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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생이란 도대체 어떠한 원리로 이루어지는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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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과학적으로 파고들어가면 지적할 것이 한둘이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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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공간쯤이야 가볍게 뛰어넘는 ‘영혼’이라는 가상의 개념을 정의해버리면 모든 게 만사 해결되겠지만, 그건 마치 태양이 지구 주위를 돈다는 말처럼 너무 편의주의적인 생각이나 다름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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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다가 실제로 차원을 넘나든다고 알려진 드래곤들부터가 영혼의 존재를 강력하게 부정하고 있었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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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이러한 고찰을 하면 할수록 나는 신경과학 이론에 매몰될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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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뇌를 똑같이 복제하는 것도 불가능에 가까운 일인데, 심지어 서로 다른 시냅스끼리 충돌하지 않도록 통합하는 게 가능하기나 한 일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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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그 통합되는 시점은 언제부터인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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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반과 분리되었을 때부터? 아니면 착상 도중에? 아예 생식 세포 때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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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라서 환생은 비과학적인 개념이다. 이게 내가 내릴 수 있는 최선의 결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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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쪽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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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안당 안내 데스크에서 허리 굽은 노파 한분께서 안치실로 안내해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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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소 소란스러울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봉안당에는 사람 한 명 보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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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시안셔스, 튤립, 다알리아. 맞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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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가 내가 품에 든 꽃다발을 보며 말했다. 국화 말고도 여러 꽃을 잘 아시는 분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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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아요. 예쁘죠? 우리 엄마 줄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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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파는 천천히 고개를 끄덕이시고는, 다시 우리가 왔던 길로 되돌아가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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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설아: 2022. 2. 21 ~ 2045. 6.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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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설아의 유골을 담은 항아리 앞에 서서 심호흡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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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에서 4번째 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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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전했던 자리에 가져온 꽃다발을 올려놓고, 병원에서 찍어온 단체사진도 빼먹지 않고 옆에 세워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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삭막했던 공간에 생기가 감돌았다. 가슴이 먹먹해지면서도 조금 미소가 지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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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마워요, 정말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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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방해하지 않을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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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와 좋은 시간 보내렴. 나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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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WC schaffhausen – Reminiscen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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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력마압(log):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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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일선물로 받은 간이 연성진 작성기를 주머니에서 꺼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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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나먼 과거의 씁쓸한 회상과, 아련한 추억은 지금 당장 필요 없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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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전히 설아의 딸로서 마주하는 것만이 그녀에게 극진한 예를 표현하는 수단이라고 생각했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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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서클 시전: 대뇌피질 재구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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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서클 시전: 외측중격(lateral septum) 활성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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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호화: 뉴로텐신 수용체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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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한조건: 일화 기억(episodic memo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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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전: 에스타샤 류 제2식(式) - Schadenfreud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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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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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엄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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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는 그거 알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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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있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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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전생의 기억을 가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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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당장은 잘 기억이 안 나지만, 아무튼 엄청나게 강하고, 예쁘고, 착했던 공주님이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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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말이야, 자꾸만 주위에서 나보고 천재라고 하는 거 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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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초만에 어려운 문제를 풀면 다들 놀란 표정을 하고, 어려운 마법을 시전하면 박수도 쳐주고 막 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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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은 내가 똑똑한 게 아니라 그냥 전생의 기억이 있어서 그런 건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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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칭찬받으니까 기분이 너무 좋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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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개월 만에 들려서 혹시 삐지지는 않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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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엄마한테 무슨 얘기를 해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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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아 저번에 엄마보고 나서 말이야, 천교수님이 나보고 아카데미에 다녀보라는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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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면접도 보고 한번만에 합격해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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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간에 어떤 아저씨가 기분 나쁘게 굴길래 마법으로 혼내줘버렸어. 나 잘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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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카데미에 진짜 좋은 친구들도 많이 사귀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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옆자리 짝꿍은 시후라는 앤데 엄마 아빠가 공부를 엄청나게 시키나봐. 나처럼 전생의 기억이 있는 것도 아닐 텐데 엄청 똑똑하고 어른스러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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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보니까 시후는 유나를 좋아하는 것 같다? 그래서 맨날 걔를 놀리는데 너무 재밌어서 솔직히 못 끊을 것 같아. 이러다가 진짜 사귀어버리면 어떡하지? 그래도 계속 놀려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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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나는 누구냐면 시후보다 조금 더 키가 큰 여자앤데 신기하게 머리 색깔이 빨간색이야. 오러하트 이식수술을 받으면 그렇게 멜라닌 색소가 바뀐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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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유나도 착한 애인데 자꾸 친구들이 싫어해서 처음엔 많이 난처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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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중에 알고 보니까 어머니께서 많이많이 아프셨더라고. 유나는 꼭 장학금을 타려고 그렇게 열심히 공부했던 거였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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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께서 편찮으신 게 자꾸 우리 엄마 생각도 나서 그래서, 그냥 아카식 레코드로 치료해줬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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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러하트가 망가질까봐 그때는 조금 무섭긴 했는데 다행히 내가 옛날에 자주 써보던 화학식이라 괜찮더라고. 만약 엄마가 알았으면 나 엄청 걱정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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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마법을 썼으면 당연히 돈을 내야 하잖아? 그래서 씩씩하게 돈을 벌려고 오랜만에 다시 인방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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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생이랑 똑같은 모습으로 아바타를 만들었는데 사람들이 너무 예쁘다고 칭찬해주니까 좋으면서도 조금 질투도 났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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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나중에는 저렇게 자랄 수 있을까? 근데 우리 아카데미에서는 내가 제일 작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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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야 우리 엄마가 세상에서 제일 예쁘니까 나도 그 공주님보다 훨씬 더 예뻐질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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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을 하다가 아델라라는 NPC를 만났는데 얘가 아무리 봐도 이상한 거 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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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꾸 만날 때마다 심장이 벌렁벌렁 뛰는 것 같고, 혼자 놔두면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어떻게든 살리려고 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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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는 왜 그런 생각을 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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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모르겠다 헤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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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말이야 아델라는 게임에서 무사히 탈출해서 지금 내 프라이빗 룸에서 띵가띵가 놀고 있을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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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구하는 과정에서, 나하고 엄마가 있었던 실험실을 보게 됐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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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은 정말 인공지능을 만들어내기 위한 실험에 쓰였던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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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진실을 모두 알게 되는 날이 온다면, 엄마를 가둔 나쁜 사람들한테 내가 꼭 복수해줄게. 난 하나도 안 무서우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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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데 아무리 생각해봐도 주위에 나를 도와줄 사람이 없는 거야. 게다가 내가 열심히 준비해서 증거들을 모았는데 쳐다보지도 않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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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게임 대회에 나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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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청나게 유명해지면 다 해결되지 않을까 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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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하필 게임 대회냐고? 그냥 재밌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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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제일 잘하는 게 게임이기도 하고... 마법은 뭔가 나 스스로 이룬 게 아니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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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말이야 이건 진짜 비밀인데... 사람들이 채팅으로 계속 칭찬해주는 게 너무 좋아보였던 마음이 제일 컸던 것 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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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외에도 정말 많은 일이 있었는데 하나같이 엄마랑 함께하고 싶은 것들 뿐이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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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나랑 하루랑 같이 파자마 파티를 했던 날도, 아델라랑 카리리 언니랑 놀이공원에 갔던 날도, 그 모든 순간에 엄마가 있었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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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이렇게 분에 넘칠 정도로 행복을 누리고 있는 것 같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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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한 언니 오빠들, 그리고 친구들이 날 이렇게나 사랑해주고 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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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이기적인 생각일지는 몰라도... 나는 그냥... 엄마가 보고 싶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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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랑 같이 놀고 싶고, 잘 때도 엄마랑 같이 자고 싶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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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부모 공개수업 할 때도 엄마가 와줬으면 좋겠고, 시험 잘 봐서 칭찬 받는 것도 엄마가 해줬으면 좋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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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말대로 악착같이 노력해서 결국 살아남았어. 엄마 몫까지 최선을 다해서 살려고 하고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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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엄마가 없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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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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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장이가 너무 아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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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엄마가 희생해야 한건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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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도 죽는 게 분명 두려웠을 거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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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딸이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자기 목숨까지 버리기로 한 건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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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내가 조금만, 조금만 더 잘했으면 엄마는 지금 내 옆에 있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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똑똑한 언니도 거기까지는 잘 모르겠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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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튼 미안해 엄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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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행복한 모습만 보여주기로 다짐했는데 자꾸만 이런 소리를 하게 돼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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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오늘 찍은 사진이야. 방이 꽉 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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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까 너무 걱정하지마 엄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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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진짜 4개월동안 엄청 열심히 살았고, 이렇게 친구들도 많이 사귀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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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나 전생... 어 전생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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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아. 전생에는 그렇게 친구들이 많지 않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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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히려 성격만 떼놓고 본다면 나쁜 편이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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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내가 좋은 사람들을 만날 수 있던 것도 결국 설아 덕분이라고 생각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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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뚝뚝한 건 여전하지만, 그래도 전과 비교했을 때 성격이 많이 긍정적으로 변한 것 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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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딸로 태어난 덕분이야, 고마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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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엄마 딸로 태어난 게 세상에서 제일 자랑스럽고, 앞으로도 이 마음은 변치 않을 거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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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속 지켜봐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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꼭 생일이 아니더라도 이렇게 종종 찾아보러 올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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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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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번 하면 정 없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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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심으로 당신을 사랑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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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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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벌써 나왔니? 나메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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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도 끝에서 힘없는 발걸음으로 터덜터덜 걸어오는 사람은 이보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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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교수와 이보름이 응접실에서 기다리는 동안, 나메는 꽃송이를 들고 먼저 안치실로 가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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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이보름은 조금 시간 차를 두어서 나메를 뒤늦게 따라가보았지만, 지금 그녀의 안색은 결코 좋아보다고 볼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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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그냥 같이 있으면 방해될 것 같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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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름은 천교수의 질문에 생각나는대로 얼버무릴 수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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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늘에 찔려도 피 한 방울 안 나올 것 같았던 아이가, 정말 조용하고도 구슬프게, 정말 그 나이대의 아이처럼 흐느끼고 있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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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광경에 적잖이 충격을 받은 보름은 뒤도 돌아보지 않고 먼저 나와버리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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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메리카노 한잔을 권해준 천교수에게 고개를 꾸벅이고 감사인사를 건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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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합니다... 근데 아저씨 혹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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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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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보름이 잠시 고개를 갸웃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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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저씨도 우리나라에서 좀 유명한 분 아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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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를 홀짝이던 천교수는 그 말을 듣고 미간을 찌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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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 자신이 착각했나 싶어 서둘러 폰으로 검색한 보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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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브이튜브에서 무언가를 검색하더니 조회수 3500짜리의 영상을 틀어 그에게 보여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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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지 않나요...? 여기 영상에 나오신 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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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업 - 2013년) 제4회 전국체술대회 고등부 준결승: 함초롱 vs 천병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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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을 본 천교수의 눈이 가늘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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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닌가? 맞는데... 확실한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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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메가 나온 건 정확히 그 시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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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 걸려서 죄송해요. 이제 저녁 먹으러 갈까요? 점심도 거의 못 먹어서 배고파 죽겠는데. 보름 언니도 먹으러 갈 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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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메가 배고프다고 하네. 빨리 가자꾸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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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네엣...!”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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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름은 천교수의 손을 잡은 나메쪽을 쳐다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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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봉안당에 들어갔을 때와 나왔을 때 별반 표정의 차이가 없었지만, 눈가가 살짝 젖어있음을 알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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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고 싶은 거 있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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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저는 아무거나 다 잘 먹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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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오늘은 편식할 생각이 없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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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대충 걸어다니면서 먹을 곳을 찾아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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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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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소녀는 당차게 고개를 끄덕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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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는 봉안당 앞 공터에 계속 주차된 상태로, 먹거리 골목에 들어선 세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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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름은 아까 나메가 운 게 계속 마음에 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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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몇 번이고 괜찮냐고 묻는 보름 때문에, 나메는 슬슬 귀찮아질 지경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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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괜찮으니까 빨리 뭐 먹을지나 같이 생각해보자. 나 오래 걸으면 힘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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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들면 등에 업히겠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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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제 나이가 몇인데 교수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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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부로 여덟 살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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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그래서 여덟 살... 여덟 살이라도 그건 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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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둘러본 곳에는 결국 건질만한 식당이 없었기에, 그들은 바로 옆 골목으로 이동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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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가 어느새 뉘엿뉘엿 떨어지고, 주홍빛 노을이 건물 구석구석을 비스듬하게 밝히는 초져넉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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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과 술을 즐기던 청춘남녀들이 하나둘씩 담배를 피기 위해 길가로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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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중들의 웃음소리와 술집에서 흘러나온 노래들이 소음을 이루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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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할 것 없는 도심 한 가운데서, 자그마한 이변이 일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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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상 좋아보이는 한 남성이 팔을 높이 들어올리며 소리를 질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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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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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로 무리를 지어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던 이들의 시선이 집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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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네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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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파를 헤치고 나메의 일행에게까지 도달한 사람은, 현실보다는 브이튜브 영상 속에서 더 익숙한 인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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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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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교수가 나메의 앞을 막아서며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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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르마를 탄 인상 좋은 청년은 곧바로 허리를 90도 굽히며 인사를 건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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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넵 저 트위시 스트리머 한용철이라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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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트리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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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방송인에 대해서는 안 좋은 인식을 가진 천교수에게, 나메가 나와서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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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게임대회 같이 했던 팀원분이세요. 여기서 다 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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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맞습니다! 저 그런 이상한 사람 아닙니다! 어우 근데 여기는 어쩐 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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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저녁 먹으러 나왔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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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진짜? 우연히 여기로? 와하하 대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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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전히 한용철이 놀라하는 이유를 모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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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대한 추측이 나온 건 보름쪽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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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마... 트위시 대회 뒤풀이, 이쪽에서 하는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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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 매니저 경험과, 타 스트리머의 시청자 생활로 다져진 경험이 있었기에 이런 행사들은 머리에 꿰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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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에! 여기 바로 앞이에요! 진짜 이런 우연이 다 있네. 아 혹시 나메님 오실래요? 여기 무조건 다 공짜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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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데 술집으로 알고 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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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 아아... 술집 아니에요! 그러니까 겉은 술집이긴 한데! 술 하나도 안 마셔요 저희! 잠깐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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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하게 폰으로 연락을 돌린 용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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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방실방실 웃는 상으로 나타나서 나메를 설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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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면 먹을 만한 거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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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우 없는 게 없죠! 한식, 일식, 중식, 양식은 물론이고 고급 스테이크에 달콤한 디저트까지 있던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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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콤한 디저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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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달콤한 거 좋아하는구나! 가보면 엄청 큰 초코분수 퐁듀기계도 있고, 마카롱이랑, 브라우니, 티라미수, 와플, 젤라또... 또 뭐 있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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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천교수님 가요. 공짜라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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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느새 천교수 옆에 있던 나메가 한용철 쪽에 붙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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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심은 정말 빨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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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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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51-1 Twish & LetterBox 뒤풀이 톡방<< (132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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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용철: 아아 지금 폰 보고 계신 여러분들 모두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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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용철: 지금 당장 술이란 술은 다 치워서 버린다 실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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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딜리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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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용철: 빨리빨리빨리빨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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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서트: 아니 무슨 설명을 해줘야지. 무작정 버리라고 하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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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토리: 왜? 뭔 일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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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용철: 노네임님 떴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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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딜리트: 구라 아니라 ㄹㅇ로? 여기로 온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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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용철: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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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심맨: 언제 오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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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용철: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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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딜리트: 10분? 아니 담배 피러 나간다면서 넌 또 언제 거기까지 간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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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용철: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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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용철: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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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용철: 지금 가게 바로 앞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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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혜밤: 끼아아아아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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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네임이 온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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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소식에 백여명이 넘는 스트리머들이 제각기 폰을 꺼내고 급히 방송부터 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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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들 프로 정신이 투철한 사람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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