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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우리 세계는 멸망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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훌쩍거리는 소녀는 동굴 입구 쪽을 애처로운 눈빛으로 바라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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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가 있었던 세상에는 푸른 날개의 천사들이 나타나 불과 유황으로 이루어진 비를 내려 문란한 사람들을 단죄하였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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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나 입에 ‘농ㅋㅋㅋ’이라는 말을 달고 살았던 자들은 소금기둥이 되어버리는 신세를 피하지 못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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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까 고씨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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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네임으로 불러달라니까요. 내 이름이 부끄러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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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은... 고 양이교미가제일좋아님이 활동하시는 커뮤니티는 한마디로 말해 소돔과 고모라였군요. 저는 핵 아포칼립스, 이 할아버지는 좀비 아포칼립스에 이어서 이번엔 창세기 아포칼립스라니. 터지는 방법이 다채롭기도 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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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어린아이에게 욕정을 품는 이가 있단 말이오! 하늘이 크게 노하셔서 천벌로 영구파딱형과 차기주딱형에 처해도 부족할 일이니... 당신은 그런 짓거리 따위는 하지 않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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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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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마 고씨 당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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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요. 저도 했어요! 솔직히 남들 다 하는데 어떻게 참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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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시럴 이... 이... 천인공노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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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몰랐으니까...! 일곱 살일 줄 몰랐으니까! 내가 알면 그랬겠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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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네 살이라도 그러면 안 됐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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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넷이면 나랑 세 살 차이밖에 안 나는데... 야 그러면 너는...! 너는 얼마나 떳떳하다고 그래! 채팅기록 다 까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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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 채팅내역 공개버튼을 누르려던 소녀를 두 남성이 막아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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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서로 그러지 맙시다. 잃을 거밖에 없는 사람들이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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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나저나 밖에서 울음소리가 끊이지 않는구려. 이 또한 좀비들의 아우성이렸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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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사람의 고개가 다같이 동굴 입구쪽을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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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에는 운석이 떨어지고, 땅에서는 용암이 솟아오르고, 공룡, 외계인 크라켄이 한 데 모여 온 세상을 쑥대밭으로 만들고 있었다. 어딜봐서 좀비들이 있다는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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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튼 멸망까지 시간이 별로 남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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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와중에도 빔프로젝터는 꿋꿋하게 제 역할을 다 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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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 속 소녀의 선언을 한참동안이나 멍하니 지켜본 세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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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비현실적인 일을 겪으면 뇌가 알아서 작동을 멈추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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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누구도 나메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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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저 그녀의 말이 끝날때까지 멀끄러미 바라만 보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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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 주셨으면... 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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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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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사람 모두 동시에 직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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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이 바로 그 종말의 순간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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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어주셔서 다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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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이 흑백으로 물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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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트에 연결할 수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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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법진갤러리에서 응답하는 데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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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RR_CONNECTION_TIMED_OU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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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여기 커뮤니티도 터졌부렸고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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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 히끅... 나메 너무 불쌍해서 어떡해... 흐힝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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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아... 에이씨 김무식은 도대체 언제쯤이나 서버를 살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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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리에서 벌떡 일어난 남성은 고개를 위로 치켜들더니 괜히 터져버린 커뮤니티에 성을 한번 내보았다. 눈시울이 붉어지는 건 그로서도 마찬가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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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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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네임이 진짜 7살이면 벌어지는 일][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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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ad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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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버 터짐?][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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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쾅쾅쾅! 문 열어!][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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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버관리 똑바로 안 하냐][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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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금 국민제안 들어가보고 왔다ㅇㅇ ‘노나메’라는 이름으로 공개된 글임][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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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노네임 7살이야?][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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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몰카면 걍 레터박스는 고소당해도 쌈][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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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금 상황 요약 이거 맞냐?][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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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버는 왜 터진 거임? 뭔일 났음?][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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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푸르기스?????][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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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무식 이 개세이이야야아아!][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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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살? 7살? 7살? 7살? 7살?][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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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네임이 진짜 7살이면 벌어지는 일][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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척준경-세종-율곡이이-정조-함초롱을 잇는 천재 마도사 계보에 100% 들고도 남음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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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 설레발이긴 한데 이 정도면 역사서에 실려야 하는 위인급으로 성장할 수 있지 않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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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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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순신 어디갔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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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순신은 명장이지만 선천적인 천재는 아니지. 5서클 고유마도를 만든 게 35살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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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척준경은 좀 빼라 기록도 없는 것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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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ㄹㅇㅋㅋ 어디서 주워들은 건 있어가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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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 우리 이순신 형님이 그럴 리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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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네 이놈!!! 감히 수계마도 GOAT 이순신 장군님을 의심하는 거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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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데 팩트로는 노나메가 위에 사람들 다 동나이대로만 보면 처바른다는 거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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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도 함초롱에 비비는 건 선 넘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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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함초롱이 5서클 마법을 배우기 시작한 게 13살이라는건 알고 씨부리는거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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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생각해보니까 노네임 월오아에서 5서클 마법 쓰지 않았었음? 4서클이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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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서클이 문제가 아니라 수학 난제를 증명했다는데 뭔 상관이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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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연령을 봐라 성인이라고 해도 믿겠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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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단 재능 하나는 확정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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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버 터짐? 왜 글 리젠이 안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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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터졌다 니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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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마지막 글이라고 댓글 미어터지는 거 보소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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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기장 열렸네 이러다 역덕후들도 등판하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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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금 상황 요약 이거 맞냐?][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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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오 서버 ㅆㅂ~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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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빡대가리라서 헷갈리는 부분이 많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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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대로 이해했는지 검증 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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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까 노네임의 본명은 노나메(No Name)였고, 나이는 14살이 아니라 7살? 2학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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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튼 그렇고 태어날 때부터 캡슐에 갇혔다는데 이건 뭐 어떻게 된 거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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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1년 전에 구출됐는데 엄마만 국가보조금 받고 자기는 그냥 국적도 없이 고아원에 버려진 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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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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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쌀먹 했다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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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칭호작? 뭔지는 잘 모르겠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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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짱깨 프로그램 돌리면 칭호 사고 팔 수 있음 ㅇㅇ 그거 말하는 거인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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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넌 그거 어떻게 알았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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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롤 10년 했는데 처음 알았네 이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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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만판을 하고 싶어서 한 게 아니라 진짜 안 하면 죽으니까 한 거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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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짜 누칼협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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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넌씨눈 씨발아 여기서 꼭 그 드립을 치고 싶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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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푸르기스 사건의 ‘진짜’ 마지막 생존자 드디어 나왔냐?][13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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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주일 전 연합뉴스 기사.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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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년동안 거짓신고만 8691건. 하루 평균 3.4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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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실제 확인 사례는 ‘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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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테러 보상금 타 먹으려던 별별 주작충들 뉴스로 어지간히 다 봤는데 이번 건은 확실히 심상치 않음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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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청와대와 일대일 현피 신청을 뜨는 ‘국민제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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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나메 국민제안 신청 스크린캡처.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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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명 확인 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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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로구, 중구, 마포구, 영등포구 납골당 사진.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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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이 없다고 했으니까 분명 정부 임의대로 발푸르기스 사태 희생자 합동 안치실에 놓았을 거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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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자이크 된 사진.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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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부 둘러보고 직원들한테 수소문해본 결과 무려 작년 이맘때쯤에 새로 비치된 항아리가 있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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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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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쯤되면 아무리 의심병 말기라도 맞는 것 같은데 다들 어떻게 생각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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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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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도 정성이 어지간히 대단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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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런 새끼들이 실베를 오는구나... 나도 분발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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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가족이 아닌데 막 들어가도 된다고? 직원이 알려달라고 또 곧이곧대로 알려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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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ㅇㅇ 알려주던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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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예전에 정치인들 하도 많이 들락거려서 걍 얘네도 포기했을 거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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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헬조선 수준 진짜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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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물 ㅈㄴ 낡긴 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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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겹다~~ 또 지긋지긋한 진상조사 뉴스 들어야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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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번엔 진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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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건 전부 뒤집어엎어도 인정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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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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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두 가지 요구를 들어주기 전까지는, 나는 그 어떤 공적인 활동도 하지 않겠다고 단단히 못 박아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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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앞만 보고 쉴 새 없이 달려온 것 같았다. 스트리머들의 표현을 빌려보자면 재충전의 시간이 필요할 듯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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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면서 이렇게나 많은 시선을 받아본 적이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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있긴 있었지... 그닥 좋은 추억은 아니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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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단상에서 내려오려고 하자, 주위로 허겁지겁 달려오는 이들이 몇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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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이 짓는 표정들을 하나하나 감상하니 눈이 즐거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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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메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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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먼저 마중 나와준 건 카리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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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잘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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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 진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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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단을 다 내려오기도 전에, 카리리가 내 겨드랑이를 붙잡고 공중에 안아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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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상치 못하게 내가 너무 가볍게 들렸는지, 한바퀴를 빙글 돌아 다시 그녀의 품에 안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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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가 엉덩방아를 찧은 건 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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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슬 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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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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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한번 우승 축하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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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대회가 나만의 것은 아니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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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대한 사건을 크게 터뜨리는데까지는 성공했지만, 한편으로는 사람들의 즐거운 축제를 망쳐버렸다는 생각에 눈치가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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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메야 나메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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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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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 너무 대단한 거 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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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고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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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고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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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연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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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끼야아아아 귀여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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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적인 장소에서는 조금 자제해줄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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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을 마구 부비대려는 얼굴을 밀어내고 그녀를 일으켜 세워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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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나메 너 진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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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 주위로 감싸드는 얇다란 팔. 분홍색 머리카락이 가장 먼저 눈에 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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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을 내뱉을 때마다 들썩이는 어깨, 살짝 충혈되어 붉어진 눈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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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서포터 ‘혜지면밤이된다’ 유시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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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아도 우승 정말 축하해. 최고의 서포터였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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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 왜...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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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을 끝맺지 않아도 무슨 말을 하고픈지 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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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분명 말했던 걸로 기억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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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는 아직 생일이 안 지나서, 일곱 살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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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사 했던 판. 기억 안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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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거 세세하게 기억 안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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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으윽! 그래 내가 속인 걸로 할게. 속여서 미안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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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나 힘들었을까... 그것도 7년이나... 난 그런줄도 모르고... 흐헤엥... 흐으윽... 흐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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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목이 더 조여오기 전에 무릎을 굽혀 머리를 쏙 빼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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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위를 둘러보니 어느새 우리는 인파 속에 갇히고 말았다는 걸 깨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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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네임 아니 나메야 진짜 너무 고생 많았고... 함께 해서 정말 영광이었습니다. 덕분에 성불할 수 있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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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철님 왜 존댓말을. 아무리 그래도 제가 딸뻘 나이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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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수로는 한용철보다 훨씬 오래 살았다 하더라도 내 정신연령은 스물 다섯을 넘어본적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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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리 그래도 그렇게까지는... 맞나? 내가 서른 하나니까... 일곱... 스물넷... 이런 씨 내가 이렇게 늙었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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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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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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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첫사랑에만 성공했으면 노네임만한 딸이 있었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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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이제 따갚대도 끝이 다가오는 것 같아서 더 가슴이 졸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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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네임으로 갈아타도 무죄죠 용철이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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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ㅠㅠ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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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우승시켜드린다고 했잖아요. 어때요 재능이 무섭긴 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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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실히... 재능이 무섭긴 해 응! 나중에 유명해지면, 아니 꼭 유명해질 것 같으니까 오늘 일 잊지 말아줘요. 저희 더, 블로리 팀 기억해줄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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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연하죠. 한번 맺은 인연은 절대 잊지 않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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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캬아아. 님들 봤어요? 애기가 말을 너무나도 잘해...! 신기하지 않아? 다들 박수 한번 줍시다! 스타디움에 계신분들도 모두 박수박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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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야말로 장관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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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가 약속이라도 한 것처럼 자리에서 일어나 우리들을 향해 박수를 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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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명의 박수소리는 들어봤어도, 이렇게 여러명의 박수소리가 공명하는 소리는 또 처음 들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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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슴을 울리는 낮은 진동에, 경기의 분위기에 한껏 취해버릴 것만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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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용철님은 용사가 어울리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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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사? 아 월오아 직업 말이에요? 그럼 다음엔 그걸로 한번 키워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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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의 이목을 단번에 휘어잡는 용사의 자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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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클라우스는 그러한 재능을 타고 났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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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 여기 있는 한용철도 무력만 강했다면 그와 비슷한 포지션에 있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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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는 그런 재능을 보고 부럽다는 생각이 들었다. 솔직히 질투가 났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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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못하거나 덜 떨어지는 게 분명 없을 텐데 왜 사람들은 나보다 용사를 더 좋아하는 걸까 생각했던 적도, 원망했던 적도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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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게 전부 쓸데없는 고민이었다는 사실을 깨닫기까지 너무 많은 대가가 필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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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천성’은 바꿀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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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천성’이 곧이곧대로 ‘운명’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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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사는 용사대로. 마왕은 마왕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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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메야 대회 끝나고 개인방송 켤 거야? 괜찮으면 우리 합방 해볼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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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저희도 끼워주세요! 월오아 팀만 하는 게 어딨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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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쪽은 패패승승승이잖아요! 우리는 승승승으로 끝냈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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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결승전만 빼면 전승이었거든? 뭐라는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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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방송, 해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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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자의 위치에서 자신이 제일 잘할 수 있는 걸 토대로 운명을 개척해나가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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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제일 잘하는 일은 단연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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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Na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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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ust Chatting – 고해성사(告解聖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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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 시간 - 0: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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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청자 수 –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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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의 죄를 묻고 심판하는 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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