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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화 – 캠프장에서의 하루, 이상한 상인을 만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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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용자 : 한가인(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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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짜 : 20일 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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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위치 : 계층 지하층, 캠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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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자의 조언 :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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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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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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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들 어딘가 넋이 나간 표정으로 둘러앉았다. 시설이 박살이 난 덕에 다들 불편하게 자느라 피로도 덜 풀린 상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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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것으로도 모자라 일어나자마자 호텔의 지시대로 지하의 캠프장으로 헐레벌떡 이동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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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결과 다들 피로에 찌든 표정으로 야영 시설 주변에 둘러앉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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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 오늘 하루는 여기서 꼬박 버텨야 하나? 어떻게 나갈 방법은 없는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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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어오자마자 문이 사라진 걸 보면 그냥 하루는 여기서 버티라는 말 같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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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쪽에 고기 같은 것도 있고, 텐트나 침낭도 있네요. 그냥 우리 잠이나 더 자는 게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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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엽 군이 졸린 건 이해하네만, 이 장소가 과연 안전하긴 한 것인지부터 생각해야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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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르신, 뭐 위험한 요소가 느껴지십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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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초능력자도 아닌데 뭘 느끼겠나. 다만 그간의 경험을 미뤄볼 때, 호텔에선 저주의 방에 들어갈 때를 제외하면 매일 뭔가 이상한 일을 만들어내지 않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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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밀히 말해서, 오늘은 저주의 방에 안 들어가는 게 아니고 ‘못’들어가는 것 아닌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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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 송이 말도 맞지만, 어르신 말도 일리가 있네. 어차피 이 호텔은 자기들 마음대로 하잖아. 책임을 따지기 시작하면 저주의 방에 ‘못’들어가는 건 호텔이 박살이 났기 때문이고, 박살을 낸 사람은 가인이잖아? 호텔 입장에선 딱히 봐줄 것 없고 오늘도 괴롭힐 수 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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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죄송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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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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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들 조용하다. 오늘 아침부터 느낀 건데, 미묘하게 내가 말을 걸거나 다가가면 다들 움찔움찔하면서 피하는 느낌이 든다. 어제 일이 너무 충격적이었던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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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은 이르긴 한데, 날씨도 좀 추우니 불이나 피웁시다. 여기 뭐 난로는 없고, 장작은 저쪽에 잔뜩 가져다 놨구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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딱히 다른 할 일이 있는 것도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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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스럽게 다들 일어나서 장작을 가운데로 모으고, 라이터를 활용해서 불씨를 키워간 끝에 불을 붙이는 데 성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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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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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이 어두워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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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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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개 병신같은 상황이 뭔지 설명할 수 있는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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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네가 아직 호텔에 적응을 못했구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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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뭔 소립니까? 어르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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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 들어와서 불을 붙였더니 갑자기 밤이 됐다. 이게 대체 무슨 터무니 없는 일인가? 이건 호텔식 사고방식이 아니야. 아하~ 심상찮은 일이 생길 예정이니 호텔이 친절하게 미리 알려주기 위해 밤으로 만들었구나! 이게 올바른 호텔식 사고방식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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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스럭. 쿵. 부스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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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언가 다가오는 소리. 자연스럽게 모두가 쥐 죽은 듯이 조용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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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타난 것은 500kg도 넘어 보이는 곰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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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가 평범한 캠핑장이고, 우리가 평범한 관광객이면 아마 곰이 나타난 시점에서 다들 비명을 지르고 난리가 나지 않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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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이곳에 ‘겨우 곰’ 정도에 새삼 무슨 비명을 지를 사람은 한 명도 없었다. 오히려, ‘겨우 곰 한 마리’가 전부야? 싶은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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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 하나 정도는 진철 형이 알아서 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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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나, 헛웃음을 짓던 진철 형이 가볍게 일어섰다. 사람과 곰. 체급은 비교하기가 우스울 정도의 차이가 났지만…. 딱히 질 것 같지 않다. 악마도 아니고 곰 정도야 캡틴 코리아라면 충분히 때려죽일 만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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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보다 먼저 나선 사람이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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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이가 아무렇지도 않게 일어서더니 곰 쪽으로 다가갔고, 마치 거대한 강아지를 데려오는 분위기로 모닥불로 데려오더니 쌓아둔 고기 일부를 먹이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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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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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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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니가 동물을 많이 키웠다는 말은 들었는데, 혹시 곰도 키워본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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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럴 리가. 세상에 곰을 집에서 기르는 사람은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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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엔 없진 않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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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 그러면 ‘한국에는 없다’로 정정 할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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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눈앞에 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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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복이 강화되어서 한번 시험해 본 거야. 통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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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복. 그러고 보니, 성소에서 나와 송이, 승엽이 셋의 축복이 강화됐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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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얻은 강화는 동료의 위치 확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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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고 보니, 송이랑 승엽이는 축복이 어떻게 강화된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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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 호의를 품은 혼돈체에게 의사를 전달할 수 있다? 감정을 전달할 수 있다? 그런 느낌이에요. 예전 선생님처럼 고도의 지성체가 아니라, 이 곰처럼 짐승 수준이라 해도 ‘이리 와서 나랑 같이 밥이나 먹자’ 정도는 전달할 수 있게 된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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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돈체는 악마나 그 비슷한 괴물 말하는 거 아니에요? 이건 곰이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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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엽아. 바보 같은 소리 하지 마. 이런 장소에 평범한 곰이 있을 리가 있니? 보나 마나 얘도 싸울 때 되면 어디 뿔이나 날개라도 솟아나든지 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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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리에게 바보 같다는 말을 듣자 승엽이는 쪼그라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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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걸 보더니, 아리는 갑자기 뭔가 생각난 표정으로 다가가서 승엽이 머리를 쓰다듬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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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자 승엽이는 다시 활짝 펴지면서 활기가 생겨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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얘네는 진짜 여기서 뭘 하는 걸까? 시트콤이라도 찍는 중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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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이 나온 김에 묻는 건데, 승엽이 축복은 어떻게 바뀐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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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 이후로 투명한 창이 떠 있어요. 지금은 82%네요. 그리고, 시험은 안 해봤는데 창을 누를 수 있어요. 누르면 발동하시겠습니까 라고 나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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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쿨타임이 시각적으로 보이고, 원하는 순간 사용할 수 있게 된 건가? 엄청나게 유용해졌네. 아~ 다들 축복이 뭔가 팍팍 강해지는 느낌인데, 내 ‘HP 마켓’은 뭐 없어? 난 항상 불만인 게 이 마켓은 나 자신을 강하게 해주는 그런 게 없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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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치면 제 상태창도 뭔가 큰 도움이 안 되던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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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상 강하게 해줘도 별 의미 없다. 난 최근에 누구에게 조종당해서 죽은 기억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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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들 분위기가 다시 침울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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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짤랑. ----찌르르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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뭔가, 금속이 마찰하는 듯한 기묘한 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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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금 다들 쥐 죽은 듯이 조용해져서 눈치를 보기 시작했고, 덩치 큰 강아지처럼 고기를 퍼먹던 곰은 갑자기 겁먹은 강아지로 변하더니, 곧바로 뒤도 안 보고 달아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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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처구니없게도 달아나는 순간 곰의 다리는 8개로 갈라졌다. 역시 평범한 곰이 아니었구나. 사실 아까 곰이 나타났던 상황은 송이가 아니라면 꽤 위기였던 게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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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 – 다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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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 안녕들 하십니까? 저는 지나가는 상인입니다. 불 좀 빌려도 되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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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체불명의 존재. 온몸에 붕대를 감고 있어서 피부가 하나도 보이지 않는다. 인간이긴 한 건가? 쫓아내야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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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철 형이 성큼 움직여서 우리와 상인 사이로 이동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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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일 없으면 갈 길 가시는 게 어떤지? 불은 우리가 쐬기도 부족한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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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하. 이거 조금 섭섭하군요. 상인이라 하지 않았습니까. 제 물건은 호텔 참가자분들께 큰 도움이 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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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사람. 우리가 호텔의 참가자인 걸 아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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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철 형이 당황하고 있을 때, 쾌활한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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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리 와서 물건이나 보여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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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리는 뭔가 아는 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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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들었듯이, 호텔 2회차. 우리보다는 더 많은 것을 아는 상황이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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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스럽게 불 옆 한편을 차지한 남자는 우리 앞에서 웬 종이 하나를 내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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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바로 제가 파는 물건의 카탈로그입니다. 한분 한분 나눠드리고 싶지만, 안타깝게 한 장뿐이니 제가 하나씩 읽어드리지요. 역시, 제일 좋은 것부터 말씀드려야 하지 않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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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번째 상품은 호텔의 탈출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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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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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랐다. 아니…. 갑자기 호텔 탈출권이라니? 너무 엄청난 물건이 나온 게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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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나의 차가운 목소리가 장내에 울려 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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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공짜는 없지. 그래서, 그 대단한 물건의 가격은 뭐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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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지?’ 도 아니고, ‘뭐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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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호텔에서 수상한 물건을 팔러 나타난 상인이 과연 그 대가로 돈 따위를 원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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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하! 저렴합니다. 약속드리죠. 제 물건은 하나같이 가치에 비하면 공짜나 다름없어요. 이래서야, 원가도 안 남는다니까요? 가끔은 제가 상인인지, 자원봉사자인지 헷갈릴 지경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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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 개소리 말고 가격이나 말해보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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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가자의 목숨 3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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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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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내가 – 얼어붙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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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들 그러십니까? 여기 사람만 8명이나 있는데, 3명이 뭐 대수입니까? 게다가, 솔직히 별 도움 안 되는 사람들 있잖아요? 거기 어린 친구? 자네는 자네가 쓸모가 있다고 생각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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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익! 네에엣?”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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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엽이가 화들짝 놀라서 물러섬과 동시에 – 펀치가 날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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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콰아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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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의 주먹이라기보다는, 대포에서나 날듯한 소음과 함께 상인이 날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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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거 뭐 도움이 되는 놈인가 했더니 쓰레기 같은 놈이 처 왔구만. 다 신경을 쓰지 말고 고기나 먹읍시다. 어딜 버러지 같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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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아갔던 상인이 아무 일 없다는 듯이 다시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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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 이 새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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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하~ 참 이놈의 장사는 힘들어요. 어찌 이렇게 진상 고객이 많다는 말입니까? 제가 뭐 물건을 강매라도 했습니까? 마음에 안 들면 안 사면 그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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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물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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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리는 이놈에게 진짜 뭘 살 생각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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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물건이나 말해봐. 설마 하나 들고 온 건 아닐 거 아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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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이지요. 어찌 물건 하나 들고 다니는 상인이 있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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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 상품은 다름 아닌 유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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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 감동적이지 않습니까? 유산을 얻기 위해 호텔의 저주의 방을 돌아다니며 고난과 역경을 감수할 필요가 전혀 없어요. 그냥 제게 사시면 되는 겁니다. 어찌 이리 편한 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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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 이제 물건 말할 때는 바로 가격도 같이 이야기해. 헛소리 좀 그만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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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가자의 목숨 2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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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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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이 모양이구나. 이놈은 대체 뭘까? 서로 간의 사이가 좋지 않은 파티를 분열시키는 뭐 그런 역할인가? 새삼스럽지만, 어제 2:6의 갈등 구도가 심화됐다면 오늘 분위기 심상치 않았으리라는 생각이 든다. 어떻게든 봉합시킨 은솔 누나의 판단이 맞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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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나~ 진짜 못 참겠다. 내가 오늘 네 대가리를 뽑아야겠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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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휴. 손님 제가 강매를 하는 것도 아니고, 왜 이러시는지 모르겠습니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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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물건. 또 대가가 목숨이면 그냥 닥치고 꺼져. 대가가 목숨이 아닌 상품을 말해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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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고오~ 여기 손님들은 생각보다 배포가 작으시군요. 물론, 저렴한 물건도 있습니다만 싼 것은 싼 이유가 있는 법 아닙니까? 탈출권이나 유산에 비하면 하찮기 그지없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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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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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엔 묵성 할아버지가 걷어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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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이곳에 와서 이렇게 불쾌한 대화를 한 것은 처음이구먼. 그냥 상품하고 가격. 딱 뱉으시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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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렴한 물건은 두 개입니다. 첫째, 보급형 무기 상자. 뭐가 들어있을지는 랜덤이니 즐거움도 함께하는 셈이죠! 가격은 참가자의 사지 2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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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가자의 사지 2개. 설마 저 사지가 내가 아는 팔다리를 말하는 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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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지 2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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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뜩한 기분이 든다. 설마 아리는 저걸 진짜 살 생각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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