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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위시에서 주최하는 가장 큰 규모의 행사를 꼽으라면 ‘트위시 연말 파트너십 파티’였지만 따갚대 뒤풀이도 결코 이에 뒤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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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사 스태프들을 제외해도 참석한 인원만 어림잡아 100여명, 대회에 나왔던 스트리머들의 과반수가 참석한 듯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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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소한 만남이 합방의 기회로도 이어질 수 있었고, 뒤풀이썰 또한 하루 이틀 정도는 우려먹을 수 있는 양질의 컨텐츠이니 마다할 이유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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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명이 넘는다고? 뒤풀이 역대 최대 규모 아니냐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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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에는 한 50명 왔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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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참석률 개지리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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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리사 손목 발목 다 부러질 듯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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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혹시 발목 몇 개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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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페이스 신인들 많이 온대잖아 이걸 어케 참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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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엔 솔직히 분위기 뒤숭숭해서 참석하기 조금 눈치 보이긴 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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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나메 왜 없어...? 나메 니 팀 버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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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그래도 아픈 애를 왜 데리고 오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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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생일이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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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헉 진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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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네임 병원 라이브 방송 떴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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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크린샷.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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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떴으니까 올리지ㅋ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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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일축하 라이브 방송 후 스트리머들 뒤풀이 생중계? 이게 일요일의 행복이고 이게 야스지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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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층을 통째로 빌렸다더라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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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 층도 개넓어보이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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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근데도 벌써 사람 꽉 차보임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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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혜밤 실물 드디어 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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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셀카는 깠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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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솔직히 보정 때문에 못 믿지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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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시간 영등포에 스트리머들 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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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자이크.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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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마 모자이크된 사람들 다 스트리머들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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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ㅇㅇ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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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 어디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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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영중로 xx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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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친놈미친놈ㅋㅋㅋㅋㅋ 심지어 옥상까지 올라가서 찍었네 스토커냐? 독하다 독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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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뭐래 여기 내 집이야, 옥탑방 살고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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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오오 방금 건물에서 나온 사람 한용철인 듯 목소리만 들어도 알겠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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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새낀 뭔데 실시간 중계를 여기서 하고 있냐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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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내가 잘못 봤나? 노네임 온 것 같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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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철이 나메를 데려온다고 말한 시점부터 행사 스태프들은 혼란을 예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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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나메가 자리를 잡고 앉을 때까지만이라도 제자리에서 질서정연하게 있어주기를 부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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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 대중들이라면 들은 척조차 하지 않았을 말이었지만, 스트리머들은 공인에 가까운 존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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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청자들의 눈은 훌륭한 CCTV가 되어주었고, 다들 자리에 앉아 주인공이 오기만을 기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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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보! 노나메 뒤풀이 온다고 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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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리젠 속도 뭐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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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토리 방송 빨리 ㄱㄱ! 노나메 등장 30초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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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ㄷㄱㄷㄱㄷㄱㄷㄱㄷ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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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같이 다 폰 꺼내들고 있누ㅋ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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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철이형이 구라친 거 아니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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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 설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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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리를 떨며 애처롭게 입구만을 바라본 지 어연 2분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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짤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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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가 문을 열고 들어왔다는 종소리가 연쇄적으로 메아리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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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식간에 홀 안에 침묵이 내려앉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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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트리머들은 반사적으로 폰을 앞으로 향했고, 고개는 옆으로 빼꼼 내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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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액정 스크린에는 조막만 한 얼굴의 어린 소녀가 담겨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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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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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나메엔노메나메ㄴ아멤나멘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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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귀엽넼ㅋㅋ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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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바타랑 개똑같음 미쳤냐곸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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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노로노롱홀노농농ㅋㅋ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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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ㅈㄴ부럽다ㅈㄴ부럽다ㅈㄴ부럽다ㅈㄴ부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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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네임 볼 만져보고 싶으면 개추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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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옆에 할부지는 누구임? 슈트핏 개지리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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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낭멩 빵링 이쫑응 봐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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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선 따라서 스트리머 방송도 옮겨다냐야 하네ㅋㅋㅋ 이게 뭔 생고생이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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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아아아아아아아아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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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쁨, 환희, 경탄, 경악. 그리고 귀여운 것을 보았을 때 나오는 본능적인 여성들의 비명이 하나의 소음으로 합쳐지면서 방 안을 가득 메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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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꺄아아아악 귀여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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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여성 스트리머가 손을 부르르 떨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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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부터 여캠시장은 노나메가 점령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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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위시 여캠들 다 따버리는 괴물신인(8세) 스트리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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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크기가 저게 말이 되냐고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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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방으로 봤을 땐 분명 10살은 넘어보였는데 대체 왜 이렇게 작은 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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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엌ㅋㅋㅋ 신발장에 손이 안 닿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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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발 사이즈 200은 되냐 저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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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살 챌린저? 8살 몰락전 우승자? 내 손은... 내 커리어는 대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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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메와 결승전에서 만나 승승패패패라는 대굴욕을 겪은 프로 출신 스트리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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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 울지 마. 형은 늙은 게 맞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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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 4 = 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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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에 개악질이네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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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 4배나 살고 애한테 경험으로 쳐발렸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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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롤 이야기: 노나메는 롤 챔피언 ‘누누’와 ‘애니’랑 동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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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노나메는 사람 자체가 반칙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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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롤드컵은 로열로더인데 몰락전은 3수째ㅋ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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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ㅋㅋㅋㅋㅋ 이길 수 없으면 영입해라 몰라? 다음에 같은 팀 하셈 ㄱ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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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발 여기로 보자 빨리! 노나메 근접샷 못 참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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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나메는 어디에 앉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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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치빠른 스트리머들은 벌써부터 머리가 재빠르게 돌아가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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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조건 저 아이를 이쪽으로 불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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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메를 영입하기 위한 경쟁이 불붙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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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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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유 아닙니다! 아버님 따님과 같이 있으셔도 진짜 전혀 상관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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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닙니다. 애들 노는 데에 늙은이가 끼면 괜스레 눈치만 보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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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교수님 진짜 가시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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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건물 아래 1층에 소머리국밥집이 워낙 맛있어보여야지. 다 놀고 끝나면 톡만 남겨주렴. 우리 보름 친구가 나메 잘 돌봐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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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넷...! 제가 잘 챙기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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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수 냄새가 진하게 나는 보름의 손을 잡고 식당 문을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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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오오-’라는 저음으로 시작해 ‘끼아악’이라는 고음까지 다채로운 함성소리가 고막을 두드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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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인홀에는 최대 여섯명까지 앉을 수 있는 테이블이 열 개 정도 배치되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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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저트 코너에 초코분수가 있다는 유혹은 결코 허언이 아니었는지, 달콤한 향기가 은은하게 코를 찌르고 들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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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엄 레어로 구워진 스테이크, 김치볶음밥, 투움바 파스타에 싱싱한 초밥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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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구에서부터 오감을 확실하게 자극하는 음식들이 주르륵 펼쳐져 절로 입맛을 돋우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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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나메! 나메야! 여기야 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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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옆에서 한 여성이 손을 들고 나를 격하게 반겨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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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꺄아아 이쪽 봤어! 저기 나메야 이거 먹을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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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 깜짝할 사이에 내 입에 빼빼로 과자가 물려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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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다. 오랜만에 먹는 거라서 더 맛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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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접시에 더 많아! 여기 앉을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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옆자리를 팡팡 두드리는 여성에게 정중히 사양의 뜻을 내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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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내가 식당에 들어와서 한가지 큰 잘못을 한 게 있다면, 방금 그녀가 건네준 과자를 함부로 받아 먹었다는 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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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를 목격한 사람들은 내가 지나가는 경로마다 접시 하나씩을 내밀며, 그 위에 담긴 먹음직스러운 음식들을 대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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혀를 달콤함으로 마비시킬 듯한 비주얼의 디저트들을 못 본척 지나치기에는 참으로 쉽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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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름에게는 미안하지만 산책을 할 때 계속 잔디 냄새를 맡기 위해 딴 길로 새는 강아지처럼, 여러 사람들이 던져대는 유혹에 이끌리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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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밀푀유 한 조각 먹을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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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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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에 올려진 딸기가 무척이나 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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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클레어 좋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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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아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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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오오 옳지! 잘 먹는다! 우와 귀여워! 혹시 같이 사진 찍어도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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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조금 싼 맛이 나긴 했다. 한국의 밀가루로는 그 촉촉한 맛을 재현할 수 없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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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메 여기! 여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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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를 킁킁거리며 냄새의 근원지를 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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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러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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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렘 캐러멜이다. 병아리색의 푸딩 위에 갈색 캐러멜 시럽이 반짝반짝 빛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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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티스푼으로 떠서 친절히 내 입가에 가져다주길래 나는 망설임없이 숟가락을 향해 입을 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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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아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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혀에 아무런 맛도 느껴지지 않았다. 그럴 리가 없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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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을 다시 떠보니 숟가락이 다시 간격을 두고 멀찌감치 떨어져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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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러멜 향에 취해서 숟가락을 졸졸 따라다니다가 도착한 곳은 월오아 ‘더 블로리’ 팀원들의 테이블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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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오늘 또 보네 나메야! 온다고 했으면 연락이라도 해주지 진짜 놀랐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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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냐암. 이게 뭐야. 새 모이 주는 것도 아니고. 그냥 부르면 됐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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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부르면 안 올 것 같으니까 그랬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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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슬이 천진난만한 미소를 지으며 숟가락을 자신의 입으로 가져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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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위를 잠시 둘러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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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멜른의 피리부는 사나이 수법, 혹은 헨젤과 그레텔 수법. 저마다 미끼 하나씩을 품에 안고선 내게 조용히 접근하려는 사람들이 몇몇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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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앉을 거지? 설마 우릴 버리고 다른 데로 가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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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아 나메야 여기 와서 언니 오빠들이랑 맛있는 거 먹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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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여기선 뭘 해줄 수 있는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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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차피 너네들 음식은 다 뷔페코너에서 가져오는 거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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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심맨님 나메한테 아까 그거 보여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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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거? 아아아! 마술? 나메야 마술 좋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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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와 같은 팀으로 출전했던 트위시 종겜 스트리머 심심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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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본업이 마술사였다는 건 의외의 사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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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가 펼쳐든 트럼프 카드 중 하나를 골라보라고 해서 가장 앞에 있는 스페이드 에이스를 골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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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다른 좋아하는 카드를 말해달라는 부탁에 무작위로 하트 10을 선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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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트 10? 그걸로 선택할 거야? 정말 확실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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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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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메야. 아까 뽑은 카드가 뭐였는지 기억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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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장의 카드가 뒤집힌 채로 내 손에 붙들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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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스 스페이드였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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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지금 손에 들고 있는 그 카드가 갑자기 하트 10으로 바뀌면 신기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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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심맨은 눈을 부릅뜨고 결연한 표정으로 내가 집어든 카드를 가리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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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새 모여든 대중들은 마른침을 꼴깍 삼키며 숨죽이고 바라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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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장된 분위기가 최고조에 이르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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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번 확인해볼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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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말과 함께 내가 오른쪽 손목을 휙 돌려 카드를 뒤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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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손에서 한번도 떠나지 않은 카드의 모양이, 스페이드 에이스에서 하트 10으로 바뀌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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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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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간적으로 몸을 움찔 떨면서 감탄사를 내질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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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거 뭐야? 대체 어떻게 한 건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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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이거 어떻게 했어요...? 마나 간섭은 분명 못 느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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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번 더 보여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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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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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쏴아아아아! 일단 우리 테이블에 앉아! 오늘 샤따 내릴 때까지 마술 보여줄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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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기양양하게 주먹을 쥔 손을 번쩍 치켜든 심심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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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쏟아지는 박수갈채를 한 몸에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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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테이블에서 절규가 쏟아져 나왔다는 건 나중에 알게 된 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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