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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3화 – 파티 타임(5), 기념품의 기능 확인, 모든 시대 사파리 진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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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용자 : 한가인(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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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짜 : 25일 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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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위치 : 계층 1, 복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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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자의 조언 :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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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산까지 다녀오고 나니 너무 배가 고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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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 식사를 어느 정도 마친 후에야 새롭게 얻은 도구들을 시험해보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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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얻은 펜, 누나가 얻은 배지, 할아버지가 얻은 장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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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능이 가장 명쾌한 물건은 누나의 배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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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 누, 누나가 사라졌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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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흠. 무언가 만져지는 걸 보니 물리적으로 사라진 건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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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아버님. 지금 어딜 만지고 계신 줄 아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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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헛! 고의는 아니라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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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아버지가 황급히 물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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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지의 능력은 다름 아닌 투명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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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상 보이지도 않으면서 호텔을 깔끔히 관리하는 힘을 형상화한 느낌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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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지를 낀 누나는 순간적으로 깜빡거렸고, 우리는 몇 차례 확인 끝에 정확한 조건을 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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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지를 끼고, 숨을 참으면 그 시간 동안 누나는 투명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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딱 봐도 대단히 유용한 도구라 다들 감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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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아버지가 얻은 장갑의 능력은 다소 충격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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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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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진 않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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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기준으로는 아무 느낌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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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갑을 착용함과 동시에 할아버지의 손만 허공으로 날아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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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이 있어야 할 자리는 그냥 어슴푸레한 빛만 감돌았고, 장갑과 손이 허공을 떠다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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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공의 손을 붙들어서 장갑을 벗기자 즉시 손도 사라지며 할아버지의 손이 원래 자리로 돌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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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종의 원격 손인 모양인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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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거, 조종이 어렵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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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명에 따르면 마치 팔이 몇 배로 길어진 느낌이라는데, 잘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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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식으로도 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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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아버지는 원격 손으로 총을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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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거, 진짜 유용한데? 저런 식이면 장애물 뒤에서도 조준할 수 있겠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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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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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무리 봐도 총알이 영 엉뚱한 곳으로 날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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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이쿠! 총까지 쏘려니 조준이 어렵다. 이건 한참 더 연습해야 할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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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내 펜의 기능은 기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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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에나 써지는 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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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공에 쓴다!'라고 생각하면서 허공에 그으면 실제로 허공에 글씨가 써지고, '지운다!' 생각하면서 펜 뒤의 버튼을 누르면 지워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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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공에도 써졌고, 몸에도 써졌고 종이에도 써졌고, 심지어 물에도 써졌는데 물이 흘러내리자 글씨도 흘러내리며 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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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걸 대체 어디다 쓰는 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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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구를 얻지 못한 2인은 매우 부러운 표정으로 우리를 바라보고 있지만, 막상 얻은 입장에서도 이 펜은 어떻게 써야 할지 잘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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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에나 써진다'라는 부분이 응용의 핵심인 듯하다. 통상적인 필기구라면 글씨를 쓸 수 없는 대상에 쓸 때 본연의 기능이 나오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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쉽게 응용법이 떠오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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셋 모두가 도구를 쓰기 위한 연습이 필요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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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나는 숨을 오래 참는 연습을 해야 할 테고, 할아버지는 원격 손을 잘 조종해서 총도 쓸 수 있도록 꾸준히 연습해야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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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글씨를 빨리 쓰는 연습이라도 해야 하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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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리 봐도 내 도구가 가장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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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혼자서 허공에 글씨를 열심히 쓰고 있자, 누나가 또 한 가지 특징을 알아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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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씨가 원거리에서 써지는 느낌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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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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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 글씨는 펜 끝에서 써지잖아? 그런데, 네 펜은 어차피 펜에서 잉크가 나오는 것도 아니라서 그런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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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진짜 글씨도 아닌 것 같고. 펜 끝에서 꽤 떨어진 장소에서 글씨가 써지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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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접 확인했다. 실제로 펜 끝과 글씨가 실제 써지는 장소에 약간의 공간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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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지어, 내가 그걸 의식하자 더 멀리 글씨를 쓸 수 있었다. 거리 제한은 펜을 기준으로 1M 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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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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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에나, 원거리에서 글씨를 쓸 수 있다. 공격적인 사용법이 하나 떠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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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보다 쓸만한 도구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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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도구에는 한 가지 공통점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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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이 아닌 타인은 특수한 기능을 쓸 수 없었다. 다른 사람이 잡으면 내 펜은 평범한 펜이고, 할아버지의 장갑도 그냥 장갑이고, 누나의 배지도 그냥 배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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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직 주인이 쓸 때만 어디에나 써지는 펜이고, 원격 손이고, 투명 배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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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날부터 아침엔 성소, 저녁엔 등산, 밤에는 도구 기능 확인까지 마치고 나자 졸음이 몰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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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티타임 첫날이 지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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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째 날 오전은 다들 근육통에 시달리며 결국 아무것도 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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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들 지나갈 때마다 한 번씩 할아버지를 탓하다 보니, 어느샌가 할아버지는 방에서 나오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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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심 먹을 때쯤, 어제 축복을 강화한 사람들이 하나둘 깨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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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이자마자 축복에 어떤 변화가 있었는지, 또 그들이 잠든 사이에 우리는 무슨 도구를 얻었는지 이야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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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까, 엘레나는 거짓말을 탐지할 수 있고, 진철 형은 재생력이 생겼고, 아리는 암시의 힘이 다소 강해졌다는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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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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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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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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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레나는 상시 탐지할 수 있는 거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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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건 아니에요. 사실, 일상적으로도 항상 탐지할 수 있으면 되게 피곤한 능력 아닐까요? 하루 10분 정도 가능한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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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차피 오늘 저주의 방을 갈 것도 아니니, 한번 시험해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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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말이 끝나자 엘레나의 눈동자가 '황금색'으로 물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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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들 신기한 눈으로 엘레나를 쳐다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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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나부터 시작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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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키는 2M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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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레나가 피식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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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철 형이 말을 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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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체중은 200kg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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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는 엘레나가 살짝 갸우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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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느낌이세요? 거짓말 나오는 순간 번개가 딱 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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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두 분하고 대화하다가 느꼈는데, 이거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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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레나는 손으로 가볍게 탁자를 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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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테이블 구석이 으깨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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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래도, 거짓말을 듣는 순간 그걸 알고 끝나는 게 아니라, 일종의 '응징하는 힘'이 생기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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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식으로 '집행'을 시작할 때처럼 활화산처럼 힘이 솟아난다! 이런 느낌까진 아니고, 그냥 딱 한두 번 주먹 세게 휘두를 정도의 힘이 생기는 감각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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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철 씨 한번 맞아보실래요? '재생력'도 시험할 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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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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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이블이 부서지는 걸 보고 나니 도저히 맞을 생각이 들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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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보다 무서운 힘이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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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식으로 10분 정도 장난을 치다 보니 엘레나의 눈에서 빛이 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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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 재생력도 한번 시험해 봐야 하는 것 아닙니까? 손가락을 잘라본다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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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넌 진짜 못 하는 말이 없는 것 같다. 재생력이 꼭 시험을 해봐야 하는 능력이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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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과 아리의 능력은 딱히 시험해보긴 어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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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생력을 시험해보자고 손가락을 자르는 건 본인이 거부했고, 더 강력해진 암시를 시험해보려고 암시를 당하고 싶지도 않았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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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당히 서로 새롭게 얻은 힘과 도구들을 시연한 후, 다음 일정이 정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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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에서 안내한 최우선 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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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산 연습을 위한 '모든 시대 사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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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티 타임 2일 차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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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첫 번째 일정은 지하의 ‘모든 시대 사파리’에 가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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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체 뭘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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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만 들어서는 느낌이 잘 오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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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파리가 어째서 유산의 사용법을 익히기에 적합한 장소라고 하는지도 이해하기 어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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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로 대화도 해봤지만, 결국은 직접 가봐야 알 문제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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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만에 묵성 어르신이 앞장서며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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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파리나 가자! 여기서 떠든다고 답이 나오겠냐? 가보면 알겠지. ‘훈련’에 적합한 장소라는 걸 보니 위험하진 않을 거라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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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그럴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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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호텔은 희망의 호텔랜드라고 하면서 시작부터 몬스터 트럭으로 밟아 죽이는 곳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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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로 내려갈 때마다 하는 생각인데, 이 지하엔 대체 몇 개의 방이 있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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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이 보이지 않는 복도. 끝이 보이지 않는 방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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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지어 주의 깊게 구조도를 살핀 할아버지가 알린 바에 따르면 지하의 구조는 매번 바뀐다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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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마찬가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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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파리를 찾아서 지하로 내려가자, 마치 기다렸다는 듯이 계단 바로 근처에 아주 크게 '사파리'라고 써진 방이 기다리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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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명히 어제 등산에 갈 때만 해도 이 위치엔 다른 방이 있던 것 같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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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을 그만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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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파리'로 들어가자, 마치 놀이동산 같은 드넓은 공간이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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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구에는 마치 키오스크 같은 거대한 기계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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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어떻게 쓰는 거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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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를 뽑는 모양인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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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스플레이에 나온 설명을 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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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사파리는 파티타임에만 개방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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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사파리 내부엔 '모든 시대'에서 온 동물들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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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진입할 때마다 시대는 무작위로 결정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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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여러분은 언제든지 나갈 수 있습니다. 내부에서 죽을 경우, 바깥에서 부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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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부에서 죽을 경우? 살벌하기 짝이 없는 말이지만, 호텔 기준으론 평범한 말인 것 같다. 그보다는 '바깥에서 부활한다.'라는 말에 안심하는 나 자신을 발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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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인제 와서 따지기도 웃기긴 한데, 이 호텔은 어딜 가도 죽일 생각만 가득하구나. 사파리도 당연하다는 듯이 죽으면 어떻게 되는지 적혀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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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 부활은 시켜준다니 다행 아닙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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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멧돼지! 너는 별 조각 한번 꺼내 보기라도 했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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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얻은 후로 막연하게 '소환하는 방법'은 알았는데, 소환 해 본 적은 없습니다. 꺼내면 주변이 다 난리가 날 텐데 어떻게 꺼냅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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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여기서 한번 해 봐야겠네. 송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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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이는 자연스럽게 팔찌를 빛내며 형에게 다가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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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찌 써드릴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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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가 디스플레이를 터치해서 대충 입장권 비슷한 걸 받아든 후, 입구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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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장감이 감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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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주의 방과 달리, 죽어도 그냥 바깥으로 나갈 뿐인 것 같은데 왜 이렇게 긴장되는 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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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시대 사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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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체 이 기묘한 제목의 정체는 뭘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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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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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가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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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를 고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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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억 5천 500만 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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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2. 3. 시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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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찔한 기분으로 땅에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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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 몇억 년? 1억 5천 500만 년? 대체 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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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에 떨어지자마자 놀라서 주변을 돌아보자, 시간이 밤인지 주변은 어두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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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벽인가? 옆의 거대한 벽을 매만지며 어떻게든 이동했다. 손전등 같은 것이라도 사서 왔어야 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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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순간, 주변이 밝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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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은 밤이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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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지 내가 너무나 거대한 무언가의 밑에 있었을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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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매만졌던 '거대한 발'이 하늘로 올라가는 순간, 나는 미친 듯이 달리고 또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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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진짜 공룡시대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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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대한 – 너무나도 거대한 콘크리트 기둥 같은 것이 나에게 날아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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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태창에서 경고는 안 해 주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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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해보니 사파리는 죽어도 상관없는 장소였지? 그래서 아무것도 안 뜨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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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경고해 줬어도 아무 의미는 없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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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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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 전체가 하늘로 날아오르며 의식이 흐릿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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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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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저거 브라키오사우르스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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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파리에서의 첫 번째 죽음은 브라키오사우르스의 분노의 꼬리치기 한방으로 결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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