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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화 - 107호, 관문의 방 - ‘도플갱어 열차’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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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승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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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야? 대체…. 대체 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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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열차 앞쪽에선 비명이 들려오고, 가인 형은 내게 이상한 질문을 하더니 미친 짓을 시작했다! 처음에는 태연히 묵성 할아버지에게 가서 총을 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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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아버지. 뭔가 좀 확인해보려는데, 총 좀 줘보시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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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료들 사이에 총을 빌려달라고 요청한다 해서 의심할 리가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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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문에라도 쏴보려고? 한번 해봐라. 근데 깨지지 않을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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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흠. 유산은 복제를 못 해도, 총은 복제할 수 있는 건가? 칼보다 편하겠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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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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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아버지. 예전에 말씀하셨던 돌아가신 손자분 이름 기억나십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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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무슨 말이냐? 그 애 이름이야…. 뭐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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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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묵성 할아버지가 고개를 갸웃한다 싶었을 때, 가인 형은 즉시 방아쇠를 당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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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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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있는 열차 칸도 비명으로 가득 차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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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 가인아! 대체 뭐 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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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매분들 이름 말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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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 갑자기 무슨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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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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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서 기른다는 개들 이름은 뭐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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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아아악! 오빠! 살려주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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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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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식간에 묵성 할아버지, 은솔 누나, 송이 누나가 쓰러졌다. 죽은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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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무서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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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체 무슨 일이 생기고 있는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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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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뭔가 집어 던지는 소리, 고함. 진철 형과 가인 형이 싸우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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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인이 너 이 미친 새끼! 대체 무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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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미쳤다고? 진짜? 반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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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슨 개소리냐? 아니, 너 가인이가 아니지? 귀신이라도 깃들었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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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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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난 한가인이 아니지. 그리고 너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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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개새끼가 대체 무슨 헛소리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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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몰라? 아니면, 모르고 싶어서 모른 체 하는 건가? 네가 진짜 차진철이라면 ‘별’을 꺼내 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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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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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대체 무슨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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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 전까지 고함을 지르던 진철 형은 별을 꺼내더니, 갑자기 넋이 나간 사람처럼 가만히 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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뭔가 이상하다. 별이 나타났다면 피부를 간지럽히는 듯한 엄청난 파동이 생겨나야 하는데, 왜 아무 일도 없는 걸까? 가인 형은 태연하게 다가가서 칼로 진철 형을 찔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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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알겠어? 사실 이미 느끼고 있었지? 언젠가 고통의 시간이 다시 시작되겠지만, 지금은 쉬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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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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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명씩, 한 명씩. 열차 칸 내의 살아있는 사람이 줄어들었다. 무섭다. 너무 무섭다. 심장이 떨려서 도저히 움직일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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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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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제외하고 이 열차 칸의 유일한 생존자가 내 앞에 앉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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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괜찮냐? 이거 식은땀 범벅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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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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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장 풀어. 넌 더 진행해야 할 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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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은 누구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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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도 몰라? 내가 누군지는 아직 나도 잘 모르겠고. 확실한 건, 이 칸에 ‘진짜’는 너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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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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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머진 다 가짜야. 날 포함해서. 아마 오래전의 참가자였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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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걸 대체 어떻게 아시는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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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부터 몸이 계속 불편했거든. 내 진짜 몸이 아니니까 그랬겠지? 또, 앵무새가 그냥 지나갈 때 뭔가 했지. 그 앵무새는 너에게만 반응을 보였지? 아는 사람이 너 뿐이니까 그랬던 거야. 다음엔 창밖을 보다 보니, 기억이 이상하더라. 어릴 때 기억에 녹화사업 기억이 있는데, 생각해보니까 녹화사업은 수십 년 전에 끝났잖아? 한가인의 어린 시절에 녹화사업을 했을 리가 없지. 마지막으로 마도서 소환해봤는데, 모양만 흉내 낸 그냥 책이 나오더라. 열차에서 봉인한 건 축복 뿐인데 유산이 가짜가 나온 이유는 하나 뿐이지. 진짜는 내게 없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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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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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난 대체 누굴까? 뭔가 기억이 날듯 말듯 한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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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절 도와주신 건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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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는 그 말을 듣자마자 한참을 웃더니, 내 머리를 쓰다듬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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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 진짜 바보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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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분 정도 지났을까? 열차 칸 앞쪽에서 누군가 건너왔다. 건너온 사람은 페로를 어깨에 얹고 있는 송이 누나다. 그걸 보고 내 앞의 남자가 말을 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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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하! 네가 ‘진짜’ 송이구나? 넌 어떻게 깨달았지? 앵무새가 너만 따르는 걸 보고? 아니면 팔찌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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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누가 진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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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딱 보면 몰라? 이 꼬마가 진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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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이 누나의 오른팔, ‘다양한 관점’이 희뿌연 섬광을 내뿜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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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버는! 내가 얘 인질로 잡기라도 할까 봐? 그렇게 추하게 굴 생각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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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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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게 조금만 시간을 줘. 약간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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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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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진짜’ 누군지 떠올릴 시간. 너희를 위해 가짜들을 미리 치워줬는데, 그 정도 시간도 못 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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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이 누나가 다가왔다. 어깨 위의 페로는 내 머리를 툭 건드렸다. 누나는 말없이 내 팔을 붙잡고 열차 한쪽에 기대어 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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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나, 대체 뭐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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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칸에 있던 사람 중 너 말고는 전부 가짜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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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말은 들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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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칸에선 나만 진짜였고. 우리 전부가 열차의 각 칸으로 나뉘었나 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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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분 정도 흘렀을까? 고민하는 듯하던 가인 형, 아니 ‘누군가’는 일어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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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됐다. 나는 직접 끝낼 테니, 지나가라. 참고로 빨리 가는 게 좋을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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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슨 말씀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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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에서 작정하고 NPC를 부려 먹을 때는 ‘원래 인격’ 따위가 되살아날 일이 절대 없어. 그런데 나는 시작하자마자 불편함, 위화감을 느꼈고, 창 바깥을 보다 보니 진실을 알았지. 무슨 의미인지 알겠지? 일정 시간이 지나면 가짜들이 다 정신을 차리는 구조다. 타임 어택이야. 다들 나처럼 협조적으로 나올까? 빨리 가는 게 좋을 거야. 네 ‘진짜 동료들’을 구하고 싶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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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나의 표정이 순식간에 굳더니, 바로 남자에게 다가갔다. 그걸 바라보던 ‘누군가’는 피식 웃으며 조용히 총을 머리에 가져다 댔다. ... 지금까지 알 수 없는 의문. 저 남자는 왜 나를 도왔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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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아쇠를 당기기 전, 남자는 나직하게 중얼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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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이제 알았다. 내 이름은 차승진이다. 자랑 좀 늘어놓자면 해군 특수전단, 네이비 씰 경력이 있지. 너희에게 큰 도움을 줄 자신이 있다. 내 이름 석 자 좀 기억해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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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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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 남자는 우리를 돕는 대가로 부활의 기회를 원했구나. 누나는 남자의 시체에서 총을 집어든 후, 나와 함께 다음 칸으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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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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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승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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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칸에 들어서자, 해당 칸에 있던 사람들이 다들 눈이 휘둥그레지며 우리를 바라봤다. 열차 칸 내에도 송이 누나와 내가 있었으니, 우리가 갑자기 늘어난 상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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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란 속에서 내 옆의 누나가 총을 들어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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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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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앞에 있는 ‘가짜 송이 누나’의 머리통을 날려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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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산 가진 사람들은 당장 유산 꺼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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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나가 말하지 않아도 갑자기 옆 칸에서 건너온 사람이 총을 쏘는 상황이니 이미 유산들이 튀어나왔다. 이 방의 ‘진짜’가 누군지 알아차리기까지 1초도 걸리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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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써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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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깐 사이에 상황을 이해한 아리 누나가 뒤쪽에서 기습해서 가짜들을 죽이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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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괴로운 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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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리 가짜라고 해도, 저들은 스스로 한가인이고, 유송이고, 차진철이라고 생각 중인 상태인데 죽이는 수밖에 없는 걸까…. 앞뒤로 송이 누나와 아리 누나가 공격했고, ‘가짜’들은 유산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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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허무할 정도로 금방 전부 몰살당했다. 아리 누나가 가짜 묵성 할아버지의 몸에서 총을 집어 든 후 우리에게 다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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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로가 나만 건드리고 가길래 설마? 하긴 했는데 진짜 싹 가짜였어? 황당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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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리 가야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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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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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을 차린 가짜가 말해줬어. 시간이 지나면 저절로 가짜들이 본인이 가짜임을 자각하는 구조라고. 그 사람들이 무슨 행동을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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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당장 가자. 참, 유산이 없는 사람들은 진위를 어떻게 판별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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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로는 그냥 보면 아는 것 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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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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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총이 장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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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무새가 황금 풍선에서 나온 값을 이제야 하기 시작했네. 그나저나, 유산과 달리 총은 열차의 모든 묵성에게 주어진 모양인데? 이걸 챙겨나갈 수 있으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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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번째 칸까지는 비슷하게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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넘어가자마자 아리 누나와 송이 누나는 무조건 가짜인 아리, 송이, 승엽부터 쏴 죽였고, 이번엔 페로를 날렸다. 페로는 날아가서 은솔 누나의 어깨에 앉았고, 나머지는 전부 죽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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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다섯 번째 칸부터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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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넘어갔을 때, 다섯 번째 칸의 ‘가짜’들은 이미 깨어나기 시작한 상태였다. 좀 전까지만 해도 자신이 유송이고, 김아리고, 박승엽이라 생각했던 사람들의 머릿속에서 이해할 수 없는 ‘진짜 자아’가 깨어나기 시작하자, 그들은 미쳐 날뛰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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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나마 다행스러운 점. 다섯 번째 칸의 진짜는 묵성 할아버지였다. 열차가 축복을 봉인했고, 나머지는 가짜라서 유산도 사라진 상황. 혼자만 총이 있는 할아버지를 막을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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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착했을 때, 이미 할아버지는 일곱 시체 사이에 허탈한 표정으로 서 있었다. 페로가 날아가서 할아버지의 머리카락을 뽑는데도 할아버지는 그냥 가만히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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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섯 번째 칸의 진짜는 진철 형. 유산이 있다고 해도 축복이 없는 상태로 별을 꺼내는 건 자살과 다름이 없다. 그런데도 형은 혼자 다수를 상대하기 위해 어쩔 수 없이 별을 소환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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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창 싸움이 진행 중인 도중에 우리가 넘어가서 가짜들을 제압했지만, 이미 진철 형은 반죽음 상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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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철 오빠! 오빠! 괜찮으세요? 어떡해…. 어떡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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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깐 사이에 얼마나 흉험한 싸움이 있던 걸까? 형은 몸 여기저기에서 피를 흘렸고, 심지어 총까지 맞은 상태였다. 그 와중에 별까지 소환하는 바람에 피부가 도마뱀 껍질처럼 변해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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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절반은 도마뱀 껍질 같고 절반은 해파리 같은 상태로 변해서 바라보는 것조차 무서웠다. 아리 누나가 냉철하게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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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끼리 다음 방 가자. 어차피 우리가 치료할 방법도 없어. 아직 살아있으니까, 어떻게든 이 방을 통과해서 다시 축복을 받아야 해. 그러면 재생력이 진철이를 살릴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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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리 말이…. 맞다. 그냥 가라. 가는 게 날 살리는 길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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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철 오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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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리 누나는 더 듣지도 않고 송이 누나를 끌고 다음 칸으로 향했다. 은솔 누나와 묵성 할아버지도 이를 악문 채로 진철 형을 지나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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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점 무섭다. 뒤쪽 칸으로 갈수록 가짜들이 정신을 차려서 광기로 가득 찬 행동을 벌이기 시작했다. 새삼 내가 얼마나 운이 좋았는지 깨달았다. 축복이 없었는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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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칸에서 가장 먼저 깨어난 ‘가짜’, 차승진은 무의미한 난동을 벌이는 대신 진짜에게 협조해서 훗날 부활의 기회를 얻고자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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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히 날 도와준 게 고마워서가 아니다. 자아가 뒤섞이는 극도의 혼란과 공포 속에서도 합리적인 판단을 할 수 있는 사람이라면, 분명 우리가 나중에 부활시킬 사람들의 후보에 넣을 만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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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승진’이라는 이름을 기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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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은 칸은 일곱 번째 칸과 여덟 번째 칸. 가짜들이 진작 정신을 차렸을 상황. 대체 무슨 일이 벌어졌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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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시간 전, 한가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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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컹! 철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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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차는 끝없이 뻗어있는 철로를 하염없이 나아간다. 시간은 물결처럼 흘러간다. 가만히 창가에 기대서 바깥을 바라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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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열차에 멍하니 앉아서 여행하는 경험도 오랜만이다. 아주 어렸을 때, 이런 식으로 열차를 타고 여행하곤 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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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만 해도 할아버지가 계시던 시골로 가면 핸드폰이 안 터져서 짜증 났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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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부터는 시골 마을회관에도 wifi가 설치됐다고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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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진짜 뭘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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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열차 칸 내부엔 비밀이 있고, 그걸 찾아내야 앞칸으로 향하는 결계가 사라지는 것 같은데…. 고개를 갸웃거리던 중, 누군가 내 어깨를 툭 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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