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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화 – 104호, 저주의 방 - ‘입시 명문 호텔고’(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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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용자 : 한가인(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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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짜 : 17일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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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위치 : 계층 1, 104호(저주의 방 – 입시 명문 호텔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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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자의 조언 :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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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착하자. 어차피 이 호텔에선 괴물 천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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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흉내 내는 무언가가 하나 추가됐다 한들 달라질 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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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일 없다는 듯이 잡담하면서 대화창부터 확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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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가인(학생) : 박승엽. 내 말 들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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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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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가인(학생) : 박승엽. 내 말 들리면 오른손 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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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응이 없다. 역시, 눈앞의 존재는 승엽이가 아니며 ‘대화창’을 보지 못한다. 더 대화해 봐야 정보가 새어 나갈 것 같고, 무엇보다 엘레나가 이미 표정 관리가 안 되고 있어서 대화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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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은 이따가 볼 시험 공부 좀 할게! 다들 일단 흩어집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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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시험, 전 또 구교사 갈 것 같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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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이만 영어나 다시 볼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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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나마 아리가 호응이라도 해 줘서 상황을 정리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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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은솔(교사) : 뭐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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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가인(학생) : 박승엽 위치 구교사 지하. 가짜 승엽 나타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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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묵성(교사) : 가짜인 것 확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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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송이(학생) : 팔찌, 상태창으로 확인. 가짜맞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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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은솔(교사) : 성과 없지 않음. 구교사가 우릴 가두고 가짜 만든다 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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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가인(학생) : 컨닝준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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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은솔(교사) : 국사/언어는 준비. 다른 과목은 쉽지 않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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쉽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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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닝 계획에는 근본적인 난제가 있다. 교사팀이 전과목에 있는 게 아니라 국사/언어에만 배치된 상황. 나머지 과목은 그냥 풀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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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이 악물고 푼다 해도 문제다. 어제야 객관식이니 내가 풀고 ‘대화창’에 답을 올리면 나머지 사람들이 빠르게 베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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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서술형이다. 내가 아무리 빨리 풀어봐야 10분도 안 남을 텐데, 송이가 뒤늦게 팔찌를 써서 내 시각을 빌린다 쳐도 10분 만에 서술형 답을 어떻게 베끼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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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령 베꼈다 쳐도, 엘레나까지 전달할 시간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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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리는 어제 느끼기론 알아서 잘 풀것 같지만 송이와 엘레나는 이 시험을 넘기기 어렵겠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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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심 끝에 오늘의 수업도 끝나고, 결국 피할 수 없이 다가온 저녁의 시험시간. 내 예상은 생각과는 전혀 다른 방향으로 빗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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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사시험은 큰 문제없이 지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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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험이 시작되자 자연스럽게 들어온 묵성 할아버지는 마치 시험감독을 하듯이 교실을 스윽 지나갔고, 자연스럽게 송이 쪽을 스치는 순간 송이가 할아버지에게 팔찌를 사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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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각도에선 정확히 안보였지만, 아마도 할아버지는 그 시점부터 적절히 미리 준비한 컨닝페이퍼를 보았고, 송이는 할아버지의 시각을 통해 컨닝페이퍼를 보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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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리서 힐끔거리며 그 흐름을 인지한 내가 ‘적절하게’ 허리를 뒤로 빼며 기지개하는체 할때 쯤 나에게도 정보가 들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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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치 홀로그램처럼 책상 위에 떠오른 문자열들. 처음 겪는 건 아니지만, ‘다양한 관점’이 만들어 내는 환상들은 정말 신기하다. 마치 고도의 증강현실 기술이 적용된 세계에 사는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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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안한 마음으로 답을 베껴넣으며 국사시험이 끝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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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수능도 이런 식으로 봤으면 전국수석이었는데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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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어 시험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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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크게 걱정되진 않는다. 국사 시험처럼 하면 되는 것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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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장이 풀려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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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충, 기다리다 보면 내 차례 오겠네. 괜한 의심사지 않게 푸는 시늉은 하고 있어야지. 어차피 일부는 아는데 1/3 정도는 직접 풀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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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 사고가 터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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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은솔 선생. 그거 뭡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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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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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거 뭐냐구요. 손에 뭘 자꾸 들고 뚫어져라 봅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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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 아니 그냥 종이가 주머니에 꽂혀 있길래 뭔가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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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헛소리하지 말고 이리 내 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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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했다. 감독으로 들어와 있던 다른 교사가 은솔누나의 컨닝페이퍼를 발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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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 갑자기 무슨 말씀이신지 모르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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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이상하다 했지! 뻔히 컨닝인데, 증거가 없다는 둥 해서 무슨 말인가했더니, 그거 컨닝페이퍼 아닙니까! 어떤 학생에게 주려고 한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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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내가 누구에게 주는 거 봤어요? 그냥 어제 문제 내면서 생각한 모범 답안을 정리한 것뿐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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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소리 좀 하지 맙시다. 모범답안을 그 작은 종이에 적어서, 시험장에 들고 와서, 딱 손에 들어? 이거 진짜 말 안 통하네! 어이 차선생! 이 선생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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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들어도 은솔누나의 말은 개소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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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거, 내가 넣은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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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철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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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선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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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은솔 선생님이 탁자 위에 종이 두고 갔길래, 혹시 빠트리셨나 해서 내가 챙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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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대체 무슨 말을. 그걸 지금 말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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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챙겨서 준 거라는데 왜 자꾸 못믿지? 한선생, 지금 나 무시하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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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아니 누가 차선생을 무시했다고 그럽니까. 내 말은 어찌 됐든 컨닝페이퍼가 시험장에 들어왔으니 이선생이 책임을 져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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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들고 왔다는데 왜 이선생이 책임을 집니까? 한선생 바보요? 거 책임 참 좋아하네. 뭐, 내가 들고왔으니 내가 책임 지지. 징계 받으면 될 거 아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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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어... 제 말은 꼭 차선생이 잘못했다는 건 아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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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됐수다. 내 체육 교사라 뭘 몰라서 실수 좀 했으니, 혼나고 오지. 괜히 이선생 붙들고 지랄이나 하지 마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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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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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대체 뭐지. 갑자기 진철형이 전부 자기가 했다고 뒤집어썼다. 솔직히 말도 안 되는 말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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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190이 넘는 근육덩이 거한이 윽박지르자, 은솔 누나에게 따지던 ‘한선생’은 어찌할 바를 모르고 휩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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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철형은 대체 무슨 생각인 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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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은솔(교사) : 대체 무슨 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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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진철(교사) : 감동 받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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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은솔(교사) : 개지랄 말고 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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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진철(교사) : 길게 말하겠음. 어제부터 생각. 구교사. 싸울줄 아는 사람 가야된다. 애들만 가서 승엽이처럼 허무하게 당하면 무의미한 희생. 가서 제대로 알아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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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했다. 논리적으로 말이 된다. 평범한 사람이 가서는 즉시 제압될 뿐이라는 건 승엽이를 통해 확인했다. 이 상황에서 나나 엘레나가 가 봐야 의미가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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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리적으로 강한 진철 형이나, 정신적으로 강한 송이, 아마도 양쪽으로 다 강한 것 같은 아리가 가야 최소한의 정보라도 얻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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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그렇다고는 해도, 새삼스레 형의 멘탈이 범상치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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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은솔(교사) : 이해. but, 물리적 위험이라는 보장 x. 정신위험이면 너도 저항 못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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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진철(교사) : 최소한 위험의 종류는 알 수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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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릿속으로 이런 대화하는 사이에 상황은 대충 정리됐다. 터무니없어 보이던 진철형의 논리였지만, ‘컨닝페이퍼’를 준사람과 받은 사람이 모두 똑같은 진술을 반복하니 다른 교사들도 딱히 할 말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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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솔 누나는 결국 종이가 주머니에 꽂혀 있길래 뭔지 확인했다는 황당한 주장이 인정되며 혐의에서 벗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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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진철형의 의도대로 형이 구교사로 징계를 받으러 가는 걸로 결정됐다. 새삼스럽지만, 대체 무슨 교사까지 징계를 구교사로 가서 받는다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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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철형이 구교사로 출발하기 직전, 송이가 의견을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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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송이(학생) : 진철 당장 내게 올 것. 성소 때처럼 정신보호 가능. 10분 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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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분. 모호하다. 여기서 걸면 형이 구교사에 도착할 때쯤 거의 끝나지 않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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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찌 됐든 할 수 있는 건 다 해야 하는 법. 형은 송이에게 정신보호를 받은 채로 구교사로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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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란스런 와중에 한 가지 다행인 점이 있다. 오늘의 시험은 난리 속에서 넘기기로 결정됐다. 그렇게 모두가 각자의 기숙사로 돌아간 상태에서, 진철형의 보고가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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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진철(교사) : 겁나 뛰고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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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진철(교사) : 도착. 정신보호 얼마 남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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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송이(학생) : 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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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진철(교사) : 불빛, 이상한 노래 들림. 진입하겠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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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진철(교사) : 엄청나게 예쁜 사람. 따라오라고 해서 내려가는 중. 머리 아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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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가인(학생) : 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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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은솔(교사) : 벌써 당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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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묵성(교사) : 이래서야 이번에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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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진철(교사) : 크흐흐 개 시발 다섯정도 처죽였다. 방금 팔이 떨어졌다. 끔찍하구나. 오면 안 된다. 여기 와서 해결할게 아니다. 다 탈출해라. 여긴 아니다 절대 아니야! 나가라 이 학교 벗어나라 싸워서는 해결 못 한다 머리가 터질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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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은솔(교사) : 침착. 제발 침착. 나가서 우리 볼수 있어. 좀 더 자세히 설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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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진철(교사) : 승엽이 깨어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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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가인(학생) : 그게 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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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승엽(학생) : 세상이란고통절망슬픔으로가득 찼나니우리는합일로서평화얻으리아아주께서주셨노라안 온한평온이함께하니모이라모이라아아사랑이여여러분사랑해요다 같이불러봐요행복의세계로하나 되는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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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진철(교사) : 승엽이 죽였다. 한계다. 이상한 종교단체같다. 다 튀어라. 난 자살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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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이상의 보고는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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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태창을 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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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용자 : 한가인(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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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짜 : 17일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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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위치 : 계층 1, 104호(저주의 방 – 입시 명문 호텔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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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자의 조언 :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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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료 위치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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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승엽 : 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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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진철 : 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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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가인(학생) : 박승엽, 차진철. 모두 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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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은솔(교사) : 다들 멘탈 잡을 것. 나가서 만나면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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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묵성(교사) : 대화량 거의 끝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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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은솔(교사) : 정리. 차는 머리아프다 말함. 정신 공격 존재. 팔이 떨어졌다고 함. 물리 공격 존재. 차가 다섯을 죽였고, 종교단체같다고 함. 수가 많은 듯. 각자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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딱 거기서 대화량이 전부 소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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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까지 알게 된 사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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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구교사에는 정신적인 위험과 물리적인 위험이 모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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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종교단체? 다수의 사람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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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승엽이는 정신이 이상해졌고, 진철형은 다섯을 처죽인 후 승엽이도 죽이고 자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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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착하게 생각해보자. 우리 중 물리적으로 가장 강한 사람의 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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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워서는 이길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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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섯이나 죽였는데도 이길 수 없다고 판단했다는건, 다섯정도로는 티가 안날 정도로 수가 많다는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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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 우리가 대량살상이 가능한 힘을 얻는게 아니고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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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은 현재 시점에선 클리어가 불가능한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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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탈출해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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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기묘한 가족에선 이상현상인 기묘한 가족들로부터 '거리를 벌리는 것' 만으로 탈출이 인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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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공포의 저택에선 이상현상인 어르신이 진행하던 악마부활의식을 불가능하게 만드는 것, 즉 '상대의 승리조건을 무너트려서 무승부를 만드는 것'으로 탈출이 인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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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학교에선 어떻게 해야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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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학교의 이상현상인 '구교사의 집단'의 '승리조건'이 뭔지를 모르겠으므로 두번째 방법은 불가능하다. 당장은 이 학교에서 도망치는 방법부터 생각해야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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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날. 체육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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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인 3종 경기가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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