하나는 떨어지는 거야?”

“그룹 사운드 2위 아니었어?”

“헉. 미쳤다.”

격렬한 반응이 오가는 가운데, 명전은 고개를 살짝 기울인 채 상대 밴드의 리더를 바라보았다. 자신이 있냐는 눈빛으로.

“그룹 사운드 나와!!”

그 눈빛에 눌리지 않기라도 하려는 듯, 승재는 명전을 정면으로 바라보며 마이크에 대고 호탕하게 외쳤다. 웃음이 터지는 촬영장. 명전과 아이들은 일어서서 무대로 향했다.

Mystica. 이 오디션에 출전한 애들 중에서는… 제일 걸출한 실력일 밴드. 4명과 4명이 모인, 조금은 긴장감이 도는 단상 위에서 인터뷰가 진행된다.

먼저, 상대의 차례. 멘토 중 누군가가 질문을 던졌다.

“그룹 사운드를 왜 선택했나요?”

“음… 많은 이유가 있어요. 일단 익숙하기도 하고, 3라운드 때 두 멤버랑 같이 공연을 하면서 약점? 아무튼 뭔가를 좀 보기도 했고… 무엇보다 결국, 넘어야 할 산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김승재의 대답. 오~ 하는 소리와 함께 박수 소리가 같이 이어진다. 용감한 결단을 칭송하는 것일까.

“그룹 사운드는, 이 지명에 대해서 어떤 느낌이 드시나요?”

“딱히 없습니다.”

명전은 그렇게 대답했다. 다시 한번 들려오는, 아까 전보다는 확실히 큰 오~ 소리. 상대 밴드는 살짝 표정이 굳은 상태로 명전을 바라보고 있었다.

“딱히 없다! 그 이유는요?”

“결국 서바이벌 오디션. 최종 우승하려면 누구를 피하고 뭐고가 없습니다. 다 이겨야죠.”

명전은 한 템포 쉬고, 다시 대답을 이었다.

“누가 언제 어떻게 얼마나 무슨 방식으로 오든 상관 없습니다. 결국 이기는 건 저희, 그룹 사운드니까요.”


녹화가 끝난 후, 인베이전 방송일. 마지막 라운드를 생방송으로 중계하기로 해서 그런지, 조금씩 당겨지고 있는 방영 스케줄. 오늘의 방영분은, 패자부활전 대결과, 3라운드 당시 곡을 제작하던 밴드들을 찍은 장면이라고 했다.

“그런데 왜 항상 여기에 모이는 건데?”

“여기가 제일 좋으니까 그렇지.”

방송 방영 전, 늘어지게 소파에 드러누워 다리를 까딱까딱거리고 있는 이서. 명전은 자기 집처럼 반바지를 입은 채 노닥거리고 있던 이서를 바라보다 그녀의 허벅지를 후려쳤다.

“악! 뭐해!”

“이게 너희 집이냐? 이게 너희 집이야?”

“수연아. 왜 그러니? 친구가 놀러왔으면 집처럼 대해줘야지.”

“그래. 너는 친구가 왔는데 왜 자꾸 못된 짓만 골라 하는 거니. 응? 수연아. 마음을 착하게 먹고 친구에게 상냥하게 대해줘야… 그만 때려! 좀! 아프다고!”

“넌 좀 맞아야 돼.”

이서와 그런 촌극을 벌이는 동안, 현아와 서하가 도착했다. 이서와는 달리 혜인에게 인사를 하고, 얌전히 손을 씻더니 소파에 앉는다.

“너도 좀 본받아봐라.”

“왜 자꾸 그래~”

표정으로 무슨 일이냐는 듯 물어보는 현아에게, 이서의 허벅지를 한번 더 치는 것으로 대답한 명전. 이서가 “야! 하지말라고!” 라고 소리치고, 그 모습을 본 현아의 눈이 휘둥그레지는 사이… 인베이전의 다음 화가 시작했다.

패자부활전을 뚫고 들어온 두 밴드. 그들 밴드의 실력을 부각시키며… 특히 ‘울림 스톤즈’가 그룹 사운드를 지목한 것을 강조해주는 연출.

“뭔가 강하게 나오네. 근데 엄청 별거 없지 않았나? 그냥 무난하게 이겼던 거 같은데.”

이서가 그렇게 중얼거렸다. 그리고 아니나 다를까, 별 거 없이 무난해보이게 편집된 ‘울림 스톤즈’의 공연과, 엄청난 임팩트를 보여주는 ‘그룹 사운드’의 공연. 울먹이며 자신의 선택에 후회하는 리더의 멍청한 모습과, 못마땅해보이는 밴드원들을 잡으며… 방송의 전반부가 끝났다.

“저쪽 밴드 리더 아예 죽이려고 하는 건가?”

“지금 그 피디라면 그럴 수도 있겠지.”

명전은 그렇게 생각했다. 아무튼 그 놈이라면 그렇게 할 수 있다. 다만 명전은, 그 지랄을 한 후 사라진 상대 밴드 리더가 어떤 짓을 할지가 걱정되었다. 한번 더 계획을 점검할 필요성이 있어 보였다.

짧은 이야기를 나누는 사이 광고가 끝나고, 2부가 시작된다. 멤버를 뽑는 방식, 드래프트 현황 등을 보여주는 방송. 아주 당연하게도, 인터넷의 반응은 불타오르다못해 용암처럼 끓어올랐다.

“분량도 참 개같이 나눠놨네. 대부분이 보이밴드? 아이돌? 저 쪽이잖아.”

어느새 명전을 앞에 앉혀 제 품에 넣어놓은 채로, 이서가 중얼거렸다. 불편해서 자꾸 “아니 놓으라고.” 해도 놓아주지 않는 이서. 명전은 한숨을 푹 쉬고는 다시 방송을 바라보았다.

“뭐… 방송이라는 게 그런 법이니까요. 최대한 자극적이고, 인기 끌 법한 그런 걸 내보내는 게 방송이니까… 어찌보면 당연할 수도.”

시청자들에게 분노와 홧병, 그리고 다음 화 시청을 위한 동기를 부여해주는 방송 분량이 지나가는 동안… 현아가 그렇게 말했다.

그리고 그 다음 장면은, 현아가 출연한 부분이었다. 밴드 회의 당시의 이야기.

[“그… 솔직히… 지금 싸우는 거 별로 안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죄송한데… 잘 못하시면 가만히라도 좀… 아니 죄송합니다… 이렇게 말하려고 한게 아닌데…”]

[Q : 밴드가 어떤 분위기였나요?]

[현아 : 그 뭐랄까, 어… 제대로 안 뭉친다는 느낌이었어서… 의욕만 앞서고.]

“제대로 안 뭉친다는 느낌”은 [단합이 안 된다는 느낌], “의욕만 앞서고”는 [쓸데없이 의욕만 앞서네요.] 라는 자막으로 바뀌어 송출된다. 그리고 “그래서 살짝 충격을 주고 싶었어요” 라는 현아의 말은, 자막 하나 없이 뒤에 흘리듯 들어간다. 시청자가 잘 못 알아듣게끔.

“저런 편집도 당연하다 이거지?”

명전은 그렇게 현아에게 질문을 던졌다. 자신을 향한 음해에 가까운 편집에 얼굴이 빨개지는 현아. 옆에서 업무를 하며 흘긋흘긋 화면을 쳐다보던 혜인도, “아니 말이 너무 심하네~” 같이 장난스러운 소리를 했다.

“아… 아니요! 저, 저게 왜! 아니! 저는 저런 말 한 적 없는…!”

“당연하다고 생각하겠지, 뭐. 빈님이 아까 한 말이 있는데 설마 자기가 악편 당했다고 취소하겠어? 에이~”

“아니, 그런 의도가 아니라…!”

허둥지둥대는 현아와, 낄낄 웃는 아이들. 명전은 자신도 모르게 밝게 웃었다. 꽤나 즐거운 광경이었다.


방송의 끝은, 명전이 꾸린 ‘임시 밴드’. 멘토들이 “드림팀인가요!!” 라며 호들갑을 떨고, 명전 본인이 밴드 내에서 말빨로 다른 사람들을 뭉개버리는 장면에서 끝이 났다.

특히 부각된 것은, Muzaku의 리듬 기타리스트가 이상한 헛소리를 하는 장면이었다. 물론 방송에서 대놓고 ‘이놈 헛소리 합니다’ 라고 찍어준 것은 아니긴 했다.

그러나 방송에서는 멤버들을 다 불러다가 “좀 의아한 선택이긴 했어요.”, “경연에는 맞지 않는 선택이죠.” 같은 소리를 시켜놓고, [색다른 방향의 의견을 내는 멤버] 같은, 눈가리고 아웅 식 자막을 달아놓았다.

저게 뭘 의미하는가? 그냥 이놈 죽여라~ 라고 먹이 던져준 셈이나 다름없다고 명전은 생각했다. 실제로 WEKIDS의 팬들은, 저놈의 오체를 분시해버릴 것이라는 기세로 마구 인터넷상에서 떠들어대고 있었고.

‘이런 식으로 조져놓겠다는 건가.

명전은 그렇게 생각하며 디카페인 커피를 한잔 홀짝였다. 그러는 사이 입을 연 서하.

“뭔가 기분이 묘하네.”

“왜?”

“Mystica를 상대하게 되었다는 게. 작년만 해도 엄청 동경하는 밴드였거든. 들어가고 싶고, 밴드 사람들이랑 친해지고 싶고… 막 공연 가서 ‘그 밴드 들어가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 같은 소리까지 하고 그랬는데.”

미묘한 감정들이 섞인 듯한 서하의 표정. 이해할 만 했다. 자신도 한참 기타를 치다가, 동경하던 밴드에서 “세션 한번 서 볼래?” 라는 이야기를 듣고 밤잠을 설칠 정도였으니까. 물론 정식 멤버가 된 일은 단 한번도 없었지만.

“이제는 그 밴드를 경쟁에서 떨어트린다고 하니까, 뭔가 얼떨떨하네.”

“… 아니, 우리가 이기는 건 확정된 거냐?”

“아냐? 이길 거잖아.”

“이길 거긴 하지만… 보통은 ‘그래서 걱정된다’ 느니, ‘이길 수 있을까? 같은 이야기를 하지 않나? ‘떨어트릴 거라서 미안하다’ 같은 건 좀 그렇지.”

무슨 감성이냐고. 명전은 그렇게 생각하다가, 상대 밴드인 Mystica에 생각이 가 닿았다. 이때까지는 직접적인 대결 상대가 아니라 그렇게 신경써서 보지는 않았던 밴드.

하지만 주제가 주제이고, 종목도 1:1 대결이니만큼… 이제는 상대 밴드에 대해 어느정도 알고 들어가야 할 것 같았다.

“그럼 그쪽 밴드 퍼포먼스 한번 볼까?”

명전은 티비를 유튜브로 넘기고는 유튜브에 Mystica를 검색했다. 주루룩 나오는 영상들. 조회수가 그다지 높지는 않지만, 갯수 자체는 많았다.

“Mystica는… 헤비 메탈 밴드지. 계열로 따지면 음. 좋게 말하면 정통 메탈을 하고, 나쁘게 말하면 낡은 메탈을 하는 쪽.”

곡 자체도 그러했다. 올드 헤비 메탈을 떠올리게 하는 직선적인 주행. 단순하지만 중독적인 리프. 후대에 나와 사람들에게 ‘헤비 메탈’이란 이런 것이다 하고 각인시킨, 그런 사악하고 어두운 분위기는 없다. 오히려 신나는 분위기의 곡들.

“늙은이들이 좋아하겠는데.”

“실제로 그렇지. Mystica가 헤비 메탈을 하면서도 돈을 벌 수 있는 건… 속되게 말해서, 그 시절 추억에 젖은 나이든 사람들이 찾아와주기 때문이니까.”

서하의 대답에, 명전은 그럴 법 하다고 생각했다. 굿 올드 데이라고 해도 맨날 그거만 들으면 질린다. 그런데 비슷한 데 새로운 걸 누가 보여주고 있다? 안 들을 이유가 없지.

게다가 올드 메탈을 지향하고 있다 해도, 테크닉까지 올드한 그런 느낌은 전혀 아닌 것 같아 보였다. 세련된 사운드와 좋은 테크닉. 서하가 들어가고 싶었다는 마음이 이해가 될 정도의 실력.

“게다가 좀 골치 아픈 건, 이 사람들이 가끔 하는 공연이…”

틀어진 동영상은, 트리뷰트 공연이라고 써 져있는 영상이었다. 라이브 클럽 내 영상으로 녹화된, 꽤나 깨끗한 화질과 음질의 영상.

헤비 메탈의 전용 의상 취급되는 징 박힌 가죽 자켓이라거나 그런 것은 없다. 코스프레까지는 안 했군. 롭에 비견되기는 한참 먼 카리스마지만, 나름의 무대 매너를 보여주며 무대를 휘어잡는 보컬.

걸걸하지만 시원하게 올라가는 고음. 그리고 직선적이고 강렬하게 퍼붓는 기타. 완전하게 원곡을 카피한 것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따라하기만 했다고 할 수는 없는 연주.

‘서명전’의 기준에서 봐도, 실력적인 부분에서 하나 뒤떨어지는 것이 없는 밴드였다.

“이렇게, 그 시절 감성을 되살릴 줄 안다는 거지. 이번에 지정된 년대가 1970년대잖아. 이런 메탈들이 그 시절에 전성기 아니었나? Led Zeppelin과 Black Sabbath, Deep purple, NWOBHM… 완전 쟁쟁한데.”

“그렇긴 해.”

[Mystica]와 [Group Sound]의 대결 테마로 지정된 시대는 1970년대. 서하가 언급했던 밴드들은 전부 다 그 시절에 활동했던… 그리고 음악의 역사에 이름을 떨친 밴드들.

그런 점에서 볼 때, 이 시절의 음악을 주 무기로 하는 Mystica와의 대결이 걱정되는 것은 아주 당연해보이는 일이었다.

하지만 이 아이들이 모르는 것이 있다면…

“근데, 1970년대 락 밴드씬의 황제가 누구였을 것 같아?”

명전의 뜬금없는 질문. 질문의 의도를 알아듣지 못한 서하에게, 명전은 자신의 기타를 가리켰다. 뭔가 알아들은 듯한 서하의 표정.

“그 황제가 누군데?”

전혀 알아듣지 못한 이서가 던지는 질문. 그 말에 명전은 잠시 멈췄다. 다소 논쟁의 여지는 있겠지만, 아무튼 자신이 그렇게 생각한다는 거니까. 세상에는 ‘음반 판매량’이라는 절대적 지표가 있지 않은가?

“Pink floyd.”

그렇다. 1970년대는, 그가 지향하는 사운드가 나왔고, 그 밴드가 최고의 전성기를 맞이한 시대. 락 음악 역사상 가장 많이 팔린 앨범이자 역사상 두 번째로 가장 많이 팔린 앨범, The dark side of the moon. 그리고 희대의 명반으로 간주되는 Wish you were here. 마지막으로, 컨셉트 앨범 역사상 최고 중 하나로 꼽히는, The wall이 발매된 시기.

그리고, 더 중요한 것은… ‘서명전’이 살아온 시대이기도 했다. 그가 직접 피부로 세상을 느낄 수 있었던 시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