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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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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대표적이고 전통적인 유밀과의 대표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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뒷정리가 귀찮을 뿐이지 제조 공정 자체는 비교적 간단하기 그지없는 간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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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렘이 약과를 만들게 된 계기는 별것 아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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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전에 약속했던 대로 밀도를 잔뜩 높인 반죽을 튀긴 후 시럽에 절인 굴랍자문(짭)을 캐서린과 메리에게 만들어주고 남은 것을 먹다가 떠올렸을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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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카렘은 약과의 필수 재료인 조청을 만드는 방법은 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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굳이 만들 이유도 느끼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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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거 재료 찹쌀이나 쌀 아니었던가? 여기 쌀은 없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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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그냥 꿀을 넣고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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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쪽이 더 간단하기도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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튀길 때 사방으로 튀기는 기름이 귀찮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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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초에 뒷정리는 메리가 전부 하고 있으니 그쪽 문제도 해결이 된 상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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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말 그대로 시험 삼아 만든 작품이었던 터라 모양은 약과 특유의 납작하게 눌린 꽃 같은 모양이 아닌 안쪽으로 움푹 들어간 쿠키 모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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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맛은 매우 훌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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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삭바삭하면서 부드럽게 부서지는 식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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혀에 진득하게 남아있으면서도 삼키면 싹 사라지는 달콤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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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기름이 없어 호두 기름을 사용한 고소한 견과류의 풍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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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괘씸한 것! 스트루폴리(struffoli)를 고용주인 나 몰래 만들어서 숨겨두고 있었단 말이냐? 크기가 좀 크긴 한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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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삭하면서 부드럽다니, 이런 이율배반적이고 모순적인 식감이 있을 수 있단 말이더냐! 파이의 가장 맛있는 겉 부분과 버터케이크의 가장 부드러운 속이 조화를 이루고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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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카렘의 실험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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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리지널 약과와 블랙 약과는 무참하게 두 여자의 입속으로 사라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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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잠깐 그게 아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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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깐만요. 스트루폴리? 그게 뭡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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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 설마 모르고서 만든 거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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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으런거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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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 세르비아누스에서 명절이나 축제 때마다 만들어 먹는 특별한 간식이다. 팔라티노 제국이 탄생하기 이전부터 그 지역 사람들이 만들어 먹었던 전통 음식이라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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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 만드는 방법을 아십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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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체적인 레시피는 나도 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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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충이라도 부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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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가락 한 마디 크기로 잘라서 튀긴 반죽을 시럽에 절이듯이 버무려 당과(Candied fruit)나 견과류 따위를 뿌려 먹는 물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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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연 세상은 넓고 사람 사는 곳은 다 거기서 거기라더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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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마 토핑을 빼고는 거의 똑같은 음식이 있으리라고는 카렘은 상상도 못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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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지, 이름만 다르지 똑같은 음식이나 식료품은 종종 있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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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즈라던가. 그건 그렇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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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리시아 공녀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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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앙냠냠. 응? 무엇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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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을 표현하는 문장구사력이 전보다 더 늘어나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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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흥, 그렇지? 가정교사인 포핀스 부인한테 칭찬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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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허허, 그러십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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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긴 저렇게 볼을 빵빵하게 먹어치우는데 그럴 수도 있지. 그런데 뭔가 과하게 기뻐하는 반응인 거 같은데...아무렴 뭐 어때. 귀여우니까 됐지 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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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렘은 나이에 맞지 않는 아빠 같은 미소를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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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내 뭐하냐며 눈치를 주는 캐서린에게 반으로 쪼갠 시커먼 약과를 내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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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음, 어쩐지 색깔이 진해서 혹시나 했는데, 검은 쪽은 대추야자 시럽인가? 모래 거북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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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꿀 하나에만 절이면 재미없어서 시험해볼 겸 절여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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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실험의 실험을 거듭한 결과물은, 오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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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이 없는 것은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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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히려 훌륭한 편에 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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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검은 쪽은 제 입에는 너무 달아서 별로던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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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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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두 분 취향에는 맞는가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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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서린은 카렘이 내미는 검은 약과를 한입 더 베어 물고는 오물거리며 고개를 끄덕였다. 양손에 각기 다른 약과를 쥔 알리시아도 같은 의견인 듯 캐서린을 따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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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고 보니 알리시아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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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 무슨 일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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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어쩐 일이십니까? 간식? 도주? 아직 수업 시간 아닙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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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렘은 한 입 남은 스트루폴리가 되어버린 약과를 캐서린의 입에 넣어주며 새것을 집어 들며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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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몇 번은 카렘도, 메리도, 캐서린도 경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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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연하지만 비교적 나중에 들어온 올리비에와 기타 마법사들도 마찬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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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자고로 반복된 자극은 익숙해진다는 말처럼 카렘을 포함한 초창기 마탑 구성원들에겐 하나의 일상처럼 변해버린 지 오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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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그라운드에 있는 메리와 대마법사인 캐서린조차 감지하지 못하는 것을 무슨 수로 알아차리고 방지할까. 익숙해지는 방법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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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보다 온몸으로 생명력을 뿜어낼 나이의 어린이가 한 자리에 얌전히 앉아있다는 것 자체가 말이 안 되는 사실이기도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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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 오늘은 자유시간이라서 온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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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상이변이 아니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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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핀스 부인이 고향에 일이 생겼다고 해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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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그래서 과할 정도로 활발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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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 뭐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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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뇨. 아무것도 아닙니다. 조금 더 드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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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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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렘은 약과로 알리시아의 입을 다물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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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작스러운 자유시간. 그래서 기뻐했던 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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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 아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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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추야자 시럽 약과를 다람쥐처럼 갉아먹던 알리시아가 돌연 소리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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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다! 코르부스가 카렘 그대를 만나고 싶어 했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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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르부스라면 누구를 말씀하시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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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렘의 질문은 당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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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장 이 윈터홈에서 일하거나 머무는 사람의 숫자가 숫자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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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많은 사람의 이름을 외우는 건 적어도 카렘에겐 무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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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르부스...코르부스라. 누구였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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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서린은 검지로 탁자를 톡톡 두드리며 고개를 끄덕거리다가 손가락을 튕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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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 기억났다. 온실 관리인의 이름이 코르부스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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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적 있으십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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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고장 난 마도구 수리를 의뢰한 이들 중 하나였던가? 이름이 고대 팔라티노 제국식이어서 기억하고 있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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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십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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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나저나 온실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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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렘도 탑과 성을 오가면서 자주 들었던 이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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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붕부터 외벽에 이르기까지 전부 두꺼운 유리로 제작된 건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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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부에는 윈터홈과 마찬가지로 온천수로 따뜻하게 유지되기 때문에 여러 지역과 지방의 채소와 과일, 식물이 길러지는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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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연하지만 엄중히 관리되는 시설이었으며 사전에 허락을 받았거나 관계자가 아니라면 출입도 못 하는 곳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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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나저나 저는 출입 못 할 텐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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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 그대가? 왜 안된다는 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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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 사전에 허락을 받지도 않았잖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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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막만 한 알리시아의 얼굴이 찌푸려졌다가 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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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흥, 나는 알리시아다. 내가 이 성에서 못갈 곳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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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긴 그것도 그렇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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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야 누가 감히, 그것도 펠윈터 가문의 홈그라운드인 윈터홈에서 알리시아 공녀의 앞길을 가로막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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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로 위험하거나 출입이 제한된 몇몇을 제외한다면 이 거대한 윈터홈이라는 요새성 자체가 그녀의 놀이터나 다름없었으니, 그녀의 위치와 땡깡이라면 누구 하나 껴서 같이 못갈 곳은 없을 게 분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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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마지막으로 남은 관문은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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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렘은 슬쩍 캐서린을 돌아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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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자가 마지막으로 내민 약과 조각을 입으로 굴리며 캐서린은 손을 흔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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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 좋은 기회지 않느냐. 나조차도 출입하려면 사전에 허락을 받아야 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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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 그렇다면 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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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리시아 공녀랑 재밌게 놀다가 오라는 말이다. 마침 저녁 연회에 참여해야 할 일이 있었는데. 해가 지기 전에만 돌아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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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 걱정해주는 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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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렘은 조금이지만 감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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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야 현생에서 한 번도 들어본 적 없는 통금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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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회관의 저녁 식사에는 참석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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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하긴 그것도 그렇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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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나저나 오늘은 야식으로 뭘 먹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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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렘의 감격했던 마음은 빠르게 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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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 그렇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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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약자. 제가 먹을 야식도 부탁해도 되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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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야 상관없다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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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어느새 캐서린의 곁에서 출현한 메리가 탁자 위에 흩어진 접시를 정리하고 떨어진 가루를 쓸어 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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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작스러운 출현은 알리시아도 놀랐는지 눈에 띄게 흠칫했지만, 이내 곧바로 카렘의 손을 붙잡고 문 밖을 향해 끌어당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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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 바로 온실로 가자꾸나! 거기에는 신기한 게 무척이나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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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 봤자 다섯 살짜리 꼬마 유녀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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뿌리치는 것은 간단했지만, 카렘이 미치지 않고서야 그럴 수는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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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고 알리시아의 제안을 거부할 수도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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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쩔 수 없이 소년은 그냥 못 이기는 척 캐서린과 메리의 배웅을 받으며 방을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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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고 보니 온실에는 온천수가 강물처럼 흐른다던데, 사실입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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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거 말고도 차가운 물, 그리고 미지근한 물이 같이 흐르지. 게다가 작고 화려한 물고기도 많이 키운다. 직접 보면 카렘 그대도 감탄할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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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물은 그렇다 쳐도, 온천수에 물고기가 말입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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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 그쪽은 조금 칙칙하기는 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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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거 삶아지는 거 아닙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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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라? 그러고 보니 그렇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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뜨거운 온천수에 사는 물고기라면 카렘도 전생에서 들어본 적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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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어온 생물의 각질을 핥아먹는 닥터피쉬라고 했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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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렘은 그 외의 뜨거운 물에 사는 물고기는 들어본 적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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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마손처럼 뭔가 다른 습성의 마법적 생물이 있을지도 모르겠지만, 적어도 알리시아는 모르는 듯 머리를 좌우로 기울이며 눈을 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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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음, 코르부스한테 가서 물어보면 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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탑의 복도를 거닐던 마법사 몇몇이 오다가 알리시아를 보자마자 흠칫하더니 곧바로 발길을 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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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걸 본 알리시아는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으며 뒤를 돌아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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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연히 뒤에는 아무것도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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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 뒤에 뭐가 있나? 없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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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할 일이 생각난 거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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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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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법사가 보충되기는 했지만, 그래도 수가 부족한 건 여전하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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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음, 카렘 그대의 말이 확실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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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리시아의 눈으로 보기엔 윈터홈의 다른 장소들에 비해 마법사의 탑은 이상할 정도로 사람이 부족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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탑을 청소하는 사람도 메리 하나밖에 없는데. 시종이랑 시녀를 추가 배치하도록 파파한테 부탁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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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리시아는 메리가 들었으면 기함하며 거절할 생각을 태연하게 하면서 카렘을 탑 밖으로 질질 끌고 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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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록 전생의 일이기는 하지만 카렘은 온실을 본 적도, 들어간 적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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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학을 뗄 수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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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렘이 학을 떼는 것은 당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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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철이 아닌데도 작물을 기르기 위해 온실은 하나같이 온도가 높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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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물며 밀폐된 탓인지 작물의 생장을 위해선지 안개가 낀 것처럼 습하기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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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기대되는 것은 하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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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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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렘은 눈이 찢어지도록 크게 뜨고는 숨넘어가는 소리를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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윈터홈은 바깥 부지를 포함해 작은 마을 하나가 통으로 들어갈 만큼 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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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고 넓기만 하고 실속이 없는 것도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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윈터홈의 본성, 병영, 마법사의 탑은 물론 창고까지 분명 마법을 동원하지 않고서야 설명하기 힘들 정도로 장엄했다. 물론 척박한 탓인지 칙칙한 회색 일색이기는 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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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리시아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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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히, 대단하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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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이게 다 유리라는 말입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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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실은 단순히 온실이라고 표현하기엔 눈앞의 온실에게 너무 실례된다고 카렘은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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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와 병사들이 삼엄하게 경비를 서는 온실은 그 너비만 족히 수천 명은 들어갈 정도로 넓었다. 온실보다는 식물원에 가까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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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히 천장만이 아니라 온 사방이 유리로 뒤덮여 안쪽에 보이는 무수한 나무와 이파리가 카렘의 생각을 뒷받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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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입구에 서 있던 기사가 알리시아와 카렘이 다가오자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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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리시아님? 그리고 이쪽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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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렘한테 온실을 구경시켜주려고 온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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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왜 있잖습니까? 최고 마법 고문의 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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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버드를 들고 경비를 서던 병사가 기사에게 속삭이자 기사는 폭삭 늙어버린 표정으로 한숨을 내뱉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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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아, 해가 지기 전엔 돌아가셔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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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걱정하지 말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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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리시아는 당당하게 한마디를 내뱉고는 고작 수 초 만에 5년은 늙어버린 것 같은 기사와 병사들을 지나쳐 카렘을 끌고 온실 안으로 들어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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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렘. 어떠한가. 놀랐나? 놀랐겠지? 놀랐을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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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습하기는커녕 쾌적하고, 아니 잠깐. 지금 여기 바람이 부는 게 맞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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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히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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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알리시아는 생각했던 반응을 카렘이 보이자 입꼬리가 귓가에 걸리도록 크게 웃고는 다시 카렘을 질질 끌고 앞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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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보는 꽃과 나무와 익숙한 초목이 한데 어우러진 현대의 식물원 같은 곳을 강줄기가 세 방향으로 가르며 지나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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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단 식물만 기르는 것이 아닌지 강줄기에서 물고기가 튀어 올랐고, 화려한 깃털을 뽐내는 다양한 새들이 여기저기에 모여 지저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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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닥에 깔린 자갈길을 따라 나아가자 나무에 둘러싸인 작은 공터가 드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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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리시아는 수목원의 안내인처럼 카렘을 데리고 한참 동안 온실의 이곳저곳을 안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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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시간이 한참 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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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관광 코스엔 게임에서 흔히 깊은 숲속에 숨겨진 용사의 검이 꽂혀있었을 것 같은 바위가 중앙에 있었고, 그 옆에 어지간한 사람만큼 거대한 까마귀가 잡초를 뽑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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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몬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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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몬스터라니, 실례로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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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실례합니다. 랄까 음? 말이 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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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담입니다. 실제로 몬스터가 맞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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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장단에 맞춰야 할질 모르겠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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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아아악! 까아아아악! 까아아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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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대 까마귀는 까마귀다운 울음소리를 내며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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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물며 업계 사람이 듣는다면 당장이라도 성우로 채용될 것 같은 정도로 쓸데없이 중후하고 멋진 목소리가 거대한 까마귀의 부리 밖으로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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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리시아가 종종걸음으로 다가가 까마귀의 날개깃을 잡아당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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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르부스! 알리시아가 카렘을 데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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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십니까. 알리시아 아가씨. 그런데 아가씨의 손 주변에서 달콤한 냄새가 나는 것 같은데, 저한테 갖다 주시겠다던 그 놀라운 간식은 어디에 있을련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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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말에 알리시아는 눈에 띌 정도로 굳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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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는 수 없이 카렘이 대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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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오셨던 겁니까. 아쉽게도 그건 전부 알리시아 님의 몸속으로 들어간 지 오래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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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흠, 냄새는 나는데 실물은 손에 없는 걸 보아 그럴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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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아뿔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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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첨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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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트루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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