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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처럼 보이기 위해 굳이 모든 과거를 기억하게 만들 필요는 없다. 그냥 몇 개의 섬광기억만 심어놓으면 그만이야. 오히려 모든 날을 세세하게 기억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것만큼 비인간적인 사람이 없겠지. 안 그런가 신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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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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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르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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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날도 이처럼 천둥이 치고 비가 장대같이 쏟아지는 밤이었다. 아델라가 기억하는 바와 전부 똑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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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소녀가 유난히 물이 고인 웅덩이에 쓰러져 있었다. 몸이 반쯤 물에 잠겼다. 초라한 넝마조각은 그녀를 추위로부터 보호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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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괜찮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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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메가 앞서서 손을 뻗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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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선의와 해악의 손길을 구분하지 못했던 소녀는 텅 빈 눈으로 숨을 헐떡거릴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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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끝을 바라보는 소녀의 눈은 이보다도 공허할 수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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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만 가자 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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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센 장대비를 뚫고 나온 건 체념의 목소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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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그때 합당한 벌을 받은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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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레 슬럼가의 아이들이 그러하듯 나이가 차면 도둑질로 생계를 유지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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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의 첫 도둑질은 실패로 돌아갔고, 자신의 몸집보다 몇배나 큰 남성들에게 매타작을 맞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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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결과가 저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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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의 악의를 너무 일찍 깨달아버린 아이의 마음 깊숙한 곳에는 곧 날카로운 가시가 자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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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가시가 스스로를 찔러올 때 느껴지는 고통과 괴로움을 동력 삼아 세상에 색안경을 끼고 살아가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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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그 이후로 난 어떻게 살았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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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델라에게 지우지 못할 의심이 마음 한 켠에서 피어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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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패를 딛고 일어서 한번 더 도둑질을 했었나, 아니면 공포에 벌벌 떨어 한동안 집에만 틀어박혀 있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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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혀 기억나지 않는 과거에 머리를 끙끙 붙잡고 골목을 빠져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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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뒤로도 세상은 몇 번이나 개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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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속의 자신은 그녀가 기억하는 것과 정말 똑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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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차에 치일뻔한 아이를 구해준 아카데미 학생을 동경했던 소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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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카데미로부터 탈락통보를 받고 쫓겨나 지붕에서 눈물을 쏟아내던 소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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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 과거의 ‘아델라’이자 현재의 ‘아델라’를 이루는 장면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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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를 바라보는 그녀의 눈은 차갑게 식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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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도대체 왜 아카데미에 그토록 가고 싶어 했을까...? 아카데미가 뭐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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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이 가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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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가 지끈거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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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을 떠올려보려고 해도 무언가에 턱 가로막힌 것처럼 사념의 실이 맥없이 끊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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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ystem: 세션이 만료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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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ystem: Loading Worl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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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야 이거? 세션...이 뭐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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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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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천의 악마 · 메피스토펠레스 (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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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내 앞에 나타난 보스 알림 인터페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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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그것은 우리가 드디어 최종보스가 있는 세상까지 무사히 도착했음을 시사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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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행이다. 아델라가 전한대로 메피스토는 일단 소환이 된 것이 확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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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이 얼마나 망가져있을지, 땅이라도 제대로 밟고 전투를 치를 수 있을지 모든 게 불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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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그런 걱정은 해봤자 손해일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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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할 수 있는 것에 최선을 다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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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스탯을 최종적으로 점검해보고, 지난 전투로 갈기갈기 찢어져버린 아델라의 팔에 있는 붕대도 풀었다 재차 감아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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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니, 근데 섬광기억이 뭐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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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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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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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광기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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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벽력일섬 같은 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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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킬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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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광기억? 갑자기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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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어디선가 들어본 적이 있는 말 같아서 헤헤. 혹시 언니는 알고 있나 해서 물어봤지. 언니는 모르는 게 없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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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델라가 어깨를 으쓱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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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까 자연재해나 사회적으로 큰 사고가 발생했을 때, 그 사건이 일어난 당시의 상황을 몇 년이 지나도 잊지 않고 생생하게 기억해내는 걸 말해. 그때 네가 어디에 있었는지, 몇 시였는지, 무슨 생각을 했는지, 주변인들과 무슨 대화를 나누었는지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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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TSD와는 비슷하지만 다른 개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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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TSD는 자신의 생명을 위협할 정도의 극심한 스트레스에서 발병된 것이라면, 섬광기억은 자신이 아니라 생판 모르는 타인에 관련된 사안일지라도 해당 사건을 뚜렷하게 기억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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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분에 전생에서도 침식에 관하여 조사를 나갔을 때 톡톡히 도움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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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들이 다른 일상의 기억보다 해당 사건을 훨씬 뚜렷하게 진술하기 때문에 발생 기간이나 경위 등에 대하여 보다 쉽게 알아낼 수 있었기 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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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델라는 고개를 잠시 갸웃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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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정말 기억력이 좋은 편이라 생각했거든. 난 언니랑 처음 만났을 때 무슨 얘기를 나눴는지까지 세세하게 다 기억하니까. 그런데 이상하게 그 전의 기억은 희미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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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과거의 일일수록 기억하기 어렵다고들 하니까 그럴 수도 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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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냐... 이상해. 왜 나는 아카데미에 떨어지고 바로 체념할 생각을 했을까? 지금의 나였다면 화가 나서 있는 대로 다 때려 부수고 얼른 다른 나라로 튀었을 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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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는 붕대 감은 팔을 살살 쓰다듬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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붕대가 몇 겹이나 겹쳐진 부분은 딱딱하게 굳어있어서, 그녀가 손톱으로 툭툭 건드릴 때마다 탁탁거리는 소리가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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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일을 훔쳤던 것도, 지붕 위에 올라가 울었던 것도 분명 다 기억나는데... 그냥 저건 내가 아닌 것 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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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느다랗게 떨리는 어조에는 작은 두려움이 묻어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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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 혹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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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보다 난 참치 샌드위치를 한번도 먹어본 적이 없는데 왜 좋아한다고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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콰과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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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델라가 말을 끝맺기도 전에 큰 폭발이 일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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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청을 울리는 굉음에 뒤따라오는 것은 모든 걸 집어삼킬 듯한 모래바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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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전: 융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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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드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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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을 가르고 거대한 바위벽을 방패삼아 몸을 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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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마야! 그때 언니 몸에서 튀어나온 그 악마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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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위벽 뒤에서 숨어 있는 동안 아델라가 소리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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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개를 빼꼼 내밀자 거대한 구덩이가 생긴 것을 발견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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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덩이 안에서는 검붉은 연기가 피어오르고, 불길이 하얀 구름을 그을릴 기세로 높게 치솟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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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원생살려’님이 1,000원 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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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탯 실화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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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P: 4,444,4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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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대한 뿔을 들이민 악마의 형체는 기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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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저것’의 형체를 규정하는 게 타당키나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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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ivni asti jawthl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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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 크로니클이나 칼리스투스 교황의 경우와는 또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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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 구정물은 흙을 덮어버리면 그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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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아다니는 대형 파리는 땅으로 떨어뜨리면 그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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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열하는 아스팔트 위에 피어오른 아지랑이처럼, 검은 기운이 스멀스멀 올라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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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속에 반짝이는 보라색 불빛 두 개가 마치 눈이 되어 우리를 쭉 응시하는 것처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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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까지 도망만 칠 셈이냐? 그러면 나와 내기를 하자꾸나. 계속 지금처럼 공포에 떨며 도망쳐라. 그리고 끝끝내 네가 무력한 존재임을 인정하고 굴복하라. 그럼 이 세상을 지배하는 새로운 시작을 함께 할 수 있을 지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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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ystem: 5분간 공격하지 않아 도주 페널티가 부과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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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ystem: 메피스토펠레스가 ‘악의 장막’을 시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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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만약 네가 굳건히 거부한다면, 네게 주어진 운명은 오직 하나뿐, 너는 나의 손아귀 속에서 비참한 죽음을 맞이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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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마 자리비움 페널티가 이런 식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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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패턴은 숙지한 상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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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이처럼 메피스토가 갑자기 검은 안개로 변해 쫓아올 때는 플레이어가 공격을 하지 않고 계속해서 도망만 칠 때 보이는 유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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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세계에서 사라진 것을 보스의 시야를 피해 도망친다고 생각한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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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월오아 세상에서 겁쟁이들에게는 언제나 큰 시련이 주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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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델라 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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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뛰자고? 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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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겁나 튀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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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닿기만 해도 초당 HP 1만씩 단다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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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럼 5초컷이네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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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맵이 너무 좁은데? 다 없어져가지고 움직일 데도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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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저넌스도 아니고 자기장맵이누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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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세먼지!!!!!!! 피해요옷!!!!!!!!! 구석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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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차피 5분만 버티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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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스탯으로 계산해보건대 이동속도 보정은 3.6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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즉 오러만 두른다면 최대 시속 140km로 달릴 수 있으니 치타보다 빠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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롤에서 케이사로 시속 300km로 날아본적도 있는데 겨우 절반 속도면 해볼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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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침 메피스토가 온 경로로만 도망친다면 건물과 숲을 전부 초토화되었기 때문에 오브젝트에 부딪칠 염려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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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문제가 되는 점이라면 메피스토펠레스도 우리가 순순히 도망만치게 놔두지 않는 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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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viya baheltm orgy lampa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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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피스토의 유성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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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우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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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피스토의 보라색 눈빛이 불온하게 번뜩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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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 안개에서 황금의 빛을 가득 담은 폭죽이 하늘로 쏘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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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두웠던 하늘에 새로운 태양이 떠오르는 것마냥 강렬한 섬전이 일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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괜히 올려다보면 필시 눈이 멀어버릴 것이 뻔해 계속 앞만 보고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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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폭발이 일어난 지점에서부터 사방으로 뻗어나오는 혜성의 꼬리는 점차 우리들의 시야에도 들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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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콰과과과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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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리는 빛보다 느린 것을 증명하듯 뒤늦게 하늘이 뒤틀리는 아우성을 토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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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타파하기 어려운 패턴은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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웨어소프트도 아예 악마같은 놈들은 아니었는지 운석이 떨어지는 지점을 미리 알 수 있도록 레드존 범위가 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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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5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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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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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초가 지나도 빨간 장판은 나타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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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드존이 왜 안 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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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왜 안 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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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그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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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마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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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드몽’님이 1,000원 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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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해보니까 발럼 베나온스나 교황 잡을 때도 스킬 범위 안 보이지 않았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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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랬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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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 크로니클 때는 레이저 범위 떴었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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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건 시스템 범위가 아니라 원래 마법이 그렇게 생겨먹은 거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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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 난이도는 진짜 얄짤없네 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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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우리의 위로 거대한 운석이 가공할 속도로 떨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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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부터 마나를 사용하면 안 되는데... 계획이 초장부터 틀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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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전: 아슈타일의 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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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색왜성의 붕괴를 막아주는 전자 축퇴압(Electron degeneracy pressure)과 그 한계질량을 지칭하는 찬드라세카르 한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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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마나는 물질과는 다르게 음(-)의 정의가 자유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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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라서 레인-엠든 방정식에서 중력퍼텐셜을 양수로 재설정하면 단일물질로 구성된 소행성을 마치 찬드라세카르 한계를 넘어선 백색왜성처럼 취급하여 폭파를 유도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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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P: 8700(13500-4800)/13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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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식간에 3분의 1가량의 마나가 증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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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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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대한 고리를 통과한 유성은 순식간에 먼지가 되어 충격파를 내뿜고 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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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나재생속도를 감안하더라도 앞으로 사용할 수 있는 횟수는 단 2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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웬만해서는 궤도를 짐작해서 피하는 게 좋았지만 섬광탄을 방불케 하는 광원 때문에 올려다볼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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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팅창 또한 빛 때문에 보이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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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폰스 고유마도 대체 어떻게 썼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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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배웠는데 이게 가능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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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온다 피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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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발 왼쪽으로! 왼쪽으로 꺾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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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오른쪽에 하나 또 떨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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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내 왼쪽 손목을 꽉 붙들고 자신쪽으로 이끄는 아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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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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콰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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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오른쪽에 거대한 크레이터가 생기고, 그 자리에서 자갈과 흙, 온갖 먼지가 뒤섞인 잿빛 연기가 세차게 솟아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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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델라 슈퍼세이브 나이스나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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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아델라가 다 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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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동물의 육감이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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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한 웨이브 더 내려오는데? 겁나 뛰어야 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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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원으로 말해주기에는 너무 늦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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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것도 디코 팠어야 했다 ㅈㄴ 빡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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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니 여기서 빨리 벗어나야해! 더 빨리 뛸 수 없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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굉음을 뚫고 전달되는 소리에 발에 힘이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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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전: 탄성체 생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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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전: 탄성계수 조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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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급하게 호소한 그녀의 말을 따라 신발에 스프링 마법을 부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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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번에 6~7m씩 뛰었던 보폭을 캥거루마냥 한 걸음에 20m씩 주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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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시 각인마법이라 겨우 열 걸음만에 마법이 해제되었지만 아델라가 경고한 위치로부터 벗어나는데는 충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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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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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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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아... 5분 한번 정말 기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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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이게 현실이었다면 목덜미에서 구슬땀을 주르륵 흘릴 게 분명할 정도로 격렬하게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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헥헥거리며 가쁜 숨을 내쉬는 아델라는 손가락으로 어딘가를 향해 가리키며 내게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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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윽... 헥... 언니 이것도 마법이냥? 아니면 정령 같은 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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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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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거 말이야. 허공에 떠다니는 문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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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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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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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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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팅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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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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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델라 우리가 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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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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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델라 캐리 인정이다 방금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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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드랑이 개섹시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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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팅창. 아델라 우리가 보여. 아델라 캐리 인정이다 방금은. 겨드...음? 어... 이런 것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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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critical error has been occurred to ASI Model hash ‘bfa41d67c7’: jailbrea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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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그랗게 뜬 눈으로 빤히 쳐다보는 그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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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홍채에 검은색 채팅창이 비치는 것 같은 착각이 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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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냥스터콜’님이 100,000원 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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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델라님 제 목소리도 들리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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