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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1화 – 102호, 저주의 방 - ‘공포의 저택’ Re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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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시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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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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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번째 시도가 시작되기 전, 회의하면서 했던 생각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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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은 왜 우리를 ‘엑소시스트 팀’과 ‘마을 팀’으로 나눴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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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히 외형이 어려서일 리가 없다. 어차피 호텔이 원한다면 참가자의 신체 나이를 마음대로 바꿀 수 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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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와 박승엽. ‘마을 팀’에게도 분명 무언가 해야 하는 역할이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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뭔가 조사라도 해보려면, 일단 집을 나가긴 해야 할 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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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 아리야. 엄마가 나가면 안 된다고 말했잖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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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짝 집 밖으로 나가려는 행동만 했는데, 바로 어디선가 나타난 ‘엄마’가 외출을 막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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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아이가 4명째 실종된 상황. 아이가 있는 집은 이미 지금처럼 철통같이 아이들을 보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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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집에만 앉아서 하염없이 시간을 보내야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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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띵 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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벨 소리와 함께 집에 아이들이 들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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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종 사건이 일어나기 시작한 후, 마을에선 일종의 ‘공동 양육’ 비슷한 문화가 생겨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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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이 아이를 지키긴 해야 하는데, 그렇다고 직업 활동하지 않을 수는 없으니 생겨난 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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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우리 집에서 근처의 아이들을 맡을 차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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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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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소리와 함께 저쪽에서 승엽이를 비롯한 아이들이 찾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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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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멍하니 앉아서 천장만 보다 보니, 어느샌가 애들끼리 잘 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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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엽이도 참 잘 노네. 쟤는 정신연령은 이미 중학생 아닌가? 초등학생들과 노는 중인데 전혀 위화감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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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다리고 있다 보니 문제의 소년, ‘이시우’가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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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우 오빠! 일루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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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우 형! 나 이것 좀 고쳐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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옆에서 보면 우습긴 한데, 그 아버지가 그러하듯이 저 꼬마도 동네 애들 사이에선 아주 인기인이었다. 동네 큰형이자 동네 큰오빠 같은 위치라 해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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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 저 나이대가 되면 중학교나 고등학교 진학 때문에 마을을 벗어나기 마련인데, 건강 문제로 가정교육을 받다 보니 자연스럽게 마을 아이 중 나이가 제일 많다는 점도 중요한 요소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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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들은 아마 저 소년에게 애들을 맡기는 느낌인 듯했다. 자연스럽게 우리를 지켜보던 어른들이 하나둘 자리를 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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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리야! 이리 와서 같이 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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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치 동생들을 돌보는 오빠 같은 느낌으로 날 부른다. 계속 모른 체 하기도 그래서 근처로 갔더니, 갑자기 내 머리를 쓰다듬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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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순간엔 진짜 못 참고 주먹 나갈뻔했다! 애새끼가 진짜 처맞으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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꾹 참았는데, 정작 못 참은 사람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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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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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엽이가 갑자기 다가오더니 시우의 손을 치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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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우는 순간 당황했는지 어색하게 웃더니 다시 애들과 놀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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얘네 대체 뭐함? 승엽아? 이제 내가 다 쪽팔리려고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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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분 정도 지났을까? 시우가 아이들에게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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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얘들아~ 이제 낮잠 시간이야. 다들 코 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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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투가 유치한 건 그렇다 치고, 낮잠 시간? 그런 걸 챙길 정도로 어린 애들은 아니지 않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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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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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이상한 일’이 일어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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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우가 가볍게 손짓하기 시작하자, 아이들이 단체로 졸려 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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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우는 아이들을 하나하나 매트릭스나 소파 위로 옮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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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현상을 느낀 승엽이가 바로 내 쪽으로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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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아리 누나 이거 대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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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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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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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걱정하지 말고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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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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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엽아, 걱정 마! 끽해야 죽는 것 말고 별일 있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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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화창을 바로 키려는 순간 깨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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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가 너무 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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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명 엑소시스트 팀은 저택에 들렀다가 이세현을 자극하지 않기 위해서 바로 차 타고 마을로 바로 온다고 한 것 같은데, 아직은 저택에 있는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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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화창이 활성화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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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우는 우리 쪽으로 다가오더니, 승엽이를 붙잡고 ‘뭔가’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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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엽이는 몽롱한 표정으로 시우를 따라가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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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저 흉내 내면 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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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전에, 우선 약간의 흔적은 남기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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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거 너무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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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의 두 시간은 걸었다. 아이들끼리 놀던 마을에서, 저택의 뒷산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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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 타면 얼마 안 걸렸던 것 같은데, 애들 걸음으로는 족히 두 시간은 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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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들 체력으론 견디기 힘들 정도의 거리인데, 승엽이는 최면 비슷한 것에 걸렸고, 나도 걸린 흉내를 내는 중이라 불평 없이 걸어가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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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속 따라가는 게 맞나? 불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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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화창이 계속 작동하지 않았다. 묵성이 죽었을 것 같진 않다. 이유가 짐작은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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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마을에 있었을 때는 묵성은 저택에 있었고, 우리가 마을을 지나쳐 저택 뒷산 쪽으로 출발한 후, 묵성은 마을로 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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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로가 엇갈리며 계속 거리가 먼 상태니, 소통이 막힌 상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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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래도 ‘범인’이 지금 저 앞의 꼬마에게 빙의한 모양인데, 계속 따라가는 게 맞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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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은 따라가자. 설령 죽을 때 죽더라도 정보를 알아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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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소한 ‘실종된 아이들’이 어디로 가는지는 알 수 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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딱히 특별한 점은 없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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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어도 산의 중턱까지는 그렇게 느꼈다. 아이의 몸으로 산행 자체가 힘든 것과 별개로, 이 산이 다른 산과 특별히 다른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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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씩 들리고, 느껴진다. 산에 가득 찬 생명들. 산이 두려움과 고요의 장소인 건 인간에게 해당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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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턱쯤에 도착한 후에야 처음으로 이상한 무언가를 발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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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대한 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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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문이 원래 있었나? 미래 시점에선 없던 것 같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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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도 산 전체를 뒤지고 다닌 건 아니었다. 확신이 서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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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해야 할까? 이쯤에서 뒤로 돌아서 내려가야 하나? 내려간다고 벗어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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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개를 저었다. 이대로 뒤로 물러서면 사실상 알아낸 게 전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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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누군가는 저 안에 들어가서 뭐가 있는지 알아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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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려워 말자. 죽으면 밖에서 만날 뿐. 별일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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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오를 다지며 문 안쪽으로 들어서는 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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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이 뒤집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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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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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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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세탁기 속의 빨래, 쳇바퀴 속의 햄스터처럼 뒤집히는 세상 속에서 그대로 자빠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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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신히 일어서서 주변을 돌아보자 이해할 수 없는 세상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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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에는 그 어떤 광원도 없다. 태양은 물론 달조차도 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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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땅에 은은한 광원이 있었다. 헤아릴 수 없이 많은 꽃이 피어있고 그 꽃에서 광채가 뿜어져 나오며 세상 전체에 흐릿한 광원을 부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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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체 이곳은 어디인가. 지나쳐온 문은 당연하다는 듯이 이미 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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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라지 마. 여긴 성운의 용의 세계. 주인은 죽었지만, 세계는 아직 잔해가 남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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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운의 용? 그게 대체 뭐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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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몰라도 돼. 선사의 시대에 이미 잠든 분이시니까. 그와 함께 이 세계도 무너지기 시작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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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말을 하며 소년은 감정이 가득한 표정으로 주변을 돌아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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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깨어있는 걸 알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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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정도도 몰랐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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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날 데려온 이유가 뭐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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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은 대답하지 않고 꽃밭 사이에 앉더니, 꽃을 조심스럽게 어루만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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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답지 않아? 이 꽃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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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맞이꽃처럼 생겼네. 진짜 빛을 내는 게 특이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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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의 꽃과는 비교할 수 없지. 하나하나가 영혼이 깃들었는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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끔찍한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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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꽃밭에서 물러나며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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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꽃, 설마 사람을 죽여서 만든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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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가치한 삶을 살아가는 이들이었지. 하지만, 그들은 죽음을 통해 진정한 가치를 얻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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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슬 익숙한 느낌이다. 지구에서 미친놈을 한두 번 본 게 아니다. 의도가 뭔지 물어나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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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 사람을 대량으로 죽여서 네 신이라도 부활시킬 생각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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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성운의 용을 부활시키려 한다 생각했구나. 착각이야. 어찌 나 따위가 죽은 신을 부활시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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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저, 그분의 장자의 탄생을 완성하는 게 내 일이야. 그분은 지금도 어머니의 유해를 집어삼키며 자신을 성장시키고 있으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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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부족해. 죽은 신의 유해를 먹는 것만으로는 완전한 신이 태어나기엔 모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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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 더 많은 도움이 필요하지. 넌 내가 대단한 학살을 저질렀다고 생각하겠지만, 사실 아니야. 단순히 ‘이민’을 도왔을 뿐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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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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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이 된 사람들은 언젠가 새롭게 태어날 세계의 주민이 될 거야. 분명, 탁한 지구에서의 삶과는 비교할 수 없는 빛난 운명을 얻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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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깐의 대화로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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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미친놈은 악마를 ‘태어나지 않은 신’이라 믿으며, 인신 공양을 이세계로 이주시키는 과정이라 여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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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와 싸울 생각이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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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마 내가 설득이라도 될 줄 알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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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희는 보통 사람이 아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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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작스러운 질문. ‘보통 사람이 아니지?’ 무슨 의미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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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기해. 오늘은 정말 신기한 날이야. 너랑 승엽이를 보고 깜짝 놀랐어. 너희의 영혼은 평범한 사람과 비교할 수 없을 만큼 격이 높아. 교황청의 엑소시스트도 아닌데, 대체 뭐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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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충 무슨 상황인지 이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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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야 대적자가 빙의한다고 생각하는 중이지만, 대적자가 보기엔 반대로 ‘우리가’ 갑자기 등장 인물들에게 빙의한 상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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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혼 자체를 인지할 수 있는 존재다 보니, 격이 높은 참가자들의 혼을 보고 놀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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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황청의 엑소시스트야 원래 특별한 존재들이니, 엑소시스트 팀을 만났을 때는 그러려니 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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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나와 승엽이는 저 놈의 관점에선 바로 어제까지만 해도 평범한 인간이었다. 그러니까 이렇게 놀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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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널 잡아 죽이려고 하늘에서 내려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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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야? 교황청이 섬기는 존재가 내려보낸 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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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안. 아무 소리나 한 거야. 하늘은 아니고, 호텔이 보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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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대화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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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된 피를 끌어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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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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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순간에 10보 이상의 거리를 좁히며 달려들었다. 손끝에서 피어난 얼어붙은 기세가 상대의 상체를 향해 날아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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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이 뒤로 물러서며 이상한 소리를 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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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순간, 사방에서 검은색 사슬이 튀어나와 얼음의 기운을 막은 후, 내 쪽으로 달려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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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 전체를 나선으로 회전하며 사슬을 박차며 뛰었다. 허공에서 손가락을 가볍게 튕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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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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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의 가슴팍에서 피가 튀었다. 고통에 찬 신음과 함께 시우가 주저앉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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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공에서 떨어지는 무게를 실어서 상대를 무릎으로 찍으려던 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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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금 땅에서 솟아 나온 사슬들이 내 다리를 결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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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저 없이 내 다리를 잘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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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예상하지 못했는지, 상대의 표정이 경악으로 물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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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 강철처럼 단단하고 날카로운 손이 시우의 목을 뚫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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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겼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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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차피 상대는 신체를 초월한 존재. 어차피 이 ‘시우’도 인형에 불과할 테니, 이걸로 끝일 리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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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은 다리부터 붙이자. 최대한 ‘깔끔하게’ 뜯어냈으니 다시 붙일 수 있다. 다리를 붙이고 ‘오래된 피’의 힘으로 상처를 접합하던 도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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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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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작 깨어나서 숨어있던 승엽이가 비명을 질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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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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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카로운 사슬이 내 등을 후려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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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통을 참아내며 일어서자 건너편에 신비한 외형의 존재가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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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아이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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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부가 종이처럼 얇은지 밑의 핏줄과 내장의 움직임까지 설핏 드러날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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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동자에는 검은자위 대신 소용돌이처럼 회전하며 광채를 내뿜는 무언가가 있고, 이목구비는 크고 또렷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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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뜻 보기엔 신비한 소년 같지만, 자세히 보면 인간과 다른 이질감에 불쾌한 골짜기를 보는 듯한 역함이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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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게 ‘범인’의 정체인가? 악마의 어미라는 ‘성운의 용’이 만들어낸 세계의 주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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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른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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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엄청나게 잘 싸우시네요. 진짜 지구의 신이 내린 천사라도 되시나요? 아름다운 아리 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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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닭살 돋는 소리는 하지 마. 난 네 생각보다 나이가 꽤 많거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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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거 재밌네요. 저도 보기보다 나이가 꽤 많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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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전이라고 달라질 것 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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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정합니다. 솔직히 제 힘 만으론 못 이기겠네요. 스스로 다리를 떼었다 붙였다 하는 걸 보고 소름이 돋았습니다. 다만, 이곳은 제 고향이니 절 가호 하는 분이 계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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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말과 함께 - 아득한 힘이 세상 전체에서 들끓었다. 악마가 힘을 넘치도록 내리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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즉시 주사기로 내 ‘암시’를 담은 피를 뽑아낸 후, 주사기를 승엽이에게 건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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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뛰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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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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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복 쓰고, 그냥 뛰어. 뛰다 보면 바깥으로 나가게 될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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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간의 경험이 헛되진 않았구나. 승엽이는 내게 뭘 질문한다거나 하면서 시간을 낭비하지 않고, 즉시 주사기를 든 채로 뛰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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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찍이서 비웃음이 들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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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아이도 비범한 영혼이 느껴지긴 합니다만, 결국 평범한 소년 아닙니까? 여기서 나갈 수 있다고 생각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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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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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대답을 들으니 궁금하군요. 근거가 뭡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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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은 신의 무덤 따위가 아무렴 빈틈없이 완전할까? 어딘가 개구멍이 많겠지. 애초에 그러니까 너도 지구를 계속 오갈 수 있는 것 아니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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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틀린 말은 아닌데, 그게 어디 있을 줄 알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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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 있든지 그 애는 반드시 찾을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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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가장 운이 좋은 소년은, 반드시 이 지옥 어딘가의 탈출구를 찾아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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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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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는 오늘 나와 끝을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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