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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화 - 103호, 저주의 방 - ‘아타나시아의 인간목장’(6) F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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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용자 : ㅁㅁㅁㅁㅁ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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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짜 : ㅁㅁ일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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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위치 : 계층 1, 103호(저주의 방 – 아타나시아의 인간목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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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자의 조언 :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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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레나가 코를 훌쩍이며 내 팔을 붙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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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레나 언니. 시설에서 깨어난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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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흑... 분명히 개 상태였는데, 갑자기 번쩍 하더니 정신이 들었어. 나 말고도 4명이 다 깨어났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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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명이라면... 승엽이랑 은솔누나는 깨기 전에 죽었으니까, 가인오빠, 진철오빠, 묵성 할아버지, 아리 이렇게네. 거기에 언니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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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 다들 혼란스러워하고 있어. 여기는 너무 무서워. 진짜 무슨 일인지 모르겠어... 송이는 이런 곳을 혼자 일어나서 탐색 중이었던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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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꽤 오래전에 일어났지. 기억이 잘 안날 만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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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 다른 사람들을 빨리 만나러 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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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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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란도란 대화를 나누던 중, 엘레나는 품속의 칼을 빗살처럼 내질러서 송이를 꿰뚫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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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쩔 수 없다. 송이는 외계인에게 정신 지배를 당하고 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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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라리, 이렇게 빨리 끝내주는 게 자비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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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식이 흐릿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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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앞에서 엘레나가 칼로 자기 자신을 찌르고 쓰러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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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밖에 할 수 없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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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너무 뻔했다. 이런 상황에서 뜬금없이 호텔 동료들이라니. 심지어 연기도 어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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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레나’를 지배하는 아타나시아가 ‘엘레나’를 어떻게 해석했는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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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어도 내가 아는 ‘엘레나’는 이렇게 어린애처럼 울면서 내 팔이나 붙들 성격은 아니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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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도 엘레나 언니에 대한 지배, 즉 ‘송이를 죽여라’는 내용의 명령을 풀 수는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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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찌를 사용함과 동시에 깨달았다. 엘레나 언니를 지배하는 존재는 나보다 정신 지배의 실력이 압도적으로 높은 존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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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시 아타나시아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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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배 자체는 도저히 풀 수 없었다. 단지 언니의 오감을 왜곡해서 자해를 유도해 죽이는 것 말고는 할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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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엘레나 언니도 두 번째 죽이는 건가? 슬슬 익숙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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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은 빙의였지만, 다음은 맨정신. 설마 다음이 또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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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 밖에선 개미 한 마리도 죽이지 못할 답답하고 소심한 성격이라는 말을 듣고 컸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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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말도 싫었지만, 그렇다고 180도 돌아서 친한 사람을 두 번이나 죽이면서 살아가게 될 줄은 정말 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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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레나의 지배는 풀 수 없었지만, 그녀의 말이 전부 거짓말 같지는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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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도 이미 죽은 승엽이와 은솔언니를 제외한 4인이 ‘깨어났다’는 말은 거짓이 아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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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한 가지 의아한 점은, 선생님이 ‘엔진 룸’의 아타나시아들을 ‘정지’시켰을 텐데 대체 어떻게 인간을 조종해서 날 공격하게 하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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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상적인 아타나시아보다 강한 개체인가? 아무래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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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이 준비한 마지막 시련을 마주하기 위해 나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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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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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사람이 주먹으로 구조물을 치는데 마치 망치로 후려치는 소리가 나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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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런 주먹에 맞으면 내가 살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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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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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의 3분째. 정신없이 여기저기 구르고 또 굴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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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철오빠의 터무니없는 신체 능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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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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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가인오빠에게 맞았네. 나가서 반드시 복수할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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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큰 문제는 한 명이 더 있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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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전히 사람을 벗어난 것 같은 진철오빠 정도는 아니지만 평범한 성인 남성 정도는 되는 가인오빠의 합공에서 내가 몇 분째 버틸 수 있는 이유는 간단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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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나자마자 거의 본능적으로 시각을 비틀어서, 초점이 어긋나게 만들었기 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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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이상의 조작은 할 틈이 없었다. 둘 다 엘레나와는 달리 날 보자마자 패 죽이려 달려들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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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나마 둘 다 시야의 초점이 비틀리자, 서로가 서로를 공격하는 상황이 두 번 정도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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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후로는 둘이 동시에 달려들기보다는 순차적으로 달려들어서 그나마 피할 수는 있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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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체, 언제까지 피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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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순간 내가 지쳐서 움직이지 못하게 되면, 진철 오빠의 황당한 위력의 펀치가 날아오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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빗맞기만 해도 죽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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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을 끄는 건 의미가 없다. 애초에 체력도 상대가 훨씬 좋을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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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 필요한 건 단 한 순간. 딱 3초 정도만 한 사람을 붙들 수 있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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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결단이 필요한순간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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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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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팔이 한순간에 으스러졌다. 대롱 대롱 흘러내리는게 마치 고무줄 같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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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은 이렇게 팔이 망가지는 순간 고통으로 기절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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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행이라고 해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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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점 ‘다양한 관점’을 통한 정신 조작에 익숙해졌고, 진작에 내 통각을 차단한지 오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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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치만... 면발처럼 흐느적거리는 팔을 보는 기분은 실로 미묘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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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대를 왼팔로 빗겨 맞은 그 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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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3초를 벌었다. 멀쩡한 오른팔로 무작정 진철오빠의 상체를 붙들고, 눈을 마주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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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 시간도 필요 없다. 단 3초. 오빠의 눈에서 ‘나’를 지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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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진철 오빠가 인지하는 가인 오빠에게 ‘내 모습’을 덮어씌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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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일 진철 오빠에게 지적 능력이 있다면, 이렇게 무식하게 모습을 바꿔치는 조작에는 속지 않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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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두 사람은 날 만난 이후로 그 어떤 대화도 하지 않고 무지성으로 달려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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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백히 지성이 억제된 행동. 그렇다면 이런 무식한 조작도 통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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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상이 적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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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하, 진철 오빠가 가인오빠를 패 죽이는 데는 10초도 안 걸리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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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로 자연스럽게 진철오빠가 허공에 떠 있는 송이를 잡기 위해 시설 바깥쪽의 거의 5층높이는 되는 위치에서 다이빙하게 만들면서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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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대체 여기서 무슨 짓을 하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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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작에 말라비틀어진 것 같던 사람의 마음이 아직은 짜낼 물기가 남아 있었는지 눈에서 물을 뽑아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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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가고 싶어. 너무나 – 괴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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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이 잘 움직이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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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철오빠, 가인오빠에게 여러 차례 두들겨 맞았기 때문이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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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을 때만 해도 나가서 호되게 복수해주고 싶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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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손으로 둘 다 죽였으니 새삼 복수할 필요는 없겠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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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통은 팔찌로 차단했다지만, 팔찌는 정신을 속이는 도구지 치료도구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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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가진 몸을 억지로 움직이게 만들 방법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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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상태로 묵성 할아버지나 아리를 이길 수가 있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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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쯤 무너져가는 몸을 억지로 이끌고 ‘선생님’이 갇힌 중앙공동에 거의 다가섰을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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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광이 번뜩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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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리가 번개처럼 ‘날아와서’ 내 목을 붙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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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대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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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할 수 없어. 팔찌는 대상의 정신을 조작할 뿐 무슨 초능력을 부여하는 물건이 아닌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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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리보고 ‘날아라!’ 한다고 날 수 있을 리가 없는데 이게 어떻게 된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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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찌와 상관없이 아리가 원래 날 수 있는 게 아니고서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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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식간에 목이 조여지며 숨이 쉬어지지 않았다. 심지어 팔찌조차 통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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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애는 대체 뭘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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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끝나는 거야? 몇 주, 어쩌면 몇 달에 달하는 시간을 그렇게 고통 속에 시달렸는데? 이렇게 허무하게 끝난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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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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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 미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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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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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깨어나는 타이밍이 좀 늦었네. 나도 이건 완전한 조절이 어렵거든. 그래도 언니를 죽이기 전에는 깼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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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 너, 대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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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이 시설은 대체 뭐야? 잠에서 깨기는 했는데 정말 모르겠어.진짜 아무것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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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치만 한 가지는 알겠네. 우리가 다 동물놀이하는 동안 언니 혼자서 엄청 진행했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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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느낌은 최종 결말 직전까지 혼자 도달한 모양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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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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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금한 게 많은 눈이네. 근데 나도 그래. 언니한테 물어보고 싶은 것들이 너어어무 많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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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지금은 그럴 때가 아닌가 봐. 난 원래 이런걸 안 좋아하지만 이번엔 혼자 결말 직전까지 온 사람의 판단을 믿을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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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니. 내가 어떻게 해야 할 것 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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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문. 의문. 의문. 셀수없이 많은 ? 가 머리에서 솟아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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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체 얘는 뭘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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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아리의 말이 맞다. 지금은 호기심을 해결할 때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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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안 하지만 – 죽어 줘. 네가 다시 정신 지배 당하면 그때는 답이 없을 것 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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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깨어난 지 얼마 안 됐는데, 그냥 죽으라니. 언니 무서운 사람이네. 묵성 할아버지도 마찬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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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찬가지. 아타나- 모르겠구나, 여하튼 ‘적’은 너희의 정신을 지배할 수 있으니까. 이렇게 정신이 돌아온 상태를 계속 유지할 수 없다면 그냥 죽어 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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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잠깐의 대화지만 느꼈어. 너, 예전하고 완전히 다른 사람 같아. 이렇게까지... 판단이 독하고 결단이 빠른 사람 같지 않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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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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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리는 고개를 잠시 갸웃거리면서 날 쳐다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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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나저나, 예전에 가인오빠가 지나가듯이 말했던 말이 맞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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얘는 미묘하게 말투가 제멋대로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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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엔 언니라더니, 이제는 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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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서기 직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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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리는 이 방에서의 유언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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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수고했어. 네가 결말에 도달하리라 믿고 먼저 죽을게. 적어도, 나나 묵성 할아버지가 방해물이 되진 않을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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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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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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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를 기다렸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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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자유의 몸이 되신 건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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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고 볼 수 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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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어장치를 3개 다 해제해야 하는 줄 알았는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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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가 네 동료들을 전부 베었을 때, 이자는 자신에게 남은 패가 없음을 깨닫고 마음이 무너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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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3번째는 내가 직접 풀었으니... 인과를 따지면, 결국 네가 3개를 다 해제한 것과 다르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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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에 보았던 특별한 아타나시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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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리조차도 없고, 거대한 몸체에 촉수만이 가득한, 마치 거미불가사리를 수백만배는 확대한 개체가 ‘선생님’의 수조 앞에 널브러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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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아타나시아가... 제 동료들의 정신을 지배했던 건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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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 이 개체는 최근에 ‘개발’되었기에, 나도 그 능력을 뒤늦게야 알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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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종의 강화된 개체. 내 ‘정지’에도 저항할 수 있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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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면 나에 대한 카운터로 아타나시아들이 준비한 개체였을지도 모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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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 봐야, 결국은 이렇게 죽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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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공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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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개를 들어서 ‘선생님’, 아니 ‘삼키는 자’를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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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째서 몰랐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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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나는 저 존재를 무궁히 아름다운 신비롭고 자애로운 생물이라 생각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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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찌로 내 정신을 보호할 수 있게 된 지금에서야 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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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눈앞에 나타난 존재는 우주에서 가장 불길한 표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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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없는 흉한 기세가 하나의 점으로 응축된 채, 한없이 많은 지성체의 비명이 소용돌이친다. 이제야 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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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타나시아들이 셀수없이 많은 지성체의 지성을 추출하며 사육해왔던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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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것은 바로 눈앞의 절대악에게 바치기 위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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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몸이 – 떨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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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두려워하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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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야 당신의 끔찍한 진면목이 보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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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면목이라. 그것을 확신하느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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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슨... 말씀이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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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시간이 있으니, 좀 더 대화하자꾸나. 간단히 재미난 걸 보는 것도 괜찮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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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의식이 끝없이 치솟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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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대하게 펼쳐진 우주 공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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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안에서 ‘삼키는 자’가 존재하는 ‘엔진’을 중심으로 공전하는 수십 개의 작은 방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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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방들에서 벌어지는 일이 한순간에 내 뇌리에 박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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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 전체에서 솟아오른 정체불명의 손들이 모든 아타나시아를 쥐어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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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살아 있는 유체부터, 성체까지. 그 누구도 구별하지 않으며 ‘손’은 아타나시아를 철저할 정도로 잡아찢고 쥐어짜는 말세의 지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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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대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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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 만한 광경이 아니더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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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이런 짓을 하시는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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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단한 이야기다. 재미없겠지만, ‘선생님’의 한풀이를 듣는 셈 치고 들어다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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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련의 탑’이 만들어 내는 군상극들은 사실 온전한 창작이 아니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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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우주’의 역사에서 실제로 있었던 일들을 재현하지. 물론, 나름의 변주는 곁들이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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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탑에 갇히기 전에 실제로 아타나시아들에게 감금당한 채 억겁의 세월을 부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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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 공평하게 돌려줄 따름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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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스타비오는 당신은 어차피 이곳에서 나갈 수 없고, 별도의 목적이 있다고 했어요. ‘복수’가 당신의 목적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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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고 볼 수 있지. 꽤나 불쾌한 모양이구나. 아타나시아들에게 어떤 동정심이라도 느끼느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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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이 수많은 지성체를 어떻게 대했는지 알면서도? 심지어, 너희 인간들도 희생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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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초에, 너 자신부터가 아타나시아 유체들을 학살하지 않았느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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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그러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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널 탓하려는 게 아니다. 나는 인간의 미숙함에 대해 논하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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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미숙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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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감각과 본성의 틀을 벗어나지 못 하지. 네가 이 광경을 보고 불쾌해하는 이유가 무엇이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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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정으로 아타나시아의 고통이 불의하다 판단해서? 그것이 아님을 스스로 알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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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히 네 본성이 눈앞에 펼쳐지는 잔혹한 장면에서 두려움을 느끼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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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혹한 광경을 보면서 불쾌함이나 두려움을 느끼는 게 왜 잘못됐다는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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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야. 나는 옳고 그름을 말하지 않는다. 나는 네가 이 시련의 탑에서 버텨 내기 위한 마음가짐을 말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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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는 아까 말했지. 내 진면목을 보고, 흉한 존재임을 알았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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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다시 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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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식이 순식간에 하강하며, 나는 다시 ‘삼키는 자’의 앞에 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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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앞에는 목장에서 깨어나던 날 처음 만났던 선생님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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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 가장 아름다운 생물. 별빛처럼 빛나는 몸체, 뿌연 광채로 가득 찬 자그마한 날개. 천상에서 내려온 신의 위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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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는 아직도 내가 흉한 존재로 보이느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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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것도 모르겠어요. 그저, 당신이 제 마음을 뒤흔든다는 사실만 깨달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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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이야. 눈에 보이는 광경에 현혹되지 말거라. 아름다움. 흉함. 신성함. 사악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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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너는 이 모든 판단을 눈에 보이는 미와 추로 판단하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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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을 감고 생각하라. 내가 너에게 해를 끼친 적이 있었느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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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그 어떤 변화도 없는데, 너는 단순히 내 외관만으로 나에 대한 평가를 손바닥 뒤집듯이 엎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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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이 바로 인간의 약점이다. 나는 네게 그걸 말해주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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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각의 한계에서 벗어나라. 정명한 이성을 품어라. 그걸 위해 내가 너에게 팔찌를 내렸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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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금 의식이 승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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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이번에는 의식이 아니라 내 몸 자체가 승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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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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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순간 우주선이 무너졌고, 우주가 무너졌고, ‘무대’가 무너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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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남은 단 하나의 진실. 모든 허구가 사라지고 나타난 103호의 실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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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이 –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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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몸을 떨면서 문고리를 붙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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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침내, 나의 기나긴 악몽이 끝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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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식을 잃으며 – 생각했다. 그래서 ‘삼키는 자’는 대체 뭐였을까? 신? 악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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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 나는 그 답을 처음부터 알고 있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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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나의 ‘선생님’. 거기에 불필요한 수식어가 필요하진 않은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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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성공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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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옥보다도 잔혹한 인간의 사육장! 그러나 자신보다 하등한 존재를 목적을 위해 사육하는 것은 인간 또한 마찬가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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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면, 이런 일들을 선악으로 논하는 건 무의미한 게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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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래도 좋습니다! 모든 동료의 무력화, 한없이 강한 적들! 당신은 그 모든 시련을 이겨 내고 마침내 최종 결말에 도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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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키는 자를 해방하여 모든 아타나시아를 제거하는데 성공함으로서 저주의 근원을 해결했습니다. 축하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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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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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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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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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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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료 중 최종해결 발생! 축하합니다! 최종 해결자 발생하여, 구성원 전원이 무사 귀환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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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산 ‘다양한 관점’을 획득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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