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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슬이와는 그 뒤로 이틀을 계속 같은 침대에서 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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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을 분명 깨끗하게 청소해줬는데도 그녀가 내 방에서 나가기를 극구 거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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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그녀가 나를 베개로 만들어버리겠다는 예언은 현실이 되어버렸고, 아침에 일어날 때마다 찌뿌둥하지 않은 데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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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7살이라고 하는 브이튜브 영상은 당연하지만 조회수를 끌어모으기 위한 자극적인 제목에 불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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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살 (아바타를 착용한) 천재 소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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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기지도 않은 제목이었지만 그 효과는 뛰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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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극적인 영상만을 찾아다니는 사람들에게 훌륭한 간식거리였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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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문제점은 그걸 제목만 보고 또 곧이곧대로 믿어버리는 사람이 계속해서 나온다는 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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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엔 내가 외출을 아예 하지 않아 내 얼굴이 알려질 염려는 없었지만 소문이 계속 퍼지다보면 언제까지고 내 정체를 숨기고 다닐 수는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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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카데미 재단이야 학생들에 대한 비밀 엄수를 확실히 하니 문제가 되지는 않지만, 아카데미 아이들까지 입을 다물고 있으리라는 보장은 없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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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행히 초등학교 2학년들은 아직 뉴스와는 많이 동떨어질 나이이긴 했지만 그게 언제 가족으로 퍼지고, 다시 사회로 퍼질지는 아무도 모르는 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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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어딘가에는 나를 목격한 사람이 글을 올렸을 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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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카리리를 통해 당분간은 사람들이 나를 14살이라고 믿게끔 부탁을 전했고 그녀는 흔쾌히 받아들여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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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그걸로 충분할까? 내 방송 보는 사람이라고 해봤자 1만명 정도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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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나대로 필살기를 써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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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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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 이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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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받은 메일함: 9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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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차피 제목만 바뀌어서 계속 날아오는 것들이라 스팸 메일이나 다름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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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슬의 눈동자가 화면을 빠르게 읽어내려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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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월드 오브 아르세리아 프로게임단 클러치 이스포츠입니다. 우와 이거 설마 프로 제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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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 말고도 많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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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갖 군데에서 연락이 쏟아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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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게임단은 물론이고 각종 언론사, 그리고 대학교에서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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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양각색의 목적으로 인터뷰를 요청하거나 컨택을 시도하려는 사람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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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는 방송을 하는데 방해만 되었기에 애써 무시했던 이들이었지만, 이제야 그 쓸모를 찾을 수 있을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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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메가 7개의 난제에 대한 증명을 올린 날, 이에 대한 가장 뜨거운 반응은 당연 노네임의 트게더와, 노네임 마이너 갤러리, 그리고 노네임 팬카페에서 이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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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노네임을 들어올린다.][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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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노네임을 들어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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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7년 안에 롤 5만판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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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2주 안에 롤 마스터까지 등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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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18회차 안에 월오아 10/10/10을 클리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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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월오아 쇼케이스에서 KDA 134를 찍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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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롤 몰락전을 무패로 본선까지 진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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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300년간 증명되지 않은 난제 7개를 증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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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노네임을 내려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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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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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사람이노ㅋ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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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ㅋㅋㅋㅋㅋ 두 번 들어올리면 세상 멸망하겠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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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모든 게 14살이라니 미쳤냐고 노네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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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데 너무 비현실적이라서 뭔가 그냥 믿겨지는 거 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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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도 딱 이 심정임ㅋㅋㅋㅋ 저 중에 하나만 했으면 지랄하지 말라고 했을 텐데 노네임이 다 해버리니깐 그냥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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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탬플릿에서는 6개였는데 7개로 추가됐네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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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일 또 올리는 거 아니냐ㅋ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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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네임 제발 그만해!!! 이러다 다 죽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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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ㅋㅋㅋㅋ 내려놓지 말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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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금 게임이 문제냐! 저거 증명 진짜 맞는 거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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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재는 천재인데 차원이 다른 천재네 ㄷ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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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방 데채 웨핢?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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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들 보고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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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자들이 상주하는 마이너 갤러리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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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기 노네임씨가 7년 안에 롤 5만 판 했다는 게 무슨 뜻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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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말 그대로 44시즌부터 50시즌까지 5만판 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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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네??? 그럴 리가 없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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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뭐 밥 먹고 하루종일 롤만 하면 가능한 수치긴 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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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네임이 14살 미소녀가 아니면 나 진짜 자살할지도 모름][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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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은 노네임 팬이니까 계속 믿어주는 거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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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마음이 아예 안 흔들리는 건 아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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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에 노네임이 50살 아저씨였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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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그 참담한 현실을 견딜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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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네임은 무조건 여중생이어야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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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면 그때 사람 하나 죽는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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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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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ㅅㅂ 광기 앞에서 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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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말은 못하는데 다들 속으로는 이 생각 중일걸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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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곧 지워질 예정인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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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중생 필즈상 가능하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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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함초롱 19세 필즈상, 22세 노벨상도 경이로운 수준이었는데 이건 뭐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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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필즈상보다는 아벨상이 진국임. 상금도 100배 더 많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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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얼마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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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0만 유로니까 대략 14억원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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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쳤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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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뽕러들 미쳐 돌아가네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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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네임 검색하니까 어떻게 게임보다 국뽕영상이 먼저 뜨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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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근데 제목 어그로가 심해서 그렇지 영상은 의외로 볼만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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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게 세뇌당한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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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니라니까? 생각보다 괜찮다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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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미 뇌수 질질 흐르네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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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네임은 7개 중 5개의 영상 속에서 항상 자신을 2저자라고 밝혔기에, 1저자에게도 이목이 쏠렸지만, 그 어느 대학에서도 ‘마리아 에우프라시아 테라루비’라는 명단을 찾을 수는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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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라서 가명일 가능성이 높다고 다소 맥 빠지는 결론이 도출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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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다음으로 관심이 모인쪽은 역시나 천규진 교수쪽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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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네임의 정체를 유일하게 안다고 생각되는 인물은 한국대학교에서 마학대학 교무부학장과 이론연성공학연구소 소장을 맡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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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객께서 전화를 받을 수 없습니다. 잠시 후에 다시 걸어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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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나 안 받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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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들게 얻어온 전화번호인데... 에휴 어쩔 수 없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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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마 인터뷰를 이런 식으로 수락할 줄이야. 이거 마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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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회견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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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네요 기자회견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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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들은 저마다 책상에서 노트북을 꺼내고 노네임의 등장을 기다리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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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며칠간 그녀의 트위시 및 브이튜브 채널은 각 방송사의 인터뷰 요청 댓글로 도배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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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많고 많은 이들 중에서 자신의 언론사가 인터뷰에 선정되었을 때 기뻐서 어쩔 줄을 몰라했지만 설마 모든 사람들을 단번에 수락해버릴 줄은 꿈에도 몰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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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인터뷰가 아니라 일종의 기자회견으로 변모한 공간은 19개의 신문사에서 온 47명의 사람으로 가득 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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뿐만 아니라 소속을 알 수 없는 사람들까지 드문드문 껴 있는 터라 장기자는 넌지시 다가가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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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 어디서 오셨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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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희 LG 소속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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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에서는 왜? 설마 광고 문의하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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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아 아뇨아뇨 LG 게임단이요! 월오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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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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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금증을 해결하고 다시 자리로 돌아온 남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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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뜻 봐도 잔뜩 움츠러든 후배가 그의 귀에다 대고 속삭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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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희를 바라보는 시선이 심상치 않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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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들 눈엣가시인 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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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까 그 업보를 왜 우리가 받아야 하냐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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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회견에 초청된 QBS 기자들은 사방에서 매섭게 쏘아지는 눈초리를 감내해야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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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치 누구는 몰라서 보도를 안 했겠냐고 묻는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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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편집국장의 말대로 뻔뻔해져야만 이 바닥에서 오래 살아남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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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배였던 장성문 기자는 방이 울릴 정도로 헛기침을 크게 하고는 몸을 꼿꼿이 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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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제야 시선이 조금 거두어지자 후배인 여성도 가슴을 쓸어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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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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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대 뒤에서 노네임이 모습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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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맞추어 터지는 수많은 카메라 플래쉬에 여성이 깜짝 놀라 뒤를 둘러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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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가상현실인데도 사진을 찍어야 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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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배너에 무슨 사진 걸게. 너도 빨리 사진기 들고 찍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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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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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받아보는 불빛 세례가 익숙하지 않은지 노네임은 눈을 찡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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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의 절반이나 되는 듯한 의자에 폴짝 올라가 앉는 모습이 퍽 귀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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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천재들은 어딘가 이상한 면이 있어. 취향 한번 특이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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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가 들기 싫은가보죠. 선배도 내일 모레면 반칠십이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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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 반칠십? 나 맥이는 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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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쉿 조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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툭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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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크를 간단히 확인한 노네임이 기자회견의 시작을 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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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시간이 많은 건 아니라서, 최대한 중복되지 않게 질문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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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많은 인파 사이에서 태연하게 주장을 펼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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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그녀에게 놀라고 있을 시간도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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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저기서 손을 번쩍번쩍 들었기 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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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네임씨는 계속 본인을 14살이라고 주장하셨는데... 정말 맞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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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기자의 바로 옆에 있던 자의 질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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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부터 무례한 질문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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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자신들은 온전히 믿을 수가 없다. 이에 대한 해명을 해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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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노네임은 간단하게 ‘예’라고만 일축하고 다른 질문으로 넘어가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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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이어지는 질문들도 하나같이 날이 서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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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저자로 마리아 에우프라시아 테라루비를 언급하셨는데 혹시 어떤 분인지, 어떤 관계인지 알려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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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제관계입니다. 어떤 분이신지는 여기서 말할 이유는 없을 것 같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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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대학교 천규진 교수와도 사제관계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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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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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분들이 얼마나 본 증명에 관여했나요? 더불어 노네임씨는 정말 스스로의 힘으로 난제들을 증명했다고 생각하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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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관에 싸늘한 침묵이 내리앉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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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기자들도 표정 변화없이 계속 노트북과 노네임을 번갈아가면서 답변을 기다리고 있을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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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기자는 예상과는 다른 무거운 분위기에 당황한 모습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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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질문들이 왜 이래...? 여기가 청문회도 아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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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들 뭔가 작정하고 왔나 본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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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의 의도가 전부 불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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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치 너 말고 실제로 증명을 도와준 다른 사람이 있다는 전제를 깔고 가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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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배님 여기 과장님한테 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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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기자는 과장으로부터의 연락을 확인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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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털 사이트 메인 페이지에 걸린 하나의 칼럼. 제목은 다음과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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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지지 않는 가짜 ‘천재소녀’ 만들기. 이제는 아동학대죄로 엄중필벌을 고려해야 할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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