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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4화 – 101호, 저주의 방 – '상식개변 미디어'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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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용자 : 한가인(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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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짜 : 23일 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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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위치 : 계층 1, 105호(휴식의 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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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자의 조언 :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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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속 101호에 도전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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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들 조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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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무슨 이야기를 꺼내기 애매하다. 호텔에서 토론할 때 여러 번 겪는 현상. 뭔가 토론하려면 최소한의 정보가 필요한데, 어떻게 바뀌는지부터를 모르는 상황이니 의견제시도 어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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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래도 다들 고민만 많은 모양이네. 나도 이해해. 이런 주제로 오래 끌어봐야 의미 없다는 생각이 들어. 투표로 정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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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나는 그냥 노트를 찢어서 조그마한 종이 여러 장을 만들어서 나눠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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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를 들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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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뭔가 이상해진 101호를 또 들어가는 게 두려운 것은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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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스펙이 부족한 채로 다른 방을 간다고 쉬울까? 그 방도 또 여러 번 탈출만 하다가 5회차로 만들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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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히려, 유산을 하나 더 얻어서 도전했다면 쉽게 깼을 방까지 부족한 스펙으로 어설프게 시도한 끝에 싹 5회차로 만드는 자충수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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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리적인 생각과 별개로, 다 같이 그렇게 고생하면서 이것저것 알아낸 상태인데 인제 와서 다른 방으로 도망가고 싶지도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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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끝을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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뭘 어떻게 바꿀지는 몰라도, 우리는 이미 방의 해결과 관련된 거의 모든 정보를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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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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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표는 금방 끝났다. 6:2. 101호가 6명. 결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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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 이 문제는 이걸로 끝. 이제 마지막으로 알아낸 101호 관련 정보를 정리하고, 마지막 시도에서 어떻게 진행할지 계획 짜자. 가인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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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번째 시도에서 알아낸 사실을 마지막으로 정리하겠습니다. 방송국 옥상 문을 열면 병원 입구로 연결됩니다. 병원 내부를 살펴본 바에 따르면, 방송국에서 발견한 '주의사항'을 어길 때 나타나는 공간들은 병원의 일부인 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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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하자면, 방송국은 병원과 연결된 상태인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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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국 옥상을 통해 병원 입구로 들어가면, 간호사들은 적대적으로 행동하지 않고 우리를 '손님'처럼 대우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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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장소를 통해 진입했을 때와 반응이 다른 이유. '병원 입장'에서 보면, 정문이 아닌 장소에서 나타난 경우는 '배회하는 환자' 취급이 아니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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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층 복도 끝 병실로 가면 아마도 원래는 '김상민'이었을 것으로 추정되는 살덩어리가 나타납니다. 그걸 박살 내면 해결일 것이라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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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로 4층의 병실은 엄청나게 강력한 정신 공격이 들어옵니다. 제 필터로도 못 버팁니다. 현재 우리가 찾은 수단으로는 팔찌와 빨간 약으로만 버틸 수 있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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쭉 듣던 할아버지가 말을 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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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층에선 팔찌와 빨간약 말고는 그놈에게 접근할 수 없다는 점이 난관이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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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리가 대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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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접근할 수 있는 사람이 한 명 더 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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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누구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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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레나 언니. 호텔고에서 있었던 일 잊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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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정의'를 발동시킨 후에는 언니는 천사의 세뇌에 전혀 영향받지 않았어. '집행은 멈춰서는 안된다.' 그 메커니즘이 일종의 정신 공격에 대한 면역으로 기능 중이라고 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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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레나 언니? 어떻게 생각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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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엇! 그렇네요. 확실히 호텔고에선 그랬던 것 같아요. 그렇지만 정의를 발동시킬 수 있을까요? 101호의 사람들 대부분은 저주에 당한 피해자일 뿐이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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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 4층에 있다는 존재는 사람이 아니라 '살덩이'가 되었다고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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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레나 언니. 그렇게 단순하게 말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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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들어봐. 보통 타의에 의해 조종당하면서 범죄의 도구처럼 이용당하는 사람을 형법에서 '간접정범의 피이용자'라고 하거든? 이 사람들은 물론 법적인 처벌을 받지는 않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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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경찰이 범죄를 진압하는 과정에선 이런 사람들도 일단 패서라도 제압은 해야지. 그래야 범죄를 멈출 수 있을 테니까. 법정에서의 처벌은 별개의 문제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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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했어? 저주에 당한 피해자 같은 존재라 해도, 처벌과 별개로 제압은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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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난데없이 법학 강의. 갑자기 이게 뭐지? 난데없이 연설이 나와서 다들 당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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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아리는 흔들림 없이 엘레나를 바라보았고, 엘레나는 어색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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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들어봐. 언니는 '김상민'은 살덩이가 되었으니 사람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했지? 그것도 너무 1차원적인 생각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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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고에서의 천사는? 날개를 달고 날아다니며 온갖 초능력을 다 썼는데도 '사람'이라고 생각하지 않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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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사와 살덩이의 차이가 뭘까? 전자가 좀 더 '사람처럼' 생겼으니 사람인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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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차피 둘 다 원래는 사람이었고, 이후에 초자연적인 일을 겪으며 한쪽은 천사가 되었고 다른 한쪽은 살덩이가 되었을 뿐. 전자만 사람대우하는 건 차별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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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체 뭔 소리야? 차별이 거기서 왜 나오지? 이런 긴 대화의 목적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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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여전히 아리는 엘레나를 뚫어지게 쳐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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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엘레나는 뭔지 모를 아리의 압박에 고개를 끄덕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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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 예. 아리 말이 맞는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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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명심해. 저주에 당한 피해자들이라 해도 제압은 할 수 있다. 생긴 게 살덩이라 해도 원래는 사람이다. 인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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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왜 이러시는지 모르겠지만…. 인정할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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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적을 알 수 없는 아리와 엘레나의 철학적인(?) 토론이 끝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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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리는 어떤 '개념'을 엘레나에게 주입하려고 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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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렴풋이 – 뭔가 알듯 말듯 한 느낌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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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리는 엘레나에게 이런 말을 전하고 싶던 게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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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국 직원이나 간호사들도 제압은 할 수 있는 것 아니냐? 살덩이가 된 '김상민'도 원래는 인간이었으니 처벌할 수 있는 존재 아니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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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미는 알겠는데, 엘레나가 이런 말에 설득된다 해서 의미가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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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레나 생각대로 축복이 변화하는 게 아니고서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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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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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솔 누나가 책상을 치며 주의를 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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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갑자기 대화가 옆으로 샜어. 원래 계획으로 돌아오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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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상까지는 어떻게 간다 치고, 결국은 거기서 살덩이를 부숴야 하잖아? 가장 큰 문제는 가인이의 필터로도 버틸 수 없다는 정신 공격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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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내 생각엔 상황이 단순해진 것 같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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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철이가 진입하자마자 빨간 약 먹고, 방송국으로 오면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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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멧돼지 놈이 혹시 또 실수할까 하는 말인데, 빨간약을 먹고 정신 오염의 면역을 얻는다는 게 무슨 의미인지 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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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주에 걸리지 않을 테니 순간이동은 불가능하다는 말이다. 한마디로 넌 가인이나 송이처럼 가족 데리고 직접 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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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의 처음으로 형이 고개를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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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 먹고, 어머니를 데리고 가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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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지. 가족을 그냥 힘으로 끌고 오면 그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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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정리하려던 차, 아리가 대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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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깐! 지금, 진철 오빠가 약 시작하자마자 먹을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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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 다른 생각 있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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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저는 빨간약은 가능하면 무조건 아껴두고, 가능하면 송이 팔찌로 해결하는 게 좋아 보여요. 송이가 오빠에게 정신 보호를 걸어주고, 그걸로는 안된다 싶을 때 빨간약을 먹는 게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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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리가 송이 팔찌를 언급하며 송이를 바라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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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실히, 제가 직접 살덩이까지 보고 온 바에 따르면, 팔찌의 힘이라면 어렵지 않게 견딜 수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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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모품은 결국 필요할 때 쓰자고 있는 건데, 억지로 아낄 필요 있을까? 게다가, 지금은 다섯 번째 시도야. 뭘 아끼기엔 위험이 크지. 아끼고 순간이동으로 오려다가 '또' 진철이가 어머님을 데려오는 사고가 나면 어쩌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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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빠도 똑같은 실수를 또 하진 않을 거예요. 그리고, 엘레나도 있잖아요? 단 1회밖에 쓸 수 없는 귀한 소모품인데, 무조건 시작하자마자 먹을 필요까지는 없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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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작 엘레나는 표정을 보면 자신이 없는 듯한데, 아리는 자연스럽게 엘레나를 '전투원'에 넣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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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이도 호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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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엔 제가 최대한 빨리 가볼게요. 그래도 '순간이동'만큼 빠를 수는 없으니까, 진철 오빠는 아예 10분쯤 늦게 출발하시는 게 어때요? 그러면 혹시 사고가 나도 제가 팔찌로 대처할 수 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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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이가 진철 형보다 먼저 도착한다면, 설령 형이 실수해도 어떻게든 수습할 수 있다. 환각을 통해 두 모자를 떨어트리면 되는 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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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화를 듣다가 느꼈는데, 아리는 물론이고 송이도 '빨간약'은 가능하면 아끼는 게 좋다고 생각하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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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 다 이해 가는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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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위험한 상황이니 시작하자마자 바로 먹자는 의견도 일리 있고, 단 1회밖에 쓸 수 없는 귀한 소모품이니 꼭 필요한 순간까지 일단 아끼자는 말도 일리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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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차피 먹을 놈이 멧돼지 놈이니 저놈이 판단하라고 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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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은 아끼고, 송이 말대로 좀 늦게 가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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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정도면 할 말 다 했다. 혹시 더 할 말 있는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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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치기도 했고, 계획도 명확해졌다. 다들 별말 없이 식사를 마치고 쉬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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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 우리는 두 번째 유산을 얻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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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용자 : 한가인(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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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짜 : 24일 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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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위치 : 계층 1, 복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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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자의 조언 :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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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같이 서로를 바라보며 마지막으로 계획을 정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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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방송국에 다 같이 집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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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직원을 제거하며 옥상으로 가서 병원에 진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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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손님 행세하며 김상민 방에 도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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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빨간약 또는 팔찌의 힘을 빌려서 살덩이 제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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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중요한 역할은 결국 진철 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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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덩이를 공격하기 시작하면 '간호사'들이 접근한다는 걸 확인한 상황. 결국 간호사와의 싸움까지 생각하면, 총 하나로는 턱없이 부족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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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의 시선이 진철 형에게 향하자, 형도 고개를 끄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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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 실수하진 않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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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햐…. 들어갈 때 되니까 살 떨린다. 대체 어떤 식으로 바뀔까? 가인이 너는 뭐 떠오르는 것 없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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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가지 시나리오를 생각해보긴 했는데, 생각하면 할수록 들어가기가 싫어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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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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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섯 번째 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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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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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다. 아파. 대체 언제부터였을까? 모든 곳이 아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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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이 아픈 걸까? 다리가 아픈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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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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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나한테 팔도 다리도 없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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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르겠다. 온몸이 그저 고통만을 느끼는 덩어리가 되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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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망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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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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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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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르겠다. 원래는, 너무 미운 사람들이 있던 것 같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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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젠 그 누구의 얼굴도 기억이 나지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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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이 밉다. 나 혼자 고통 속에 남겨지게 만든 세상이 미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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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틀려라! 비틀려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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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비명을 세상 전체로 토해냈다. 온 세상이 나처럼 비틀어지고 또 비틀어질 때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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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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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이 아무리 비틀어진다 해도, 내 고통이 끝나지는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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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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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 원장 선생님. 어디 계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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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가장 큰 절망에 사로잡혔던 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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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가 나를 몰아세워서 모든 희망을 잃었던 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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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 선생님은 날 찾아와서 '별'을 건네주셨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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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발 돌아와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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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발 저를 버리지 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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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가자의 다섯 번째 시도가 시작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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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할 수 없는 문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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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이라는 게 사라진 지 오래인데, 나는 대체 어떻게 이런 문구를 보고 있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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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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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어디 있는지도 모를 머릿속에 이해할 수 없는 정보가 쏟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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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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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아! 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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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나에게 고통을 주려는 놈들이 들어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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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 한 명도 살아남지 못 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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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 죽여라. 별 전체가 시체로 가득 찰 때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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