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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민이 말하는 요지는 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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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폭로 영상을 찍기 전부터 현실에서 나의 가치를 사람들이 먼저 알아준다면, 내가 무슨 말을 하든 일단 앞뒤 가리지 않고 지지해줄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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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현실적인 일이 한번 터지면 모두 부정하기에 바쁘지만, 그것이 두 번, 세 번 연이어 발생하면 어느새 다들 적응한다는 논리는 덤이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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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민의 눈에 들어온 건 내 증명 수식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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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단계를 나누어야 할 필요성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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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째, 가장 먼저 내가 나이에 맞지 않는 대단한 성취를 대중들에게 선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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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째, 그럼으로써 이런 인터넷 방송을 챙겨보지 않는 사람들에게도 미리 귀띔하는 효과까지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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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에 짜잔, 사실 나는 일곱 살이었습니다. 이런 시나리오 어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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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치하기 짝이 없다. 다들 왜 저렇게 까꿍놀이를 좋아하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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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못하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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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어째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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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저 스스로 증명해낸 것이 아니니까요... 그냥 일종의 번역본일 뿐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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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단의 문제에 앞서 이건 내 도덕과 양심의 문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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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알고 있는 대부분의 수학은, 특히나 정수론쪽은 거의 스승님에게서 배운 개념에 지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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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그쪽 세상과, 이쪽 세상에서 사용하는 개념이나 표기법이 전부 달랐기 때문에 현실에 맞게 적당히 옮겼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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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로카 문제라면 몰라도 다른 것들은 퍼즐 맞추기조차 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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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완성된 퍼즐을 옆으로 옮겨놓는 작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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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의 열정과 혼이 담긴 지식을 겨우 내가 좀더 쉬운 길을 걸어가겠다고 사용할 수는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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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으로 따지면 이건 치트, 맵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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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히 두 세계를 경험했을 뿐인 자에게 주어지는 유혹의 과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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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공동저자로 내면 되는 거 아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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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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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저자로 존재하지도 않는 ‘마리아 에우프라시아 테라루비’라는 이름을 적으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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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긴 천세민도 내가 환생자라는 사실까지는 모르니까 하는 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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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이 세상에 없어요 그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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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그래...? 돌아가셨구나... 근데 그러면 더더욱 잘 된 거 아니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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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 와... 윤리 의식이 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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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그 뜻이 아니라! 그분의 이름을 널리 퍼뜨릴 수 있는 좋은 기회잖아. 안 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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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문 내는 게 그렇게 허술한 줄 알아요? 당연히 저자 검토부터 들어가는 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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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 어때? 브이튜브에 올릴 건데 그건 그때 가서 생각하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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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민이 천연덕스럽게 대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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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사람 미래에 의사가 될 사람이라면서 은근 양심에 찔리는 일들도 곧장 잘 해내지 않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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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도둑질이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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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되고 안 되고의 문제가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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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게는 증명을 해내기 위한 자격이 부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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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즐을 받았을 때에 호기심, 퍼즐을 바닥에 쏟았을 때에 기대감, 퍼즐을 맞추는 동안의 열정, 그리고 퍼즐을 완성했을 때의 성취감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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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리아 스승님은 모든 요소를 갖추신 분이었고, 나는 이를 흉내내는 자에 불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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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가 지식을 대하는 열정이 너무나도 부러워서, 한가지에 깊게 몰두할 수 있는 집중력을 본받고 싶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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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가 써내려간 모든 서적을, 아니 모든 연습장까지 탐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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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나는 그녀처럼 될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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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의 천재성을 나는 끝끝내 따라가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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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체 왜? 네가 그 지식을 똑같이 한 톨도 빠짐없이 똑같이 베껴쓰기라도 했어? 이해를 해야 번역을 할 수 있는 거 아니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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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똑같지는 않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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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수학쪽은 잘 몰라서 하는 말이라 이상하면 조금 넘겨짚어. 근데 나메야, 난 이렇게 생각해. ‘거인의 어깨에 올라서라’라는 말 들어본 적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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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슨 뜻인지는 알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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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분야에서 충분한 성취를 보인 자에 탑승해 더 먼 성취를 이루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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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의 발전은 0부터 시작하지 않았어. 누군가가 바퀴를 만들면, 다른 누군가가 거기에 축을 달 생각을 하고, 핸들을 달고, 엔진을 만들겠지. 이건 고등학교 선생님이 말씀해주셨는데, 사실 아인슈타인의 상대성이론의 90% 이상은 전부 외부 이론에서 따온 거래. 20세기 최고의 천재 과학자도 겨우 한 발자국 더 나아간 것 뿐이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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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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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 그 한발자국! 나메 넌 이걸 번역하면서 어려움이 없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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없었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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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스탄틴 팩터가 이쪽 세상에서 캘러 미분(Kähler differential)에 대응된다는 사실을 알고는 에탈 사상(étale morphism)과 에탈 코호몰로지를 공부하기 위해 며칠을 애를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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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돌아와서 거인의 어깨에 올라타라는 건 남들의 지식을 빼앗으라는 게 전혀 아니야. 오히려 그것을 토대로 더 나은 성과를 이루어 나가는 것이야말로 그 사람의 경험과 성과를 존경한다는 거지. 내 말 이해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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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대체 수학이 뭐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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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생에서도 수학자들은 전부 미치광이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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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들이 마법으로 부와 명예를 챙길 때, 그들은 한쪽 끝이 부러진 안경을 테이프로 고쳐쓰며 잉크만을 계속 축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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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은 알 수 없는 영역을 탐구하고, 확장시키는 데에 도가 튼 사람이었다. 집은 갈수록 좁아지고 아내의 잔소리 빈도가 많아졌지만 마탑의 수학자들은 아랑곳하지 않고 열정을 불태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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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한때 마법에 그만큼 열정을 가졌던 때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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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상식적인 현상이 상식으로 편입되었을 때 느껴지는 희열감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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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순간을 기점으로 나에게 그 열정은 너무 희석되어 흔적조차 찾기 어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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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법은 목적보다는 수단이 된 지 오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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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그 열정을 되찾을 수는 없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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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민 오빠, 그럼 저 이렇게 할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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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인의 어깨에 올라서려면 그에 따른 성취도 보여줘야 함이 마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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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기회에 나는 전생의 나를 뛰어넘어보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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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생에서는 증명하는데 실패했었지만, 다시 현대 수학의 힘을 빌린다면 할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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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한 골드바흐의 추측이라고 알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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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모르겠는데. 골드바흐라는 이름은 들어봤어. 오 방금 너 나한테 오빠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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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흘. 사흘내로 저 스스로의 힘으로 골드바흐의 추측을 증명할 수만 있다면 나머지 6개 증명들도 똑같이 공개하도록 할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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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나 스스로에 대한 증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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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조차 혼자 할 수 없다면 다른 6개의 증명도 결국 마리아 스승님의 아이디어를 베낀 것이나 다름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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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이 있었나? 얼마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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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저절로 지어지는 미소에 입을 가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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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기 싫어도 곧 알게 될 테니까 기다려봐요. 증명 7개 치다 보면 눈 아플 테니까 미리 좀 쉬어 두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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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 타이핑 노예는 천세민을 시켜야겠다. 서마루는 분명 편집하기에도 바쁠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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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기간 화면을 보고 있는 건 아이친화적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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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개? 뭐가? 증명이 7개라는 소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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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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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나미의 첫 파도는 언제나 잔잔한 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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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브이튜브 영상 업로드가 두 편이나!][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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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시까지 어떻게 기다리라는 거야! 나 죽어 노네임 눈나(12살 연하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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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다가 내일도 예약 두 편? 진짜 딱 대라ㅋㅋㅋㅋ 츄르릅 챱챱 쮸왑쮸왑 후루루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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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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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까 작성자가 2살이라는 거지?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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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에이 설마 26살이겠어? 에이 설마 띠동갑 아이에게 눈나눈나거리는 인간말종이겠어? 에이 설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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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그만 패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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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캬 가뜩이나 사료 부족했는데 잘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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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안 믿고 있었다구 노네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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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욕 발산의 방향이 잘못됐는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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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네임을 건드릴 수는 없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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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밉보이면 단순 모욕죄가 아니라 아동학대법으로 처벌받는다 조심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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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 일주일에 영상 두세 개를 올리던 노네임의 브이튜브는 갑자기 급발진이라도 났는지 예약 영상을 수두룩하게 올려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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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Name Offici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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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독자 31.8만명 / 동영상 18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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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신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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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ABC conjecture and Brocard’s problem] - Ne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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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힐쌔씬이 쓰러지지 않아! (2051 자낳대 1일차 스크림)] - Ne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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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판사님도 웃으셨잖아요 (2051 자낳대 쇼케이스 하이라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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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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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ABC conjecture and Brocard’s proble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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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수 3.2천회 / 1일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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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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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 잘못 올라왔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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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엥 노네임 목소린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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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거 진짜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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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이게 뭐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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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이빗 룸 배치 바꿨나보네 훨씬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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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네임 브이튜브 채널에서 따갚대 스크림 영상 사이에 버젓이 올라와있는 검은 화면은 사람들의 시선을 이끌기에 충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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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은 ‘죄송합니다’라는 문구가 흔히들 브이튜버 사이에서 유행이라고 하지만 노네임의 것은 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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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색은 바탕이 아니라 일종의 칠판이었던건지 카메라가 줌아웃 되자 하얀 분필을 들고 있는 노네임이 화면 가장자리에서 등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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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C conjecture and Brocard’s problem 증명 시작하겠습니다. Conjecture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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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올려도 되는 거 맞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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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따로 편집할 필요 없고 싹 다 풀영상으로 올려줘요. 그리고 마지막 영상은 제가 업로드할게요. 뭔가 기분이라도 내고 싶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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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간에 브이튜브 편집자 서마루가 의문을 품긴 했어도 나메는 확신에 찬 목소리로 대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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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메는 호언장담한대로 7개의 증명을 전부 준비해올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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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연구 진척이 많이 이루어진 ABC 추측조차도 증명 영상을 찍기 위해 오랜 시간을 써야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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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의 체력이 걱정되었던 천교수는 영상에는 가장 핵심적인 내용만을 담으라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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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적정 선에서 타협을 보기로 한 나메는, 아쉬운 마음을 뒤로하고 마지막 증명을 써내려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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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으로 증명을 마치겠습니다. 도움을 주신 마리아 에우프라시아 테라루비, 그리고 한국대학교 천규진 교수님께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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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메를 촬영하는 카메라의 셔터가 닫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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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티슈를 몇 장 뽑아온 천교수가 나메의 코를 닦아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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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에서 흘러나온 붉은 핏물이 얇은 휴지를 적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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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전: 조직재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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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차피 마법 안 써도 멎는 건데. 너무 유난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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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메는 휴지를 돌돌 말아 코에 쑤셔넣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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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를 바라보는 천교수는 얼굴에 착잡함이 더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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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이라도... 영상을 올리지 말아달라고 부탁하는 건 실례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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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교수님이 걱정하시는 바는 잘 알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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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려 일주일이나 아카데미를 쉬고 증명에 몰두한 나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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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유 없는 무단결석이 이어지자 아카데미 측에서는 계속 그녀에게 연락을 취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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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나 애가 아픈 건 아닌지, 아니면 저학년이긴 해도 학교폭력 등에 휘말린 건 아닌지, 선생들의 걱정이 줄을 이었지만 그때마다 나메는 괜찮다며 안부 인사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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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가 생각하는 그 이상으로 많은 일이 달라질 거란다. 너의 빛나는 재능을 원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시기하는 사람도 있을 테고. 난 우리 나메가 평범한 일상을 살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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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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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을 먹고 서로 등굣길과 출근길에 향하고, 돌아오면 그날 있었던 일을 얘기하고, 심심하면 연성진 이론도 같이 토의해보고, 이런 소중한 일상들이 계속될 수 있을지 덜컥 겁부터 나더구나. 혹시 낭중지추라는 말 아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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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머니 속의 송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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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재들이 피해갈 수 없는 숙명이라고 문득 생각이 들더구나. 재능이 뛰어난 사람은 결국 어떻게든 세상에 알려지니. 그게 꼭 좋은 것만은 아니라는 걸 명심했으면 좋겠어 나메야. 더 길게 말하면 잔소리같이 들리겠지 아무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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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끊는 타이밍 좋았어요 천교수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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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메가 엄지손가락을 척 치켜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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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모습에 빵 터진 천교수가 나메의 머리를 쓰다듬어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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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하하하. 그래그래. 내일부터 대회라고 했었나? 그래도 나메가 이렇게까지 힘들게 준비했는데 억울해서라도 우승은 해야 하지 않겠어? 안 그럼 말짱 도루묵이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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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연하죠! 지금까지는 본 실력을 내지 않았을 뿐이니까. 그거 아세요? 오늘 신형 캡슐 주문한 게 온다고 했거든요. 제가 여태껏 쓰던 거는 너무 반응속도가 느려서... 분명 올 때가 됐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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딩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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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치 기사님 오셨나 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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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 열심히 하고. 응원하고 있으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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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가 지켜본다는 게 조금 부끄럽긴 하네요. 혹시나라도 대회 떨어지면 천교수님 탓할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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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더더욱 열심히 응원해야겠네 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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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로 남은 방 정중앙에 앉아 나메는 자신이 쓴 증명으로 가득찬 화이트보드를 눈으로 찬찬히 훑으며 감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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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을 찍으면서 분명 부족한 점은 없지는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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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내용을 받아서 적을 수는 없는 노릇이므로 각 theorem과 proposition의 핵심이 되는 것만 보여주려고 노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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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칠판은 몇 번이나 지웠다 다시 쓰기를 반복해서 곳곳이 검은 잉크로 얼룩져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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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메는 카페트가 깔린 방바닥에 누워 잠시 눈을 붙이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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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Strong Goldbach conjecture (1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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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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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rollary 18.9. 2보다 큰 모든 짝수는 두 소수의 합으로 나타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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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을 감아도 본인이 써내려간 장면이 생생히 떠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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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윽고 나메의 입꼬리가 조금씩, 아주 조금씩 올라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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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나메도 알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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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더하기2는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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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더하기3은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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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더하기5는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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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더하기7은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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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째서 자신의 스승님이 마탑의 계단을 오를 때마다 숫자를 흥얼거렸는지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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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더하기23은 30... 나도 이제 미쳐가는 걸까, 아니면 스승님처럼 벌써 미쳐버린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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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눈박이 마을 이야기, 불완전성 정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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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식의 흐름대로 떠오르는 상념들을 전부 떨쳐내며 나메의 눈이 스르륵 감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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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전모드 상태로 돌아가고 있던 컴퓨터가 깜빡깜빡 빛을 내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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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 업로드를 끝마쳤다는 신호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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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생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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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o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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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ABC conjecture and Brocard’s problem (1876)] - 4일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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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Erdős–Straus conjecture (1948)] - 3일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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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Weaire–Phelan structure optimization (1993)] - 2일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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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Collatz conjecture bound further to n^0.737 (1937)] - 2일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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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Moving sofa problem upper bound improvement (1966)] - 1일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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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Twin prime conjecture (1849)] - 18시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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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 Strong Goldbach conjecture (1742)] - 1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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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메는 300년이 넘도록 해결되지 않은 난제에 해답을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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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대한 검증은 대중들의 몫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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