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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심을 다 먹고, 5교시까지 남은 시간을 때우기 위해 우리는 잠시 학교 1층 현관 계단에 앉아 멍하니 비를 구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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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축하고도 싱그러운 흙내음은 도시 한복판에서도 시골의 정취를 느낄 수 있게 해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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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양 세균 중 하나인 방선균류의 분해 활동에서 발생하는 유기화합물 지오스민과 비가 올 때 만들어지는 에어로졸이 냄새 확산의 원인이라는 점은 구태여 설명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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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니는 그냥 조용히 감상하고 있어줘 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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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델라의 조언은 유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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빗방울이 텃밭과 아스팔트 바닥을 두드리는 소리가 서로 다르다는 걸 눈치채는 것만으로도 아이들은 충분히 행복해보였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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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이 만들어내는 리드미컬한 소리를 뚫고 인위적인 배기음이 들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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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자동차들과 비교해봐도 확연히 납작해보이는 스포츠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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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원과 곡선의 미를 살리면서도 공격적인 인상을 주는 보닛과 범퍼, 고혹적인 검은색 페인트까지 아이들의 눈길을 끌지 않는 것이 없었다. 이미 빗소리 감상은 딴전이 된지 오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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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를 교정 한쪽 구석에 주차시킨 운전자는, 문을 열고 바닥에 구두를 내리찍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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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색 도색과 대비되는 새하얀 머리카락이 퍽 인상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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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에 30대밖에 없는 ‘부가티 해밀턴’의 소유자는 아까 아침에도 잠깐 만나봤던 인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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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교장선생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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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들의 당찬 인사에 나도 따라서 고개를 꾸벅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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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점심은 잘 먹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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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오늘 맛있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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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심으로 목살 필라프 나왔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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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 차이만 반백년은 되어보임에도 정중하게 존댓말로 응해주는 여성의 정체는 다름 아닌 세피론 아카데미의 교장, 구온유 선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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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도 자신은 점심을 나가서 사먹은 모양이다. 난 목살 필라프 별로였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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억수로 내리는 비에도 그녀는 굳이 우산을 꺼내지는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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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빗소리가 참 좋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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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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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신난다고 비 맞으면서 놀면 감기 걸리니까 항상 조심해야 돼요. 알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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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교장 선생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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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관에 도착했을 때 그녀의 풍성한 머리에는 단 하나의 물방울조차 맺혀있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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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신 그녀의 몸을 전체를 두르고 있는 아주 얇은 소수성(疏水性) 오러막을 발견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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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장과의 짧은 인사를 마치고 또각거리는 구두 소리가 점점 멀어진 걸 확인하고는 이하루가 먼저 입을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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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장 선생님 정말 특이한 분 같지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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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이하기로는 국내 원탑이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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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교 교장씩이나 되는 사람이 학교에 스포츠카를 끌고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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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언컨대 한국에서는 둘도 찾아보기 힘들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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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아 약간 괴짜...? 그런 거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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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혜가 조용히 의견을 내보았다. 다른 아이들도 동감한다는 뜻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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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장실에는 만화책이 있다는데? 나루토라든가... 원피스라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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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책? 서리 너 그런 건 도대체 어떻게 아는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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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소문으로 들었지. 맞아 나메야 너 1교시 때 교장실 갔었잖아! 교장선생님 방 책장에 만화책이 가득 있다는 게 사실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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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서리를 비롯한 친구들의 시선이 다시 내게 쏠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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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 있긴 있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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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와 짱 신기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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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장 선생님 어땠어? 가서 무슨 말하고 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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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소문대로 괴짜야? 막 이상한 거 시키고 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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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의 작은 청문회가 열렸고 나는 팔짱을 끼고 곰곰이 생각해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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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장 선생님이 어땠냐고? 흐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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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교시 수행평가 도중 김용성 실장이 찾아와 창문을 통해 조용히 나를 불러냈고, 교장이 나를 찾는다고 직접 전해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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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째서 재단 행정관에 있어야 할 사람을 유독 초등부 건물에서 더 자주 마주치는 것 같기도 했지만 내가 신경쓸 건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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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쨌든 내가 평가하기에 구온유 선생은 그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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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짜라기보다는 가짜. 딱 그런 느낌이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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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피론 아카데미의 조직체계는 복잡하다. 그리고 이를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재단의 성격에 대해 짚고 넘어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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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의 정치와 언론을 주도하는 싱크탱크(Think Tank), 그리고 여기서 한단계 발전된 개념이 바로 재단(FOUNDATION)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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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미를 부여하기 좋아하는 서양 사람들답게 ‘Functional Organization under’ 뒤로 쭉 이어지는 거창한 두문자어가 있었지만, 말 그대로 ‘재단’이라는 성격이 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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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단은 글로벌 기업과 대부호들의 후원으로 재정을 충당하며, 대부분 초당파적 성격을 지니고, 세계 각지에서 정책입안과 기술독점을 위해 영향력을 행사하는 집단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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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의 가장 큰 지출은 단연 연구비와 교육비로, 전자는 연구소로 후자는 아카데미로 현금이 흘러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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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카데미를 운영하는 방식은 국가마다 다르지만, 정부의 입김이 강한 한국 같은 경우 아카데미 자체의 자율성을 대체로 보장해주는 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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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신 최소한의 감사 기관으로 한국지부에 감사위원회를 설치하였으며, 김용성 기획조정실장 또한 재단본부에서 선임한 감사위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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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장은 다른 학교와 똑같이 관할 시·도 교육감이 대통령의 위임을 받아 임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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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이는 무늬만 그럴뿐이고 사실상 초중등교육법 시행령에도 영향을 받지 않았기에 아예 별개의 체계로 운영된다고 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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뻘짓만 안 하면 재단에서도 웬만해서는 눈 감고 넘어가주고, 교육청에서도 크게 터치를 안 하니, ‘아카데미 교장’이라는 직위는 이 부지 내에서만큼은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두를 수 있는 검이나 마찬가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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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교장실을 이렇게 꾸민 거라고요? 집에 있는 걸 몽땅 가져왔을만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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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장 선생님도 일하기 싫을 때가 있는 법이랍니다. 근무 중에 몰래 읽는 게 제일 재밌잖아요? 혹시 마음에 드는 만화책이 있으면 얼마든지 빌려가도 좋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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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이런 데는 별로 관심 없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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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장님이 직접 내려주신 얼그레이차를 홀짝이고 눈치를 살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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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글생글 눈웃음 짓는 저 표정이 썩 달갑지만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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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너머로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도통 읽을 수가 없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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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나메 학생은 분명 애니메이션이나 스포츠카 같은 걸 좋아할 줄 알았는데 교장 선생님이 잠깐 착각했나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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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온유 교장의 진열장에는 애니메이션 피규어와 스포츠카 장난감 등이 멋들어지게 전시되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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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그렇게 생각하셨는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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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재들은 보통 괴짜인 경우가 많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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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인을 천재라고 생각하시나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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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에이 천재긴! 난 그냥 단순히 취미로서 좋아하는 거고! 특히나 자동차는 누가 보더라도 멋지잖아요. 아무튼 만나서 정말 반가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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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다시 교장은 내게 악수를 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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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굴만 놓고 보았을 때는 잘 몰랐는데 그녀의 손에는 확실히 수많은 주름과 굳은살이 잡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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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은 순간이었지만 오러의 외적 발현도 분명히 느낄 수 있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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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아카데미 교장은 아무나 하는 게 아니구나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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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카데미는 다닐만한지, 친구들이랑은 잘 사귀고 있는지 시답잖은 질문들이 계속 이어지는데 시간은 또 더럽게도 느리게 흘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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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르르르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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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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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끄럽게 울리는 전화를 자연스럽게 꺼버리는 게 한두번 해본 솜씨가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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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 덕분에 교장 선생님이 인기가 엄청 많아진 거 알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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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딱 봐도 그래보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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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도 오늘만큼은 세상에서 제일 전화가 많이 오는 사람이 아닐까 생각해요. 오는 족족 차단해버리고 있는데 이거 원... 그냥 번호를 바꿀까도 아예 생각 중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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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장 선생님, 실례지만 이제 슬슬 본론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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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다 내 정신 좀 봐! 자 여기 재단에서 날아온 공문인데... 선생님이랑 같이 한번 볼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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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피론 재단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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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색 봉투에서 나온 평범한 종이 뭉텅이는 겉보기에는 특별할 게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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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단에서 나메 학생을 꼭 보고 싶어하나봐요. 미국으로 와달라는 초청장인데, 혹시 중간에 모르는 단어 있으면 더 알려줄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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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에 7페이지까지 있던 서류를 천천히 읽어 내려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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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청의 목적으로는 내가 한 증명들을 직접 와서 검증해주었으면 한다고 명시되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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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외에도 거주 지원 계획, 이동수단, 여권 문제까지 내가 결정했을 때를 대비한 세세한 플랜이 짜여있지만, 나는 종이를 다시 그녀에게 내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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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은 별로 생각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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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그럴 줄 알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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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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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을 끝맺기도 전에 그녀는 서류를 가져가 반으로 찢어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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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반으로 가르는 것도 모자라 아예 갈기갈기 도륙을 내 전부 쓰레기통에 처박아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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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 싶으면 지들이 한국에 직접 와야하는 게 맞는데. 그렇게 생각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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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아 네. 맞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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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튼 이상한 애들이야. 아 그리고 마지막으로 또, 오늘 등교하면서 뭐 불편했다던가 아니면 아카데미에 바라는 점이 있을까요 노나메 학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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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카데미에 기자들이 좀 많네요. 정문 밖으로도 한 100m까지는 아카데미 부지였던 걸로 알고 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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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응 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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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라는 점은 딱히 없는 것 같은데, 지금도 충분히 잘 해주시는 것 같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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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지난 일주일간 세피론 아카데미는 내 신상을 철저하게 숨겨주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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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점에 대해서는 감사함을 표했다. 오히려 이렇게 나오니까 부담스러울 지경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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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같은 학년 내에서 A반만 따로 나누는 건 왜 그렇게 하는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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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게 재단 방침이니까요 노나메 학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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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율적으로 결정할 수 있는 건 아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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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타깝게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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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뒤로는 정말 별거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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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온유 교장은 진짜 세피론 재단 본부로부터 날아온 공문을 전달해주기 위해 나를 부른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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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학 분위기를 해치는 사람들에 대해서는 충분한 조치를 취하겠다고 약속해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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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데 정말 취미로 좋아하시는 거 맞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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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게 무슨 말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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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녜요. 차 맛있었어요. 그럼 전 반으로 가볼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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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장실을 나가면서 다시 한번 진열장을 눈으로 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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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나. 몇십년 전부터 소장하고 있는 만화책이라고 하기에는 너무 멀쩡하더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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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지는 쌓였는데 사람 손때가 하나도 묻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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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권도 아니고 전 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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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는 여기 있는 책들을 단 한 권조차도 읽어보지 않았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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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소장용 아니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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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가 중간에 끼어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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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장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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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 우리 언니도 고양이 굿즈 같은 거 살 때 한번에 여러개씩 사거든. 하나는 직접 쓰는 걸로, 하나는 예비로, 그리고 하나는 전시용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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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듣고보니 그럴지도 모르겠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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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부자들은 사고방식부터가 다르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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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하루의 의견에 긍정해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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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메야 근데 우리는 생파에 언제 초대해줄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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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뭇가지로 공벌레를 쿡쿡 찌르고 있던 서리가 내게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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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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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일파티 말하는 것 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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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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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마 우리는 친구도 아니었다는 소리? 우와 진짜면 너무 실망이야 노나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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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리가 과장된 몸짓으로 벌떡 일어나 허리춤에 두 손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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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메 곧 생일이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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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헐 서유나 너 모르고 있었구나? 안 되겠다 기왕 이렇게 된 거 유나는 빼버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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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아아 안 돼! 나메랑은 내가 제일 친한 친구란 말이야아앙...! 왜 나한테는 초대 안 해준 건데! 나메야? 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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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우 진정시켜놓았더니 또 유나의 눈물샘을 자극하는 한서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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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일파티 그거 해야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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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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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일은 그냥 생일이잖아. 그냥 말로 축하받아도 충분한데 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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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일이라서 아카데미 안 오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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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그 전에 내 생일은 또 어떻게 그렇게 정확하게 알고 있는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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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반 내부에 스파이가 있는 게 분명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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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용의자는 재클린 선생으로 짐작해놔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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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겠어 그럼 놀러오고 싶으면 아무 때나 놀러와. 대신 선물은 가져오지 마. 선물 들고 오면 집으로 안 들여보내줄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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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생일인데 당연히 선물을 줘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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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가 큰 소리를 쳤지만 이번만큼은 난 의견을 굽힐 생각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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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게 싫으면 오지 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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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힝 알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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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 이하루 이거 보고 화 풀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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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리가 뒤에서 하루의 어깨를 툭툭 건드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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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 뭔데... 꺄아아아아아아아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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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벌레 흐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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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리 치워 한서리! 아아 나 무섭다고 그러지 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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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히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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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우 정신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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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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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온유 교장이 크게 착각하는 사실이 있었다면, 바로 전화에 치이는 사람이 하나 더 있었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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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아아아아아아아악 노이로제 걸리겠네! 왜! 왜왜왜! 도대체 왜?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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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성은 사방에서 걸려오는 전화 때문에 탈모가 10배는 더 빨리 진행될 지경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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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갚대와 몰락전의 총책임자이자 레터박스 창단멤버 딜리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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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사건사고 없이 조용히 지나가는 일이 없는 거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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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아직 30대였고 머리숱이 소중했다. 체념의 단계에 들어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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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되겠다. 그냥 영상 풀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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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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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인터뷰 영상 브이튜브에 다 풀어버려요. 하아아아아... 그렇게 원한다는데 줘야지 그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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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편집이 다 안 끝났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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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제발 지은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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딜리트의 안색은 파래지다 못해 창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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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부분만 잘라서 업로드할 수 있잖아요! 왜 이렇게 일머리가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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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하! 노네임씨가 나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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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 하 나는 지은씨가 이럴 때마다 눈물이 나올 것 같아, 진짜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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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간을 짚으며 사무실 의자에 풀썩 앉은 남성에게 여직원이 티슈를 뽑아 건네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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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궁, 그래도 울지는 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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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직원을 어이 털린 표정으로 바라보는 딜리트의 표정은 더욱 압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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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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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진짜 올릴게요? 올려요? 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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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말 말고 빨리 올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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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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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터박스) Total MVP Interview: NoName | 2051 Season 1 따갚대&몰락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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