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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6화 – 파티타임 (8) - 진솔한 대화, 펜의 활용법, 작전 회의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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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티 타임 3일 차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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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엘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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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심시간 내내 103호에 대한 송이의 ‘강의’를 듣다 보니 머리가 띵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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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인지 강의가 끝난 후엔 다들 어디론가 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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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이 아리와 진솔한 대화를 해볼 적절한 시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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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런트 쪽으로 가자 아리가 다과 테이블 근처에서 서성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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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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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레나 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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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리 쪽으로 다가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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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슨 말부터 꺼내야 할까? 너 나한테 뭐 숨기는 것 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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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물쭈물하자, 아리가 먼저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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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뭔가 할 말이 있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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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툭 까놓고 이야기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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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날, 성소에서 축복을 강화했을 때, 가인 씨 말대로 ‘후원자’라고 하는 신비한 존재를 만났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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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분이셨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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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체를 알 수 없는 존재. 정원 같은 장소에 앉아계셨지. 그분은 널 알고 있는 것 같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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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미가 생겼는지 아리는 내 쪽으로 돌아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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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에 대해 뭐라고 하던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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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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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 안 좋은 이야기라도 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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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한 말씀을 하셨지. 조금 이상하게 들리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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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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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리, 네가 날 잘못된 방향으로 흔들고 있다고 말씀하셨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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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걸 확인하려고 오셨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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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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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리는 잠시 고민하듯이 서성거린 후 대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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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말이 전부였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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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것 말고도 널 싫어하는 듯하셨어. 기억 나는 대로 말해볼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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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님이 코끼리를 만지듯이 호텔의 극히 일부만 경험한 채로 운이 좋아 나갔음에도, 자신이 호텔과 축복에 대해 대단한 깨달음을 얻었다고 착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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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외에도 축복에 대해 지금 내가 쓰는 방향이 올바른 길이라고도 하셨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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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리는 그 후 한참을 고민했다. 생각을 정리할 시간이 필요해 보였다. 나도 옆 테이블에 앉아서 커피 한잔 마시며 기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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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분 가까이 지난 후에야 아리가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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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니는 축복을 강화한 후에 거짓말을 탐지할 수 있게 되셨다고 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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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널 의심한다는 이야기는 아니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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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괜한 오해를 남겨둘 필요는 없겠죠. 지금 그 능력을 써주세요. 있는 그대로 말씀드릴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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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슴에 손을 얹고 솔직히 고백하자면, 나는 아리를 의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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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롭게 얻은 ‘거짓말 탐지’ 능력은 거짓으로 가득 찬 호텔에서 대단히 유용한 능력이라 생각하지만, 한가지 문제점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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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는 순간 눈동자가 황금색으로 물들어서 내가 뭔가 힘을 쓰고 있다는 사실을 숨길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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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아리가 대놓고 거짓말 탐지 능력을 쓰라고 하자 마음이 편안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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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눈이 빛을 발하기 시작했다. 아리가 대답을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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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분의 말씀을 요약하면, 제가 축복을 그릇된 방식으로 이해하고 있고, 그걸 바탕으로 언니의 마음을 흔들려고 했다는 거죠. 그 부분을 먼저 설명해 드릴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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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1회차 때 엘레나가 아닌 다른 ‘정의’의 주인을 봤어요. 그녀는 엘레나와 달리 그 어떤 제약도 없이 능력을 자유롭게 휘둘렀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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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상이 사악한 사람이어야 한다거나, 사악한 행동을 인지해야 한다는 식의 제약은 전혀 없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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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게 가능했던 이유는 그녀의 사고방식 때문이었습니다. 아주 어린 아이 같은 성격이었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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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약하면 ‘내가 곧 정의다’. 날 기분 나쁘게 하면 누구든지 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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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복의 제약이란 사람 스스로 만들어낼 뿐이라는 사실을 그녀를 보며 알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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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같은 축복을 가진 엘레나가 마치 형법과 유사한 제약에 시달리는 것을 보며 확신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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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101호 다섯 번째 시도 직전에 언니에게 이런저런 ‘설득’을 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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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슨 설득인지는 기억하실 거예요. 우선 여기까지 제 말에 거짓이 있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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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혀 못 느꼈어. 솔직하게 말해줘서 고마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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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짓말이 없는 것과는 별개로, ‘언니’와 ‘엘레나’라는 호칭이 마구잡이로 섞여 있다는 사실을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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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사람들도 종종 하는 말인데 아리는 이상할 정도로 이런 호칭이 제멋대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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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치 ‘자기 나이’를 헷갈리기라도 하는 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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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말을 듣고 무슨 생각이 드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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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 놀랐어. 알았다 해도 내가 따라 하기 힘들었을 것 같아. 마음대로 옳고 그름을 재단해서 자의적으로 처벌하는 건 내가 가장 혐오하는 사고방식이거든. 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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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이 사실을 숨겼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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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왜 축복에 대한 사실을 내게 숨긴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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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걸 알면 언니가 그 사람처럼 변해갈까 봐 걱정스러웠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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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복을 강화하기 위해, ‘내가 곧 정의다’라고 자신을 설득하면 어쩌냐는 걱정. 신념이란 때로는 필요에 따라 바뀌기도 하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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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젠 숨기지 않고 말해줬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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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젠 축복에 대한 제 생각에 틀린 부분이 있다는 사실을 알았고, 엘레나도 그 사실을 아셨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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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복의 ‘사악한 가능성’을 안다고 해도 흔들리지 않으시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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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으로, 후원자가 말했다는 ‘올바른 가능성’에 대해 고민한 부분을 말씀드릴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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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복의 ‘올바른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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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전에는 느끼지 못했는데, 후원자분의 말을 듣고 다시 생각해봤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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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실히 엘레나의 ‘정의’에 대한 믿음이 제약만 만든 건 아니에요. 강력한 장점들도 만들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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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력한 장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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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컨대, 집행 도중에는 정신 공격에 면역을 얻는다는 부분. 과거의 ‘정의’는 그런 힘이 없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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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암시를 걸면 쉽게 통했죠. 하지만 언니는 집행 도중엔 거의 무적에 가까운 저항력을 얻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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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째서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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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은 엘레나의 믿음에 있죠. ‘정의란 특정한 개인의 뜻에 흔들려선 안 되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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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축복을 사용하는 본인도 마음대로 통제할 수 없지만, 타인도 흔들 수 없는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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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보이지 않는 적조차 타격할 수 있다’. 이 점도 과거의 ‘정의’에겐 불가능했던 부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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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째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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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은 원래 상대가 숨어도 찾아서 집행해야 하는 것이니까’ 뭐 이런 이치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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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 말고도 더 많은 장점이 있을 거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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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리의 말을 듣고 곰곰이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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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실히 정의를 쓸 때의 나는 저주나 세뇌, 최면 등으로부터 면역을 얻고, 차에 가만히 앉아서 보이지 않는 적에게도 집행을 내릴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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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리는 이런 능력은 ‘전대 정의’에겐 없었던 힘이라고 한다. 이런 장점들이 후원자가 말한 ‘올바른 가능성’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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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원자는 비판적이긴 했지만, 아리는 확실히 축복에 대한 이해도가 나보다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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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리 생각엔 또 어떤 장점이 있을 것 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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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언급한 두 가지 장점의 공통점을 생각해보세요. 모두 엘레나의 믿음이 가진 한가지 특징에서 비롯되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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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가지 특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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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레나는 ‘집행의 주체’를 엘레나 자신이라고 생각하지 않는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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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언가 형이상학적인 존재. 절대적인 정의의 표상. 이상적인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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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초월적이고 관념적인 무언가야말로 ‘올바른 정의’라고 믿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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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일 엘레나의 축복이 지금보다 훨씬 강해진다면, 그 ‘형이상학적 정의의 화신’을 실체화 할 수 있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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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도 무적의 소환수? 형이상학적이고 관념적인 존재를 무슨 수로 쓰러트릴 수 있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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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이 모든 건 제 상상이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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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적의 소환수라니…. 갑자기 장르가 달라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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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축복이 강해지더라도 그런 식은 아닐 것 같은데. 하지만, 아리의 말이 무슨 의미인지는 느낌이 오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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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민하던 중, 아리가 계속 말을 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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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까진 후원자의 주장을 제가 받아들인 부분이고, 이젠 좀 다른 관점을 말씀을 드려도 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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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관점의 이야기. 후원자의 말을 반박하려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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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해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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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복에 대한 이해. 호텔에 대한 이해. 이런 부분에 대해선 후원자의 말이 상당 부분 맞을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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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원자의 말대로 저는 호텔을 극히 일부만 경험한 채로 운으로 탈출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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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엘레나. 명심하세요. 관리국에는 오랜 격언이 있죠. 사람의 편은 언제나 사람뿐인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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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원자가 정말 당신의 ‘탈출’을 바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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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리는 그것을 끝으로 입을 다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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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쯤, 내 ‘거짓말 탐지’의 시간도 끝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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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으로 돌아오며 아리의 마지막 말을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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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원자는 정말 내 탈출을 바랄까? 아니라면, 그들은 내게 뭘 바라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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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티 타임 4일 차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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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가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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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끝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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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가? 이 피곤한 파티타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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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티 타임이 시작하자마자 날 쫓아다니면서 신체 단련이 어쩌고 하던 노망난 인간은 첫날부터 등산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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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기까진 OK. 하루 정도 등산은 나쁘지 않았고, 예상 못한 성과를 얻기도 했으니 만족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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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첫날 등산에서 예상 못한 ‘기념품’을 얻은 건 노망난 인간의 기세를 더욱 올리게 만들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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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째 날 오전 내내 근육통에 시달리고, 오후엔 사파리에서 공룡에게 맞아 죽은 것만으로도 서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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셋째 날이 되자 어르신은 내게 오전 내내 공원에서 달리기를 시켰고, 오후엔 헬스장까지 데려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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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것으로도 모자라 오늘, 4일 차 오전까지 날 괴롭히지 않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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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된 일인지, 승엽이와 송이는 어느 순간 풀려났고 노망난 어르신은 나만 쫓아다녔다. 나머지 사람들은 혹시나 자기들까지 얽힐까 봐 어르신의 눈만 봐도 도망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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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르신을 막을만한 유일한 사람인 진철 형은 사파리에 한번 간 후로는 정신이 나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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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나에게 부탁해서 진짜 고성능 카메라를 한 대 구하더니, 미친 듯이 공룡 사진, 신석기 시대의 이상한 동물 사진을 연달아 찍느라 사파리에서 나올 생각을 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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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오늘. 파티 타임 4일째 되는 날 점심 무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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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결단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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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 야! 한가인 이 미친놈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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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 안 들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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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 이 자식아! 이거 안 지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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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슨 일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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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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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도를 걷던 송이가 날 바라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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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 송이야. 잘 지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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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 할아버지의 눈에 뭔가 하신 건가요? 아까부터 눈을 비비시던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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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기념품 상점에서 얻은 펜 성능이 아주 좋더라고! 할아버지 눈을 칠해드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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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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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괜찮아. 저주의 방 갈 때는 지워 드릴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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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이는 말문이 막혀있다가 결국 그냥 지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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햐! 기념품 상점에서 얻은 내 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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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엔 대체 어디에 쓰는 물건인가 했는데, 이렇게 유용할 줄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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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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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목소리를 듣고 어디선가 ‘손’만 날아와서 내 머리카락을 붙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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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악! 악! 할아버지! 이 손 못 놔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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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야말로 내 눈에 칠한 것 지워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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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이 노망난 인간은 대체 뭘 먹고 이렇게 힘이 세지? 내가 양손으로 어르신의 ‘공중 부양 손’을 붙들고 뜯어내는데도 어찌나 힘이 센지 떨어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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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눈을 붙들고 굴러다니는 할아버지, 할아버지의 손을 붙잡고 굴러다니는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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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모든 광경을 지나가던 은솔 누나가 보더니 갑자기 투명해진 후 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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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가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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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티 타임 4일 차 저녁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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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속된 회의 시간. 105호의 식탁에 다 함께 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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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파리에서 나올 생각을 하지 않던 진철 형도 이때가 되자 돌아왔고, 오자마자 내 머리를 쳐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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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인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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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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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원형 탈모가 올 나이는 아닌데 머리가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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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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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아버님이 가인 오빠 머리카락을 쥐어뜯었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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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체 왜? 아니, 할배는 또 어디 있는 거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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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아버님은 오후 내내 눈이 안 보이셔서 벽에 계속 부딪히다가 지금 아프다고 누우셨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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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체 내가 사파리에 있는 동안 무슨 일이 생긴 거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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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숨을 쉬던 은솔 누나가 회의를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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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자! 이쯤 하고, 이제 회의나 시작하자. 이미 들은 사람도 있겠지만, 내일은 서로 ‘절대’ 터치하지 말고 각자 쉬기로 했어. 그러니까, 다음에 어느 방에 갈지 회의도 오늘 하는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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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와 할아버지, 나아가서 모두의 ‘합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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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날은 서로 건드리지 말고 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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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합의 때문에 회의도 오늘 시작했다. 은솔 누나가 말을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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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가야 할 곳은 세 장소가 남았어. 102호 ‘공포의 저택’, 104호 ‘호텔고’, 107호 ‘관문의 방’. 어디로 가야 할지는 다들 짐작하지? 적어도 이 셋 중에선 102호가 가장 낫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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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고는 가인이에게 생긴 기이한 현상이 해명되기 전엔 함부로 발을 들이지 않는 게 좋아 보이고, 관문의 방은 가장 어려울 테니까. 혹시 다른 생각 있는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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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도 없었다. 104호와 107호만 남게 되면 어디로 가야 할지 회의를 꽤 길게 할 것 같지만, 명백히 그 둘 보다 쉬워 보이는 102호가 남은 이상 ‘지금’ 고민할 필요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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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2호에 대해 대략적인 계획을 세워보자. 크게 두 가지를 고민해야 할 것 같아. 호텔랜드의 보상으로 받았던 ‘힌트’의 해석과 ‘탈출 방법’에 대한 고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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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쯤, 방에 있던 할아버지가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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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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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들 말문이 막혔다. 할아버지의 눈은 물론이고 얼굴 여기저기 선이 그어져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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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 한가인 이 새끼야! 안 지우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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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럴 수는 없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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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뽑힌 머리카락은 그대로인데! 머리에서 피가 날 정도로 뜯겼다고! 저주의 방에 들어가기 전엔 지워드릴 생각이 전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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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진짜 유용한 도구를 얻은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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